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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A. Lange & Söhne's Caliber 28 and 28.1: The Only Lange Wristwatch Caliber Made Prior To The Division of Germany


랑에 운트 죄네(A. Lagne & Sohne, 이하 랑에)는 의심할 여지없이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만드는 메뉴펙처이자 세계에서 정교한 시계를 만들기로 소문난 브랜드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랑에와 그의 아들들이라는 의미이고 이는 설립자인 아돌프 랑에((Ferdinand Adolph Lange)로부터 시작해 그 아들들로 이어지는 역사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랑에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서독과 동독으로 나누어진 시절에 랑에의 전통이 약 40년동안 끊겼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설명할 이야기는 서독, 동독으로 나뉘어진 독일의 분열에 의한 랑에의 이야기이다.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랑에의 역사부터 살펴보자면, 랑에는 1845년 아돌르 랑에에 의해 글라슈테지방에 설립된 시계제작소이다. 이 당시에 글라슈테 지방은 은채광으로 유명했었으나 채광율이 급감하면서 동시에 실업률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본 아돌프 랑에는 정부로부터 융자를 받아 실업노동자들을 시계제작자로 교육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일의 글라슈테 지방은 시계제조업으로 그 명성을 떨치게 되었고, 이 중에 랑에 시계제작소는 정교한 회중시계를 만들기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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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랑에>


그러나 독일은 아돌프 히틀러 나치당의 집권으로 말미암아 2차 세계대전의 주축국으로 참전하게 되고, 이 당시의 글라슈테 지방의 시계회사들은 주로 군용시계를 제작하거나 전쟁에 요구되는 시한폭탄의 타이머를 제조하게 된다. (물론, 본래 만들던 시계를 만들기도 하였다). 전쟁을 거듭하면서 나치의 군대는 연합군에게 점차 밀리게 되고, 19453월에 연합군이 독일의 라인 강을 건너 베를린으로 진격하게 된다. 3월 말에는 소련군이 오스트리아 국경선을 넘었으며 한달 후에는 이탈리아의 독일군이 연합군에서 항복하게 되었다.  

결국 독일은  57일에 연합군 총사령관 아이젠하워 중간으로부터 항복 조건을 받은 후, 소련군 사령관과 만나 항복 문서에 서명을 하고, 수 많은 비극을 낳았던 세계 2차 대전이 그 막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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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베를린 히틀러 사무실을 구경하는 소련 병사들>


나치 독일의 패망 이후 알타회담에서 2차 대전 전후 처리를 의논할 때, 독일 지역의 분할 점령이 합의되었다. 이때부터 독일은 크게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는 모습을 띄게 된다 (현재의 북한과 남한처럼…). 알다시피 서독은 미국+영국군+프랑스군에 의해 점령되어 자유주의 국가 체제를 띄게 되고, 동독은 소련에 의해 스탈린식 체제의 사회주의 체제를 띄게 된다.


소련에 의한 사회주의 체제하의 1951년도에 글라슈테 지방의 시계 제작소들은 GUB (Glashutter Unrenhetrieb)라는 하나의 조합으로 강제로 묶여졌다 (예컨대 현대, 기아, 페라리가 울산에서 같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치면, 강압적으로 정부에 의해 "한국 자동차 회사 연합"라는 이름만 달고 나오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당시만해도 엄밀히 말하면 서독과 동독이 나뉘어진 것은 아니고 1959년에 동독의 국기를 만들고 독일 민주 공화국(Deutsche Demokratische Republik, DDR)을 공식적으로 수립하면서 나뉘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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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의 국기>


이제 여기에서부터 랑에에 의해 만들어진 칼리버 GUB 28 28.1을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지기 전에 랑에 공방에서 만들어졌지만, GUB라는 이름을 달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무브먼트인 GUB Cal. 2828.1은 아는이가 많지 않다.


GUB Cal. 2828.1은 서독과 동독으로 분리되기 이전인 1940년대 중반에 랑에에 의해 디자인되고 제작된 그들의 첫번째 손목시계 무브먼트이다. 사실 랑에는 1930년대에 손목시계를 제작하였으나 이 때는 스위스에서 무브먼트를 공급받아 제품을 출시하였다. 따라서 GUB 2828.1이 만들어지기 전에 랑에의 손목 시계는 그들의 in-house 무브먼트가 아닌 스위스의 Altus로부터 공급받은 범용 무브먼트가 사용되었으니 혹시나 빈티지 랑에 시계를 모으시려고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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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B Cal 28.1을 품고 있는 GUB 시계, 다이얼은 재생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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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B Cal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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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B Cal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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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B Cal 28과 28.1>


1948년부터 1951년까지 랑에에서 GUB 28을 품고 나온 시계는 5,067점에 불과하고, 1957년전까지 생산된 GUB Cal. 28.116,396점에 불과하다. 둘이 합해서 약 10년간, 21,000점 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았다. 무브먼트에 Q1이라고 써진 마크는 highest standards라는 의미의 마크로써, 한우 등급으로 따지면 1++과 같이 최고품질을 의미한다. 또한 이미 눈치 채신분도 있겠지만, GUB Cal. 2828.1의 차이는 central sweep second이 있고 없고의 차이이다.


독일이 분리되고 나서는, 랑에에 의한 GUB 시계 생산은 중단되었고, GUB는 다량으로 찍어내기 위한, 인민들을 위한, 공산품 위주의 시계를 생산하기 위해 GUB에 의해 만들어진 무브먼트를 가지고 시계를 생산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랑에의 역사는 약 40년간 사라지게 되고, 발터 랑에에 의해 랑에 운트 죄네가 론칭되기전까지는 단절을 겪에 된다. 이때 GUB에 의해 생산된 시계 개수는 아래와 같다. (앞서 언급한 Cal. 2828.1의 도합 개수인 21,000 pcs.와 비교해보면 재미있다.)

GUB Cal. 60 (1952-58): 280,410 pcs. / GUB cal. 62 (1951-58): ca. 191,900 pcs. / GUB cal. 63 (1953-59): 361,149 pcs. / GUB cal. 67.1 (1960-67): 190,360 pcs. / GUB cal. 69.1 (1960-71): 411,750 pcs. / GUB cal. 70.1 (1960-71): 388,820 pcs / GUB cal. 74 "Spezimatik" (1964-80) 1.857,966 pcs. / GUB cal. 75 (1964-80): 1.858,466 pcs. / GUB cal. 77 (1959-70): ca. 181,101 pcs. / GUB cal. 11-26 "Spezichron" (1978-85): ca. 290,880 p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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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시대의 GUB 무브먼트, 랑에 공방에서 제작되었을 때랑 겉으로 보기에도 큰 차이가 느껴진다.>

 GUB Cal 28과 28.1은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가치를 인정 받아가고 있다. 수많은 빈티지 GUB 시계들사이에서 Cal 28과 28.1을 찾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가장 가능성 있는건 Q1 마크를 찾는 것인데, Q1 마크를 달고 있다해서 Cal 28과 28.1을 품고 있다는 보장도 없다. 

랑에의 첫번째 in-house 손목시계 무브먼트이자, 독일의 뼈아픈 역사와 함께 사라져야만 했던 GUB Cal 28과 28.1은 빈티지 시계 콜렉터들에겐 정말 매력적인 무브먼트가 아닐 수 없다.

- 마침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끝으로 제가 보유하고 있는 GUB Cal. 28.1 한점을 올리고 사라지겠습니다 ㅎㅎ

IMG_1642.JPG<GUB cal 28.1 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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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어렵사리 공수한 NOS급 GUB Cal 28.1 용 오리지널 다이얼과 교체 후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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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MA E-book과 함께, 책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추신 : 

랑에와 글라슈테 오리지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GUB의 역사와 관련한 내용이기에 이곳에 글을 씁니다. 

이 글은 Hodinkee에 게시된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으나 나름대로 정보를 더 덧붙여 작성한 것이니, 본 글이 궁금하신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Link : https://www.hodinkee.com/articles/a-lange-sohnes-caliber-28-the-only-lange-wristwatch-cal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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