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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339  공감:12 2024.02.28 23:26

 

IWC 포루투기즈 부엉이 5000-001,

 

 

그리고 그 무브먼트 Cal. 5000 입니다.

 

2000년에 발표된 Cal. 5000은 그 후 15년 동안 소소한, 또는 큰 변경이 있었는데 이놈은 커트 클라우스 옹이 처음 만들었던 원형 그대로 입니다. 

 

당시 설계 부서에서 '회중시계만 한 자동 무브먼트를 만들어 보는게 어떻겠냐?' 라는 아이디어에 귄터 블륌라인의 '회중시계 받고 롱파워리접 추가!' 라는 주문이 더해져서...

 

 

커트 클라우스 옹...아니 당시는 아저씨가 5년동안 혼자 굴러서 탄생시킨 무브먼트 입니다. 

 

 

진짜 회중시계 무브먼트인 9828과 비교해 보면...음...이아조씨 진짜 크기만 회중시계만 하게 만들었지 예쁘게 만들 생각같은거는 안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하지만, 9828과 비교하면 이쁜 브릿지 분할도, 커다란 밸런스 휠도 없는 Cal. 5000 이지만...그래도 감상 포인트가 있는데 바로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 입니다. 

 

 

음...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을 얘기할려면 아무래도 제작자인 알버트 펠라톤을 얘기 안할 수 없겠는데...

 

잠깐 언급 드리자면 이분은 원래 바쉐론 콘스탄틴의 무브먼트 수석 디자이너였습니다. 

 

스위스 시계업계가 원래 좁아터진 스위스, 거기서도 더 좁은 골짜기,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있어서...뭐 이집 사정 저기가 알고 저집 사정 여기가 다 아는 얽히고 설킨 좁은 바닥입니다.

 

그래서 한두다리 건너면 소속 브랜드는 달라도 업계 사람들은 다 연관관계가 있죠.

 

1937년, 당시 지갑 빵빵하던  LeCoultre가 Jaeger의 시계사업부를 흡수해서 Jaeger-LeCoultre로 거듭나면서 SAPIC 이라는 지주회사를 만들었는데,

 

이때 이 SAPIC 밑으로 바쉐론 콘스탄틴이 들어가면서(일방적인 인수합병은 아니었습니다. VC의 이사들이 SAPIC의 이사직으로도 가고, VC와 SAPIC이 서로 주식 교환도 하고 해서 독립적인 한솥밥 먹는 사이가 된거죠) 무브먼트를 전적으로 JLC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결국 VC의 무브먼트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서 짤린 알버트 펠라톤이 IWC에 기술 이사로 입사하게 된거죠...

 

 

암튼 이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은 현재 가장 유명한 두가지 갈고리 방식의 자동 와인딩 기구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세이코의 매직 레버...

 

 

구조는 매직 레버가 더 간결하지만 매직 레버는 두개의 갈고리가 하나는 당기고 하나는 미는 방식인데 비해,

 

 

펠라톤은 두개의 갈고리 모두 당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효율은 펠라톤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펠라톤 와인딩 방식이 저에게 특히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점은...

 

진짜 옛날 시계처럼 자동감기와 수동감기가 디클러칭이 안되어 있다는 겁니다.

 

보통의 현대적인 자동 와인딩 무브먼트의 경우 리버싱 휠reversing wheel에 의해 자동감기와 수동감기가 디클러칭 되어서 수동감기를 해도 자동감기 부품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IWC의 펠라톤 와인딩에는 디클러칭이 결여되어 있어 수동감기를 하면 자동감기 부품이 돌아갑니다. 

 

완전 옛날 방식이죠.

 

이건 마지막으로 리뉴얼 된 Cal.52010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2015년 태엽 개수를 늘리고 기어 트레인을 전반적으로 바꾸는 대개조 속에서도 펠라톤 와인딩의 옛 방식은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거죠.

 

Cal. 5000 계열을 비롯한 Cal.82100 등 펠라톤 와인딩을 탑재한 IWC의 무브먼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수동감기를 하면서 무브먼트를 관찰하면 펠라톤 와인딩 휠이 같이 돌아가는걸 보실 수 있을겁니다. 

 

다행히 수동감기를 할때는 와인딩 휠이 갈고리 반대방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 무거운 5000 시리즈의 자동추까지 같이 돌아가지는 않지만,

 

이런 낡은 방식을 고수하는게 감성적인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건 정말 시계업계가 거의 유일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은 Cal. 5000 에서 그 특징적인 모양 뿐 아니라 소재의 색깔 때문에도 무브먼트에서 가장 눈에띄는 엣지 포인트가 되었는데요,  

 

그 옛날, 그러니까 1950년 알버트 펠라톤에 의해 펠라톤 와인딩이 처음으로 탑재된 Cal.85가 세상에 나왔을때,

 

당시 많은 사람들은 수동 시계를 사용할때의 습관처럼, 혹은 자동 와인딩의 효율을 믿지 못해서 수동 와인딩을 자꾸 해댔더랬죠... 

 

결국 디클러칭 시스템이 없는 펠라톤 와인딩의 특성상, 잦은 수동감기로 와인딩 시스템의 갈고리 부분이 마모되는 고장이 자주 발생, IWC는 1년만에 Cal. 85의 갈고리 소재를 스뎅에서 더 단단한 베릴륨-구리 합금소재로 변경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은 Cal.85부터 특징적인 갈고리 모양에 더해서 눈에띄는 색깔까지 가지되 됨으로서 무브먼트 감상의 엣지 포인트가 된 것이죠.

 

 

요 재미있는 포인트는 그 뒤 더 마모에 대한 내성을 높이기 위해 하얀색 세라믹으로 소재가 바뀌었고,

 

 

그랬더니 부품이 플라스틱 아니냐는 문의가 이어져서 현재는 블랙 세라믹 소재로 바뀌어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흠...결국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이 탑재된 IWC의 무브먼트는 수동 와인딩을 안하는게 좋다는 말인데...

 

전 이게 옛날 느낌이 나고 좋아서 자꾸 수동 와인딩을 하면서 쳐다보게 되네요~ ^^;

 

아, 물론 베릴륨 합금인 제 Cal.5000은 만에 하나라도 주의해야 하겠지만...(뭐 마모되면 어쩌겠습니까? 오버홀 할때 갈면 되죠...ㅎㅎ)

 

세라믹 부품으로 바뀐 버젼의 펠라톤들은 얼마든지 수동감기를 하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자...오늘은 각자 가지신 펠라톤들 뒤집어서 수동감기 할때 뺑글뺑글 도는 펠라톤 와인딩을 감상들 하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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