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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1cc 1126 2007.05.30 18:11

 

얼마전 라스 베가스의 친구집을 다녀왔습니다.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아 비행기에서 땅을 내려다봅니다.

 

시야를 계속 가리던 구름이 도시의 근처에서 점점 엷어집니다.

 

아리조나에서 잠깐 만난 강을 거쳐 네바다로,

 

이후는 사막의 연속입니다.

 

 

 

 

 

 

물한방울 없는 메마른 황무지에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만든 미국이란 나라.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라스베가스 공항에 내리자 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여러대의 슬롯머신과,

 

자본주의의 상징 중 하나인 시계브랜드였습니다.

 

 

 

 

 

 

 

3개의 시계를 들고 가서 2개를 착용하였습니다.

 

아쿠아 타이머 크로노와 서브마리너 LV입니다.

 

이둘에 대한 라스 베가스의 반응은 너무나도 다릅니다.

 

자본주의의 성공적인 시도 라스 베가스는,

 

자본주의의 상징 롤렉스에 너무나도 호의적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서브마리너들,

 

알 수 없는 금통 모델들,

 

친절하기 그지 없는 시계방 점원과 주인들

 

롤렉스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어 버린 듯 합니다.

 

 

 

 

 

원래 도박을 하지 않습니다.

 

도박 자체를 경멸하거나, 싫어한다기보다는

 

왠지 그냥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라스 베가스의 호텔 거리를 돌아다니기만 하며

 

계속 생각을 합니다.

 

생각은 곧 고민이 됩니다.

 

 

 

자연을 신봉하는 자로서의 나와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자로서의 나로 인해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 모순을 느낍니다.

 

 

 

자본주의의 논리를 믿는 저는

 

사람들이 애써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많은 돈을 쓰고, 벌고

 

쓰더라도 기분좋고, 벌더라도 모두 뱉어놓고 나오게 만드는

 

그러한 시스템을 고안해낸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미국이란 나라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또다른 나는 이러한 생각에 반감을 가집니다.

 

딱히 신봉하고 있는 종교나 믿음이 없어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대자연이 품고 있는 법칙을 꼽곤 합니다.

 

물이 없는 곳에서는 나름대로의 지혜로운 생활방식이 존재한다고 믿는 저로서는

 

많은 에너지를 들이며 애써 끌어온 물을 쓴다는 것이 편치만은 않았습니다.

 

사막에서 물을 펑펑 쓸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변질된 편리함이 다른 한 곳의 고통을 전제로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편함을 가중시킵니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중심으로 이루어져가는 글로벌 스탠다드가

 

적어도 지속가능하지는 않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현재 지구상에 계속되고 있는 반목은 그에 대한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면,

 

그것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라스 베가스일지도 모릅니다.

 

 

 

다르게 말하면,

 

후발 주자가 미국의 자본주의를 제대로 실천하고 싶다면,

 

라스베가스를 배워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끝에 얻는 것은 종말과 허무라 할지라도,

 

결국 인간은 정상을 밟아보고 싶은 것이니까요.

 

 

 

중국인 5명이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가합니다.

 

이들은 사이좋게 파텍 필립의 부스를 들러 시계를 하나씩 사갑니다.

 

노스웨스턴 항공의 비즈니스석 5,

 

Wynn 호텔의 스위트 룸 5

 

Luxor에서 즐긴 며칠간의 도박

 

 

 

물론 세계의 공장에서 만들어낸 부가가치의 많은 부분은

 

뉴욕이나 런던으로 돌아옵니다.

 

라스 베가스는 그 이윤 중의 일부를 가져올 뿐입니다.

 

그러나 일부랄지라도 힘들게 만들고 팔아 번 이윤이

 

너무나도 쉽고 허무하게 다시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자그마한 도시가 벌어들이는 달러는 왠만한 나라의

 

제조업 규모를 넘어섭니다.

 

자그마한 나라인 우리나라는 라스베가스를

 

역할 모델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작은 나라가 할 수 있는 일,

 

금융, 교육, 의료, 등과 같은 메인 서비스업과

 

카지노와 같은 틈새 관광 서비스등을

 

우리는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라스 베가스를 떠나는 공항에서 손목위의 시계가

 

문득 내게 말을 거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찬란한 빛을 내어 나를 한껏 치켜세워주었던

 

16610LV

 

 

 

 

 

 

LVLas Vegas를 뜻하는 것이었을까?

 

앞으로 손목위의 16610LV

 

우리의 자본주의가 가져야 할 철학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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