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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1129  공감:23  비공감:-9 2021.02.17 11:28


시계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
이 흥미로운 주제는
관점에 따라, 그리고 연속성에 따라
답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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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팡의 역사는 1663년 농부 가정에서 태어난
예한-자크 블랑팡(Jehan-Jacques Blancpain)으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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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timeandwatches >


그는 말과 소를 사육하면서 
학교 교사, 워치메이커인 동시에
나중엔 빌레레의 시장으로 역임하면서
지역 사회에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예전엔 이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랑에, 모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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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5년에 공식적으로 시계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농가의 위층을 개조하여 시계 관련 일을 하였습니다.
빌레레 시의 공식 재산 등록부에
위 사진처럼 "Horloger"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회중시계용 부품을 만들기 시작해서
세기 후반에는 완전한 시계를 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시 빌레레에서는
상표 없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관습이었고
"Blancpain et fils"라고 내부에 적힌
루이 16세 회중시계를 제외하고는
19세기 이전 작업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하네요.




다비드-루이 블랑팡을 거쳐
블랑팡의 새로운 리더가 된
프레드릭-루이 블랑팡은
1815년부터 빌레레 워크숍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생산력을 높이고 품질을 최적화하는 
기계를 사용하여 워크숍을 변화시켰습니다.
특히 레핀(Lepine) 스타일 시계를 위해
울트라 플랫 무브먼트를 개발하고
크라운 휠 메커니즘을 실린더 이스케프먼트로
교체함으로써 혁신을 주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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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린더 이스케이프먼트가 사용된 포켓워치 >



1830년에는 회사명을
"Fabrique d'horlogerie Emile Blancpain"으로
새롭게 명명하고 빌레레 최대 시계 매뉴팩처로 성장합니다.
그의 아들 프레드릭-에밀 블랑팡은
건강이 좋지 못했던 아버지를 도와
놀라운 성공을 거뒀으며 현대적인 조립 라인 개발과 함께
여성용 모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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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0-60년대 빌레레 전경과 블랑팡 워크숍 >











이후 줄스-에밀 블랑팡과 
그의 아들 프레드릭-에밀(할아버지와 이름 같음)은
1932년까지 블랑팡을 지키며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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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셀프 와인딩 손목시계를 개발한
영국의 존 하우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1926년 시계를 생산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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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계 제조 업체인 Leon Hatot와 협업하여
세계 최초의 여성용 자동 시계가 된
롤스(Rolls)를 1931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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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드릭-에밀 블랑팡 >


하지만 1932년 프레드릭-에밀 블랑팡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그의 외동딸은 워치메이킹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았으므로
가까운 직원 두 명인
베티 피슈테르(Betty Fiechter)와
안드레 레알(André Léal)에게 넘어가게 되고
회사 이름을 "Rayville SA"로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블랑팡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었고
그들의 전통을 홍보하기 위해 
회사 이름도 병행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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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티 피슈테르 >


가족 기업 7세대 이후에 블랑팡을 맡은 베티는
워치메이킹 기업에서 최초의 
여성 CEO가 되었는데,
문제는 이때가 대공황의 영향으로 시계 업계가 힘들었고
그녀는 그루엔, 엘진, 해밀턴 등의 
무브먼트 공급으로 어려움을 이겨나가고자 했습니다.

또한
2차 세계 대전 직전에 공동 오너였던
안드레 레알이 실종되어 어려움을 겪던 그녀는
조카인 장-자크 피슈테르를 합류시키게 됩니다.
장-자크는 1953년 시계 최초 다이빙 시계인
피프티 패덤즈의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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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투 잠수부들과 협력하던 장-자크는
유명한 탐험가였던
자크 쿠스토(Jacques Cousteau)와 그의 팀이
피프티 패덤즈를 사용하는 것을
홍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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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뿐 아니라 피프티 패덤즈엔
다양한 신 기술들이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중으로 씰된 크라운 시스템, 
케이스백 씰링 시스템, 
그리고 단방향 회전 베젤 시스템 등으로
특허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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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빌-블랑팡은 지속적인 성장과
더 많은 리소스가 필요함을 느끼던 차에
1961년 당시 가장 큰 스위스 시계 그룹인
SSIH(Société Suisse pour l' Industrie Horlogère)에
합병되어 오메가, 티소, 르마니아 등과 함께 하게 됩니다.
그 결과 1971년 생산량이 22만 개 이상이 되었다고 하네요.
(지금 시점에서도 상당히 많은 개수입니다!)


1970년대에는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예측하시듯이 쿼츠 위기가 스위스 시계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스위스 프랑에 대한 달러화 하락은
대서양 횡단 수출을 감소시켰으며,
오일 파동으로 인해 전 세계적 불황이 닥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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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클로드 비버 >


그 결과 1983년 SSIH는 프레드릭 피게 SA의 이사였던
자크 피게와 장-클로드 비버에게
 레이빌-블랑팡을 매각하게 되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클로드 비버를
부회장으로 고용하게 됩니다.


프레드릭 피게의 아들이자 회사의 이사였던
자크 피게의 지시에 따라 블랑팡은 
별도의 회사로 설립되었습니다. 
주식 자본은 자크 피게가 소유한 주식의 48 %, 
 장-클로드 비버가 소유한 48 % , 
그리고 이사회 장관인 미하엘 파브르가 
소유한 나머지 4 % 로 나누어졌습니다.

빌레레에 있던 매뉴팩처의 기반은
이제 밸리 드 쥬의 르 브라서스로 옮기고
그곳에서 클래식한 기계식 시계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르 브라서스는 오데마피게가 근처에 있고
JLC, 브레게의 매뉴팩처 등이 있는 동네입니다 ㅎㅎ)


참고로 1992년 자크 피게는
프레드릭 피게와 블랑팡을
이후 스와치 그룹이 된
SMH(SSIH와 같음)에 다시 판매를 합니다.  
이때 레이빌-블랑팡은
 "Blancpain SA"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함께 들어왔던 장-클로드 비버는 2002년까지 
블랑팡의 CEO로 남아
다양한 기획과 마케팅으로 블랑팡을
다시 세우는데 큰 공헌을 합니다.
과거에 쿼츠 시계를 만든 적이 없던 역사를 알고

"Blancpain has never made 
a quartz watch and never will."

라는 회사 슬로건을 걸기도 하였습니다.
(약간 자의반 타의반인 것 같은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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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크 피슈테르와 마크 하이엑 CEO >


2002년에는 스와치 그룹의 창립자
니콜라스 하이엑의 손자,
마크 하이엑(Marc Hayek)이 블랑팡의 CEO로
임명되어 지금까지 브랜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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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는 스와치 그룹이 소유한 
프레드릭 SA가 블랑팡 SA로 합병이 됩니다.
이 둘의 역사를 보면 
합병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 수 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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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복잡해 보이는 
블랑팡의 브랜드 히스토리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한 번 정리를 하니
확실히 큰 줄기가 보이는 것 같네요 ㅎㅎ


블랑팡의 대표적인 모델
빌레레 퀀텀 컴플릿(트리플 캘린더) 
모델 리뷰를 곧 올려보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 참고 >
블랑팡 공식 홈페이지,
타임앤워치스, 호딩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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