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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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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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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기 위해서는 기초공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부지를 정리하고 틀을 잡고 터를 판 뒤 바닥을 다져야 하죠. 그 다음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면 집이 완성됩니다. 정체성을 공유하는 여러 모델의 집합인 컬렉션은 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미드레인지를 담당하는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와 지오스피어가 기둥, 고급 모델인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가 지붕이라면 몽블랑 1858 오토매틱(Montblanc 1858 Automatic)은 바닥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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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군용 시계에서 착안한 디자인은 명료합니다. 날짜 기능의 부재는 실용성 측면에서 감점 요인이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빛을 반사하지 않는 검은색 무광 다이얼은 예스러운 베이지색 슈퍼루미노바를 칠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커시드럴 핸즈를 돋보이게 만듭니다. 시인성은 떨어지지만 빈티지 시계의 느낌을 배가한 샴페인 스모크 다이얼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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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축 위에는 몽블랑 산을 묘사한 로고를, 반대편에는 메커니즘을 상기시키는 오토매틱 문구를 새겼습니다.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철로를 연상시키는 미니트 트랙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전에 출시한 44mm 모델과는 달리 40mm로 크기를 대폭 줄인 신제품은 분침이 미니트 트랙에 닿아 시간을 보다 정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초침이 없어 역동성이 떨어지고 초 단위 시간을 알 수 없다는 점은 좋고 싫음이 갈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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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게 생긴 케이스는 100m 방수 능력을 갖췄습니다. 지름과 두께는 각각 40mm와 11.07mm입니다. 다이얼과 수평을 이루는 러그 앞면과 베젤은 케이스 모양을 따라 원형으로 새틴 처리한 반면 케이스 측면은 케이스 결대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케이스 측면과 러그가 만나는 지점, 베젤 아래쪽은 폴리시드 처리해 입체적인 분위기를 주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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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은 1858 컬렉션에서 브론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복고적인 감성과 멋스럽게 낡은 것처럼 보이는 묘한 분위기는 브론즈만의 장점입니다. 몽블랑은 2017년에 브랜드 최초로 1858 컬렉션을 통해 브론즈 시계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사용자의 습관과 세월의 흐름에 따라 고유한 흔적(파티나)을 남기는 브론즈는 산악 탐험을 주제로 하는 1858 컬렉션과 궁합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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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즈의 또 다른 특징은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에게 귀속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겁니다.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젊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1858 컬렉션이 밀레니얼 세대를 주된 고객으로 삼는 것과 궤를 같이합니다. 베젤은 회전하지 않고 케이스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홈을 깊이 새겨 조작감이 우수한 브론즈 크라운에는 몽블랑의 상징인 별을 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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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시계의 플렉시 글라스를 떠올리게 하는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무반사 코팅 처리했습니다. 평평한 유리보다 풍부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두툼한 유리는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허나 시계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건 불가피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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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선 몽블랑 산을 조각한 케이스백은 시계의 성격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산 아래에는 나침반과 두 개의 등산용 곡괭이가 별을 호위하고 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이 아니기 때문에 육안으로 무브먼트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칼리버 MB 24.15는 ETA 2824-2가 아닌 셀리타의 SW200을 기반으로 합니다. 보석이 25개인 ETA 2824-2와 달리 MB 24.15는 SW200과 마찬가지로 26개의 보석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파워리저브는 38시간,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입니다. 별다른 기능이 없기 때문에 조작은 매우 간단합니다. 크라운을 뽑지 않은 상태에서는 와인딩을, 한 칸 뽑으면 시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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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 오토매틱은 몽블랑 랩 테스트 500시간을 통과해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합니다. 사용자가 시계를 착용한 상황을 상정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건 물론이고, 온도나 자세 변화에 따른 오차부터 충격 실험까지 철저한 검사가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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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 가득한 꼬냑이 떠오르는 소가죽 스트랩은 이태리의 가죽공방 플레테리아 피렌체에서 제작했습니다. 두꺼운 베이지색 실로 양면을 봉합했고, 스트랩 끝 부분을 스티칭으로 장식했습니다. 편안한 착용감과 높은 활동성을 추구한다면 나토 스트랩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나토 스트랩은 15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직물 제조업체로부터 공급받습니다. 시계의 가격은 베리에이션에 관계없이 333만원으로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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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부실하면 집이 무너지듯 기본이 탄탄하지 않은 컬렉션은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시간과 분 이외에 다른 어떤 기능도 없는, 시계 본연의 모습에 집중한 1858 오토매틱은 몽블랑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컬렉션의 기틀을 다지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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