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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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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의 역사는 19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 형제 프리츠, 에른스트, 그리고 베르너 슐럽이 스위스의 작은 마을 렝나우(Lengnau)에서 슐럽 시계회사(Schlup & Co. clockwork factory)를 만들고, 1957년 그들의 첫번째 시계를 선보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라도 정체성을 만든 것은 1962년 출시된 스크래치 방지(Scratchproof) 컨셉의 'DIASTAR 1' 이 아닐까 합니다. 이후 라도는 세라믹을 기반으로 시계의 케이스 분야에서 스크래치에 강한 소재를 개발해 왔고, 1980년대 이후 하이테크 세라믹이라는 다이아몬드에 버금갈 경도를 지닌 소재의 등장을 알리게 됩니다. 지금은 시계에서 세라믹 케이스가 익숙한 용어로 자리잡았고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됩니다만, 라도의 선구적인 도전이 만들어낸 라도의 업적이라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듯 합니다.

하이테크 세라믹은 지구 상에 가장 경도가 높은 광물인 다이아몬드와 같은 경도를 갖고 있습니다. 고급 시계의 글래스로 사용되는 사파이어보다 더 경도가 높으니 웬만한 충격에는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011년 하이테크 세라믹보다 더 경도가 높고 소재의 장점은 유지한 업그레이드 버전 - 세라모스를 선보이는 등 라도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이테크 세라믹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흠집이 나지 않아서 움직임에 자유롭다는 것 외에 가볍고, 알러지 걱정이 없으며, 특유의 따뜻한 질감으로 금속이 주지 못하는 감성을 줍니다. 

하지만 두께를 금속처럼 얇게 만들기 힘들고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는 세라믹의 운명같은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라도는 '모노블럭(monobloc)' 이라는 혁신적인 케이스 구조를 개발하고, 이 새로운 케이스를 기반으로 한 새 컬렉션 '라도 하이퍼크롬(Rado HyperChrome)'을 통해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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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젤월드 라도 부스에 있는 하이테크 세라믹 제조 공정 중 >

 
하이테크 세라믹은 액체 형태의 세라믹을 케이스 형태의 틀 안으로 주입한 후 1,000bar의 압력으로 성형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압력을 서서히 낮춰 완성된 케이스를 꺼낸 후, 1,450°C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집니다. 하이테크 세라믹의 특성상 고온에서 구워지는 동안 약 23%만큼 크기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는 최초부터 디자인 자체를 정확하게 완벽히 구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고온 과정을 거치면서 줄어드는 크기까지 케이스의 모든 부분을 정확한 비율로 0.1mm까지 완벽하게 계산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케이스는 물론 케이스 양 옆을 감싸는 브래킷, 크라운, 푸셔, 브레이슬릿의 각 파츠 등의 부품들이 최종 완벽하게 결합되기 위해서는 말이죠. 여기에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 기법으로 표면에 고광택 플래티넘 색상을 냅니다. 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20,000°C 활성화 가스로 하이테크 세라믹의 표면만 색상을 변화시키는 기술입니다. 라도의 기술력이 보여지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도에서 하이퍼크롬 컬렉션에 거는 기대 역시 대단한 것 같습니다. 2012년 런칭 이후 매년 꾸준히 베리에이션 모델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지난 타임포럼 리뷰에서도 하이퍼크롬 크로노그래프 모델에 대한 리뷰를 다룬 바 있는데, 올해 2014 바젤월드에서는 좀 더 심플하고 클래식한 오토매틱 스몰 세컨드 모델이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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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색상의 케이스에 실버 썬버스터 다이얼과 블랙다이얼 모델이 있으며, 맷블랙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의 로즈 골드 인덱스와 브래킷(케이스 양 옆으로 보이는 괄호 모양의 삽입물)을 매치시킨 모델 등으로 다양한 취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늘 리뷰는 사진 가운데 있는 옐로우 골드 인덱스의 Ref. 609.0025.3.010 모델입니다.

케이스의 실제 색상은 폴리싱된 티타늄, 또는 플래티넘 계열의 좀 더 묵직한 색감을 가진 루테늄에 더 가깝습니다. 세라믹하면 먼저 연상되는 화이트나 블랙 케이스에 비하면 확실히 중후하고 클래식한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역시 세라믹 소재가 주는 특유의 질감과 색상으로 금속 소재의 케이스에서 느낄 수 없는 이질적이면서 신선한 감성을 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케이스의 진한 색감에 좀 더 밝게 보이는 실버 썬버스터 다이얼과 옐로우 골드의 핸즈, 인덱스는 훌륭한 가독성을 만듭니다. 42mm 케이스는 최근 드레스 워치의 경향에 맞춰 생각하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무난한 사이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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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고광택 하이테크 세라믹에 유려하고 매끈한 라인은 인체공학적이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10.8mm 의 두께는 100m 방수 성능을 구현했음에도 금속 소재의 시계와 비교해 손색없는 두께감입니다. 오히려 세라믹 소재이기 때문에 무게감이나 손목에 느껴지는 접촉감은 더 우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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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향 무반사 코팅 처리된 돔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가 채택되어 있으며 케이스백은 같은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에 시스루백 타입으로 탑재된 무브먼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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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된 무브먼트는 ETA 2895-2 입니다. 스몰 세컨드에 날짜창을 가진 범용 무브먼트로 스와치 그룹에 속해 있는 라도이기에 앞면 만 봤을 때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라도가 스와치 그룹에서의 포지셔닝이 중간 정도에 위치한 브랜드인 만큼 비록 자사 무브먼트는 아니더라도 범용 무므먼트로 만날 수 있는 최상의 피니싱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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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다이얼은 라도의 다른 세라믹 라인과 비교해 좀 더 보수적이면서 대중성을 지향하는 디자인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밸런스는 참 좋습니다. 그간의 세라믹 시계들이 여성 중심으로 좀 더 디자인 포인트를 주고자 했던 점을 생각하면 세라믹 소재가 이제 남성들에게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라도가 세라믹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보인 만큼 금속 소재의 시계를 만들던 기성 브랜드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델이 남성들을 위한 드레스 워치인 점을 생각하면 디자인이 보수적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대중적인 기호도 이것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년에 50만개를 생산하는 브랜드인 라도에서 대중성과 보편성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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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한마디 덧붙인다면, 12시 방향에 위치한 라도의 로고는 시계의 위치에 따라 360도 회전합니다. 꽤나 재미있는 요소입니다.

야광은 핸즈와 인덱스에 돗트 방싱으로 처리되어 야간에 유용하도록 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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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못지 않게 라도에서 강조하는 부분이 브레이슬릿입니다. 역시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3연 방식의 브래이슬릿은 유연성도 뛰어나며 조각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매끄러우면서 부드러운 느낌이 기분 좋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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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은 양방향 디버클 방식인데 좌우가 다릅니다. 즉 착용할 때 단방향 디버클처럼 한쪽만 개폐하면 됩니다. 양방향 디버클의 조작 불편함을 없애고 단방향 디버클의 손목에 걸리적거리는 불편함을 모두 해결했습니다. 버클 소재는 티타늄으로 가벼우면서 케이스, 브레이슬릿의 색상과 잘 매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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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쪽은 접은 채 사용하다 필요할 때 가볍게 힘을 주면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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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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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 분야의 선도자로서 세라믹을 시계 분야에서 대중화 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라도지만, 자신이 키워놓은 세라믹이라는 영역에 후발 주자들의 도전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 또한 운명입니다. 그리고 라도는 하이퍼크롬 컬렉션으로 한발 앞섰습니다. 이것은 기술적인 부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디자인 역시 클래식한 우아함에 세라믹 특유의 매력을 잃지 않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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