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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3812  공감:1 2007.04.05 00:06
 
조금은 피곤하였기에 좌석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단숨에 뒤편에 있는 빈 자리를 찾아 앉고
 
눈을 붙이려 하였으나 불규칙하게 느껴지는 운동성이 유난히 심했던 버스 안인지라 바로
 
눈을 붙이진 못하였습니다. 강력한 버스의 디젤엔진이 뿜어내는 힘과 라이닝이 닳은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브레이크가 서로 반목하며 저의 불안함을 부채질하던 중, 앞자리의
 
의자와 의자 사이로 신경쓰이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남자가 옆자리에 앉아있는
 
그의 애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공공장소에서의 애욕행각을 벌이고 있었지요. 거의 다
 
먹어버린 쭈쭈바를 빨아대듯 여성에게 뽀뽀하는 모습이 제 바로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고
 
저는 이내 불안함을 잊은 채 그 둘이 귀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보다
 
길디 길던 솔로생활의 터널을 지나던 시절 그러한 광경을 볼때마다 만원짜리 지폐
 
세장을 꺼내 던져주며 차라리 방을 잡으라고 외치고 싶어하던 제 자신의 모습도
 
사라졌다는 점이 신기하였습니다.
 
 
암…. 사랑한다면 뉴욕스퀘어에서도 요를 깔 수 있어야지… 하며 그들을 흐뭇하게 보고
 
넘어가려던 순간 예의 그 의자와 의자 사이의 공간으로 여자가 얼굴을 움직여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말았습니다. 엑스파일에서 스컬리와 멀더가 보았음직한 이계의 형상……
 
그 남자의 진정한 사랑을 보았다고 할 정도면 제가 너무 솔직한걸까요?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이면서도 동시에 가해자가 되길 꺼리지 않는 제 모습이
 
부끄럽군요. 훗.)
 
 
 
<멀더와 스컬리>

 
 
내 눈에 좋은 시계가 좋은 시계이고, 내 눈에 최고인 시계가 최고인 시계라는 주관이란
 
여자를 보는 남자의 모습과 좋은 비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 여자가 최고라고 말하는
 
남자가 멋지듯 내 시계가 최고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존경의 대상이 될 만합니다.
 
 
내 시계라면…… 뭐 비싸지 않아도 어떻습니까. 남들이 못생겼다고 하면 어떻습니까.
 
 

 
 
예쁜 시계가 좋기도 하지만, 일상과 함께하게되는 손목시계라는 특성상 언제나 이런 저런
 
생채기가 생길만한 사고에 노출되어있고 예쁜 시계일수록 생채기 하나가 더 눈에
 
밟히고 마음에 걸릴 수 있지요. 그리고 예쁜 시계일수록…… 대개 비싸기도 하지요.
 
시계에 지불하는 가격으로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예쁜 시계에 붙는
 
높은 가격이란 장미의 가시같이 혹은 청어의 가시마냥 느끼질 수 밖에 없겠죠.
 
 
비싼 시계가 좋긴 하지만 그 비싼 시계들보다 저렴한 가격의 시계가 그
 
차액으로 제가 좀 더 좋은 것을 먹게 해주고 주위로부터 쪼잔한 남자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해주는 듬직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고 어머니의 주머니에 지폐를 구겨 넣어드리는
 
훈훈한 아들내미가 되게도 해줍니다.
 
 

 
 
고작 (?) 몇 개의 시계를 애정을 가지고 차기 시작하면서 제가 서서히 깨달은 바가 있다면,
 
시계는 자기 손목에서 어느 정도 이상의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그 시계가 어떤 시계인지
 
알 수 없다라는 점입니다. 꼬시기 전에는 그렇게 예뻐보이던 아가씨가 한번 같이 자고 나면
 
이전같지 않다고 하는 주위의 얄미운 능력 좋은 친구들의 말들이 제 손목위에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손수 하나씩 고른 수백송이 장미 한다발과 같은 돈다발을 바치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찬사와 아내와의 뼈를 내주고 살을 취하는 듯한 교섭과정을 바치고
 
얻어낸 시계도 손목위에 올라가고 나서는 나는 그 시계를 원하던것인가 무언가를
 
얻어내는 성취감을 원한것이었나 하는 의문에 둘러싸여 허무함을 느끼기도 할것입니다.
 
 

 
 
눈을 잠시 감고 상상해 봅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것저것 기웃하며 지나가는 수많은 여자들
 
하나하나 나와 인연이 닿지 않음을 아쉬워하고 어찌 인연이 닿을 수 있을까 시도조차
 
못하는 용기없음을 한탄했던 기억에 대한 보상심리라도 작동하듯이 시계를 대상으로
 
요것 조것에 다 껄떡이고 있습니다. (취향? 단맛을 보지 않고 저는 단맛을 좋아하는 취향이
 
에요 라고 말할 수도 얼굴이 찡그려질정도 신맛을 혀위에 담지 않고 신맛이 좋다 할 수
 
없잖아요) “겪기 전엔 몰라~”라고 사뭇 달관적으로 이야기 할수 있게 되기 전까지
 
겁도 없이 “나는 나한테 딱 맞는 시계 하나만 사면 땡이야~” 라고 말하면서 밤새 인터넷을
 
뒤져보던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시계를 사고 되팔고… 혹은 쌓여가는 시계에 대해 같이 집을 사는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하는걸 두려워 하고 애인과 만날때는 차고 나가면 안되는 시계가 하나 둘 씩 생겨나는
 
것들과는 분명 심대한 간극이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 이 곳에서 글을 하나 둘 씩
 
클릭해보고 계신분들이야 말로 덧글을 남겨주지는 않을지언정 제가 덧글을 남길 수 있는
 
글을 남겨주시진 않을지언정 사실 제가 지금 감정적으로 더 가깝게 느끼는 분들입니다.
 
 
상대적인 시간의 기준(시간의 전부)에서도 절대적인 시간의 기준(소용은 없는 기준이지만요)
 
에서도 바로 얼마 전의 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시계가 별들만큼 많은건 아니지만 별 헤는 밤 하늘을 향해 수를 세어보다가 지칠정도의
 
숫자 정도로의 많은 시계들은 있지요. 자신이 기계식 시계라는 것을 견뎌낼수 있는
 
체질인가 라는 정도를 세이코와 해밀턴으로 가늠하고 나서, 내가 볼 수 있는 매력을
 
남들의 눈을 이겨내고 지샥을 즐길 수 있게 되고 나서…… 하지만 어딘가 한군데서
 
딱 멈춰야 한다고 자신을 다잡는 분들에게 너무나 많은 시계들이 눈앞을 지날것입니다.
 
 

2류 엘리트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이 아니라면…… 저는 오늘 오메가를 들이밀고
 
싶습니다. 오메가는 좋은 시계를 만드는 것 이외에도 우리의 소중한 돈이 쓰여지는데
 
있어서 기준을 제시해주는 일도 썩 잘하니까요.
 
 
 
 
 
<랑게 유저(-_-;)이신 오메가 교주 두리번님이 올린 글의 사진입니다. 문워치…>
 
 
문워치…… 전설같은거 몰라도 그만. 알면 더 좋은 시계입니다. 이 시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에도 예지동 장터에서 옛날 무브인 Cal.861을 담은 족히 20년은
 
되어보이는 모델을 보고 아저씨가 “백만원!!!” 하고 불렀던 순간 정말 카드만든 후
 
처음으로 현금서비스의 유혹을 느꼈었습니다. 참 예쁩니다. 이런 시계는 다른
 
브랜드에서 찾을수도 없다는 점이 더더욱 매력입니다.
 
 
 
 
 
<우행시님의 사진입니다. 오메가 시마스터.>
 
 
 
 
너무나 착한 가격의 만인의 연인입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에 비해 후달린다는
 
현실 때문에 롤렉스 콤플렉스를 가장 극명히 자극하는 모델이기도 하지만
 
시마스터만의 외모도 멋집니다. 그리고 서브마리너와의 차액은 빳빳한 백만원
 
짜리 수표들과 십만원짜리 수표들로 지갑에 넣어두고 다니면, 정말 마음든든한
 
사나이가 될 수 있겠지요. (아버지께서는 100만원 짜리 수트를 입은 남자보다
 
백만원이 지갑에 들어있는 남자야말로 진짜 남자라고 저에게 종종 말씀하십니다.)
 
 
 
 
 
 

 <제가 게시물 올리는데 시니님 사진을 불펌 안할수 없죠. 브로드 애로우입니다>

 
얼추 하이엔드 알맹이에 실용적이고 튼튼한 케이싱을 입힌 브로드애로우 입니다.
 
문워치의 방수가 못내 불안한 사람들에게 더욱 든든하게 다가오는 100m방수와
 
뭔가 다른 우아함이 풍기는 외모가 눈에 띕니다. 위의 두 모델들 보다는
 
가격이 ‘무슨 오메가가!’ 라는 생각이 들게도 하지만 요거랑 비슷한 시계가 다른
 
브랜드에는 무엇이 있나… 하고 떠올려보면, 그리고 이 시계와 비슷한 가격대의
 
선택은 무엇이 있나하고 물구나무선듯 머리에 피를 몰아봐도 이만한 선택도 없는듯
 
합니다. 특히 중고물품은 축복입니다. ^^;;
 
 
 
 
 <저의 롤모델, 하이엔드님의 사진입니다. 플레넷 오션이죠>
 
바로 저 오렌지색입니다. 제가 세이코의 오렌지 몬스터에게 바랬던 오렌지색은.
 
(이 도둑놈 -_-;;) 인기 넘치고 개성 넘치는 플레넷 오션. 방수능력으로만 보았을 때
 
시드웰러의 라이벌같기도, 오묘한 오렌지색의 매력은 그린서브의 라이벌 같기도
 
합니다. 소화 가능한 사람과 불가능한 사람을 구분하는 종류의 거대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물론 선입견입니다) 저에게는 이 시계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질 일을 없게
 
만들어주긴 했지만 이 색감 하나가 저를 자극합니다.
 
 
욕심같아선 컨스텔레이션 모델이나 아쿠아테라도 잠깐씩 이야기 해보고 싶지만 글을
 
쓰기 위해 오늘 밤 지식을 급조하는건 자중해야할 듯 합니다.
 
 
아직은 어색한 저의 건방진 조언이었습니다. 라인업이 다양한만큼 안습모델도 있다는
 
점을 단서로 달고, 오메가의 시계들 중의 하나면 같은 ‘급’의 다른 시계들 만큼
 
허리가 휠 일도 없고, 글 머리에 언급한 버스 안의 연인 중 남자에게 제가 가졌던
 
동정심 같은걸 행여나 살 일도 없을 듯 합니다.
 
 

 
뱀꼬리:
다 쓰고 나니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쩌면......................
……… 처음부터 iwc를 지르시는게
돈버시는 길입니다. 푸하하하하핫~  (글 전체가 결국 iwc 밑밥?!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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