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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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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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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치하에서 국유화되며 랑에 운트 죄네의 명맥은 끊어지는 듯 했지만, 1994년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립니다. 당시 CEO였던 고 균터 블럼라인(왼쪽)과 올해 고인이 된 랑에 가문의 후계자 발터 랑에(가운데)가 서 있는 위 사진에는 랑에 운트 죄네의 축으로 삼은 네 개의 모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랑에 1, 아케이드, 작소니아, 투르비용 푸르 르 메리트(Pour le Mérite)로 지금도 아케이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델들은 랑에 운트 죄네를 지탱하고 있죠. 여기서 랑에 1은 주력 모델답게 라인업의 확장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랑에 1 탄생이래 20년이 조금 넘는 기간이지만 많은 변화와 수용을 라인업을 통해 보여준 바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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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의 리틀 랑에 1 문 페이즈는 여성용으로 파생한 랑에 1의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흥미롭게도 랑에 운트 죄네는 쿼츠 무브먼트를 생산, 탑재하지 않는 소수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리틀 랑에 1 문 페이즈는 남성용 랑에 1을 기반으로 삼으며, 무브먼트와 특유의 다이얼 레이아웃까지 고스란히 이어받았습니다. 먼저 다이얼을 보면 다이얼 속 다이얼 구성으로 랑에 1 등장 이후, 이와 유사한 구성이나 빅 데이트 같은 요소를 유행시킬 만큼 업계에 큰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시, 분은 다이얼 9시 방향에 작은 원 속에 담아냈고, 스몰 세컨드는 4시와 5시 방향에 두었습니다. 다이얼 1시에서 4시의 여백에는 빅 데이트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자리합니다. 두 장의 디스크로 표시하는 빅 데이트는 랑에 운트 죄네의 고향이 있는 작센(Saxon)주의 주도인 드레스덴에 위치한 젬퍼 오페라 하우스의 파이브 미닛 클락의 표시 방식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시, 분, 초침,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의 아날로그와 어우러지며 랑에 1의 매력을 발산합니다.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에는 업 앤 다운(UP/DOWN)을 뜻하는 AUF/AB가 이제는 익숙합니다. 랑에 1은 이러한 다이얼 구성과 기능을 기반으로 확장을 했습니다. 리틀 랑에 1 문 페이즈는 랑에 1에 문 페이즈를 더하고 케이스 지름을 줄였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남성용의 랑에 1 문 페이즈가 올해 진화를 꾀하며 문 페이즈와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 기능을 동시에 갖추게 되어 차이점 한 가지를 더 기억해야 될 필요가 생겼죠. (구 랑에 1 문 페이즈는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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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은 랑에 1이지만 다이얼은 여성적 취향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랑에 운트 죄네의 남성용 모델에서 흔치 않은 기요세 장식으로 다이얼 전체를 수 놓았습니다. 크게 네 가지 정도의 패턴을 드러내는 기요세는 장식적인 역할과 함께 각 기능을 구획하는 역할을 겸합니다. 랑에 운트 죄네는 이런 기요세 장식에서도 계산을 한다고 할까요? 각 기요세 패턴은 담당 구역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듯 보입니다. 다이얼의 색상은 광택을 머금은 은색이며 색상과 질감의 특성상 빛에 따라 색상이 변화합니다. 랑에 운트 죄네는 다이얼 색상을 아르장떼(Argenté)라고 명시합니다. 솔리드 골드 베이스로 만든 다이얼은 색상의 이름에서 약간 푸른빛이 도는 은색을 지칭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따뜻한 느낌이 강합니다. 시, 분의 작은 원 안에는 쿼터 단위에 입체적인 로만 인덱스로 동서남북을 설정했습니다. 인덱스를 포함 바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빅 데이트의 테두리는 케이스와 같은 톤의 골드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합니다. 문 페이즈 디스크는 보통 밤 하늘을 묘사하기 위해 어두운 색상을 사용하지만, 리틀 랑에 1은 사용자가 여성임을 고려한 듯 다이얼과 비슷한 하얀색 배경을 두르고 그 위에 금색 별을 올렸습니다. 달에 해당하는 부분도 케이스 색상을 고려해 같은 톤을 드러내며, 초침이 그 위를 지날 때 마다 초침의 뒤 부분을 뚜렷하게 반사해 높은 수준의 가공성을 확인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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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가 있는 분 들은 예전부터 눈치 채셨겠지만, 리틀 랑에 1과 랑에 1의 결정적인 차이는 케이스 10시 방향의 푸시 버튼의 삭제입니다. 이것은 전체 디자인에서 볼 때 적지 않은 차이를 드러냅니다. 삭제한 푸시 버튼은 커렉터로 대체되어 매끄러운 라운드 케이스를 완성합니다. 조작성 측면에서는 툴을 사용해야 하는 커렉터보다 푸시 버튼이 편리할지 모르지만 여성용인만큼 디자인이 우선시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8시 방향 케이스 측면의 또 다른 커렉터는 문 페이즈를 변경할 때 사용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랑에 1은 포지션 0에서 핸드 와인딩, 포지션 1에서 시간 조정이라는 다이얼의 복잡함 대비 단순한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리틀 랑에 1에서도 동일하며 이것은 기능에 따라 다소 변화하기도 하지만 기본이 유지되고 있으며, 포지션 1로 크라운을 당겼을 때 초침이 정지함과 동시에 0으로 돌아가는 스톱 세컨드 메커니즘 또한 같습니다. 랑에 운트 죄네의 정밀함(Precision)을 대변하는 요소의 하나로 그 외에도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이나 이에 기반한 자이트 베르크 시리즈, 더블 스플릿 같은 모델에서도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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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심플한 형태이나 측면에서 보면 베젤, 케이스, 케이스 백을 경계 짓는 두 개의 라인이 단순함과 케이스 두께를 시각적으로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랑에 운트 죄네의 남성적인 케이스 라인이 거의 그대로 전해졌다고 할 수 있으며, 러그 라인에서도 큰 기교를 드러내지 않지만 기능적인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케이스 백은 케이스를 가득 채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는 시스루 백을 택했고, 남성용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살짝 돌출된 형태가 아닌 평평한 형태를 택해 개방감과 착용감을 고려했습니다. 또 시스루 백의 테두리에는 으레 랑에 운트 죄네의 시계임을 알 수 있는 특유의 강건한 폰트로 새긴 정보들로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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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한 무브먼트는 칼리버 L121.2이며 베이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L121.1에서 문 페이즈가 더해져 넘버링에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베이스 무브먼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으로 두 개의 배럴을 사용해 72시간의 구동이 가능하며 이는 다이얼 6시 방향에서도 알려줍니다. 아울러 랑에 운트 죄네로 대표되는 독일 양식이 한껏 드러나는 저먼 실버 소재의 3/4 플레이트와 루비, 골드 샤톤, 블루 스크류로 그 위를 꽃피운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장식한 밸런스 콕과 그 위의 스완넥 레귤레이터입니다. 점차 수공예 요소가 줄어들고 있는 업계의 움직임과 달리 전통적 아름다움을 고수하고 있는 장면이기도 하죠. 인그레이버의 습관이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인그레이빙이 들어가는 밸런스 콕은 루페를 꺼내 지긋하게 감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랑에 운트 죄네는 케이스 지름의 변화, 주로 확대되었던 움직임과 달리 기존 무브먼트를 계속 사용해 알뜰함을 보여주었던 스위스 하이엔드와 달리 케이스 지름이 달라지면 새로운 무브먼트를 투입해 왔습니다. 또 프리스프렁 방식으로 전환 같은 마이너 체인지 같은 내용도 새 무브먼트에 반영하지 않았나 하는데요. 최초의 랑에 1에 탑재한 무브먼트와 비교하면 3/4 플레이트 덮여 그 속의 부품들이 보이지 않음에도 차이를 금새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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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스티치가 없는 하얀색 악어 가죽을 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쉽게 오염되는 단점이 있지만 여성 취향에는 적합한 색상입니다. 버클은 보통의 탱 버클 방식으로 버클을 장식하는 음각에서도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베어납니다. 랑에 운트 죄네의 탱 버클은 사진처럼 가로 바가 한 줄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단단한 체결과 고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며 이 같은 디테일에서도 차별성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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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리틀 랑에 1 문 페이즈처럼 작은 지름의 랑에 1을 표방하는 모델입니다. 리뷰에서 말한 것처럼 무브먼트, 다이얼 구성, 기능이 랑에 1과 같은 점은 시계의 완성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여성용이라는 관점에서도 이것이 과연 장점이 될까라고 하면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소 팬시한 모델이 인기 있는 국내 여성용 시장에서는 좀 딱딱한 시계라고 여길 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여성용 드레스 워치나 격식 있는 행사에 빈번하게 가야 한다면 리틀 랑에 1 문 페이즈는 함께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계이지 싶습니다. 

촬영 : 권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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