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M 1068을 기추하고 나니 갑자기 탐구욕이 피어올라 파네라이 브레이슬릿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현재 파네라이 라인업의 스트랩 장착 현황(?)을 살펴보면 섭머저블은 러버 밴드, 루미노르, 루미노르 듀에, 라디오미르는 가죽 스트랩이 기본 장착되어 있습니다. 브레이슬릿은 라디오미르를 제외하면 각 라인업에서 찾아 볼 수 있지만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닙니다. 파네라이라면 가죽 스트랩이나 러버 밴드로 즐겨라라는 제조사의 의도겠죠.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사람만큼 수많은 취향이 있을 테고 파네라이도 브레이슬릿으로 즐기고 싶은 수요도 있을 테죠.
지암피에르 보디노, 이렇게 섹시한 머머리라면 인정입니다
소수지만 그런 수요를 충족시키지 위해 1999년 처음으로 브레이슬릿 버전이 등장합니다. 파네라이가 막 자리를 잡아가던 때이기도 한데,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창조물을 의욕적으로 만들어내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파네라이의 브레이슬릿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하나입니다. 로고 하나 잘 만들어서 지금까지 덕을 보고 있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말테 크로스처럼 보기만 하면 단번에 파네라이구나 하고 알 수 있습니다. 파네라이 디테일에서 가장 특징적인 크라운 가드의 디자인을 차용했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리치몬트 그룹의 아트 디렉터로도 활약했던 지암피에르 보디노(giampiero bodino)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PAM 106
새로운 브레이슬릿은 당시 여러 모델에 적용되었습니다. 40mm, 44mm 루미노르 케이스에 모두 적용되었고, 섭머저블에서는 PAM 106에 장착되었습니다. PAM 024나 025에 밀려 마이너 한 취급을 당했지만, 그레이 다이얼에 티타늄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주는 모노톤이 나름 느낌있었던 모델이었습니다. 이 때는 제가 한창 파네라이에 빠져 있었는데 오직 수동(과거 히스토릭 라인으로 분류하던) 모델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자동 무브먼트나 브레이슬릿에는 별 흥미가 없었습니다. 한가지 기억나는 건 시각적인 무게감만큼이나 실제로도 브레이슬릿이 묵직했다는 점입니다.
2세대 브레이슬릿인 PAM 1438
1999년에 시작한 1세대 브레이슬릿은 링크가 크게 두 개의 피스로 구성됩니다. 크라운 가드 모양을 기본으로 다음 링크와 연결하기 위해 가드 부분을 연장한 피스 하나, 그 아래에 부착되는 주로 무광 가공한 피스 하나로 하나의 링크를 구성합니다. 이것은 제 기억으로 (틀릴 수 있습니다) 2세대 해당하는 단순화 한 브레이슬릿으로 교체됩니다. 지금 2세대에 해당하는 브레이슬릿은 세라믹 케이스의 PAM 1438로 확인할 수 있는데, 1세대의 아이코닉한 디자인과 비교하면 심플하긴 하지만 입체감도 옅고 그다지 특징적이지 않은 형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PAM 1068의 브레이슬릿은 3세대에 해당합니다. 디자인은 1세대의 크라운 가드 링크로 돌아온 점이 가장 큰 변화이면서 환영하는 요소입니다. 1세대와 비교하면 하나의 링크를 구성하는 부품이 3개로 바뀐 점입니다. 가운데의 유광 사각형 링크가 추가되었고 가동 부품이라 더 유연한 형태로 변화했고, 유광과 무광이 교차하는 패턴에서 가운데 링크만 유광으로 전체적으로 톤 다운되었습니다. 이것은 브레이슬릿이 장착된 모델의 케이스와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브레이슬릿 모델은 공통적으로 과거 루미노르 1950으로 부르는 오리지널 형태의 케이스를 채용합니다. 현대화 된 루미노르에서 유광 비중이 지배적이란 점과 달리 무광이 비중이 적지 않은 점도 요인으로 보입니다. 두께의 변화도 감지 되는데요. 심플한 현대적 루미노르에 장착했던 1세대와 달리 3세대는 상대적으로 두께가 얇습니다. 브레이슬릿은 두께는 디자인 비례를 고려해 러그 라인에 맞춰 나오곤 하는데, 루미노르 1950 케이스의 러그는 루미노르에 비해 두께가 얇아 브레이슬릿 또한 두께가 얇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인 착용감은 나쁘지 않았는데, 얇은 두께도 요인이겠지만 무게를 좀 덜어낼 수 있었던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무게로 치면 가벼운 시계는 아니지만 (섭머저블의 경우 솔리드 케이스 백) 해외 포럼에서의 의견처럼 부담스럽지는 않다에 저도 동의합니다.
PAM 1068은 42mm 케이스라서 손목이 가늘어도 도전해 볼만한 섭머저블이지만 브레이슬릿에는 살짝 함정이 있습니다. 브레이슬릿의 엔드 피스가 러그에 비해 돌출되는 형태를 띠는데, 대개 브레이슬릿 앤드피스는 러그 끝 단과 일치하거나 그 보다 짧습니다. 파네라이의 브레이슬릿은 앤드피스의 길이 때문에 브레이슬릿이 꺾이는 지점이 케이스에서 더 멀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이 1~2mm 정도 되어 보이기 때문에 42mm 케이스 효과는 조금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앤드피스에 곡률이 제법 들어가 있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내용이지만 제 스트랩과 버클은 44mm 루미노르나 45mm 라디오미로 1940 케이스에 맞춰진 24mm 스트랩과 24 혹은 22mm 버클 뿐이라 22mm 스트랩을 완전히 새로 구비해야 합니다. 브레이슬릿을 사놓고 무슨 스트랩이냐 하실지도 모르지만 브레이슬릿 사면 스트랩 사고 싶고, 스트랩 사면 브레이슬릿 사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겠습니까? 결정적으로 파네라이하면 스트랩이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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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GoesOn
2022.03.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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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03.05 12:05
초기 브슬은 엣지가 날카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모때 한번 비교해 보시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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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코
2022.03.04 16:58
파네브슬도 신형와서 매력이 상당한거 같습니다. 1086용 브슬 호환되는것 나오면 하나 구매하고 싶기도 하네요.. 이것보단 브슬 모델 구매하는게 더 빠르겠지요 : ) 좋은 리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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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03.05 12:06
브슬로 즐기는 파네라이는 색다른 매력이 있는 듯 합니다. 브슬 단품 판매를 한다고 해도 가격이 가격이라 원래 장착된 모델이 더 좋을 듯 합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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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2022.03.04 17:36
아직 파네라이 브레슬릿을 경험해보지 못해 좋은 정보를 많이 알게 된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지암피에르 보디노 사진 보고 저는 숀코네리인줄 알았네요 ㅎㅎㅎ
3세대로 오면서 업그레이드가 된 부분이 확실히 있군요, 사실 42미리 케이스에 브레슬릿이라 그런지 비율상 더 좋아진 듯 보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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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03.05 12:08
이전 세대 브슬과 비교해서 덜 부담스럽게 가려는 의도가 느껴졌습니다. 데일리 웨어러블합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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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oKim
2022.03.04 19:08
블슷 한번 차보고 싶어지는걸요~^^
매장가서 있으면 알라롱님의 리뷰를 떠올리면서
경험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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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03.05 12:08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브슬 버전 기추 하시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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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왜비싼거니?
2022.03.05 22:39
시착시 엔드피스가 더 길다는 부분은 전혀 못느꼈는데, 그래서 작아보이지 않았던 거였군요~ 단순히 브슬이라서 더 커보이는 줄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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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짱
2022.03.05 23:34
정말 좋은 리뷰입니다~^^
자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지암피에르 보디노 멋지네요. 저는 170으로 구형 브레이슬릿도 경험해 보았고 42미리 섭머저블용 현행 브레이슬릿도 별도로 구매해서 경험해 보았는데 제가 구매한 시점에서 나온 브레이슬릿(까르네 포함)의 엣지 마감이 날카롭다고 느꼈는데 아마도 지금은 개선된 모양입니다. 나중에 한번 뵐때 서로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