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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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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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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탄생 20주년을 맞이한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는 스무 살 생일에 맞춰 새로운 옷을 입었습니다. 로열 오크 라인업에서 파생한 하나지만 나름의 역사를 쌓아 올려 왔습니다. 특히 탑재한 무브먼트는 처음과 같은 것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역사성 정통성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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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작이며 구형이 된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 

팔각 베젤 속 기요세 기법으로 깎아낸 태피스트리 다이얼에는 데이트 기능의 간결한 구성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크로노그래프도 제법 괜찮은 짝이 아닐까 합니다. 20주년을 맞이한 사실이 이를 증명하며, 이번 새 모델에서는 다이얼 디테일을 다듬어 내 완성도를 향상시켰습니다. 아니 그간 모델을 거듭하며 다이얼 디테일에서 시도했던 요소들을 종합해 뺄 건 빼고, 남길 것은 남겼으며, 필요한 것은 더했다고 보는 편이 더 옳은 표현이지 싶습니다. 이번 다이얼은 바로 전 세대 다이얼을 기반으로 합니다. 케이스 크기가 41mm로 전 세대 모델과 동일하며, 전 세대에서도 다이얼 구성과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 크게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고 판단했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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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구성은 3, 6, 9 방향의 안정적인 카운터 배치가 중심이 되며, 이것은 탑재한 칼리버 2385의 구조적 배치에서 기인합니다. 3시 방향은 30분 카운터, 6시 방향은 영구 초침, 9시 방향은 12시간 카운터이며 날짜 창은 4시와 5시 방향에 걸쳐 배치되어 있습니다. 칼리버 2385와 같은 베이스 무브먼트(구 프레드릭 피게 칼리버 1185)를 사용하는 다른 브랜드 중 날짜 창을 6시 방향 카운터 내측에 배치하곤 합니다. 이 때의 문제는 머피의 법칙처럼 바로 날짜를 읽어야 할 때 영구 초침이 날짜를 가리는 위치에 있곤 합니다. 영구 초침이 그 위를 그 위를 지나가는 얼마 안 되는 시간이지만 결정적일 때 불편하게 되죠.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의 날짜 창 배치는 이 같은 불편함을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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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크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작과 좀 더 비교해 보겠습니다. 카운터 지름은 이번에는 모두 균등하게 할당되지 않았습니다. 영구초침이 있는 6시 방향을 좀 작게 가져가고, 두 개의 카운터는 상대적으로 더 큰 지름을 지닙니다. 균등하게 면적을 나눴던 전작과 비교하면, 신형 다이얼의 카운터가 대칭을 이뤄 아무래도 시선이 모이게 됩니다. 구형에 비해 다이얼에서 좀 더 긴장감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물론 다이얼과 대비되는 색상을 카운터에 사용한 점도 작용했을 터이고요. 6시 방향 카운터의 지름이 줄어든 만큼 그 아래의 바 인덱스는 조금 더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3, 9시 방향에 배치한 바 인덱스의 크기는 큰 변동이 없어 보입니다. 인덱스가 자리한 카운터 외곽만 링 모양으로 강조한 전작과 달리, 카운터는 외곽과 중심을 같은 색상으로 채웠습니다. 때문에 살짝 오목해지는 디테일이 강조되지는 않으나 다이얼의 색상과 대비되는 효과를 얻었죠. 또 카운터를 채운 색상과 같은 것으로 다이얼 바깥쪽에 링을 두르고 정교한 세컨드(Second) 인덱스를 그 위에 올렸습니다. 크로노그래프 다운 디테일이면서 인덱스의 가독성 향상과 다이얼을 한 번 조여주는(?)효과가 있죠.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실버와 블루 다이얼이 해당합니다. 블랙 다이얼은 카운터를 제외한 전체가 동일 컬러를 사용합니다) 이 구성은 빈티지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시대를 연상시키는 복고풍으로 차분하면서도 어른스러운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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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지에 일그러진 패티스트리 패턴이 반사 되어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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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디자인은 로열 오크를 통해 이미 정립이 되어 있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내놓으면서 작동 부위에 해당하는 푸시 버튼이 로열 오크의 완성된 디자인에 변형을 요구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위 이미지를 보시다시피 굉장히 자연스럽게 푸시 버튼과 크라운 가드와 크라운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팔각형 베젤의 실루엣에서 가상의 선을 그려 연장한 크라운 가드의 디자인. 그리고 크라운과 같은 각진 모양의 푸시 버튼의 덕분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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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외의 케이스 디자인은 로열 오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헤어라인 피니시의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케이스 표면, 로열 오크 디자인의 상징인 팔각 베젤과 입체감을 주기 위해 측면을 경사지게 깎아내고 유광으로 마무리한 측면. 측면은 곡선이 숨어들어 드러내는 절묘한 각도. 그리고 헤어 라인 피니시와의 대비는 언제 보아도 멋집니다. 베젤을 관통해 케이스 백을 일체화 하는 여덟 개의 스크류 너트(?)는 케이스의 구조적 특징이자 로열 오크 특유의 멋을 만들어 냅니다. 

조작은 50m 방수를 가능케 하는 스크류 다운 크라운을 푼 크라운 포지션 0에서 수동 와인딩,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 날짜 변경, 한 칸 더 당긴 포지션 2에서 시간 조정이 이뤄집니다. 크라운을 포지션 0에 두고 크라운을 돌려보면 별다른 저항감이나 걸림 없이 매끄러운 회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크라운 포지션 1에서 날짜 변경을 시도하면 스무스하게 변경이 이뤄지며, 날짜 창은 다이얼 색상에 맞춰 통일되어 있습니다. 크라운 포지션 2에서 시간 조정은 최초 크라운을 통해 입력을 넣을 때 약간의 유격이 느껴집니다. 아주 즉각적인 조작 반응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며, 칼리버 2385를 포함 베이스 무브먼트의 특성으로 보여집니다. 시간 조정의 조작성은 좋은 편에 속하나 바늘의 움직임은 가벼운 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위해서는 크라운과 마찬가지로 푸시 버튼의 스크류를 풀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푸시 버튼을 눌러도 반응은 없고 딱딱한 푸시 버튼의 머리 느낌만 전해올 뿐이죠. 이러한 스크류 방식의 푸시 버튼은 방수 성능 향상을 위해 고려된 경우가 많습니다.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에서는 방수 성능의 측면도 있겠지만, 디자인 요소도 그에 못지 않게 고려된 것 같습니다. 스크류를 풀고 2시 방향 스타트/스톱 버튼을 눌러보면 역시나 경쾌하고 부드러운 눌림과 동시에 크로노그래프 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다이얼 바깥쪽의 세밀하게 프린트한 인덱스를 하나하나 스쳐 지나가게 되죠. 다시 푸시 버튼을 누르면 스타트 시에 비해 약간 누름 압력이 약해진 것이 전해지지만 컬럼 휠 제어답게 평균을 유지하고자 하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4시 방향의 리셋 버튼을 누르면 크로노그래프 바늘과 카운터 바늘이 재빨리 0의 위치로 귀환하며 버튼의 눌림은 스타트나 스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감촉의 매끄러움이나 적절한 누름 압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상위권에 속하는 하나입니다. 칼리버 2385의 베이스 무브먼트가 만들어 진지가 제법 되었기에, 많은 경쟁자가 등장했음에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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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슬릿은 케이스에서 러그의 경계를 거치지 않고 매끈하게 뽑아낸 로열 오크 특유의 디자인을 공유합니다. 헤어라인 피니시를 기본으로 모서리를 살짝 깎아내고 유광 폴리시 가공을 해 멋을 냈습니다. 위 이미지를 보면 모서리 부분이 검정색으로 보입니다. 높은 수준의 하이 폴리시를 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브레이슬릿은 중량감이 느껴지는 편으로 브레이슬릿의 링크 하나하나 역시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클라스프는 좌우의 버튼을 동시에 눌러 개폐하는 방식입니다. 조작이 편할뿐더러 탈착 안정성도 좋습니다. 이미지처럼 클라스프에까지 오데마 피게의 각인을 넣는 등, 보통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섬세함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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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의 케이스 베리에이션

로열 오크 크로노그래프는 스테디 셀러로서 꾸준함을 자랑합니다. 그 비결은 리뷰 내내 이야기 해 온 로열 오크의 확장 형태로써 완성도 높은 디자인, 빼어난 자동 크로노그래프인 칼리버 2385의 탑재와 조작감, 끊임없이 다져온 케이스 피니시를 이유로 나열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줄곧 솔리드 백을 유지해 오는 것인데요.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겠지만 케이스 피니시 못지 않은 무브먼트 피니시를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물론 로열 오크 특유의 폰트를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가공해 낸 지금의 케이스 백도 훌륭하지만 말이죠. 


촬영 : 권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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