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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치폴레


소고가 추천하는 미국 체인점 맛집. 그 두번째는 치폴레(Chipotle)입니다. 치폴레는 사실 미국 음식이라기 보단, 맥시칸 음식 체인점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 한국으로 꼭 들여오고 싶은 주방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일본의 요시노야 덮밥집과 나머지 하나는 치폴레입니다. 사람마다 취향을 타긴 하지만, 치폴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맛집입니다. 얼른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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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치폴레 간판이 보입니다. 뭔가 투박해 보이지만, 인테리어는 나름 미국에서 아기자기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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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레의 주문방식은 간단합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길게 줄을 서면, 직원 몇 명이 컨베이어 벨트처럼 따라다니며 메뉴를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세팅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친구들의 표현에 의하면 '가장 한국적인 맥시칸 맛(조선과 멕시칸의 콜라보)'이라고 하는 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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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레의 음식은 이런 식으로 일렬로 함께 이동하면서 뷔페처럼 음식을 담은 뒤, 마지막에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보통 <접시(Bowl) + 소고기 + 쌀밥 + 상추 + 치즈 + 토마토 소스>를 담아 먹습니다. 윗 사진에서 보이는 모든 재료들을 한꺼번에 넣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격은 1만원을 약간 넘는 수준) 블랙빈과 같은 맥시칸 특유의 진한 맛이 음식 전체에 베기 때문에 추천하진 않습니다. 아무튼, 소고의 레시피로 음식이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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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주얼입니다. 뿌려진 소스는 BBQ 타코 소스입니다. 이 이후에 음식 사진을 찍는다는걸 깜빡했는데, 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맛있어서. 정말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식당 치폴레. 혹시나 미국을 가보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쿠, 헐리우드에 가면 6시가 넘을 것 같습니다. 서둘러 지하철을 타기 위해 치폴레를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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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 차마 안 찍고 갈 수 없어서 찍은 광고판 사진입니다. 공짜 냄새(Free Smells)라고 광고하고 있는 미국의 한 음식점. 이렇듯 미국에는 위트가 있습니다. 이렇게 온 몸으로 번쩍이는 유머러스한 네온 간판을 살 정도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유머에 돈을 투자하며, 이를 즐깁니다. 시간이 없으니 발걸음은 더 뻘라지지만, 간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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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 호텔을 찍는 일이나, 한국인이 사랑하는 커피빈을 찍는 일을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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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버린 저는 행여나 입장이 시작하진 않았을까, 부랴부랴 시사회장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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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시사회 입장을 막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유있게 표를 교환했고 레드카펫에 올랐습니다. 평생 헐리우드의 레드카펫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기에 이러저러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이렇게 이어진 레드카펫은 약 300m 정도로, 돌비 극장으로 들어가는 펜스 내내 취재진들과 주인공들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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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로 치면 <출발 비디오 여행>이나, <한밤의 TV연예>, <섹션 연예통신>과 같은 리포터들이 줄을 서고 있었고, 레드카펫 위로 지나가는 셀러브리티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Ellen show도 이렇게 주연 배우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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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사인 People지나, CNN의 경우에도 토막 기사를 위해 이렇게 줄을 서서 배우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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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레드 카펫을 누리며 길을 걷고 있는데, 왠 엄청난 미녀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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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알아보시겠나요? 이번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주연배우인 한국인 배우 '수현'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사진으로 보셨겠지만 실물이 훨씬 예쁘고, 시원시원했습니다. 배우들의 경우 인기에 비례해서 레드카펫에 등장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제일 마지막에 등장했습니다) 수현의 경우에는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일찍부터 나와서 성실히 답변을 하고 있었고, 주연 배우로서 자신을 위한 축제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습니다. 배우 수현님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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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를 잠깐 해 보자면, 어벤저스는 '미국스러운' 영화입니다. 신이나 영웅, 괴물 할 것 없이 모두 미국식 영어로 대화를 진행하고, 성조기를 중심으로 움직이니까요. 비록 아이언맨은 아우디를 타지만, 캡틴 아메리카 만큼은 가장 미국스러운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야만 미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나 봅니다. 그리고 가장 그 미국적인 오토바이는 할리 데이비슨이죠. 3기통 말발굽 소리가 주는 터프함은 미국의 개척자의 외침처럼 들릴때도 있습니다. 할리 데이비스는 어벤저스2 에서 멋진 오토바이를 협찬했고, 이런 멋진 바이크들은 미국의 멋스러움을 알리기 위해서 레드카펫 곳곳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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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월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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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돌아보며, 그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는데 갑자기 멀리서 환호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경호원들은 초대받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안내합니다. 저도 그들을 따라 극장으로 입장했습니다. 후에 보니 배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고, 이들의 레드카펫 인터뷰를 위해서 초대받은 귀빈들을 먼저 극장으로 안내했던 것이었습니다.




대략적인 레드카펫의 분위기를 담아보고자 찍었던 영상. 레드카펫은 굉장히 민망한 장소 입니다. 저기 펜스를 잡고 있는 분들은 레드카펫을 지나는 저를 한국(아니 동양에서 온)에서 온 개그맨 또는 저명인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펜스를 잡고 서 있는 사람들은 제게 환호성을 지르는가 하면, 하이파이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기를 받아가고 싶었나 봅니다. 굉장히 민망한 경험이었고, 다시 못해볼(?)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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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곳을 올라 영화관으로 들어갑니다. 영화에서는 엠바고와 보안을 지키기 위해 모든 촬영 장비를 가져갔습니다. 때문에 영화관 내부의 사진은 없고, 영화의 느낀 점과 배우들을 실제로 본 느낌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우선 영화부터. 돌비 영화관의 규모가 3,300석 입니다. 저희가 영화를 보았던 장소는 오스카 상의 시상이 이뤄지던 곳으로, 제가 앉아 있던 자리가 셀러브리티가 앉아 있었던 자리라고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신비감이 드는 장소였습니다. 우선 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소리의 품질이었습니다. 3,300명이나 되는 사람들과 영화를 보다보면, 영상의 문제보다 소리에 대해 더욱 걱정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돌비의 애트모스 사운드 기술은 이러한 저의 걱정을 단박에 날려버렸습니다.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은 말 그대로 3,300명의 관객의 귀를 '시원하게' 뚫어주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소리와 생동감이 예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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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비 극장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3,300석이 꽉 찬 곳에서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사실 영화는 영상이 반이고, 소리가 반 입니다. 그렇기에 사실 소리가 좋지 않으면 영화의 반을 놓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가 Blu-Ray와 같은 화질에 집착을 하고 있지만, 정말로 고차원의 경험과 상상을 발휘하기 위해선 훌륭한 사운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벤저스 1에서도 그랬습니다. 펑펑 터져나가는 액션에서의 섬세함을 찾는 관객들은 돌비를 찾았었고, 헐크가 토르를 패대기 치는 장면의 위트의 감정을 더 잘 느끼기 위해서도 소리가 중요하며, 아이언맨이 캡틴 아메리카에게 비아냥거리듯 툭 던지는 대사, 그리고 그 숨 소리 하나마저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귀를 기울입니다.


돌비 극장은 헐리웃 한복판에 있는 미국 영화계 최고 극장입니다. 저는 비록 여기서 영화 한 편만을 보았을 뿐이지만, 돌비가 미국 영화를 대변하고 있다는 책임감과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날 모든 행사는 매끄러웠고, 특히 돌비 극장이 보여준 완벽한 사운드는 모든 사람들을 숨죽였고, 웃게 만들었으며, 흥분하여 박수를 치게 만들었습니다. 돌비는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들이 미국 영화의 자존심의 중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기둥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돌비는 그 중심에서 역사의 태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미국이라는 흔히 이렇게 요약합니다. 역사가 없기에 개척에 열광하는 국가, 신기술에 집착하는 국가. 쿨하게 이별하는 모든 것에 열광하는 국가라는 것을. 그러나 저는 이번 돌비 극장에서 애트모스를 체험하면서 다시 한번 미국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새로운 것에 집착하며, 개척을 즐긴다는 편견을 지나,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허한다는 사실이며, 그들 자신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이죠.


시계 브랜드도 마찬가지지만 '브랜드'는 그들이 해당 업계의 최고라고 느끼는 자부심과 다른 사람들의 인정 속에서 구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초청을 통해 '돌비'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준비를 충분히 마쳤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들의 저력과 헤리티지가 기대됩니다. 돌비의 애트모스는 분명 훌륭한 시스템입니다. 애트모스 덕분에 저는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고, 3,300명 앞에 있는 미국인들 중에서도 영어를 듣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는 한국에서도 이 영화를 보려 합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라고, 2개월 전 개봉했을 때 우연히 들었던 영화 시스템이 돌비 애트모스였고, 저는 그때부터 돌비 애트모스의 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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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중요했던 시기가 지나고, 음향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블루레이가 나오면서 DVD 영상의 시기는 한 세대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음향은 어떨까요? 우리가 mp3에 익숙해진 나머지 flac이나 AAC, 앰프 스피커 조합이 어떻고 변압기가 어떻고 하며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돌비의 애트모스 시스템은 말합니다. "관객분들은 그런거 다 모르셔도 됩니다. 저희가 바로 영화 음향의 새 지평이고, 저희 돌비가 영화 음향의 다음 세대야"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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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 전, 짧게 무대 인사를 하는 배우들. 초대받은 관람객들은 휴대폰과 촬영기기를 모두 압수(?)당해서 촬영을 하진 못했지만, 디즈니와 마블 관계자들은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IMAX도 좋지만, 이 영화는 IMAX로 찍은 카메라로 제작한 영화가 아닙니다. 4D 영화를 생각하고 제작된 것도 아니죠. 사실 저는 전통적인 영상에 더 익숙합니다. 그러나 소리는 좋으면 좋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섬세한 소리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애트모스의 객체 지향 사운드는 '소리의 랜더링'이 무엇인지, 좋은 음향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즐거운 오락영화가 나왔습니다. 이번 헐리웃 체험은 헐리웃에 대한 일정의 동경 보다는 좋은 극장과 브랜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흑과부 요원에게 출산의 후유증이란 없는 것인가 봅니다. 


이런 좋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왓챠와 돌비 애트모스 홍보팀에 감사 인사를 드리며, 소고의 헐리우드 기행을 이만 마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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