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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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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의 다이버 워치. 요즘 파네라이와 같은 매력적인 다이버워치가 서브마리너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지만, 그런 시계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서브마리너를 넘어설 수 없는 것은 바로 롤렉스와 서브마리너가 방수 시계의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1953 ref.6200으로 시작된 전설은 2003년으로 50주년을 맞게 됩니다. 50세를 맞은 중년의 서브마리너를 위해 선물이 준비되었는데 그것이 ref.16610 LV(Lunette Verte = Green Bezel)로 우리가 그린 서브라 부르는 그린 베젤의 서브마리너 입니다.

 

콤비나 골드 모델을 제외하면 SS 모델은 검은색 이외의 베젤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린 서브는 아주 각별한 존재입니다. 당시 발매가 되었을 때에는 50주년 기념으로 한정수량이 발매가 된다는 이야기가 떠돌며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해외의 이야기로 4년 가량 지난 현재에는 발매 당시보다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검정 베젤 모델에 비해서는 비쌉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검은색이나 녹색이나 거의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ref.16610 LV의 구입이라면 국내가 가장 좋은 조건이 아닐까 싶군요.

 

 

무브먼트(MOVEMENT)

 

현재의 서브마리너 ref.16610 88, 이전의 무브먼트 Cal.3035의 퇴장과 함께 등장합니다. Cal. 3035는 날짜전환 기능의 문제로 Cal.3135로 교체됩니다. 88년의 16610은 지금까지 계속되는데 단종된 서브마리너 중 최고의 롱셀러인 Cal. 5513에 버금가는 롱 셀러 모델입니다.

 

 

 

못생겼지만 일은 잘합니다. Cal.3135 曰 : 잘생긴게 밥먹여줍니다만 저도 일은 열심히 하니까 봐주세요. 껄껄.

 

3135 20여년 가까운 기간 동안 사용되는 것은 성능이 안정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롤렉스가 자사의 무브먼트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 그것의 특성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습니다.

 

튼튼하고, 정확하며, 높은 와인딩 효율. 이렇게 말 할 수 있습니다.

 

속속 발표된 신형 무브먼트들은 과거의 흐름이었던 슬림함이라는 조건을 굳이 만족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두께 3mm초반의 무브먼트가 미덕이었던 과거와 달리 하이엔드 메이커에서도 4mm대의 무브먼트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88 3135는 지금처럼 크고 두꺼웠던 시계가 유행하지 않았던 그 당시에도 이미 6mm라는 두터운 무브먼트 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어나 메인 플레이트 등과 같은 부품이 두꺼워졌고 내구성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습니다. 신형 무브먼트 들에서 볼 수 있는 브릿지 타입 밸런스 덮게(양방향 지지)는 이미 3135에서 적용된 것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 콕 타입(단방향 지지)보다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롤렉스의 심장은 정확함을 내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조건 (프리스프렁(마이크로 스텔라) + 브레게 오버코일)을 갖추고 있습니다. 리뷰 작성시 하루 10시간 착용을 하고 5일째로, -3초 가량의 오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3135의 오차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참고 수준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전에도 몇 개의 롤렉스를 착용해 보았지만 오차 때문에 시간을 수정해 본 기억은 없었습니다. 또 직경 28.5mm인 무브먼트에 10mm나 되는 큼직한 밸런스는, 클수록 외부 충격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내 충격성에서도 우수함을 가지게 됩니다.

 

다른 무브먼트에 비해 체감으로 확연한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와인딩 효율입니다. 시계를 착용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지만 특별한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면 동력을 취하는 능력이 좋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로터에 볼 베어링을 사용하지 않는 특성, 케이스 백을 열었을 때 보이는 보라색의 대형 휠 두 개(리버싱 휠), 육중한 로터등.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얼마나 효율을 높이는가는 잘 알 수 없지만 직접 착용하고 생활하면 알려진 바와 같이 와인딩 효율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작계는 데이트 기능이 있는 시계들과 동일합니다. 돌려 넣기식 크라운을 풀고 1단에서 수동 감기, 2단에서 날짜, 3단에서 시간 조작입니다. 시간 조작 때의 느낌은 육중한 편인데 무브먼트의 무게감을 느끼게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예전의 느낌을 100% 되살릴 수는 없지만 몇 년전 제가 서브마리너를 구입해서 수동으로 감았을 때의 느낌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지고 서걱서걱하는소음도 많이 억제된 것 같습니다. 최근의 벨쥬 7750 (무수정에 가까운)도 감아보면 예전에 비해 좋아진 듯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제 느낌이니 참고 정도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디자인(DESIGN)

 

 

 

처음 서브마리너가 등장했을 때 베젤은 양방향으로 회전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는 지금과 같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돌도록 되었는데, 다이버의 안전을 위해서는 그러한 베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9에 50분 가량의 산소통을 가지고 잠수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오동작으로 베젤이 돌아 시작 시간이 9시 20 되었습니다. 그럼 50분 후 잔여 산소는 0이지만 시계는 20분을 더 잠수 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잠수부는 산소 부족으로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맞게 됩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역회전 베젤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역회전 베젤을 가진 다이버즈 워치로 서브마리너는 표준이라고 해도 좋을 시계입니다. 많은 후발 주자들이 서브마리너의 디자인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더했으면 더했지 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기능만 담았기 때문인데 10분 단위의 인덱스와 15분까지 1분 단위의 인덱스를 가진 역회전 베젤, 시간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심플한 야광 인덱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이클롭스 렌즈(볼록 렌즈)가 싫어서 롤렉스가 싫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훗. 예전의 접니다)  

 

 

보통의 ref.16610과 그린 서브의 차이점은 베젤의 컬러와 인덱스의 크기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린 서브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반응은 호의적인 것 보다는 촌스럽다가 지배적이었는데 롤렉스 그린을 담아온 베젤은 여전히 촌스럽다는 평도 있지만 눈에 익으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빛에 반사되며 독특한 색을 띄는 것이 나름의 매력이 있군요. 인덱스의 크기가 커진 것은 환영할 만 한데 빈티지 서브마리너에서 볼 수 있는 테두리가 없는 인덱스에 비해 현행의 인덱스가 고급스럽지만 작아보인다는 단점을 개선했습니다. (반대로 다이얼이 답답해 보인다는 주위의 평도 있습니다만…) 더불어 분침은 조금 더 길고 시침은 폭이 넓은 것을 사용해 일반 서브와 디테일에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크라운 12시 방향의 도트 3개는 트립락(Triplock: 3개의 방수 개스킷)을 뜻합니다. 100M 모델은 바가 각인되어 있으며 트윈락(Twinlock).

 

로렉스가 비판을 받는 부분의 하나가 케이스입니다. 좋게 말하면 올드 스타일 혹은 레트로(Retor)하다고 하지만 변함없는 디자인과 함께 큰 변화가 없는 케이스와 브레이슬렛이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케이스 모서리와 끝부분은 날이 서있고 날카롭습니다. 무광의 헤어라인 가공도 나쁘지는 않지만 썩 훌륭하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유광 역시 수준급의 가공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속이 빈 이른바 깡통줄이 유격이 있어 좋아하지만 속이 빈 브레이슬렛은 분명히 고급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버클 왼쪽에서 두번째 홀을 보면 마찰에 의한 상처를 볼 수 있습니다. 롤렉스 버클은 신품 살때부터 중고품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비판을 그들이 흘려 듣지는 않았는지 신형 모델부터는 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러그는 두툼해지고 모서리와 끝부분은 매끄럽게 처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렛의 가공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지만, 버클의 고유한 조정 방식은 브레이슬렛 타입의 단점인 피트감, 즉 한 코, 한 코 단위로밖에 조정을 못하는 것과 비교해 훨씬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며 이는 좋은 피트감으로 이어집니다.

 

 

다이버 수트를 입으면 두께 때문에 손목이 두꺼워지므로, 이때는 사진의 익스텐더를 이용해 줄을 늘리면 OK.

  

 

이제 30대를 시작한 저에게 누군가가 이 시대를 살아서 행복한가 라고 물으면 아마도, 농구의 신 마이클 조단의 플레이를 볼 수 있었고 그것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할 것 입니다. 또 다이버 워치의 전설 서브마리너를 찰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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