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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T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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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CHRONOGRAPH 6 

구교철 KOO KYO CHUL

푸시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는 크로노그래프는 다른 기능을 갖춘 시계와 외관이 다르다. 아울러 다이얼 구성에서도 카운터로 차별화된 공간 분할과 디테일을 이루어낸다. 
크로노그래프, 즉 스톱워치로 바꿔 말할 수 있는 계측 기능은 승패를 좌우하는 다방면의 기록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지금 같은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차별화된 외관과 사용자 명령으로 기능하는 능동성, 스포츠와 연관된 역사는 시계에 막 관심을 가진 초심자부터 애호가에 이르기까지 두꺼운 지지층을 확보하게끔 했다. 따라서 시계 브랜드들은 개성 넘치는 크로노그래프 내놓아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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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신 크로노그래프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S 크로노그래프 GMT
지난 1월 말 온라인으로 진행한 LVMH 워치 위크에서 공개한 신작에는 옥토 피니씨모 S 크로노그래프 GMT가 포함되었다. 불가리가 인하우스에서 생산한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BVL 318을 탑재한 모델로 티타늄 케이스를 사용한 모델을 이미 선보이고 있다. 칼리버 BVL 318은 불가리의 울트라-신 전략을 수행하는 무브먼트다. 두께 3.3mm로 데이트 기능의 자동 무브먼트보다 얇으며, 두께를 줄이기 위해 버티컬 클러치 대신 래터럴 클러치를 사용했다. 아울러 와인딩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플래티넘 웨이트를 달고 무브먼트 테두리를 따라 도는 퍼리페럴(peripheral) 로터를 채용해 극한에 가까운 두께를 실현했다. 컬럼 휠처럼 크로노그래프 작동의 핵심이면서 조작감을 좌우하는 부품은 두께를 최소화해 갖췄고, 브리지 일부를 동그랗게 절개해 적극적으로 노출한다. 같은 무브먼트를 장착했지만 피니씨모 S 크로노그래프 GMT의 케이스 두께는 8.95mm로 6.9mm의 티타늄 케이스에 비해 2mm가량 두꺼워졌다. 대신 방수 성능은 30m에서 100m로 향상되었다. 극한의 얇기를 원한다면 티타늄 케이스, 편한 사용감과 스포티함을 원한다면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피니씨모 S 크로노그래프 GMT를 선택할 수 있다. 피니씨모 S 크로노그래프 GMT는 모노톤인 티타늄 케이스와 달리 진한 블루 다이얼과 대비를 이루는 실버 톤의 카운터를 택했다. 3시 방향에 위치한 24시간 표시는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도록 디테일을 더해 카운터의 하나로 여기지 않도록 했다. 이것은 케이스 9시 방향의 푸시 버튼으로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며, 얇은 두께와 달리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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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크로노그래프의 현대적 진화
오메가 문워치 프로페셔널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자동 무브먼트의 대중화에 따라 자동 크로노그래프로 진화하는 데 성공한다. 1969년 등장한 자동 크로노그래프는 1970~1980년대 중반까지 쿼츠 손목시계의 여파로 날개를 온전히 펼치지 못했으나, 기계식 시계의 회복에 따른 시장의 수요 증가로 양적 성장을 이룬다. 현재는 크로노그래프뿐 아니라 기계식 무브먼트의 상당수가 편리함을 이유로 자동 방식의 와인딩 메커니즘을 채용한다. 그 때문에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선택지는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며 주로 하이엔드 브랜드에 집중되어 오메가의 문워치 프로페셔널에 장착하는 미드레인지 수동 크로노그래프는 극소수다. 오메가는 최근 칼리버 1861을 대신해 칼리버 3861을 투입했다. 이것을 탑재하는 새로운 문워치 프로페셔널의 모델 체인지도 동시에 단행했다. 구형에 비해 신형 문워치 프로페셔널의 가격이 적지 않은 폭으로 상승했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신형의 상품성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칼리버 3861은 칼리버 1861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 프리스프링 밸런스,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를 이식해 신뢰성의 구조적인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마스터 크로노미터의 인증 대상으로 포함되며 내자성능, 정확성 측면에서 사용자 편의성이 향상된 점도 있다. 신형 문워치 프로페셔널은 즉 크라운 가드를 갖춘 비대칭 케이스를 유지하며 큰 폭의 변화를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전작에 비해 짧은 링크의 브레이슬릿과 새로운 디자인의 클래스프는 변화된 점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낸다. 신형 문워치 프로페셔널은 운모 유리와 솔리드 백,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와 시스루 백의 두 가지 버전을 유지해 칼리버 3861을 원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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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편의성
브라이틀링 크로노맷 B01 42 벤틀리
켈렉(Kelek)은 자사 브랜드의 시계 제조와 모듈 제조를 병행하다 브라이틀링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1997년 켈렉은 그간의 친밀한 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브라이틀링에 흡수되었다. 2002년 ‘브라이틀링 크로노메트리(Breitling Chronométrie)’의 기반이 되어 브라이틀링을 매뉴팩처로 전환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브라이틀링은 인하우스 생산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B01을 선보인다. 크로노그래프 파일럿 워치의 비중이 큰 라인업을 고려해 데이트 기능을 올린 자동 무브먼트 대신 자동 크로노그래프를 택했다. 1960년대 후반까지가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시대였다면 2000년 중반부터는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전성기다. 칼리버 B01은 현대적 크로노그래프라고 부를 수 있는 무브먼트로 칼럼 휠과 버티컬 클러치라는 주요 구성 요소를 확립하는 데 일조했다. 7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갖춰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당시로는 신형 무브먼트가 가져야 할 요소를 비롯, 생산과 수리의 효율성까지 아우른다. COSC 인증 개수로 추측할 수 있는 연간 생산량으로 볼 때 적지 않은 수량의 시계를 만드는 브라이틀링은 생산과 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효율을 고려한 모듈러 구조를 도입했다. 이 관점의 연장선에서 레드존(날짜 변경을 금지하는 시간대)이 없는 데이트 기능을 갖춰 주요 고장의 근본적인 요인을 제거했다. 칼리버 B01은 라인업 최초로 크로노맷(현재는 단종)에 장착해 선보인 바 있고, 최근 모던 크로노맷의 디자인으로 회기한 신형 크로노맷 B01 42 벤틀리와 같은 모델에 탑재한다. 크로노맷 B01 42 벤틀리는 다양한 컬러의 크로노맷 B01과 차별된다. 영국 자동차를 의미하는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다이얼을 택했기 때문이다. 브라이틀링은 독립 브랜드처럼 운영하던 ‘브라이틀링 포 벤틀리(Breitling for Bentley)’에서 철수했지만 방식을 바꿔 크로노맷B01 42 벤틀리와 같은 모델 베리에이션 형태로 협업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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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의 정석
태그호이어 까레라 포르쉐 크로노그래프 스페셜 에디션
태그호이어의 까레라(Carrera)는 파나메리칸 고속도로의 멕시코 구간 개통을 기념해 열린, 가장 위험한 랠리로 알려진 까레라 파나메리카나에서 따온 모델명이다. 포르쉐의 대표 모델인 까레라 또한 까레라 파나메리카나 랠리의 성취에 기인하며, 스페인어 까레라는 레이스를 뜻한다. 둘은, 지난 2월 파트너십을 맺고 손을 잡았다. 까레라라는 이름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스피드와 모터스포츠는 두 회사의 역사를 일관되게 써 내려온 주요 요소였다. 오랜 시간 다수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배우 스티브 매퀸이 태그호이어 시계를 착용하고 포르쉐를 몰고 등장하는 영화 <르 망> 등 연결 고리 또한 많았지만 놀랍게도 공식 파트너십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계 브랜드와 자동차 회사의 파트너십은 보편적인 패턴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파트너십의 발표와 동시에 새로운 모델을 공개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을 알리는 행사장에서 태그호이어가 발표한 까레라 포르쉐 크로노그래프 스페셜 에디션은 이 패턴에서 정석에 해당하는 협업물이다. 이 모델에 장착한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호이어02는 80시간 파워 리저브와 컬럼 휠, 버티컬 클러치라는 현대적인 크로노그래프 구성을 갖췄다. 3·6·9시 방향에 배치한 카운터 일부와 컬럼 휠을 빨간색으로 물들이는 디테일은 고성능 자동차를 드러내는 기법을 차용했다. 칼리버 호이어02의 로터 디자인에서 포르쉐의 스티어링 휠 실루엣이 떠오르거나, 세라믹 타키미터 베젤에 포르쉐를 새기는 디테일 또한 정석적이다. 다이얼 표면은 울퉁불퉁하고 기름지게 묘사해 열을 잔뜩 머금어 끈적거리는 아스팔트를 그려냈다. 모터스포츠 팬이라면 이글거리는 표면의 아스팔트가 어떤의미를 지니는지 잘 안다. 여기에 스트랩은 2장의 가죽을 하나로 합친 디자인으로 시트의 이미지를 구체화해 시계 속에 포르쉐를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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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타임키핑
랑에 운트 죄네 1815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을 눌러 크로노그래프 핸드가 움직이기 시작해 때가 되면 카운터 바늘은 임무를 수행한다. 보통 크로노그래프 핸드는 다이얼을 한 바퀴 도는 60초마다 카운터 바늘을 한 칸 움직인다. 그러다가 크로노그래프 핸드와 카운터 바늘이 전부 멈추면 지금까지 측정한 경과 시간을 의미하게 된다. 카운터 바늘은 크로노그래프 구조에 따라 이동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크로노그래프가 한 바퀴를 거의 돌 무렵, 시작 선을 살짝 넘어가 다음 칸을 향하는 카운터 바늘도 있고 크로노그래프 핸드처럼 카운터 핸드도 함께 회전하는 방식도 있다. 랑에 운트 죄네의 크로노그래프는 명확한 타임키핑을 위한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정확함을 선호하는 독일인다운 발상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프리시슬지 점핑 미닛 카운터(precisely jumping minute counter)’라는 다소 긴 이름의 메커니즘이다. 랑에 운트 죄네의 1815 크로노그래프는 최신은 아니지만 신모델이 드문 수동 크로노그래프에서 신형에 속한다. 중력 때문에 아래로 처진 듯한 카운터 배치가 특징적인 모델이다. 1815 크로노그래프의 크로노그래프 핸드는 정확하게 60초를 통과하는 순간 카운터 바늘이 점프하듯 한 칸을 이동한다. 계측 기능을 수행하는 크로노그래프에 있어 카운팅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카운터 바늘이 이동해 있다는 사실은 엄밀히 말해 정확하지 않은 타임키핑인 셈이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랑에 운트 죄네는 정확하고 논리적인 타임키핑이 가능하게 되었고, 구조적인 요인으로 1815 크로노그래프처럼 독특한 다이얼 배치를 디테일로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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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을 거부한 크로노그래프
리차드 밀 RM72-01
자동 크로노그래프 RM011 시리즈는 RM11-05로 이어진 뒤, 그 자리를 새로 등장한 RM72-01에 내줬다. 크로노그래프를 기본으로 카운트 다운, 애뉴얼 캘린더를 더해 풍부한 기능을 자랑하던 RM011 시리즈에 비하면 RM72-01은 데이트 기능과 인디케이터를 갖춘 크로노그래프로 비교적 담백하다. 정제된 기능성에 비해 다이얼 구성은 RM72-01이 더 도드라진다. 비정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1시와 2시 사이의 60분 카운터, 5시 방향의 24시간 카운터, 9시 방향의 영구 초침 배치는 낯설다. 다소 불안정해 보이는 카운터 배치는 날짜 창과 인덱스, 무브먼트 플레이트 디자인을 고임목 삼아 안정감을 찾았다. 익숙하지 않지만 개성적인 다이얼 아래에는 역시 익숙하지 않은 메커니즘이 자리한다. RM72-01에 장착한 칼리버 CRMC-1은 2개의 오실레이팅(또는 스윙잉) 피니언을 이용한 크로노그래프 클러치를 갖췄기 때문이다. 공간 절약이라는 장점의 이면에 크로노그래프 핸드 구동의 불안정성을 지녀 고급 설계에서 오실레이팅 피니언 사용을 우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의외다. 칼리버 CRMC-1은 2개의 오실레이팅 피니언을 각각 크로노그래프 핸드, 카운터 연결에 사용했다. 동력을 분산 연결해 크로노그래프 작동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고, 오실레이팅 피니언 자체에 걸리는 순간적 부하도 경감시킬 수 있어 보인다. 오실레이팅 피니언의 장점은 효율적인 공간 사용으로 나타난다. 현대적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기본 구성처럼 여기는 버티컬 클러치와 비교하면 비교 우위는 더욱 도드라진다. 실제로 칼리버 CRMC-1의 두께는 6.05mm로 비교적 얇은 편에 속하며 리차드 밀 특유의 커벡스 케이스와 어우러지며 편
안한 착용감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