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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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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조회 44267·댓글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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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계 브랜드는 바로 Audemars Piguet입니다. 그리고 그 오데마 피게의 시계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Royal Oak 입니다.
 
타임포럼에서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적인 감정이나 주관에 휘둘리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시계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로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만약 감정적으로 좋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그냥 좋다 마음에 든다라고 하기보다는 왜 그것이 좋은지 어떤 이유로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하여서 제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강요하지 않고 읽는 이들도 이성적으로 제가 이것을 왜 좋다고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게 하고자 노력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로얄 오크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계를 리뷰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이번 신형 로얄 오크들을 보는 것은 이미 사랑에 빠져있는 여자친구의 동생과 언니를 만나보는, 그정도의 감정이랄까요? 그래서 이번 리뷰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자세를 취하기를 살짝 포기했습니다. 그냥 제 마음가는대로 시계를 바라봤고 때로는 필요 이상으로 관대하게 넘어가기로 하고 때로는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한번 만은 이렇게 리뷰를 하는 것을 용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로얄 오크 탄생 40주년을 기념해서 새롭게 리뉴얼된 로얄 오크의 기본형 모델들, Extra Thin Royal Oak "Jumbo" 15202와 Selfwinding Royal Oak 15400, 15450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royal-oak-print-ad-1972.jpg

Royal Oak의 광고.  
위 광고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마지막에 있는 문구입니다.
 
"..quite simply in a class of its own"
 
 
 
 
 
 
로얄 오크에 대해서는 이미 다들 많이 아시리라 믿습니다.
 
1972년, 故 제랄드 젠타의 디자인에 의해 오데마 피게에서 발매된 최초의 prestige sports watch... 
로얄 오크에 대한 소개는 이미 타임포럼에도 차고 넘치기 때문에 제가 다시 적을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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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Oak 15300의 Tapiserrie 다이알. 일명 "와플 다이알"이라고도 불립니다.
 
 
 
 
 
다만 리뷰 이전에 한가지 하고 싶은 것은, 많은 종류의 로얄 오크 variation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로얄 오크 기본형에 대한 정리입니다. 
 
크로노그래프나 여타 장식이 없이 가장 깔끔한 기본형 모습의 로얄오크는 점보라인과 Selfwinding 라인 두가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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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ref. 5402 Royal Oak "Jumbo"
 
 
 
 
 
제랄드 젠타가 디자인한 최초의 로얄오크가 점보 라인입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거대한 (39mm) 시계였기에 점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초침이 없이 시분침만을 가지고 있고, 데이트 기능이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풀 로터 자동 무브먼트로는 가장 얇은, Ultra thin movement인 Cal. 2121이 사용되었습니다. 최초 Reference number는 5402. 이 중에서도 A, B, C 시리얼이 최초 제랄드 젠타가 디자인한 다이얼 모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리지날 점보로 불려집니다. D 시리얼 이후로는 AP 로고가 12시로 올라가는 다이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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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ald Genta의 오리지날 스케치와 5402 점보의 모습
 
 
 
 
그 뒤로 점보라인을 잇는 것에는 14802, 15002, 그리고 15202가 있습니다. [1]
 
겉보기에 차이점은 거의 없습니다. 다이얼상에서 가장자리 부분 정도와 날짜창 테두리 유무 정도의 아주 약간의 변화, 그리고 5402는 케이스백이지만 14802, 15002, 15202는 디스플레이백, 그리고 로터의 모양 변화 정도입니다.
 
 
 
 

14802.jpg

Ref. 14802 Royal Oak "J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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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14802 의 디스플레이백과 로터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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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15202, 오른쪽이 15002 입니다. 차이점은 다이얼 가장자리 분단위 표시와 데이트 창의 테두리, 그리고 인덱스 길이 정도입니다.
 
 
 
 
 
 
점보 라인은 39mm 라는 케이스 사이즈와 무브먼트에 변화가 없습니다. 다이얼 디자인도 초기에 바뀐 뒤로는 거의 유지가 되어왔고, 케이스백과 로터 디자인에는 계속적으로 변화가 있어왔습니다만, 어쨋건 점보라는 라인은 현재의 오데마 피게를 있게 한 로얄 오크의 오리지날 라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AP가 이 라인의 크기와 무브먼트에 변화를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AP는 점보 라인에 있어서는 생산량부터 상당한 관리를 하고 있으며, AP와 모든 로얄 오크 안에서도 특별한 시계로 변함없이 계속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점보라인 이외에 다른 로얄 오크 기본형이 있습니다. AP에서는 Selfwinding Royal Oak 이라고 불리우고, 통상 그냥 로얄 오크라고 부르는 것은 이 Selfwinding Royal Oak를 이야기합니다. 일반 로얄 오크는 점보라인과 크기를 보통 달리합니다. 최초에는 36mm 사이즈의 4153 에서 시작하였고, 그 뒤로 계속해서 36mm인 14486과 14790 이 있었습니다. (역시 쿼츠나 여성용, 33mm, 기타 한정판들은 넣지 않았습니다.) 위의 광고에서 보인 금통 로얄 오크는 14486 입니다.
 
 
14486.jpg
 
Ref. 14486 Royal O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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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14790 Royal Oak
 
 
 
점보 라인은 AP안에서 클래식 라인으로 계속해서 자리를 가져갈 것과 다르게, 이 self-winding 로얄 오크들은 컨텀포러리 라인 성격을 가집니다. 케이스 사이즈가 그 때 그때 시류에 맞춰서 대응해 간다는 생각입니다. 39mm 시계가 점보라고 불리운 시절에는 36mm 케이스를 가져와서 더 많은 사람들이 로얄오크를 착용할 수 있게 하였고, 오버사이즈의 시대가 다가오자 점보와 같은 크기의 39mm 케이스를 채용하는 15300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오버사이즈의 시대가 유지되자 41mm 케이스의 로얄 오크인 15400도 등장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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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 15300 Royal Oak
 
 
 
 
 
금년에 단종된 로얄 오크 15300은 로얄 오크의 역사 속에서 특별한 시계로 남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이 15300에 대한 설명은, 제가 그동안 로얄 오크에 대해서 생각하던 것을 제가 쓸 수 있는 한계보다도 훨씬 더 표현된 링고님의 글이 있기 때문에, 최근 링고 컬럼 중 일부를 가져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데마 피게는] 스포츠 시계에서는 파텍 필립이나 바쉐론 콘스탄틴 보다는 월등히 앞서있는 브랜드이며, 하이엔드 프리미엄 브랜드나 필립 듀포를 포함하는 수 많은 독립제작자들[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로얄 오크만한 매력적인 스포츠 시계가 다시 한 번 탄생할 가능성은 향후에도 별로 크지 않습니다. 벌써 40년간이나 다양한 검증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첫 등장한 1972년 이후 로얄 오크는 심해 다이버 같은 심각한(?) 스포츠가 아닌 요트나 골프 등 그야말로 가벼운 귀족들의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시계 디자인과 스포츠 시계에서는 결코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의 하이엔드 무브먼트를 가진 '귀족 스포츠 시계의 황제'라는 것은 스포츠 혹은 프로패셔널한 시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링고로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팩트입니다. 하물며, 이미 40년간의 검증을 거친 로얄 오크는 분야를 불문하고 시계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시계 디자인 10 개 안에 들어가고도 남을 필요충분한 시계입니다. 오데마 피게의 무브먼트가 없었더라도 위대했을 시계, 거기에 오데마 피게의 무브먼트가 더해지므로써 더 완벽해진 시계...  오데마 피게의 무브먼트에 대한 비평은 몰라도 로얄 오크라는 시계 컨셉은 그 어떤 혹독한 비평 아래서도 향후 100년 이상을 너끈히 살아남을 것입니다. 오데마 피게는 영원히 정장용 시계의 황제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스포츠 시계로 국한한다면, 1972년 이후 거의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귀족 스포츠 시계의 황제' 라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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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0 + 15300 = ? 
 
 
 
 
 
여기 링고님께서 찬사를 보낸 로얄 오크는 Self-winding Royal Oak Ref. 15300 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점보에 적용된 AP Cal. 2121은 JLC 920 무브먼트의 베이스에서 시작된 무브먼트이기 때문입니다. 예거 르쿨트르에서 이 920 무브먼트를 사용해서 시계를 만든 적은 결코 없고, 이 무브먼트 지분의 대부분은 오데마 피게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사 무브먼트라고 불러도 손색은 없지만, 같은 베이스의 무브먼트들이 Patek Philippe 의 Nautilus, Vacheron Constantin의 222와 Overseas, 그리고 일부 Patrimony 에 사용된 적이 있고, 현재 AP 외에도 VC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유로 Cal. 2121을 (비록 엄청나게 훌륭한 무브먼트이긴 하지만) 완전한 AP의 자사 무브먼트라고는 보지 않는 시선도 있습니다.
 
15300은 점보와 동일한 크기를 가졌기 때문에 오리지날 로얄 오크 점보의 비율과 조화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오데마 피게의 자사 무브먼트까지 들어간 최초의 로얄오크가 되었고, 그것이 15300이라는 시계를 완벽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이는 AP와 소비자들에게 약간의 혼란을 가져왔습니다. 디자인의 오리지날리티를 가진 점보와 무브먼트의 오리지날리티를 가진, 동일한 크기의 로얄오크들이 존재했기 때문이지요. 케이스 두께 약간의 차이와 (그러나 15300도 충분히 얇은 시계인지라 큰 의미를 가지지 못했죠) 초침의 유무 이외에는 겉으로 보기에 거의 차이가 없었고, 수많은 포럼에서 15300과 15202의 차이는 무엇이냐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은가 등의 많은 토론이 오고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AP는 점보 라인에 로얄 오크 라인으로부터의 차별화를 주고 오리지날리티를 더욱 부여하기 위해서 2012년, 로얄 오크 출시 40주년을 맞아, 한동안 유지되던 로얄 오크 기본형 라인인 Extra Thin Royal Oak "Jumbo"와 Selfwinding Royal Oak 두 라인 모두를 리뉴얼하게 됩니다.
 
 
 

 

 
 
점보는 최초의 로얄 오크 Ref. 5402를 계승하고 있는 15202를 최초 오리지날 로얄 오크에 가깝게 리뉴얼하였고,
일반 로얄 오크는 39mm의 15300을 단종시키고 사이즈를 2mm씩 업다운 시켜서 41mm의 15400과 37mm의 15450을 출시하였습니다.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이번 리뷰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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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15400 (41mm), 15202 (39mm), 15450 (37mm) Royal Oaks
 
 
 
 
 
 
 
 
우선 15202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종전의 15202와 reference number는 같지만, 이번에 40주년으로 리뉴얼되면서 3가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1. 다이얼
2. 로터
3.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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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된 15202의 다이얼
 
 
 
우선 12시 방향에 있던 AP 로고가 6시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로얄 오크의 특징 중 하나인 와플 다이얼은 일반 로얄오크의 다이얼과 거의 같아보이지만, 점보의 다이얼은 Tapisserie 가 15400의 그것보다 조금 더 작고, 다이얼에 유광이 더 적다는게 다릅니다. 그리고 색깔 역시 오리지날 로얄 오크의 색깔인 청회색입니다. 15400 청판의 색깔보다는 약간 어둡습니다. 15202에는 다른 색깔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없습니다. 오리지날의 모양 그대로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데이트 창의 바탕색이 다이얼 색깔과 동일하게 되었습니다. 이것 하나가 오리지날 5402와의 차이점인데..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훨씬 다이얼에 통일감을 주기 때문에 더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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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15202의 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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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15202는 EOT와 거의 같은 모양의 로터 디자인이었습니다.  
 
 
 
 
로터의 모양은 조금 현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종전의 나뭇가지 모양에서 AP 로고가 안에 들어간 형태로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나뭇가지 로터 모양이 조금 더 우아한것 같습니다만, 이번 로터는 아름다운 Cal. 2121의 모습을 조금 더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습니다. 풀로터 오토매틱 중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인 Cal. 2121의 모습은 Cal. 3120과 다르게 처음부터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설계가 되었기 때문에 로터 사이로 무브먼트를 바라보는 맛이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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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버클과 15300 버클과의 비교. 버클은 15400과 15202 모두 동일합니다.
 
 
 
그리고 종전에는 단방향 버클이던 폴딩버클을 15300 에서 보이던 형식의 양방향 버클로 바꿨습니다. 저는 단방향보다 양방향이 더 좋지만, 이 부분의 변화도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전 15300의 양방향 폴딩버클과 비교해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더 튼튼해보이기는 합니다만, AP 로고 형상이 없어지니 조금 아쉽기는 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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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금통인 15202OR도 나옵니다. 가격은 그냥 뭐 우왕굿.
 
 
 
그러나 15202 점보는 우아합니다. 그리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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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15400, 오른쪽이 15202입니다. 케이스 두께는 15400이 9.8mm, 15202가 8.1mm
 
 
15400과 비교했을 때, 15400도 상당히 얇은 축에 들어가는 시계이지만, 그보다도 더 얇은, 요즘의 웬만한 정장용 시계보다도 더 얇고 세련된 모습의 점보입니다. 브레이슬렛의 두께도 차이가 나는데, 15400이 조금 더 두껍고 sturdy 하며 조금 더 스포츠시계 같은 느낌이라면, 점보는 살짝 여성적인 모습도 가진, 귀하게 다뤄야 할것 같은 모습입니다.
 
40년동안 변하지 않고, Prestige sports watch라는 새로운 장르를 스스로 만들어낸 오리지날 로얄 오크가 오리지날 그대로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사실 다른 말이나 모습은 필요가 없습니다. 로얄 오크 점보는 그저 로얄 오크 점보일 뿐이지요. 이보다 더 훌륭한 Prestige sports watch란 없습니다. 제랄드 젠타 본인도 자신이 디자인한 시계중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로얄 오크라고 했으며, 시계 소유를 싫어하면서도, 노틸러스는 착용하지 않고 금고에 보관만 하면서도, 로얄 오크 점보는 (개인용으로 특별히 베젤만 금으로 바꾸면서까지) 착용하면서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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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랄드 젠타 사후에 공개된, 개인소장중이던 로얄 오크 점보
 
 
 
 
평생동안 시계 단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시계를 가지시겠습니까? 시계 애호가들이 자주 던져보는 질문이지요. 
저는 아마 마지막 선택의 순간까지 15202를 들고 내려놓지 못하고 있을것 같네요. 신형 점보는 정말 평생 함께 가져갈만한, 그런 시계입니다.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점보는 점보일 뿐이고, 홀딱 반한 눈으로 바라보기만 할 것이라고요. 
하지만 15400과 15450은 조금 달랐습니다. 과연 이것들은 어떨까? 하는 심정으로 처음 만나보았습니다.
 
점보에게 희소성과 차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15300을 단종시킨 AP의 마음은 저도 이해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랄드 젠타의 디자인 조화가 그대로 살아있는 15300을 보다가, 2mm씩 커지고 작아진 15400과 15450을 보게 되면, 그 디자인 조화가 깨지고, 우아함이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큰 우려를 하면서 시계들을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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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시원해진? 혹은 넓어진 얼굴의 15400
 
 
 
먼저 본 것은 2mm 커진 41mm 케이스의 15400 이었습니다. 검은색 다이얼에 점보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바탕의 데이트 창을 가지고 있고, 12시 AP 로고는 약간 작아져서 12시 인덱스 밑으로 나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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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41mm의 15400, 오른쪽이 39mm의 15300 입니다.
 
 
 
15300과 비교했을 때, 두께는 같고, 케이스만 조금 더 큽니다. 약간의 차이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더 큽니다.
베젤의 두께는 같고, tapisserie 의 크기도 같고, 인덱스와 핸즈는 더 길어졌습니다. 다이얼의 면적이 더 넓어졌기 때문에 시원해보이기도 하지만, 약간 너무 넓은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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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을 보자!
 
 
 
 
무브먼트는 같은 Cal. 3120이 사용되었고 사이즈가 커진 것을 제외하면 뒤에서 보는 모습은 동일합니다.
 
링고님 글에서도 나왔지만 Cal. 3120은 AP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개발된 무브먼트이고, 무브먼트의 사이즈는 결코 큰 편은 아닙니다. Jules Audemars 라인부터 로얄 오크까지 다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로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9mm의 로얄 오크 케이스에 들어갔을 때에도 케이스 사이즈에 비해서 무브먼트가 조금 작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그때 까지는 그럭저럭 넘어갈 수준이기는 했다면, 이번 15400의 경우에는 확실히 무브먼트가 케이스에 비해 작으며, 뒷면을 볼 때 디스플레이백이 주는 조화가 좋지 않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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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커다란 당신 ㅠㅠ
 
 
 
 
기존 39mm 로얄 오크의 다이알 디자인에서 벗어나 조화가 깨진 모습은 아닐까 우려했습니다만, 같은 베젤에 길어진 인덱스의 모습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제 눈에는 15300 보다 조금은 못생기고 넓대대한(?) 동생이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던 로얄 오크는 로얄 오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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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mm 작아진 37mm 케이스의 15450 입니다. 흰색 다이얼에는 흰색 바탕의 데이트 창이 있으며, 다이얼 디자인은 15400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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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39mm 15300, 오른쪽이 37mm 15450 입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깔맞춤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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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두꺼워보이는 케이스와 르호 이지만... 실제 15400과 옆에 놓고 보면 똑같습니다.
 
 
 
 
15450의 두께 역시 15300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상대적인 사이즈가 작아져서 그런지 느낌으로는 조금 더 두껍고 베젤과 다이알 사이 르호(Rehaut)도 더 깊어보입니다. 하지만 둘을 옆으로 나란히 놓고 보면 두께는 역시 같습니다.  
 
 
베젤은 15450이 약간 더 얇습니다. 그러나 인덱스는 15300과 거의 같은 길이의 인덱스입니다. 그래서 인덱스가 15300보다는 조금 더 바깥쪽으로 위치했습니다. 15400도 인덱스가 바깥 르호에 거의 붙은 모습입니다만 일단 인덱스가 더 기니까 발란스는 거의 비슷합니다.
 
다이얼 밸런스는 아무래도 이쪽이 36mm 로얄 오크도 보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15400보다 더 좋아보입니다. 케이스 직경 때문에 실제보다 살짝 두꺼워보인다는게 단점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짜임새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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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차 보이는 무브먼트 직경과 디스플레이백
 
 
15450의 경우에는 케이스가 작기 때문에 무브먼트가 상대적으로 커보여서 꽉 차게 보입니다. 뒷면에서 보이는 무브먼트 사이즈와 케이스의 조화는 15450이 가장 좋습니다.
 
 
  
 
 
 
 
 
실제로 착용을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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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 착용하고 있는게 점보. 저 이런거 한번 꼭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39mm의 점보를 착용하면 이렇습니다.
참고로 제 손목 둘레는 16.5cm 정도이고, 조금은 가는 편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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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02에 홀딱 반해서는 이대로 차타고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뒷덜미를 잡히고 말았습니다. ㅠㅠ
 
 
 
39mm 점보를 착용해보면 어쩌면 그냥 괜찮은 사이즈라고도 할 수 있고, 어쩌면 조금 큰 사이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는 사람들마나 약간씩 의견이 다르더군요. 제 눈에는 아주 잘 맞는 사이즈 같습니다. 잘 어울리네요. 제 눈에 씌워진 콩깍지는 그대로 놔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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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41mm 15400을 착용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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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확실히 큰 모습입니다. 뭐 어차피 오버사이즈 시계들 많이 착용하는데..라고 생각하면 그냥 착용할만 한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로얄 오크라는 시계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건 이렇게 착용하는 시계는 아닐것 같습니다. 제게는 아니될 사이즈입니다. 확실히 손목 위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넓기는 합니다.
 
손목 둘레 18cm 이상의 분들께는 41mm 로얄 오크가 더 잘 맞는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44mm 로얄 오크 오프쇼어도 잘 착용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37mm 로얄 오크는 너무 작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41mm 로얄 오크는 아주 점잖고 세련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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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mm 15450의 착용 모습은 이렇습니다. 이게 더 잘 어울리죠. 39mm도 좋지만 이쪽이 더 정확하게 제 사이즈 같습니다. 오버사이즈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39mm를 선호할 수도 있겠고, 보다 전통적인 시계 크기를 선호하신다면 37mm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예전에 36mm 14790을 착용해본 적도 있는데, 그보다 이번 15450이 훨씬 더 시원하게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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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점들만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중요한 것은 이 셋 다 모두 로얄 오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로얄 오크의 특징은 세 모델 모두 공유하고 있지요. 로얄 오크의 헤어라인 케이스 가공은 워낙 유명하죠. 신제품들에서도 그 마감은 여전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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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광 폴리슁과 백금 나사의 조화가 너무 화려하지 않고 세련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와플 다이얼 안에 있는 모양들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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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15300의 버클입니다. 신형은 닫았을 때는 거의 비슷한데 옆의 잠금해제 버튼 모양만 약간 다릅니다.
 
 
 
브레이슬렛 가공도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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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의 무브먼트의 훌륭함은 아무리 이야기해보려고 해봐야 손가락만 아프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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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케이스 한번 더..
 
 
 
 
 
로얄 오크의 케이스와 브레이슬렛은 유무광의 조합이 연속되고 있어서 그냥 정지사진으로 볼 때 보다 실제로 볼 때 움직임에 따라 상당히 반짝거립니다. 그래서 생각외로 화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자는 그렇기 때문에 Understatement가 적어서, 남성정장과의 조합에는 그리 좋지 않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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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로얄 오크 40주년 행사에서,
AP CEO Philippe Merk 와 NFL New England Patriots QB Tom Brady와 힙합가수 Swizz Beatz가 턱시도와 검은 정장을 입고 AP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로얄 오크는 충분히 정장과도 매치하여 활용할 수 있는 시계입니다. 두께와 모양, 그리고 역사성 때문에, 오히려 섭마리나 같은 시계보다도 훨씬 더 잘 어울리고요. 그리고 로얄 오크의 장점 중 하나는, 정장부터 캐주얼까지 매우 넓은 범위의 옷차림에 두루두루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턱시도부터 청바지 혹은 반바지까지 착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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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체크 수트와 로얄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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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에 Royal Oak Chronograph를 착용한 리오넬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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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 캐주얼 정도의 차림에 로얄 오크를 착용한 테니스 선수, 조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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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셔츠 차림의 F1 드라이버 마이클 슈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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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쉬 오픈에서 AP를 착용한 Audemars Piguet팀의 Darren Clar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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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슈트 차림에도 로얄 오크 오프슈어를 착용한 마이클 슈마허
 
 
 
 
 
로얄 오크 기본형을 착용한 사진들을 찾기는 약간 어려웠지만 참고적으로 다음의 사진들을 보시면, 꽤 여러 종류의 복장과 로얄 오크가 잘 어울리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턱시도와 함께 해도 우아하고요, 정장과 세퍼레이트를 지나서 비지니스 캐주얼까지도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세퍼레이트에서 캐주얼 정도의 복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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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0 가죽줄 컨버팅의 예
 
 
 
그리고 만약 브레이슬렛 때문에 정장용으로는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렇게 가죽줄로 변환도 가능은 합니다. 15300용 컨버전 킷은 15400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소문입니다 (15450은 가운데 plot의 폭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야 할 듯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차림에서도 우아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로얄 오크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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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2OR 과 15400OR. 엄청나게 묵직~ 합니다.
 
 
결국 AP는 지난 수년간 로얄 오크 기본형을 찾는 사람들에게 오리지날 점보의 39mm 사이즈만을 제공했었습니다만, 이제는 각자 손목 사이즈에 맞게 3가지 선택지를 준비했습니다. 44mm 오프쇼어도 즐겨차는 굵은 손목의 소유자라면 41mm의 15400을, 그렇지 않고 저같이 조금은 가는 손목의 소유자라면 37mm의 15450을, 그리고 점보의 오리지날리티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15202 점보를 구매하면 되게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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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Cal. 2121이 들어간 로얄 오크 "점보", 즉. Ref. 5402 부터 Ref. 15202 까지를 "제랄드 젠타에 의한 오데마 피게의 로얄 오크" 라고 부르고 싶고,
Ref. 15300 부터 15400, 15450 으로 이어지는 로얄 오크는 "오데마 피게에 의한 오데마 피게의 로얄 오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어느쪽을 더 선호하는가는, 구매자 개인의 취향과 생각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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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이 때, 눈 딱감고 매장을 털었어야 했습니다... ㅠㅠ
 
 
 
 
15202의 오리지날리티는 계속 유지하면서, 컨템포러리 라인의 로얄 오크에는 자사무브먼트의 탑재와 케이스 사이즈 조절을 통해 AP와 고객이 원하는 모습으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많은 차이는 아니지만 시계를 찾는 구매자가 어떤 것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여러 선택이 가능해진 현재의 셀렉션은 더 많은 사람들이 로얄 오크를 찾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아하고 클래식한 15202냐, 아니면 보다 남성적이고 자신의 손목 사이즈에 맞출 수 있는 15400 혹은 15450이냐.
 
즐거운 고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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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新舊)의 조화 
 
  
 
 

리뷰 협조: (주) 스타일리더 (T. 02-2235-7848)

사진:2nd Round Studio, 타임포럼 엑시

글: 타임포럼 김우측


리테일 가격: 점보 2,800만원대, 로얄 오크 2,000만원대

 
 
 
 
 
 
 
 
 
 
 
 
 
 
 
 
 보너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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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아래로, 15400, 15202, 1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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