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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AfriCafe 1129  공감:4 2018.06.03 12:15

9살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에 놀러온 삼촌의 태양광 충전 시계를 울고불며 빼앗아서 손목에 감은 이후.. (나중에 보니 태양 전지가 다 되면 못쓰는 일회용이었죠.) 왼쪽 손목에 시계가 감겨있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습니다.

누군가 시계는 현실에서 이룰 수없는 남자의 바람기를 충족시키는 도구라고  했던가요. 그 반발로 오히려 평생 함께 할만한 시계를 찾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에게도 물려줄 수 있을 아빠의 삶과 아이덴티티,철학이 담겨 있는 시계.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너무 화려하지 않고 사치스럽지 않고 그러나 남들이 우습게 보진 못할 가치 있는 시계를..

처음 지인에게 노모스라는 브랜드를 들었을 때, 너무 마음에 드는 디자인 그리고 짧은 매뉴팩쳐의 역사로 고민했었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론진과 꽤 오랫동안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스와치 그룹에 편입되어 영광의 흔적만 가지고 있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죠.
untitled.png

[꽤 오랜기간 손목에 올려보았던 론진 마스터콜렉션]


그리고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혼자 깨닫게 된 것은 "사진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평범한 진리... 처음에는 무조건 크로노 그래프와 문페이즈 등이 있는 시계에 눈이 갔습니다. 40mm이상의 큰 케이스와 갖가지 시계 공학의 정수가 담겨 있는 것 같은 시계.. 그런데 보면 볼 수록 저에게 어울리고 딱 맞는 시계가 정답이더군요. 잠시 곁길로 나가 저는 발 사이즈가 250mm입니다. 그런데 사실 250mm구두를 신은지는 꽤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학창시절에 유행하던 큰 농구화를 따라 신다가, 맞지도 않는 헐렁헐렁한 신발을 꽤 오래도록 신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 발사이즈가 정말 그런 줄 알았어요. 270에서 65로 60으로 조금씩 신발 사이즈를 낮춰왔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슈트에 작은 구두가 어울린다고 제 발 사이즈를 부러워하는 동료들도 꽤 있습니다.
처음에 노모스 매장에 갔을 때 탕겐테도 오리지날 보다 계속 38mm를 올려보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15.6mm의 제 손목에는 35mm가 진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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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250mm도 함께..^^]


다시 돌아와서 론진과 노모스, 또 태그와 노모스, 좀 무리해볼까 싶어 브라이틀링이나 오메가와 노모스까지.. 늘 새로운 시계를 찾으면서 노모스와 비교하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곤 이제 노모스로 정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바라보다 보니 노모스라는 브랜드에도 애정이 많이 생기더군요.

저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제 또래에서 다 가던 유학도 이력서에 같은 문구 넣기 싫다고 끝까지 안 가고 있기도.. 이젠 맘이 바뀌더라도 늦었지만요. 하하. 어느덧 노모스라는 브랜드야말로 내가 차기에 딱 맞는 오히려 과분한 브랜드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90년대 시작한 짧은 역사에도,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핸드와인딩 무브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자신의 입지를 넓혀 나간,, 대중보다도 장인들이 먼저 눈여겨 보았던, 자체 무브와 기술적 도약으로 실력으로 인정받았던 30년이 안된 역사가 마음을 강하게 잡아 당겼습니다.

또 어딘가에서 들은 시계를 만나는 것은 결혼하는 것과 같다고 한 말 때문인지.. 5년의 구애가 이제 결실한 느낌이 듭니다. 참으로 시계를 기다리면서 신부를 맞이하는 것 같은 떨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많이 아껴주며, 함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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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결혼생각이 아니었다고 항변하며 떠나보내야할 위켄더와 함께..ㅠ]



마지막으로 착샷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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