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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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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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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기즈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뜻이 나옵니다.

 

 

Por·tu·guese

 a. 포르투갈(사람·)
n. (pl. portuguese)
1. 르투갈 사람
2. 포르투갈

 

시계하고는 도통 관계가 없어 보이는 포르투갈하고 어떤 사연이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름이 지어졌을까요?

 

 

포르투기즈 모델명의 기원은 1930년대 포르투갈 상인인 로드리게즈와 테익세이라가 항해에 필요한 정확하고 큰 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에 의해서 입니다. 회중 시계의 무브먼트를 사용해 그들의 주문대로인 시계가 제작되었고 IWC의 인기 베스트 셀러 모델의 이름은 그렇게 부쳐지게 됩니다.

 

 

IWC 창립 125주년 기념으로 발매된 ref.5441(쥬빌리)

 

든든한 IWC의 모델 라인의 하나로 뿌리내렸지만 본격적으로 기반을 다지기 시작된 것은 90년대 초반입니다. 93, 이미 전설이 된 쥬빌리의 발매로 부활의 신호탄을 알리며 JLC Cal.889를 사용하여 가격대비 스펙의 최대치를 보여준 스몰 포르투기즈, 롱 셀러인 포르투기즈 크로노그라프 오토매틱. 2000년에는 IWC의 인 하우스화 선언의 예고편이 된 Cal.5000을 사용한 포르투기즈 2000. Cal.5000을 기반으로 한 포르투기즈 오토매틱을 중심으로 차츰 라인업을 확장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종이 된 컬러입니다. 마이에미 바이스 한정판(?).

 

리뷰의 주인공은 이 많은 포르투기즈 형제 중 가장 연륜이 깊은 크로노그라프 오토매틱(ref.3714)입니다. 신모델이 등장하고 모델 체인지가 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인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오랜 기간 생산되어 긴 수명을 가진 시계입니다. 이는 매력의 반증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한 예입니다. 그럼 그 매력에 어떤 것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실까요?

 

 

 

 

범용 자동 크로노그라프 무브먼트 ETA Cal.7750으로 뒤덮인 시계 세상의 크로노그라프는 디자인만 메이커에 따라 디자인만 조금씩 다르다 뿐이지 6,9,12 카운터의 배치는 어느 시계나 획일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Cal.7753과 같은 변형 버전의 무브먼트가 등장하여 안정감 있는 트리컴팩스 배치를 가진 시계들도 만날 수 있게 되지만요. 하지만 리뷰의 주인공처럼 세로 투 카운터는 여전히 드물 뿐더러 ref.3714가 탄생하여 시간이 꽤 지난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배치를 가지는 클래식한 크로노그라프 입니다. 최근에는 6,9,12 배치의 카운터에서 9 영구초침을 삭제하여 강제적인 투 카운터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이들과 차별되는 IWC ETA 7750은 이런 간단한 눈속임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술을 가하여 얻어냈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바로 9 방향의 영구초침을 6 이식하여 위, 아래로 대칭이 되는 안정감 있는 독자적인 카운터 배치를 만들어 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베이스 자체는 7750이므로 범용 무브먼트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다닌다는 태생적인 약점과 그 때문에 7750치곤 고가라는 오해에 대한 해명이 늘 필요합니다.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는 수정 무브먼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 수정 무브먼트를 어느 선에서부터 인 하우스에 편입시켜야 하는 것은 유저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제 기준으로 본 이 수정 7750은 앞서 말한 영구초침의 이동이라는 작업만으로도 (케이스 백에 가려져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지만) 인 하우스의 칭호를 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ETA 7750은 가장 토크가 강한 무브먼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인 스프링의 폭은 1.50mm ETA Cal.2892보다 0.46mm가 넓고 토크는 약 40% 더 강합니다. 이는 실제로 7750을 사용한 무브먼트의 크라운을 손으로 감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상당한 저항감과 크라운을 돌릴 때 수반되는 사각거리는 소음도 들을 수 있죠. 7750의 일부 부품을 새로 깎아서 교체한다던가 하는 내용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나 사실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크라운을 돌릴 때 손끝으로는 일반적인 7750에 비하면 약하고 안정된 저항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메인스프링에 대한 교체를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죠. 실 착용시 확인할 수 있는 일상 오차나 로터의 와인딩 효율은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날짜 창이 존재하는 7750이나 날짜 창을 삭제했습니다. 0단 수동 감기, 1단 날짜 조정, 2단 시간 조정이 일반적인 7750의 조작계이나 날짜를 삭제함에 따라 1단의 날짜 조정 또한 삭제되었습니다. 9 영구 초침을 삭제하면서 함께 날짜 창을 함께 삭제한 어떤 메이커들의 경우 날짜 기능은 없지만 조작시에 1단에서 날자 조정을 위해 한번 걸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삭제가 되었지만 무브먼트에는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는 증거죠. IWC는 깨끗하게 삭제를 하여 0단 수동 감기와 크라운을 당기면 (날짜 조정을 위한) 걸림 없이 1단 시간 조정의 모드로 전환됩니다.

 

 

크로노그라프 = 복잡함. 완전한 등식은 아니나 머리 속을 지배하는 크로노그라프의 이미지는 다이얼을 가득 채운 카운터들과 많은 바늘이 가지고 오는 복잡함입니다. 등식을 벗어나는 심플한 스타일이 가장 큰 매력인데 이는 투 카운터가 만들어 내는 균형 미와 여백의 아름다움은 독일에 인접한 샤픈하우젠에서 나오는 시계들의 공통분모입니다. 심플하면서도 정밀한 측정기기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날렵한 리프형 핸즈와 분 단위로 심어진 도트 인덱스, 다이얼의 경사진 부분에 위치한 1/4초를 확인토록 해주는 정교한 인덱스 또한 다이얼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오래 생산 된 만큼 조금씩 조금씩 변화된 부분이 존재합니다. 단종된 모델도 몇 가지 IWC의 전체적인 변경 점인 크라운. (물고기 마크 -> Probus Scafusia) 최근 버전은 인덱스도 수정되었지요. cr4213r님의 집요한 연구 결과를 참조 -> www.timeforum.co.kr/mboard.asp?exec=view&strBoardID=f_04&intPage=1&intCategory=0&strSearchCategory=|s_name|||&strSearchWord=cr4213r&intSeq=8180

 

인덱스 변경과 맞물려 단종이 된 모델과 새로 등장한 모델도 있습니다. 생산 시간이 길다 보니 과거 카탈로그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모델 역시 존재합니다. 리뷰의 모델은 가장 긴 수명을 자랑하는데 핑크 골드와 블루 핸즈의 두 가지를 사용하여 단조로움을 지양합니다. 특히 계측에 필요한 핸즈들. 크로노그라프 핸드와 30분 카운터의 핸드는 딥 블루로 구워낸 핸즈를 배치해 기능적인 구분을 하는 배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흐릿한 실루엣으로 볼록한 사피이어 크리스탈의 형태를 알 수 있습니다.

 

다이얼만큼이나 케이스에서도 심플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IWC는 씨스루 백을 그리 선호하는 메이커가 아니기도 합니다만, 4개의 나사로 견고하게 고정된 솔리드 백.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빠진 케이스 라인. 폭을 극도로 억제하여 최대의 시인성을 이끌어낸 베젤. 자그마하지만 기능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크로노그라프 버튼들. 하나하나 살펴보면 사랑스럽게 다가오는 부분들로 이들의 조화를 통해 베스트셀러의 완성을 이끌어 냅니다. 수동 크로노그라프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투 카운터 배치는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베어나옵니다. 거기에 커백스라 불리는 위가 불룩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굳이 (평면 크리스탈에 비해 가공이 더 필요함에도) 사용하여 멋을 더합니다.

 

 

Ref.3414가 처음 나왔을 때는 처음 포르투기즈라는 시계가 만들어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꽤나 큰 시계였습니다. 38mm가 주류를 이루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12mm대의 두께도 꽤 두꺼운 시계라고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무난한 사이즈가 되어 버렸습니다. 최근 국내외의 여성 엔터테이너들이 즐겨 착용하는 것을 접할 수 있죠. 여성들에게까지 사랑을 받게 되었지만 여전히 단단한 남성들의 손목 위에서도 멋지게 어울립니다. 도톰한 엘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이 훌륭하게 피트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심플하면서도 멋스러움을 더하는 버클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ref.3714-01

 

케이스 직경 : 40.9mm, 두께 : 12.3mm

무반사 커백스 사파이어 크리스탈, 솔리드 백
무브먼트 Cal.79350(베이스 무브먼트 ETA Cal.7750) : 28,800bph, 31석, 파워리져브 4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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