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추 리뷰) ref.5441 맛보기 Portugieser 40 Portugieser
안녕하세요! 연달아 또 하나의 기추글입니다 ㅎㅎ
Watches and Wonders Geneva 2021을 관심있게 지켜보던 중 튜더에서 흰판 팬더 크로노를 보고는
이거다! 싶어서 매장에 매일같이 보름 넘게 전화하고 종종 방문하며 재고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지방이라 그런지 코빼기도 볼 수가 없었고, 조금 엄청 많이 섭섭하던 차에 새로 나온 파일럿라인 구경이나 할 겸 IWC 부띡에 갔다가
생뚱맞은 친구를 들고 손 무겁게 나와버렸습니다.
다음 기추 대상으로 다이버나 레이싱계열을 염두에 두던 차였는데,
얼마 전부터 포르투기저 빈티지 ref. 5441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찾아보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아래는 구글에서 가져온 ref. 5441입니다.
필기체 로고와 리프핸즈 등이 드레스워치로 치우칠 수 있는 구성이지만
아라빅 인덱스의 폰트가 그 이미지를 가볍지 않되 부드럽게 정제해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고는 여전히 끌리지 않아 빈티지도 입맛만 다시던 차에 ref. 5441의 후계자 격인 모델,
작년 출시된 포르투기저 40 (ref.3583)을 다시 한 번 손목에 올려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마침 신형 파일럿을 보러 갔다가 기회가 닿았죠.
(버클 필름은 떼고 찍을 걸 아쉽네요)
이 모델에 대한 제 첫 생각은 '타임온리 엔트리 모델에 950만원이라니 비싸다.'였습니다.
그런데, 분명 작년 출시되었을 때 손목에 얹어봤던 모델임에도 시간이 흘러 배경지식의 차이가 관심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인지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안 사고 싶던 것이 사고 싶더라구요 ㅎㅎ
눈에 띄는 장점은 크게 다이얼 판, 무브먼트였습니다.
은도금 처리된 다이얼을 다양한 가격대에서 많이 보았지만, 이 다이얼은
빛의 종류와 각도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면서 때론 은판처럼 때론 에나멜처럼 보이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 고가인 크로노, 부엉이, PPC에서 볼 수 없던 다이얼의 넓은 '여백'이 오히려 장점을 부각시켜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인덱스와 핸즈는 다른 포르투기저의 그것과 같으니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 했지만, 신선하지 않을 뿐 조화로움에는 이견이 없었죠.
이 가격대에서 볼 수 있는 화이트~실버 톤 다이얼과 비교했을 때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러, 리테일가를 납득했습니다.
(분홍 바탕에 놓고 찍어도 색감이 잘 받는 것 같습니다)
(블루를 포기한 흑백도 전 마음에 들더라구요)
(슬프지만 셔츠 소매에는 안 들어갑니다)
다음은 무브먼트입니다. 심심할 때면 시계 풀어서 뒷백에 셔터를 누르는 게 취미인 저로서는 무브 생김새가 꽤 중요했는데요,
가급적이면 플레이트가 무브먼트를 적게 덮고 있으면서 로터도 무브먼트를 가급적 적게 가리는, (아니면 로터가 브레게처럼 엄청 이쁘거나)
소위 제네바 스트라이프를 적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1천만원 언더의 가격대에서 수동 크로노인 문워치를 제외한다면 저의 바람은 이루어지기 힘든 것이었는데요,
가급적 알아보는 사람이 적고 사용자 수도 적은 걸 원하는 저의 마이너한 취향에 문워치는 상극이었기에, 인연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달랐습니다.
ref. 5441과 같은 빈티지에서 볼 수 있는 감성 중 하나인 프리스프렁 밸런스휠을 맛볼 수도 있고,
로터 마감으로 소위 무브먼트의 급을 나누는 느낌을 주는 IWC에서, 이 가격대 로터에 골드 메달리옹과 함께 모든 단면 앵글라주처리를 했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69000번대 무브는 로터 양쪽으로 뻗어나가는 단면에는 앵글라주 처리를 하지 않고, 골드 메달리옹도 없으며, 로터의 활자도 각인이 아닌 점이 아쉬웠습니다)
펠라톤 와인딩은 비록 두께를 잃을지언정 기능적 이점과 함께 무브먼트에 1개의 층을 더 만들어줌으로써 개성있는 구조를 얻을 수 있었고,
검은 부품을 사용하여 단조로울 수 있는 무브먼트에 색상도 더 입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다수의 타임온리 무브먼트가 로터와 이어지는 중앙부를 넓은 플레이트로 덮어버리는 것과 달리
여백을 줄이고 드러냄으로써 제네바 스트라이프보다 더 많은 앵글라주를 보여준다는 점이 저에게 가점이었습니다.
물론 하이엔드 브랜드의 무브먼트와 비교하면 두께나 세밀함에서 간극이 보이지만, 이 자체로서 기능적으로나 미적으로나 아쉬울 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거추장스럽게 하지만 대충 사진찍을 때 기분이 좋다는 내용입니다. ㅎㅎ
(중앙 초점)
(로터 위치 반대)
(좀 더 가까이)
(직접조명)
적다 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졌네요.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 계신다면 결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IWC동이 조금 더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댓글 37
-
클램트
2021.05.06 07:19
-
Erinies
2021.05.06 09:10
용량제한만 아니면 더 선명하게 올렸을텐데 ㅠㅠ 감사합니다!
-
mdoc
2021.05.06 08:53
IWC 포르투기저 디자인은 영원한 클래식이죠~포르투기저 40의 무브먼트인 Cal.82200의 밸런스휠 스크류는 더미(장식)가 아니라 진짜 펑션하는 스크류 입니다...^^
-
Erinies
2021.05.06 09:08
오 정말요? 기부니가 좋아지네요 ㅎㅎ 본문 괄호는 날려버려야겠습니다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
Erinies
2021.05.07 01:24
아 게시글을 돌아보니 석모도주님이셨네요! 블로그에 시계 포스팅하시는 걸 흥미있게 보던 것이 지금 구매까지 이어진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도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현승시계
2021.05.06 10:00
정성스런 리뷰 잘 보았습니다. 다이얼 색감이 아주 멋지네요. 기추하신거 축하드립니다^^=
-
Erinies
2021.05.06 10:35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오즈이별
2021.05.06 10:22
득템 축하드립니다...
정말 정말 예쁩니다.ㅎ
-
Erinies
2021.05.06 10:35
거울 보시면 더 예쁠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
ClaudioKim
2021.05.06 11:11
득템 축하드립니다~ ㅎ
이쁜아이죠~ 이 모델은 이전 모델에서 살짝 사이즈를 수정하고 데이트창을 빼버린게~신의 두수가 아닐까 합니다~
IWC만큼 아라비아 인덱스를 이쁘게 잘 표현해내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ㅎ
-
Erinies
2021.05.06 11:31
데이트창이 없는 시계가 처음인데, 최소한의 정보만을 전달하는 시계가 주는 심리적 편안함(?)이 훌륭한 것 같습니다 ㅎㅎ
이래서 논데 논데 하시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
션군
2021.05.06 11:36
연달아 올라온 리뷰군요..
포르투기저 라인도 iwc를 대표하는 라인 중 하나죠..
깔끔하고 단아한 3583이네요..
시스루백도 예쁩니다..
멋진 시계 들이신 것 축하드립니다..
-
Erinies
2021.05.06 11:40
연달아 달아주신 댓글 감사드립니다 ㅎㅎ
저도 시계에 어울리는 깔끔하고 단아한 사람이 되어보려 합니다^^
자리 말고 시계가 사람을 만든다... 는 마음가짐!
-
부삼재
2021.05.06 14:01
지원샷 입니다.
-
Erinies
2021.05.06 15:06
좋네요! 동일한 모델을 소유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ㅎㅎ
-
BGJPxA
2021.05.06 16:22
금시계에 관심이 생겨서 하이엔드의 기본 드레스워치를 보다가, iwc를 보 포르투기저도 골드 모델이 있어서, 구매하신 스틸모델과 골드모델을 관심있게 공부했었습니다.
히스토리도 좋고, 다이얼, 무브먼트 모두 꽤나 괜찮은 구성의 좋은 시계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저도 사고싶습니다.
사진은 매장에서 시착해본 골드모델입니다!
-
Erinies
2021.05.06 18:01
구매시 골드핸즈도 고민하다 제 피부톤과 착장이 어울리지 않아 내려놓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되더라구요.
좋은 시계 구하시길 바랍니다!
-
나츠키
2021.05.06 22:08
정말 아름다운 거대한 시계인 것 같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Erinies님은 글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아요...뭔가 시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ㅎ
실은 얼마전에 mdoc님께서 주빌리 사진 올려 주셔서 실물 한번 보고싶다고 졸랐던 적이 ㅎ
-
Erinies
2021.05.07 00:42
아유 ㅋㅋ 과찬이십니다. 제가 말이 좀 길어서..
나츠키님도 아름다운 시계 앞으로 많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간아달아
2021.05.07 09:59
득템 축하드립니다 뒷태가 정말 이쁘네요
-
Erinies
2021.05.07 10:25
감사합니다 ㅎㅎ 뒤집어 차고다니기라도 해야 하나 싶네요 ㅎㅎ
-
믓시엘
2021.05.07 15:19
전에도 말씀 드렸던거 같은데 손목에 잘맞으세요 ㅎㅎㅎ
-
Erinies
2021.05.08 18:31
부방장님 여기 계셨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율2
2021.05.08 08:19
저도 첫시계 구매가 블루핸드였는데요^^ 멋지네요
-
Erinies
2021.05.08 18:32
첫 시계를 저도 블루핸즈로 했더니만 그걸 잊지 못하고 또 퍼래지고 말았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광주시계초보
2021.05.08 22:50
5441의 오마쥬이자 페라톤 와인징 무브까지... 어찌보면 3716라인 이상으로 IWC의 정수가 녹아있습니다.
하아... 3714보냈지만 다시 IWC뽐뿌가 오네요
-
Erinies
2021.05.08 23:35
돌아오실 기회와 시간은 언제든 남아있습니다. 보내줘야 할 때는 보내주되 다시 만나야 할 때는 만날 수 있겠죠 ㅎㅎ
-
ksa
2021.05.09 12:30
멋진 시계 득템 축하+추천 드립니다! 저도 관심갖고 있는 모델이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달필이십니다~
-
Erinies
2021.05.10 12:59
과찬이십니다 ㅎㅎ 관심이 소유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루비아빠
2021.05.09 13:38
* 저도 얼마전 기추하려고 여러군데 둘러보다가
인기모델인 부엉이 올려보고 다소 사이즈가 큰게 제겐 단점으로 느껴져서 기추하신 모델로 관심이 옮겨가더군요
알고보니 초기 영국해군 남품모델의 아이코닉이 가장 잘 유지되어온 모델이기도 하더라구요
전 비용은 좀 더 들더라도 골드모델을 추후 기추해보고 싶더군요
좋은 시계 영입하신거 축하드립니다~ ^^
-
Erinies
2021.05.10 13:01
저도 부엉이를 오래 전에 접했는데 그 사이즈는 손목이 있어도 크게 다가오더라구요 ㅎㅎ 엄청난 리저브가 그 대가이긴 하지만 저로서는 이걸로 만족합니다!
골드 기추하시면 리뷰 부탁드립니다^^
-
강셩
2021.05.13 08:35
오 이건 너무 깔끔하고 이쁜데요^^
-
Erinies
2021.05.13 11:04
감사합니다 ㅎㅎ 딱 그 맛에 샀지요!
-
브라운레드
2021.05.31 16:43
iwc의 매력이 제대로 묻어나는 시계입니다. 축하드립니다 ㅎㅎ
-
Erinies
2021.06.01 10:41
감사합니다 ㅎㅎ 브라운레드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
KIMI-7
2021.06.04 10:30
5441과 3531이 떠오르는 정말 정말 정말 이쁜 포르투기저입니다. 무적권 추천드립니다.
-
Erinies
2021.06.04 16:32
유튜브 스타께서 직접 댓글까지 달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ㅎㅎ 아껴주며 평생 간직할 예정입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공감 수 |
---|---|---|---|---|---|
공지 | PROBUS SCAFUSIA [138] | cr4213r | 2008.12.09 | 17592 | 26 |
공지 | IWC FORUM BASICS [150] | cr4213r | 2008.05.31 | 27740 | 14 |
Hot | IWC 인제니어 크로노 구매겸 서비스 후기 (IWC3725-01) [10] | johanlee | 2024.03.26 | 1010 | 4 |
Hot | 펠라톤 와인딩 오너들에게 드리는 제안 [16] | mdoc | 2024.02.28 | 1774 | 11 |
Hot | 뉴 인제뉴어 삼인방! [25] | darth vader | 2024.02.13 | 2408 | 3 |
Hot | 롤렉스에 꿀리지 않는 마크 파일럿 [12] | Elminster | 2024.01.13 | 3032 | 3 |
774 | [Portugieser] 얼짱 부엉이와 [6] | 고시생 | 2022.09.13 | 617 | 6 |
773 | [Portugieser] 3716 골핸 줄질 겸 질문 [3] | IWC꼬꼬마 | 2022.09.08 | 486 | 0 |
772 | [Portugieser] 부엉이(5007) 가을맞이 줄질했습니다 [9] | 도현승현아빠 | 2022.09.01 | 781 | 5 |
771 | [Portugieser] 3714 골핸 러버스트랩 [5] | 뚜르비용20101103 | 2022.08.24 | 761 | 3 |
770 | [Portugieser] 3716 골핸 줄질 질문있습니다 [2] | IWC꼬꼬마 | 2022.08.22 | 401 | 1 |
769 | [Portugieser] 말복에 뽈뚜기 크로노와 나들이~ [6] | ILMer | 2022.08.16 | 542 | 3 |
768 | [Portugieser] PPC 생존신고. [12] | 현진사랑 | 2022.07.29 | 722 | 6 |
767 | [Portugieser] IWC 뒷북 릴레이 이어갑니다 ㅎㅎㅎㅎㅎ [4] | 알라롱 | 2022.07.11 | 702 | 4 |
766 | [Portugieser] 폴딩버클 문의드립니다 | Mutro | 2022.07.08 | 397 | 0 |
765 | [Portugieser] 3716 청판 150주년 [6] | 오리야 | 2022.07.04 | 872 | 5 |
764 | [Portugieser] [포르투기저 크로노3716 ]예물로 IWC를 받았네요.. [30] | 조재원 | 2022.07.01 | 2206 | 8 |
763 | [Portugieser] 포르투기저 40 브레이슬릿 추가했습니다 [24] | 델피 | 2022.06.11 | 1198 | 7 |
762 | [Portugieser] 여름을 앞둔 5441 [14] | mdoc | 2022.05.27 | 546 | 4 |
761 | [Portugieser] 통영의 푸른바다와 크로노 청판 [6] | ILMer | 2022.05.25 | 479 | 7 |
760 | [Portugieser] 포르투기저 크로노 브슬 추가~~ [19] | ILMer | 2022.05.18 | 790 | 5 |
759 | [Portugieser] IWC 3714 [7] | ClaudioKim | 2022.05.18 | 578 | 4 |
758 | [Portugieser] 이제 낮에는 더워서 수트입으면 힘드네요 ㅠ [17] | 로브루찌 | 2022.05.14 | 486 | 3 |
757 | [Portugieser] iwc 재입당 3714 [5] | 데미소다토마토 | 2022.05.11 | 564 | 3 |
756 | [Portugieser] 혹시 빅파일럿43과 포르투기저 둘다 가지고 계신분 있으신가요?? [3] | 더블샷85 | 2022.05.09 | 566 | 0 |
755 | [Portugieser] 간단히 저녁을 함께하며 ... [4] | 로브루찌 | 2022.04.29 | 352 | 5 |
캬~~~~이건 매장에서 올려봤으면 바로 구매각인데요 ㅎㅎ 앞뒤가 다 예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