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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사 최초의 상용화 모델들인 프리방돔 모델들에 대한 이야기를 연말까지 한번 연재해 볼까 합니다.


사실 올해가 프리방돔 탄생 20주년의 해입니다. 현재 리치몬트 산하의 파네라이사는 인수한 해인 1997년 부터를 의미있게 생각해서

2007년 피렌체에서 파네리스티들을 모아 10주년 행사를 한적도 있습니다만 상용화 모델 탄생 20주년인 올해는 아무런 기념 행사 없이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파네리스티들에게는 1993년의 상용화 모델 탄생이야말로 "파네라이"라는 브랜드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계기가 된 만큼 

아주 의미있는 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한테는 특히나 93년 여름 바로 파네라이의 고향인 피렌체를 직접 방문했었기 때문에 

더욱더 뜻깊게 다가오네요.


각설하구요. 각 모델에 대한 연재에 앞서 먼저 프리방돔 모델 즉 상용화 모델의 탄생 배경을 간단히 집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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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까지 6152/1 모델을 꾸준히 해군에 납품하던 파네라이가 70년대에 들어 더이상 다이버 시계공급이 없었던 이유는

바로 파네라이 설립자인 지오바니 파네라이의 손자이며 야광물질 발명과 정밀기계 사업으로 가업을 확장한 아버지 귀도 파네라이를

도와 이탈리아 해군에 납품된 라디오미르 시계를 완성하는데 기여해 왔던 쥬세페 파네라이의 병이 깊어진데 원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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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초 죽음을 앞두고 결국 그는 회사를 상속할 대상을 결정하게 되는데 원래는 파네라이사의 시작이었던 시계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해군에 무상으로 기증할 계획이었습니다만 해군에서 거절하는 바람에 회사를 둘로 나눠 시계부문은 여동생인 마리아 파네라이에게

상속시키고 나머지 부문은 엔지니어이자 해군장교로써 파네라이사의 해군쪽 거래 담당자 였던 Dino Zei를 전역시켜 인수케 합니다.


아래가 디노자이씨입니다. 파네라이사의 리치몬트 매각이후 현재는 역시 피렌체 출신 시계 브랜드인 아노니모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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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디노자이는 쥬세페 파네라이의 병으로 인해 그동안 쇠락했던 해군 장비 납품사업을 원상 복귀시키는데 주력하였으며 

따라서 한동안 시계관련 사업은 접어두게됩니다. 그래도 회사가 안정화된 80년대에 들어와서는 밀라노의 "Binda"라는 회사 합작으로 

티타늄과 브론즈 케이스 기반의 아래 사진과 같은 1000미터 잠수가 가능한 프로토타입 시계를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했었습니다만 

해군에 본격적으로 납품 한다든가 하는 일은 아쉽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프리방돔 루미노르 케이스를 디자인한 Alessandro Bettarini와의 

인연이 여기서 시작되었으며 382의 브론즈 케이스 사용도 사실 이 프로토타입에서 유래합니다


<티타늄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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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즈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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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리니는 파네라이사의 리치몬트 인수 이후 Enebi Fondale의 설립에 관여하게 되는데 바로 에네비 폰달레의 케이스 디자인이 

이 프로토타입의 형태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파네라이사의 트레이드마크인 크라운가드를 제외하고는 매우 디자인이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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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후덕한 분이 바로 Alessandro Bettarini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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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들어서 디노자이 소유의 파네라이사는 프리방돔 모델 탄생의 또하나의 중요한 인물인 Bruno Latini가 있는 어쿠스틱장비 연구소를 

인수하게 되며 인수후에 디노자이는 브루노 라티니를 Managing Director로 임명하고 실질적인 경영을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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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까지도 파네라이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해군 장비납품이 주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90년대초 프랑스 저널리스트 한명이 

파네라이사를 찾아와 파네라이사의 해군납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가고 이를 바탕으로 "데시마 마스부대에서 사용한 라디오미르"라는 기사를 

쓰게되는데 이 기사를 보고 관심을 가진 일본 기자가 또한 일본잡지에 관련 기사를 쓰는 사건이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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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사건들 덕분에 파네라이사의 경영진들은 그제서야 파네라이라는 브랜드의 상업적 가치를 자각하게 됩니다. 

때마침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닥친 냉전시대의 종말은 군납업체인 파네라이사로써는 생존을 위해 다른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과 맞물리게 되고 드디어 파네라이사의 경영진은 일반인 대상의 시계 제작을 결정하게 됩니다.


상업모델을 만들기로 하면서 파네라이사의 경영진은 히스토릭 모델에 기반을 둔 두가지 라인업을 우선 출시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는데 

그중 하나는 타임온리의 6152/1 루미노르 모델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있는 마레노스트럼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모델 모두 상업모델로 사용하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크다고 판단하여 루미노르 모델은 47미리에서 44미리로 

그리고 마레노스트럼 모델은 52미리에서 42미리로 축소하여 출시하게 됩니다.


당시 이탈리아 잡지에 나온 파네라이 소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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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몬트 이전의 파네라이사는 전통적으로 앞의 4자리 숫자가 상품군을 나타내고 "-" 뒤의 3자리 숫자가 모델을 나타내는 표기를 해왔는데

5218이 바로 시계군을 나타내며 루미노르는 200번대를 마레노스트럼은 300번대를 쓰기로 결정합니다. 100번대는 시스템 프로덕트군으로 남겨놓구요.

따라서 최초의 루미노르 모델에는 5218-201A 그리고 마레 노스트럼 모델에는 5218-301A라는 모델명이 붙여집니다.

(A는 버전을 나타내는 표기였는데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이후 206부터 빠지게 됩니다)


새로운 시계에 들어갈 무브먼트를 결정하는데 있어 우선적으로 파네라이사는 롤렉스를 접촉합니다만 이제 더이상 예전의 위상과는 전혀 달라진 

롤렉스로부터 당연히 거절되었고 IWC로부터도 리젝트를 당합니다. 결국 루미노르 모델용으로는 예전 롤렉스 618 무브먼트와 유사한 스펙의 

유니타스 6497로 결정하였고 마레노스트럼으로는 뒤보와 데프레 3127 모듈을 올린 에타 2801-2가 채택됩니다.


베타리니가 디자인한 최초의 루미노르 케이스는 1차로 1000개가 생산되었는데(그래서 루미노르케이스를  Bettarini케이스로도 부릅니다) 

이중 900개는 일반 스틸로 제작되어 5218-201A로 쓰였고 100개는 PVD로 만들어져 5218-202A에 쓰여졌습니다. 실제 시계의 딜리버리는 

1993년 10월에 시작되었는데 먼저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 잡지에 실린 파네라이 기사덕분에 놀랍게도 201A와 301A의 경우 각각 100개씩의 주문이 

일본으로 부터 이루어졌습니다.


어떤가요? 빈티지 파네라이의 탄생과 마찬가지로 파네라이 상용화 모델 즉 프리방돔 모델의 탄생에도 이런 재밌는 역사가 있습니다. 

파네라이라는 브랜드가 과거의 역사와의 이어짐을 끊을 수 없는 배경이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시나요? ^^


다음부터는 각각의 프리방돔 모델들에 대해 한번 써보기로 하겠습니다.



<관련글>


프리방돔 Introduction : https://www.timeforum.co.kr/9169704

프리방돔 연재(1) 5218-201A : https://www.timeforum.co.kr/9191938

프리방돔 연재(2) 5218-202A : https://www.timeforum.co.kr/9247679

프리방돔 연재(3) 5218-301A : https://www.timeforum.co.kr/9367067

프리방돔 연재(4) 5218-203A : https://www.timeforum.co.kr/9520612

프리방돔 연재(5) 5218-205A, 207A : https://www.timeforum.co.kr/10179778

프리방돔 연재(6) 그밖의 모델들 : https://www.timeforum.co.kr/1125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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