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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제이 442  공감:6 2025.04.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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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 앤 원더스 출장이라는 좋은 기회 덕분에 행사 전후로 열심히 사심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워치스 앤 원더스가 열리는 기간에는 잔치집에 숟가락 얻는 감성으로 여러 행사가 같이 열립니다. 워치스 앤 원더스 행사장에서 도보 1분거리에서 열리는 타임 투 워치스, 그 둘의 중간쯤에 자리한 브랜드들이 모이는 호텔 Beau-Rivage 행사, 그리고 AHCI 멤버들이 주관하는 마스터즈 오브 오롤로지까지요. 이중 타임 투 워치스와 마스터즈 오브 오롤로지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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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부터 화려한 WWG에 비해서 굉장히 구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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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브랜드가 최소한의 독립된 공간을 제공받는 WWG와는 다르게, 타임 투 워치스는 부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여러 브랜드가 한 테이블만 놓고 모여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시계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것도 아닌게, 스틸 모델이 25000chf라는 프라그마 같은 경우도 테이블 하나에 자신들 시계를 모두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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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진이나 크래용 같은 경우는 위 사진처럼 독립된 방 안에 혼자 자리하고 있습니다. 크래용은 강의실에서 땡땡이치던 중 온라인에서 애니웨어를 얼핏 봤다가 오 이쁘네 노모스 정도 가격대면 하나 사볼까? 하고 스크롤 내렸다가 로또나 사러갔던 추억이 함께하는 브랜드입니다. 애초에 컬렉션도 생산량도 적은 브랜드답게 시계는 하단의 단 두개만 있고 인기는 많아 아마 유일?하게 대기가 필요한 브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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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애니데이, 우 애니웨어

 

브랜드 이름과 제품명을 보면 캐주얼한 브랜드같은데 케이스 소재부터 화이트골드, 가격은 각각 88,000chf와 134,000chf입니다. 이거저거 다 들어간 에브리웨어는 60만chf라고 하더라고요. 다 합쳐서 연 50개 만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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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디자인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피니싱은 좋았습니다. 가격보면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그래도 크래용같은 브랜드들 덕분에 타임 투 워치스 보는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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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맛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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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찍은 걸 캡쳐해서 화질이 구립니다) 

 

타임 투 워치스의 목적 중 하나였던 라이네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하도 자주 보여서 실물도 과연 그정도였나 궁금했거든요. 

레귤레이터랑 클릭을 바꾸지 않는게 아쉬워서 물어보니 GPHG 1만불 언더 카테고리에서 수상하는 것이 목표라 가격을 올릴만한 걸 추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기요셰 머신으로 작업하는 다이얼, 리테일 기준 만불 아래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공 앵글라쥬를 감안하면 납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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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네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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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훈 카브드 피스)

 

범용 무브먼트랑 범용 케이스로 피니싱과 다이얼에 힘주는게 한국에서는 그나마 유민훈씨가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합니다. 37mm 버전 같은 경우는 같은 이클러 케이스, 같은 무브먼트, 레귤레이터는 무수정인 부분까지 비슷한 부분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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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와 저 아저씨를 제외하곤 아무도 관심조차 주지 않던 라이네 아저씨

 

관심있으신 분들은 제 똥손 사진보단 인스타가서 직접 보시는게 낫습니다.

Torsti Laine(@laine_watches)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타임 투 워치스를 뒤로 하고 몽블랑 다리 근처에서 하는 마스터즈 오브 오롤로지 행사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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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인상깊어서 한 컷

인덱스와 핸즈 모양부터 안맞는게 위트넘칩니다.

 

타임 투 워치스는 마이크로브랜드가 중심이라면, 마스터즈 오브 오롤로지는 독립제작자가 메인이 되는 행사입니다. 행사장 지하로 내려가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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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브릿지 디자인(oㅗo)을 자랑하는 쿠도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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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똥배나온 샤이킨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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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신작 몽트흐 아 탁(gpt피셜)을 자랑하는 아사오카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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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쓰나미도 옆에 유리 안에 있지만 저 앞에 꺼내놓은건 미요타박힌 쿠로노랑 타카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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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 열심히 보여주는 루도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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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 파게스까지

 

난생 처음 제네바 가본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하게 인기가 많을 줄 알았는데 이런 자리가 당일 예약이 텅텅 비었습니다.

WWG25 행사장을 제외하면 사람이 많아서 못보겠다 싶은 곳은 전혀 없더라고요. 시계판이 가뭄인건지 원래 이런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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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착용하고 있는 RP2를 풀러서 보여줍니다. 참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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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제 차볼지 모르니 착샷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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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얼 홀에서 손가락이랑 루뻬 보이는 모습에서 쌌습니다. 당치도 않지만 가격을 물어보니 89,000chf

 

당돌하게 웨이팅까지 물어보니 풀이라고 하네요.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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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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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1)

 

사실 디텐트 이스케이프먼트를 달고 나온 RP1에 비해 RP2는 평범한 구성에 가격까지 올라가서 (개비싸서) 별 관심이 없었는데 역시 실물보면 저처럼 입으로만 시계질하는 사람들은 조용해지기 좋습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보 리바지에 가려고 하니 행사장이 그냥 호텔이 됐습니다. 어디라도 가보려고 하니 일요일의 제네바는 나는 전설이다 영화마냥 사람도 없고 문을 연 가게도 보기 힘듭니다. 귀국 전 하루를 통째로 날리려는 찰나 비상한 대갈통에서 아이디어가 하나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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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3분거리에 제뎁 렉세피의 공방이 있었단걸요.

일요일이지만 일단 가봅니다.

 

가서 벨을 누르니 인스타로만 보던 익숙한 얼굴이 일요일 아침인데 이새끼는 뭐지 하는 똥씹은 표정으로 반겨줍니다. 그리곤 한시간 뒤에 오라고 하네요. (당시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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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탐났던 입구의 카페트)

 

맥도날드에서 기다리다 1시간 뒤에 가보니 드디어 반겨줍니다. 카페트 구경하고 있으니 공방 소개를 해주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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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나 빨리 보여주지 뭔 소개야 하는데 벽면에 본인이 뭘 어떻게 고민했는지 스케치들을 보여주며 설명해줍니다. 고생한 흔적이 보이니까 원래도 좋아했지만 더더욱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고생한 결과물로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역시 고생한 티 내는 것도 중요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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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제품은 없고 스틸로 만든 프로토타입을 보여줍니다.(실 제품은 플래티넘) 파게스는 쥬얼 홀에서 반사되는거보고 감동했었는데 제뎁은 핸즈 끝단, 중심, 베젤, 미들케이스 어딜 봐도 눈이 마주칩니다. 첫번째 작품이라고 다이얼 1을 양각으로 해놓은 귀여운 포인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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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디자인이 굉장히 볼드해서 두께가 좀 있을 줄 알았는데 8.5mm밖에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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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은 어쩔수) 

 

무브먼트도 글라스가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극단적으로 뒤로 빼놨습니다. 상대적으로 두꺼운 무브먼트 덕분에 밸런스휠 쪽 공간감이 극대화되는건 덤이구요. 거대한 밸런스 휠과 옐로 골드 도금까지 제 취향에 맞는 요소들만 모아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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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쁘다

 

(영상 첨부가 꼬여서 부득이하게 인스타로 올렸습니다)

 

몬데인처럼 정각에 2초 멈추는 귀여운 컴플리케이션까지

 

침흘리며 찍던 중 갑자기 반사판으로 도와주면서 제네바에서 본것중에 뭐가 제일 인상깊었냐고 물어봅니다. 거기에 파게스라고 답하자

"파게스는 89,000chf, 내껀 83,000chf야. 파게스는 스틸이지만 내껀 PT야. 내껀 컴플리케이션이지"

'그럼 웨이팅 해줄거야?'

"아니."

'??'

 

왜 자랑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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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진도 찍어주는 스윗스남

 

덕분에 행복했다

행복하겠지만 행복해라

 

그런데 며칠전 호딩키에서 인터뷰할때는 89,000chf라네요. 2주 사이에 7% 인상이라니 7%만큼 더 행복하겠군요. (당시 4월 6일)

 

 

 

한국으로, 그리고 현실로 돌아오니 누군가가 하신 명언이 떠오릅니다.

 

시계는 죄가 없다 주머니가 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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