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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3781  공감:35  비공감:-1 2018.01.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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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SIHH에 Vacheron Constantin은 새로운 라인업인 FiftySix를 발표합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라인이었고 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 가격대입니다.


Vacheron-Constantin-FixtySix-3.jpg

Vacheron_FiftySix_Day-Date_SS_soldier_1000.jpg


스틸 소재이긴 하지만 준 컴플리케이션급인 풀 캘린더 모델이 국내 리테일가로 2530만원, 역시 데이-데이트에 파워리접이 들어간 모델이 2260만원에 책정된 것입니다.


Vacheron_Constantin_Overseas_bluedials_1000.jpg

Vacheron-Constantin-Qua-de-lIle-Blue-kapak.jpg


그동안 VC의 엔트리 레벨인 오버시즈 데이트의 2720만원, 케드릴 데이트의 2050만원에 비하면 정말 파격적입니다.


Vacheron-Constantin-FixtySix-36.jpg


더 충격적인건 FiftySix 라인의 엔트리인 셀프와인딩 모델인데...무려 국내 리테일가가 1520만원입니다.


그간 VC의 가격정책을 뛰어넘는 파격을 선보인 이 모델의 리테일가는 일각에서 브랜드 가치의 하락을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untitled02.png


이런 파격은 아마도 오랫동안 VC을 이끌어 왔던 Juan-Carlos Torres 가 퇴진하고 Louis Ferla 가 새 CEO로 등극하면서 부는 새로운 바람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파격적인 VC FiftySix 셀프와인딩 모델을 살펴보면 볼수록...


뭔가 냄새가 납니다...


untitled05.png


이 모델은 뜬금없는 새로운 Cal. 1326을 사용합니다. 


VC는 2016년 오버시즈 라인업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인하우스 무브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기존의


1120-b4.png

Cal.1120은 울트라 씬 자동 무브먼트로 고급 라인에 투입되며


2460-scc-fc.png

Cal.2460은 3.6mm의 비교적 준수한 두께를 이용해 주로 모듈을 올리는 컴플리케이션 모델에 투입됩니다.


여기에 2016년


backimage_scale_677_677_1505979425262.png

Cal.5100/5300을 발표함으로서 스포츠 라인에 사용하는 범용 무브를 확보한 것이지요.


untitled04.png


FiftySix 라인도 이러한 용도에 따라 컴플리케이션인 풀 캘린더와 데이-데이트 모델에는 2460이 사용되고 있지만...


뜻밖에 셀프와인딩 모델에는 5100을 사용하지 않고 Cal.1326이라느 새로운 칼리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untitled06.png

(제네바 씰의 상징인 제네바 스터드가 보이지 않습니다...ㅠㅜ)


제네바 씰이 삭제되어 코스메틱을 줄인 이 무브가 셀프와인딩 모델의 1520만원이라는 가격경쟁력?의 원천임은 분명한데...


이 무브는 2460이나 5100에서 코스메틱만 줄인 무브가 아니라 VC에서는 처음보는 무브먼트입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가의 초기비용이 필요한 새로운 무브를 만들었을 리는 없고...


1326-63.png

VC의 갑툭튀한 Cal.1326은 바로


copy-of-1904-ps-mc-9f.jpg

피아제의 1110P 이며...


1904-ps-mc-da.jpg

까르띠에의 1904MC 입니다...


Piaget-Polo-S-steel-2.jpg

piaget-polo-s-caliber-movements-in-house.jpg


재작년에 Piaget가 Polo S를 런칭할 때 부터 뭔가 느낌이 왔는데...


올해 VC 의 FiftySix 셀프와인딩을 보니 이제 리슈몽의 정책 변화가 점점 짐작이 갑니다.


흠흠...이 이야기를 하자면 또 옛날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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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리슈몽의 어둠의 조직 Val Fleurier(발플러리에)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1990년대 지금의 리슈몽의 전신인 방돔 럭셔리 그룹은 이미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 파네라이, 보메&메르시에, 몽블랑 등을 소유한 거대 시계 그룹이었습니다.


당시 이 방돔 럭셔리 그룹의 고민은 앞으로 발전시킬 고급 시계 분야에 필요한 기술력의 부족이었습니다.


당시 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바쉐론과 피아제는 쿼츠 파동으로 너덜너덜 해져 있었고 그룹 매출의 90%를 의존하고 있었던 까르띠에는 전적으로 쿼츠 기반이었던 것입니다.


방돔 럭셔리 그룹의 모기업이었던 리슈몽은 이런 어려움을 LMH를 사들임으로서 일거에 해결합니다.


LMH에는 귄터 블륌라인(Gunter Blumlein)이 메뉴펙처로 되살려 놓은 JLC, IWC, 랑에가 속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동 럭셔리 그룹은 LMH가 합쳐져 리슈몽의 이름으로 새로 태어났고 바쉐론, 랑에, JLC, IWC, 피아제 등 기존의 메뉴펙처에 대한 브랜드별 투자가 대규모로 행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때 바로 Val Fleurier도 태어났죠.


랑에, JLC, IWC의 기술력을 다른 브랜드에 전파하려는 목적으로 말이죠.


언제나 공식적으로는 잘 등장하지 않는 Val Fleurier에 의해 우리가 잘 아는 브랜드들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 집니다.   


까르띠에의 메뉴펙처화가 그렇고,


6498-2 외에는 무브먼트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파네라이가 그렇게 많은 자사 무브를 가지게 된 것도 뒤에서 암약?하는 Val Fleurier의 힘이었죠.


Dual_Time_Group.jpg


가끔가다 메뉴펙처인 IWC에도 새로운 무브먼트를 툭 던져주는 걸 보면...VC나 랑에, JLC, IWC, Piaget 등 리슈몽의 상위 메뉴펙처 그룹에도 상당히 관여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Val Fleurier는 각 브랜드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무브먼트를 설계, 시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각 브랜드가 자신들의 새로운 무브먼트에 익숙해지고, 궁극적으로는 각 브랜드에서 독자적으로 조립하고 컴플리케이션을 적용할 때까지 가이드를 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마치 스와치 그룹에서의 프레더릭 피게(현 메뉴펙처 블랑팡)와 같은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죠.


하지만 이제 피아제 폴로 S의 1110P나 VC의 FiftySix 셀프와인딩의 Cal.1326처럼 그룹 브랜드의 엔트리 라인에 대량으로 소비될 무브먼트를 공급하는 ETA 역할까지 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래 VC나 피아제 등 상위 브랜드에는 JLC의 899 같은 하이앤드 범용 무브들이 공급되어야 할 것이나,


그룹의 메가 메뉴팩처인 까르띠에에서 대량으로 생산, 소비하는 1904MC를 사용함으로서 무브먼트의 가격을 더욱 낮춰 가격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죠.


피아제에서의 폴로 S나 VC의 FiftySix 라인의 위상이나 가격을 생각해 보면 더욱 확실한 것 같습니다.  


image_1075647413.jpg


이번 SIHH에 보메 & 메르시에 용으로 1904MC를 돌리지 않고 자사 무브먼트를 하나 만들어준 것으로 보면 까르띠에 아랫급에는 1904MC를 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할 만 한 것은 IWC인데...마크나 포르토피노 엔트리 라인의 ETA2892-2나 셀리타 교체용으로 많이 유력해 보입니다.

(물론 SIHH 2018에 다빈치 스몰 세컨드 모델로 등장한 자사무브 82200이 사용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요...)





시계 브랜드들은 점점 외연을 확장하고, 매 해 신제품은 쏟아져 나오는데...소비자의 입장에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 가리기가, 합리적인 소비가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사견을 말씀 드리자면...


까르띠에를 구입함에 있어 1904MC라면 구입하는 데 망설임은 없을 것이고,


피아제 폴로 S 까지도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에 집중되어 있는 피아제의 특성 상 스포츠 시계에 사용되는 1110P(1904MC)라면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VC를 구입하는데 무브먼트가 Cal.1326(1904MC)라면...글쎄요. 적어도 저는...흠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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