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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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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발레 드 주를 대표하는 매뉴팩처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의 워치스 앤 원더스 2015 리포트입니다. 

 

예거 르쿨트르는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기존 지오피직(Geophysic®)을 하나의 독립된 컬렉션으로 확장해 정비하고, 2가지 버전의 완전히 새로운 인하우스 자동 무브먼트와 이를 탑재한 신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기계식 베리에이션이 아니라, 초 단위로 딱딱 끊어지듯 점핑하는 데드 비트 메커니즘을 적용해 기존 예거 르쿨트르 컬렉션에서는 볼 수 없던 색다른 라인업을 완성시켰습니다. 또한 자이로랩으로 명명된 새로운 밸런스 휠까지 개발함으로써 격이 다른 매뉴팩처 브랜드의 위상을 드러냈습니다. 

 

본격적인 W&W 2015 신제품 소개에 앞서 부스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 사진 몇 장 감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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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SIHH에서 공개한 애트모스 마케트리 파이유(Atmos Marqueterie Paille) 모델입니다. 

 

공기 중의 온도변화를 통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혁신적인 탁상시계 애트모스에 올해는 운석의 울퉁불퉁한 표면에서 영감을 얻어 블루 컬러의 짚 마케트리(Straw Marquetry) 기법으로 완성했지요. 총 8개 한정 제작되었습니다. 

  

 

마스터 울트라 씬 스켈레트

Master Ultra Thin Squel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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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만, 올해 7월 중순경에 선공개한 신제품 마스터 울트라 씬 스켈레트(Master Ultra Thin Squelette) 블루 에나멜 다이얼 버전입니다. 

 

피아제가 지난해 3.65mm 두께의 900P로 수립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 타이틀을 조용히 갈아치운 신작으로, 900P보다 0.05mm 얇은 케이스 두께 3.6mm로 초박형을 자랑합니다. 게다가 피아제처럼 케이스와 통합된 설계가 아닌 정공법으로 이같은 두께를 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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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무브먼트 전체를 스켈레톤 처리하고 브릿지 위에 핸드 인그레이빙을 더해 시각적인 화려함을 더했으며,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컬렉션에서 보여준 '메티에 라르(Métiers Rares®)' 테크닉 중 하나인 에나멜링 기법을 도입해 인상적인 변주를 보여줍니다. 

 

- 관련 TF 뉴스 참조: https://www.timeforum.co.kr/WATCHESandWONDERS/13069332

 

 

랑데부 아이비 시크릿

Rendez-Vous Ivy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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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 앤 원더스 2015 신제품인 여성용 하이 주얼리 워치 랑데부 아이비 시크릿(Rendez-Vous Ivy Secret) 입니다.

 

직경 24mm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물론 브레이슬릿까지 전체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다이얼은 화이트 마더 오브 펄 바탕에 메티에 라르 테크닉인 핸드 페인팅 방식으로 아이비(Ivy, 담쟁이덩굴) 잎사귀를 형상화했습니다. 

 

탑재된 무브먼트는 쿼츠가 아닌, 15.3mm 직경의 아담한 인하우스 수동 846/1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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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0년 제작된 진홍색 에나멜 케이스백을 가진 골드 회중시계. 

진주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처음으로 아이비 패턴을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예거 르쿨트르는 1890년대부터 일부 시계에 아이비 패턴을 도입했는데요(위 자료 사진 참조).

당시 유행한 아르누보 사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귀족 여성들을 위한 우아한 주얼리 시계를 찾는 요구에 응답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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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초에 제작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 

 

 

올해 새롭게 선보인 랑데부 아이비 시크릿 워치는 전통적으로 여성용 시계의 장식 모티프로 활용되온 아이비 패턴을 1960년대의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에 접목한 형태로 브랜드의 여성 시계 제조 전통을 계승하는 측면 또한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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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하반기 신모델, 랑데부 아이비 시크릿 워치. 

 

 

랑데부 아이비 투르비용

Rendez-Vous Ivy Tourb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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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 르쿨트르는 지난해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첫 여성용 미닛 리피터 시계인 랑데부 아이비 미닛 리피터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올해는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종류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인 랑데부 아이비 투르비용(Rendez-Vous Ivy Tourbillon)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앞서 출시된 랑데부 아이비 미닛 리피터가 화이트 골드 다이얼 바탕에 선버스트 기요셰 모티프를 새기고 그 위에 블루 에나멜을 채웠다면, 올해 랑데부 아이비 투르비용에는 자주색의 에나멜 도료를 사용해 시각적인 차이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이비 잎사귀 내부 또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미닛 리피터 버전과 달리 다이얼과 유사한(톤다운된) 자주색 에나멜을 채워 차별화를 주고 있습니다. 

 

직경 39mm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기존 랑데부 투르비용 나잇 & 데이에 사용된 그것에서 낮밤 인디케이터를 제거한 자동 978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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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 르쿨트르는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 부스 가장 안쪽에 지오피직만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양쪽에 3개씩 총 6개의 쇼케이스에는 지오피직 신제품 총 4점과 함께 새롭게 바뀐 지오피직 라인에 관한 설명 자료, 그리고 1958년 출시한 오리지널 지오피직 시계를 전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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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8년 제작된 역사적인 지오피직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국제 지구물리학의 해인 1958년 예거 르쿨트르는 국제 지구물리학의 해를 기념하며, 또한 회사의 창립 125주년을 동시에 기리기 위해 지구물리학을 뜻하는 '지오피직'을 시계명에 사용한 일련의 크로노미터 손목시계를 발표합니다. 

 

골드 케이스에 센터 세컨드 방식의 수동 478BWSbr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특유의 심플한 디자인과 뛰어난 정밀성이 특징인 지오피직 시계는 이내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58년 8월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인 미국의 USS Nautilus(노틸러스호)가 북극점을 횡단한 역사적인 이벤트에 당시 선장 및 장교들이 실제 착용해 전설이 되었지요. 

 

작년(2014년)에는 스틸, 핑크골드, 플래티넘 총 3가지 버전의 지오피직 1958 한정판 시계를 출시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는 새로운 컬렉션을 런칭하는 동력이 됩니다. 

 

- 관련 TF 뉴스 참조: https://www.timeforum.co.kr/NEWSNINFORMATION/10176759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 

Geophysic® True Se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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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오피직 라인 중 먼저 보실 제품은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 입니다. 

 

스틸과 핑크 골드 2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으며, 직경 39.6mm 두께 11.7mm 크기의 케이스에 새 인하우스 자동 770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시계 외관만 봤을 때는 그냥 평범한 쓰리 핸즈(시분초) & 데이트(날짜) 표시 방식의 여느 엔트리 시계들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초침이 작동하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바로 이 시계의 숨은 특징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여느 기계식 시계들처럼 스윕 세컨드, 즉 초침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가지 않고 1초 간격으로 딱딱 끊어지듯 점핑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래서 구동 방식이 쿼츠인가? 하고 의심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천하의 매뉴팩처 예거 르쿨트르의 야심찬 신작이 쿼츠일리는 만무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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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피직 트루 세컨드에 탑재된 770 칼리버는 흔히 '데드 비트(Dead Beat)'로 불리는 전통적인 방식의 메커니즘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응용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데드 비트 컴플리케이션은 18~19세기 일부 진자식 벽시계와 마린 크로노미터 회중시계에서 그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초 단위를 점핑하며 표시하기 때문에 시간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관측용 시계에 적합한 메커니즘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가 보편화되고 상대적으로 단순화한 기어트레인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부품들로 교체가 되면서 데드 비트 설계는 물론 마린 크로노미터에 주로 사용되온 데탕트 이스케이프먼트 같은 개성적인 형태가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게다가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손목시계가 대중화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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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계 업계의 트렌드라면 '과거로의 회귀'를 들 수 있는데요. 단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무브먼트 설계에 있어서도 오래된 기계식 시계의 향수를 자아내는 복고 지향이 파인 워치메이킹의 한 경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데드 비트 세컨드의 재등장은 이러한 시대적인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으며, 이미 몇몇 독립 시계제작자들을 비롯해, 그뢴펠트(Grönefeld), 크로노스위스(Chronoswiss), 아놀드 앤 선(Arnorld & Son)이 데드 비트 세컨드를 도입해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자케 드로(Jaquet Droz) 역시 데드 비트 컴플리케이션을 현행 컬렉션에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이렇듯 타 제조사들도 데드 비트 세컨드를 속속 부활시키고 있기 때문에 예거 르쿨트르의 뉴 지오피직 라인이 그렇게까지 새롭게 와닿지는 않는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진중한 매뉴팩처 예거 르쿨트르가 데드 비트에 주목했다는 것은 업계에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며, 향후 여러 제조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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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거 르쿨트르의 트루 세컨드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고잉 트레인과 이스케이프먼트 부품 확대도. 

 

 

어찌 보면 언어유희처럼 비춰질 수도 있으나, 예거 르쿨트르는 자사의 데드 비트 메커니즘을 '트루 세컨드(True Seconds)' 시스템으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기본 쓰리 핸즈 형태의 기계식 무브먼트 보다는 윤열이 좀 더 복잡하고, 특히 초침을 구동하는 휠 끝에 점핑 세컨드를 가능케 하는 스프링을 내장한 별도의 휠을 연결시켜 제어함으로써 특유의 트루 세컨드 시스템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또 주목할 만한 부품은 위 사진 보시다시피 밸런스 휠입니다. 전통적인 구형의 밸런스와 달리 옆이 트인 형태의 흡사 닻(앵커)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밸런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비구형의 밸런스 하면, 파텍 필립의 자이로맥스 Si와 스피로맥스, 펄소맥스를 결합한 오실로맥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제는 예거 르쿨트르의 770, 772 자동 칼리버에 적용된 '자이로랩® (Gyrolab®)'도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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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로랩의 원형은 이미 히브리스 메카니카 시리즈 중 2007년 발표한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랩 1에 적용된 바 있습니다. 

두 부분으로 구성된 새로운 형태의 밸런스를 선보였지만 당시에는 자이로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진 않았지요. 

 

독특한 밸런스 형태는 아무래도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관성 모멘트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에 팔렛 포크와 이스케이프 휠 역시 독창적으로 결합해 눈길을 끕니다. 

 

이렇듯 새로 개발된 흥미로운 형태의 부품들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전통적인 소재를 고수한다는 점은 타 시계 제조사들과도 다른 지향점을 보여줍니다. 

 

이스케이프먼트 파츠에 실리콘계 신소재 부품들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파텍 필립, 율리스 나르당, 오메가와 비교했을 때 예거 르쿨트르는 주요 부품 소재는 오랜 세월 충분히 검증된 부품만을 사용한다는 철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보수성은 같은 리치몬트 그룹의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와도 궤를 같이 하는 부분입니다.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 

Geophysic® Universa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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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신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 데이트 모델과는 또 전혀 다른 인상을 주는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 입니다. 

 

데이트 버전과 마찬가지로 핑크 골드, 스틸 두 가지 케이스 베리에이션으로 선보이며, 직경은 좀 더 큰 41.6mm에 두께 11.84mm 입니다. 방수 사양은 동일한 50m.  

 

770 칼리버에서 캘린더(날짜)를 제거하고 월드 타임 기능을 더한 새 인하우스 자동 772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770과 마찬가지로 4헤르츠(28,800 Vph) 진동에 4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며, 트루 세컨드 메커니즘을 적용해 1초 간격으로 정밀하게 시간의 경과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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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블루 래커 처리한 다이얼에는 세계 지도가 입체적으로 형상화돼 있으며, 외곽 챕터링에는 24개 도시 타임존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이너 회전 디스크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쪽에는 24시간 숫자 인덱스가 함께 표시되어 보다 직관적으로 홈타임 시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실버-화이트 & 블루로 양분해 낮/밤 인디케이터를 대신합니다. 별도의 푸셔나 코렉터 없이 하나의 크라운으로 조정이 가능한 점도 장점입니다.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 모델과 마찬가지로 얇고 길쭉한 바 인덱스와 베이지 컬러의 수퍼 루미노바를 채운 바통 핸즈 역시 1958년 런칭한 오리지널 모델의 미니멀한 디자인 DNA를 계승하고 있으며 시계 전체에 특유의 고전미를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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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 시계에 탑재된 신형 인하우스 자동 772 칼리버. 

 

  베리에이션인 770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로고가 음각된 22K 솔리드 골드 로터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지오피직 라인은 모두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사용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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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 앤 원더스 2015 신제품인 지오피직 트루 세컨드와 지오피직 유니버설 타임 시계의 실사가 더 궁금하실 듯 한데요. 

보시다시피 현장에서 제가 찍은 사진은 이게 다입니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시계를 따로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마십시오. 며칠 후에 국내서 지오피직 런칭 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때 보다 다양한 실사를 담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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