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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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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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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제라드 페리고의 리뷰를 시작하면서 기함인 쓰리 골드 브릿지부터 등장하는 것이 강도가 너무 센 게 아닌가도 싶지만, 단언컨데 제라드 페리고에서 아름다운 시계이자 기계식 시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계의 하나이기에 걱정 아닌 걱정을 접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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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의 쓰리 브릿지 투르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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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에스메랄다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


리뷰에 앞서 제라드 페리고가 처음이다 보니 역사를 한번 살펴보지 않을 수 없겠군요. 제라드 페리고는 1791년 스위스 라 쇼드 퐁에서 설립되어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4개 가문이 제라드 페리고를 이끌었는데요. 콘스탄 제라드와 마리 페리고가 결혼해 지금의 이름이 되고 제라드 페리고의 오랜 주역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보다 먼저 보떼(Bautte)가문이 등장했었습니다. 프랑소와 보떼는 워치메이커, 주얼러, 기요세 장인이면서 귀금속까지 다루는 다재다능함을 바탕으로 시계 제조사업을 했었는데 제라르 페리고에 흡수되어 한 배를 타게 됩니다. 제라드는 보떼와 결합하면서 시계 메이커로서 역량이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제라드 페리고의 유산을 보면 1860년의 쓰리 브릿지 투르비용이 단연 눈에 띕니다. 뉴샤텔 천문대 크로노미터 콩쿨에서 1위의 경력을 가진 투르비용으로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브릿지입니다. 이때는 회중시계의 시대로 지금의 손목시계처럼 풀 브릿지 스타일은 조금 더 이후에 등장하는지라 좀 더 다채로운 형태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요. 배럴, 기어트레인(2번기어), 밸런스를 직선으로 배치해 세 개의 (진짜 다리 같은 모양을 한) 니켈 도금 브릿지로 덮은 투르비용이었습니다. 이것이 고급스럽게 발전해 니켈 도금 브릿지에서 골드로 만든 브릿지가 등장하게 되는데요. 이것은 콘스탄 제라드 시대의 상징이자 파리 만국 박람회 금상 수상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1920년대부터는 그라에프(Graef) 가문이 제라드 페리고를 인수하여 키워나가게 되는데 천문대 크로노미터에서 족적을 남긴 36,000vph의 자이로마틱이나 스위스 업체로는 비교적 발 빠르게 쿼츠 모델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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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 마카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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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드 페리고 페라리 에디션


지금의 제라드 페리고를 있게 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은 고인이 된 루이지 마카루소입니다. 굉장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마카루소는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으로 카 레이서를 꿈꾸던 건축학도였습니다. 그는 1970년대 초반 유럽에서 열리는 랠리에 참가하며 레이서의 꿈을 키우던 중 사고를 내고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됩니다. 제 기억으로는 사고 당시 코-드라이버였던 인물이 나중에 페라리의 사장이 되는데 이 때의 인연으로 인해 지라드 페리고가 훗날 페라리 워치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레이서의 꿈을 접은 마카루소는 시계업을 하고 있던 아버지의 영향인지 오메가에 입사합니다. 그러다가 제라드 페리고를 인수하게 된 것인데요. 이 때가 1992년입니다. 마카루소의 제라드 페리고는 시계 완제품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시계의 핵심 무브먼트에도 힘을 썼습니다. 그래서 무브먼트를 생산하는 GP매뉴팩처와 케이스 등을 생산하는 EMC를 두고 있었고, 실제로 GP매뉴팩처에서는 제라드 페리고 뿐 아니라 바쉐론 콘스탄틴의 오버시즈(한 세대 이전 모델)나 제랄드 젠타에도 무브먼트를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유통회사인 트레드마와 쟝리샤르를 재탄생시켜 소윈드 그룹을 형성했는데 이것은 케링 그룹(구찌를 중심으로 하는 구 PPR그룹)에 흡수됩니다. ….리뷰인데 역사가 좀 길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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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델인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 스켈레톤은 앞서 말한 회중시계 시대의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981년 쿼츠의 기세가 드셀 때임에도 20개의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 복각 모델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단순한 반발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아름다움을 따른 회기였을 겁니다. 회중시계로 되살아 난 아름다움은 10년 뒤인 1991년 창립 200주년을 기념해 사이즈를 줄여 손목시계용으로 나타납니다. 이 때부터 손목시계 버전의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의 역사가 열리게 된 것이죠. 다시 20년이 지난 현재,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은 굉장히 다양한 베리에이션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파이어로 브릿지를 만들기도 했고, 다축 투르비용도 있었습니다. 리뷰의 스켈레톤 버전은 가장 기본형태에 가까운 라운드 케이스를 베이스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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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업을 통한 스켈레톤 가공을 거치면서 아름다움은 배가 되었습니다.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모델이라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달리는 듯한 두 개의 화살촉 모양을 한 브릿지 세 개를 평행으로 배치했고 각각 6개의 스크류로 고정했습니다. 배럴, 기어트레인(2번 기어), 밸런스(케이지)가 일직선을 그리는 구조는 처음 모습을 드러낸 1860년과 다르지 않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 모델에 탑재된 칼리버 9600S가 자동이라는 것입니다. 12시 방향 첫 번째 브릿지가 지탱하는 배럴의 주위에는 그것을 따라 회전하는 로터가 있습니다. (위 이미지 두 번째를 보면 첫 번째 브릿지 아래의 휠을 절반 정도 가리고 있는 것이 로터입니다) 마이크로 로터 정도의 사이즈로 두터운 양감을 드러내며 로터의 회전으로 축적된 힘이 가득 차면 약 48시간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 아래인 두 번째 브릿지는 2번 기어를 지탱하고 그 축에는 시침과 분침이 있습니다. 화려하게 조각된 금빛의 골드 브릿지와 블루잉한 바늘이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지막 브릿지는 투르비용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케이지가 고정되며 1분에 1회전 하는 원 미니트 투르비용으로 케이지에 바늘을 달면 초침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대단히 화려한 모델이지만 기능은 타임 온리로 크라운의 조작은 단순합니다. 크라운 포지션은 0 1입니다. 크라운을 당기지 않은 포지션 0에서 수동 와인딩이며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 시간 조정을 하게 됩니다. 수동 와인딩을 해보면 살짝 묵직한 느낌이 드는데요. 시간을 조정 할 때에도 크라운을 돌리는 감촉은 조금 묵직하며 미세조정을 할 때 큰 불편함은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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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의 시간 표시는 대체로 상냥하지 않은 편입니다. 입체적인 브릿지 구조로 인덱스를 배치하기가 다소 애매하다는 게 이유일겁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인덱스를 삭제해 왔습니다. 회중시계의 시대라면 쓰리 브릿지가 케이스 백에 해당되어 상관이 없었지만 다이얼이 되면서 고민이라면 고민이었을 겁니다. 스켈레톤 버전은 이 부분에서 다른 모델과 달리 친절합니다. 플린지에 로만 인덱스를 음각하고 도료를 채워 가독성 측면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이얼이 화려해 웬만해서는 시선이 인덱스로 잘 향하지 않긴 합니다. 케이스는 형태가 심플합니다. 쓰리 골드 브릿지 스켈레톤 무브먼트라는 화려한 그림을 담기 위한 케이스라면 당연하지 싶습니다. 경사가 가파른 베젤을 사용했고 다소 두터운 러그 라인과 무리 없이 연결되는 케이스는 통통한 편이군요. 다이얼에서 거의 모든 것을 즐기는 시계지만 케이스 백도 그에 못지 않게 화려합니다. 골드 브릿지가 없어 화려함은 한 단계 톤 다운 되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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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와 같은 로즈 골드 소재의 디-버클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장시간 착용시 편안한지에 대해서는 까르네라는 특성상 파악할 수 없었는데요. 개개인의 손목 형태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지는 내용이라 제가 딱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악어 가죽 스트랩과 매치되며 제라드 페리고가 한때 가방 손잡이를 보고 스트랩 가운데가 불룩 튀어나오도록 만든 형태를 요즘 쓰지 않는 걸로 봐선 이미지처럼 플랫 한 형태가 매칭되는 것 같습니다. 까르네이기 때문에 스트랩은 참고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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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리뷰에서도 몇 번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미지로 전달하면 충분할 것을 괜한 글로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방해를 하는 게 아닌가 하고요. 이렇게 말한다는 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이기도 한데요. 쓰리 골드 브릿지 투르비용 스켈레톤은 이미지를 보신 바와 같이 그럴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시계입니다. 편리하고 정확한 쿼츠가 등장했음에도 불편하고 정확하지 않은 기계식을 다시 찾았다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아름다움에 반했기에 그랬을까라고 묻는다면 이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아름다움이 그들이 찾던 하나가 아니었을까 라고요. 여러분도 정말 아름답지 느끼시지 않나요? 어떤 대답을 하실지 기대해보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 2nd Round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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