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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r LeCoultre ::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

페니

조회 13854·댓글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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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시계 매뉴팩처 중 하나인 예거 르쿨트르는 올해 창립 18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역사상 세 번째 주빌레 컬렉션을 발표했고(https://www.timeforum.co.kr/7260636)  

애스턴 마틴과의 합작품을 발매(https://www.timeforum.co.kr/7814444)하는 등 

기념 모델과 다수의 새로운 모델들 발매 그리고 각종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모델도 창립 180주년을 맞이하는 예거 르쿨트르의 역사를 기념하는 모델이지만 

주옥같은 다른 모델들에 밀려 약간 빛을 발하지 못하는 시계입니다. 

하지만 역사성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에 도전하는 이 모델을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저는 

리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새롭고 즐거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Jaeger-LeCoultre Deep Sea Chronograph Cermet)입니다.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역사성과 실용성 두 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역사성과 실용성은 묘한 관계가 있어서 이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평가하는 것이 모순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 리뷰는 이런 관점을 조금 더 부각시켜 볼까 합니다.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은 과연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을까요? 

몇 가지 특징들을 살펴보는 동안 여러분들도 한 번 평가해주시면 더 즐거운 리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Ⅰ. 역사성


1. 메모복스 딥 씨(1959)에서 딥 씨 크로노 서멧(2013)까지


1950년대 전 세계적으로 우주와 바다 등 지구를 탐구하는 여러 노력과 관심들이 있었습니다. 

1957년부터 1958년까지는 ‘국제 지구물리 관측의 해’가 지정될 정도로 

이 시기에는 빙하, 해양학, 기상학, 태양과 우주 광선, 지진 등에 대한 다양한 탐구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중 잠수를 하여 바다 속을 탐험하는 일도 빈번해 지면서 

자연스레 다이버 시계들이 이 시기에 큰 발전을 하게 됩니다.

(로렉스가 1953년 100미터 방수 시계를 발표하였으니 그 유명한 서브마리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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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로렉스, 오메가, 블랑팡, 예거 르쿨트르의 1950년대 다이버 시계들 / 출처 watchprosite.com




1) 메모복스 딥 씨(Memovox Deep Sea) - 1959년


예거 르쿨트르도 이에 발맞추어 세계 최초로 다이버 알람시계를 개발했는데 

바로 1959년 발표한 메모복스 딥 씨입니다. 

메모복스 딥 씨는 다이버들에게 잠수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기능으로 다이버 워치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었습니다. 


메모복스 딥 씨는 1965년 메모복스 폴라리스(Memovox Polaris)라는 모델로 발전하게 됩니다. 

메모복스 폴라리스는 물속에서 음파를 전달하는 3중 케이스 백과 새로운 방수 패킹 시스템, 

특수 처리한 용두로 큰 호응을 이끌어냅니다.

(참고로 2008년에 첫 번째 다이버 복각 작품인 메모복스 트리뷰트 투 폴라리스가 발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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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메모복스 딥 씨의 지면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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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범퍼 방식의 오토매틱 알람 시계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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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복스 폴라리스 1965(아래)과 1968(위) / 출처 watchprosi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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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복각된 메모복스 트리뷰트 투 폴라리스






2) 메모복스 트리뷰트 투 딥 씨(Memovox Tribute to Deep Sea) - 2011년


시간이 흐르고 첫 다이버 알람 시계를 기념하는 모델이 2011년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1959년 메모복스 딥 씨를 복각한 메모복스 트리뷰트 투 딥 씨입니다. 

트리뷰트 모델은 예전처럼 두 가지 버전으로 발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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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메모복스 딥 씨(상)와 2011년 메모복스 딥 씨(하) - 유럽과 미국 버전 / 출처 watchprosite.com








3) 딥 씨 크로노그래프(Deep Sea Chronograph) - 2012년


 또한 1년 후인 2012년에는 단순히 복각이 아니라 

조금 변형된 메모복스 딥 씨 트리뷰트 버전이 등장하는데 서멧 모델의 모태가 되는 딥 씨 크로노그래프입니다. 

딥 씨 크로노그래프는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는데 

원판인 메모복스 딥 씨의 케이스와 베젤을 그대로 채용한 후 크로노그래프를 추가한 부티크 한정 버전인 딥 씨 빈티지 크로노그래프와 

크로노그래프 추가는 같지만 케이스가 원판보다 조금 커지고(42mm) 베젤도 회전 베젤로 교체한 일반 딥 씨 크로노그래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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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씨 크로노그래프와 딥 씨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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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odinkee.com






4)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Deep Sea Chronograph Cermet) - 2013년


2013년 JLC는 딥 씨 크로노그래프의 또 다른 버전인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을 출시합니다. 

메모복스 딥 씨의 계보에 있으면서 좀 더 큰 케이스 크기(44mm)와 

강화된 금속인 서멧을 사용하여 실용성을 강조한 버전이 바로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입니다. 

서멧도 일반과 부띡 한정 빈티지 버전으로 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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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odinkee.com



이와 같이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의 유래를 알면 알수록 예거 르쿨트르 다이버 시계의 정통성을 이으면서 

계속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역사적 모델 중 하나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2. 크로노플라이트(Chrono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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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의 작은 원(흰/빨)이 크로노그래프 인디게이터입니다. 지금은 작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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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사용되어진 크로노플라이트, 맨 아래 사진은 1953년 크로노플라이트 cal. 328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은 독특하면서도 역사적인 크로노그래프 인디게이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르쿨트르 사(예거 르쿨트르의 전신)는 1930년대 항공용 크로노그래프로 크로노플라이트를 개발하였습니다. 

가혹한 조건에서도 견디는 크로노플라이트는 그 견고함과 신뢰성 때문에 비행기 뿐 아니라 스포츠카 대시 보드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이 크로노플라이트가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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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플라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크로노그래프의 상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디케이터에 화이트 컬러가 나타날 때는 크로노그래프가 시간 측정을 시작할 준비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크로노그래프가 작동되기 시작하면 표시 창에 화이트 컬러와 레드 컬러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간 측정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크로노그래프가 작동을 멈추게 되면, 표시 창에 레드 컬러만 나타나면서 측정이 완료되었으니 

크로노그래프를 리셋하기 전에 기록을 확인하라고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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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완료!(작동이 멈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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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작동중 - 상단 푸시 버튼 누름으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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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탑!(일시 정지 - 상단 푸시 버튼을 한 번 더 누름으로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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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자리로!(작동이 멈춘 상태 - 하단 푸시 버튼 누름으로 리셋)




이러한 크로노플라이트의 채용은 예거 르쿨트르의 자산을 다시 한 번 소개(자랑)하면서 

예전에 사용되었던 기술이 현재에 어떤 방향과 기능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 다이버들이 크로노그래프 사용 확인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Ⅱ. 실용성


3. 서멧(Cermet)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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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나온 딥 씨 크로노그래프와 다른 점은 케이스 사이즈 등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서멧'이란 단어입니다. 

작년 모델은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였으나 올해 모델은 서멧 케이스로 변경되어 나왔습니다. 

그럼 생소한 단어인 서멧은 무엇일까요?



두산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금속과 세라믹스의 합성이라는 뜻으로, ceramics와 metals의 머리글자 세 자씩을 연결해서 만든 명칭이다. 

금속과 세라믹스로 이루어지는 내열재료이며 제조방법은 녹는점이 높은 금속, 

예를 들면 코발트 가루와 세라믹스, 탄화타이타늄·탄화텅스텐 등 여러 탄화물·산화물의 입자 조각을 배합하여 프레스해서 굳히고, 

이것을 금속 쪽이 활발히 확산을 일으켜서 소결(燒結)할 정도의 온도로 가열한다. 

이와 같이 하면 금속의 바탕에 세라믹스의 입자 조각이 분산해서 아로새겨진 재료가 된다. 

즉, 서멧은 수소 속이나 진공 또는 기타 적당한 분위기에서 소결한 것으로서, 

세라믹스의 특성인 경도·내열성·내산화성·내약품성·내마모성과 금속의 강인성·가소성·기계적 강도 등을 겸비한 신재료이다.



알듯 말듯 좀 어렵네요. 다시 한 번 시계에 적용하여 정리를 해보면 

서멧(cermet)이란 세라믹과 메탈을 혼합한 소재로 

경주용 자동차 엔진이나 항공기, 전자 부품 분야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로 

몇 가지 핵심적인 특징으로 주목 받는 신소재입니다. 

서멧은 굉장히 가볍고(티타늄보다 33% 더 가벼움), 견고하며(세라믹보다 충격에 강함), 

착용감이 뛰어나고, 스크래치와 열에 강하며 내구성이 높습니다. 

서멧은 알루미늄 분말에 고운 입자 형태의 마이크로스피어 세라믹을 결합하여 제작하는데, 

그렇게 탄생한 서멧 블록으로 시계의 케이스를 제작한 다음, 

세라마이제이션(ceramisation)이라는 열처리 과정을 통해 

케이스 위에 4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보호 박막을 코팅해 완성됩니다. 

이제 좀 이해가 되시나요? ^^; 어려우시면 패스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서멧 재료를 예거 르쿨트르에서 처음 사용하였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 전에 예거 르쿨트르에서는 앰복스5 등에 사용하였고 

오데마 피게와 위블로 등에서도 서멧을 간간히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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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와 위블로에서 서멧 베젤과 케이스를 사용한 모델들을 출시했습니다.



그럼 왜 서멧을 딥 씨 크로노그래프에서 사용하였을까요? 

정답은 없겠지만 아마도 일상생활 뿐 아니라 실제 다이빙 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환경 속에서 

가볍지만((스틸이나 골드 소재보다 확연히 가볍습니다!!)  강력한 내구성을 지닌 시계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바위나 금속 등에 부딪혀도 손상되지 않을,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내구성이 좋고 변질되지 않는 소재를 찾다보니 

서멧이 선택되어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케이스 전체가 서멧은 아니고 티타늄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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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해 보입니다!









4. 사이즈와 베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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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판인 메모복스 딥 씨의 케이스 사이즈는 40.5mm입니다. 

2011년 처음으로 메모복스 딥 씨가 트리뷰트 버전으로 나왔을 당시 원판을 그대로 복각하는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오버 사이즈가 대세가 된 시대에 다이버 워치로서는 조금 작은 40.5mm의 케이스 사이즈를 그대로 채용했습니다.


1년 뒤 발표한 딥 씨 크로노그래프는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일반 모델은 딥 씨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원판보다는 조금 큰 사이즈의 

42mm(물론 다이버용 치곤 크지 않지만)의 크로노그래프 다이버 워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버전(부티크 한정판)인 딥 씨 빈티지 크로노그래프는 원판 그대로 40.5mm 케이스 사이즈로 출시했습니다.


리뷰의 주인공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은 40.5mm도 42mm도 아닙니다. 

현대적인 오버사이즈 추세인 44mm로 이전 버전에 비하면 대형(?) 사이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멧도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했지만 서멧은 2012년 버전과 달리 빈티지 버전도 동일한 44mm의 사이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판 사이즈를 버리고 4mm나 사이즈를 이렇게 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도 제 나름의 해석에 의하자면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특별히 다이버 시계는 시안성이 중요한데 물속에서 시간을 확인하기에는 

40.5mm보다는 44mm의 사이즈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그 외 다이버워치로서 현대적인 오버사이즈 추세와 유저들의 요청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일명 타임존 샷을 보시면 서양인들의 손목이 동양인과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굵다는^^;)


반대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12년 버전처럼 서멧도 빈티지 버전은 원판 그대로 40.5mm를 유지했다면 

유저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난민 손목인 제가 괜히 아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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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쿠스 K님 손목과의 완벽한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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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cm 이하의 난민 손목과의 부조화(실제로 보면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습니다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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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mm의 딥 씨 빈티지 크로노그래프는 딱 좋은데...





하지만 전반적인 사이즈가 커졌다고 착용감이 나빠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딥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은 케이스 백이 다른 모델들에 비해 평평하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다이버치고는 상대적으로 아주 좋은 착용감을 줍니다. 

14.5mm의 적지 않은 두께인데 비슷한 두께인 네이비씰 알람보다 훨씬 더 좋은 착용감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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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것처럼 네이비씰 알람이나 MCD처럼 케이스 백이 튀어나와 있지 않습니다. 

밀착되어 착용감이 매우 좋습니다.



케이스에서 원판과 또 다른 한 가지는 원판과 달리 회전 베젤을 채용했다는 것입니다. 

메모복스 딥 씨는 외부 베젤은 고정 베젤, 내부 베젤은 회전되는 알람 디스크 판이었는데 

12년에 출시된 딥 씨 크로노그래프 버전부터는 외부 베젤이 고정 베젤이 아니라 회전 베젤로 바뀌었으며 

12시계가 아니라 60분계를 나타내는 실용적이고 현대적인 인덱스로 바뀌었습니다. 

이 또한 다이빙시 알람을 대신할 크로노그래프 기능 및  베젤을 이용한 

다이빙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용적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외로 빈티지 버전은 그대로 고정 베젤이며 12시계 인덱스입니다.)

회전 베젤은 다이버 시계답게 당연히 역회전 방지 베젤이며 돌리는 느낌은 적당한 텐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5. 방수성능(ISO 6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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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의 방수 성능은 100m입니다. 솔직히 약간 아쉬운 수치이긴 합니다. 

300m와 1000m 다이버 시계들이 즐비한데 100m는 일반 시계들이 적용되어 나오는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엔 약간의 함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방수시계라 함은 ISO 2281 기준에 합격한 시계를 뜻합니다. 

이는 1시간의 침수 테스트, 크라운, 푸시 버튼 침수 테스트, 

결로 테스트, 물 압력 및 공기 압력에 대한 간단한 저항 테스트 등을 실시하고 통과했음을 뜻합니다. 


하지만 ISO 6425는 다이버 시계 국제 표준입니다. 

6425는 2281기준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강화된 기준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면 100m 방수라면 125m에서 크라운 및 푸시 버튼이 5N의 수직압력 10분간 테스트, 

자기 저항 테스트(4800 A/m), 충격 저항 테스트(9시 방향, 크리스탈에서 수직 방향), 

소금 물 저항 테스트, 스트랩 테스트 등이 추가됩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그냥 100m방수라고 적혀있는 시계(ISO 2281 기준)는 

놀이로 하는 서핑, 수영, 스노쿨링, 세일링과 워터 스포츠에는 적합하지만 다이빙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ISO 6425 기준에 맞는 100m 다이버 시계는 포화 다이빙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모든 워터 스포츠와 일반적인 100m 다이빙에는 적합한 시계입니다.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 브랜드들에서 이야기하는 300m 방수는 

직접 300m에서 방수 성능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30기압의 조건에서 테스트하여 기준에 부합하였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예거 르쿨트르와 몇몇 브랜드들은 바다에 나가 실제 조건에 맞는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몇 년전 전 CEO였던 제롬 랑베르 씨가 MCDC pro 모델을 가지고 바다의 실제 조건에서 실험하는 동영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의 100m 방수 성능은 

실제 다이빙에서는 그리 걱정할 문제가 아니고 포화 잠수가 아닌 이상 

다이빙 시계로서의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작년에 딥 씨 크로노그래프가 출시되었을 때 예거 르쿨트르는 일부러 홍보 동영상을 일반 영상이 아닌 

다이버들이 실제 다이빙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홍보하였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100m 방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또한 실용성을 강조한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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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2281과 6425에 관한 자료 : http://en.wikipedia.org/wiki/Water_Resistant_mark

ISO 6425 다이버 워치에 관한 자료 : http://en.wikipedia.org/wiki/Diving_watch)











Ⅲ. 그 외


6. 다이얼과 용두 및 푸시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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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원 안에 4개의 원이 들어 있는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의 다이얼은 

완벽에 가까운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랙 앤 화이트의 깔끔함과 함께 복잡한 듯 심플한 다이얼은 

고전적인 느낌과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에 전혀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블랙 다이얼은 큰 사이즈의 시계를 시각적으로 약간 작아보이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다이얼 질감이 밋밋하지 않고 거친 느낌을 주는데 

이는 JLC에서 듀오미터나 최근 발매된 울트라 씬 퍼페추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은은한 썬 버스트보다 이런 거친 질감(에그쉘 등)의 다이얼이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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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는 양각의 삼각형 모양입니다. 3, 6, 9, 12시 방향 인덱스는 정삼각형이고 그 외 인덱스는 길쭉한 삼각형인데 

이런 작은 변화를 통해서 묘한 긴장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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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은 일반 버전에는 화이트 루미노바, 빈티지 버전에는 오렌지색 루미노바가 사용되었습니다. 

야광 성능은 준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운 점은 

실용적인 다이버 워치를 표방했다면 중앙 하단부에 있는 스몰 세컨에도 세심하게 야광처리를 한 것처럼 

크로노 미닛, 아워에 야광처리를 해서 실제 다이버들이 

물속에서 크로노그래프를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실제 다이빙에서는 베젤을 활용한 시간 확인이 더 용이하고 무엇보다 플래쉬가 있다면 좀 더 쉽게 시간을 확인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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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는 마스터 컴프레서 라인에서 볼 수 있던 컴프레서 용두가 아닌 일반 용두입니다. 

심지어 돌려서 잠그는 용두도 아니고 넣었다 뺏다하는 일반 용두입니다. 

이런 용두로 100m 방수는 어림도 없지만 용두 내부에 특수한 방수 처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은 조작하기 쉽게 크고 약간의 저항을 주기 위해 그물망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이버 워치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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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스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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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트리스티 카프스킨 가죽(Trieste calfskin leather)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방수 성능이 있는 스트랩으로 다이빙에 적절히 사용될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것 같습니다. 

핀 버클은 스틸 재질에 블랙 PVD처리를 했습니다. 

핀 버클도 서멧으로 만들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욕심이겠죠? 

그리고 메모복스 딥 씨처럼 브레이슬릿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PVD 나 서멧 처리된 브레이슬릿이라면 또 다른 멋을 내지 않을까... 혼자 상상에 빠져봅니다.










8. 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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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 751(위)과 cal. 758(아래)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은 2005년부터 사용된 cal. 751에서 개량한 cal. 758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방식이 보통 컬럼 휠, 캠, 레버 방식으로 나뉘는데 

cal. 758은 내구성이 좋고 작동감이 부드러우며 조금 더 고급 무브먼트에 쓰이는 컬럼 휠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예거 르쿨트르 스포츠 라인에 많이 쓰는 세라믹 볼 베어링을 사용하고 있어서 오버홀 주기가 조금 긴 장점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cal. 758은 투 배럴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 배럴을 사용함은 파워리저브 시간을 늘리는 효과도 있지만 

사실 더 큰 이유는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함으로써 발생하는 진동각의 큰 편차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야사’이긴 하지만 각 브랜드의 매니저들이 크로노그래프를 작동 시 진동각의 편차가 얼마나 크게 나는지 실험해 보았는데 

딥 씨 크로노그래프는 편차가 적다고 인정받고 있던 로렉스 데이토나보다 훨씬 적은 진동각 편차를 보였다고 합니다. 

결국 투 배럴을 통해 크로노그래프 작동 시 진동각 편차를 줄여 시간의 오차를 최대한 줄이려한 

JLC의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가적으로 투 배럴로 인한 파워리저브 시간이 65시간이므로 일상생활에도 약간의 편리함을 줍니다. 

저 같은 귀차니즘 환자들에게는 더욱 더! 

기본적으로 예거 르쿨트르 무브먼트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무브먼트 이야기는 그냥 베이스로 깔고 가는 듯 한 느낌입니다.



• Mechanical automatic movement, Jaeger-LeCoultre Calibre 758,

crafted, assembled and decorated by hand

• Frequency: 28,800 vibrations per hour

• 47 jewels

• 6.8 mm thick

• 340 parts

• 65-hour power reserve (36 hours with chronograph in operation)










Ⅳ. 총평


IMG_0728.JPG


그동안 예거 르쿨트르는 약간 이상한(?) 방향성을 취해왔습니다. 

매년 최고급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쏟아내는가 하면, 

스틸 소재로 된 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가격을 파괴하기도 하고, 

기존 리베르소와 마스터 컨트롤 라인 외에 2000년 중반부터는 

익스트림 라인(다이버 포함), 앰복스 라인 등을 만들어 스포츠 시계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뒤돌아보면 이런 예거 르쿨트르의 행보는 큰 성공을 거두어 

세계적 경제위기와 치열한 시계 시장 속에서도 예거 르쿨트르만의 자리를 확립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거 르쿨트르는 올해 CEO도 바뀌는 큰 변화를 맞이하였습니다. 

위에서 말한 행보를 10년 이상 이끌어온 독특한 매력(?)의 CEO 제롬 랑베르는 몽블랑으로 옮기고 

산업 담당 디렉터였던 다니엘 리도가 이제 예거 르쿨트르를 이끌게 됩니다. 

과연 이런 예거 르쿨트르의 파격적인 행보가 지속될 것인지, 또는 리도만의 새로운 방향성이 나올지는 

내년이나 내후년 SIHH를 통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거 르쿨트르에는 너무 많은 라인업이 있어서

겹치는 부분은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며 

이제는 자리를 확립해가는 다이버 라인도 방향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딥 씨나 폴라리스 같은 전통적인 다이버 라인과 

컴프레서 용두로 대표되는 마스터 컴프레서 다이빙(MCD) 라인이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입니다. 

물론 전통적인 다이버 라인의 한계는 지금처럼 새로운 소재나 기능 추가 등으로 정체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MCD 라인에서는 전혀 새로운 다이버 시계를 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처음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을 봤을 때 드는 생각은 ‘뭐 어디서 많이 보던 시계네’ 정도였습니다. 

좋게 이야기 하면 무난하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시계 같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나름 다이버 시계의 한 페이지를 담당한 메모복스 딥 씨의 전통성을 알게 되고, 

고전적 느낌이지만 현대적인 케이스, 그리고 균형 잡힌 다이얼을 보며 새로운 매력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용성을 위한 서멧 케이스와 크로노그래프 인디게이터 등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은 진짜 좋은 시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덤으로 다이빙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여러 모습으로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약간 아쉬운 점은 저 같은 얇은 손목의 소유자는 오버사이징해서 시계를 차야하고

(이건 개인차이니까 단점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가격이 일반 딥 씨 크로노그래프 모델보다 조금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JLC 딥 씨 크로노그래프 서멧을 다른 다이버 시계들과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자체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페이지가 모자라는 듯 한 시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결론적으로 역사성과 실용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잘 잡은 좋은 다이버 시계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리뷰하면서 좋아했던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면 약간 오버일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Watch Photos by Picus K, 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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