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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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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의 시작을 알린 19 라인 칼리버


1894년은 한 시계회사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 된 해입니다. 워치메이커 루이 브란트(Louis Brandt)가 세운 회사는 두 아들이 가업을 물려 받아 19 라인 칼리버를 선보인 해로 19 라인 칼리버는 지금의 오메가를 있게 했습니다. 


과거 무브먼트의 칼리버 넘버 생성법이 그렇듯 무심하게 붙은 이름은 말 그대로 지름인 19라인(Ligne)을 의미했습니다. 라인은 프랑스에서 사용하던 단위로 지름이 줄어든 손목시계의 시대인 지금에야 생소한 숫자지만 회중시계의 시대였던 당시라면 19라인은 흔히 볼 수 있었던 지름이었습니다. 평범한 이름과 달리 이 무브먼트는 비범했습니다. 당시 정확성과 생산성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를 하나의 무브먼트에 담아냈고, 덕분에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체계화되고 규모화 된 생산라인을 마련하게 됩니다. 이는 오메가가 거대 매뉴팩처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을 것입니다. 성공에 힘입어 19 라인 칼리버에는 오메가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그리스어 알파벳의 스물 네번째 글자이자 마지막 글자인 오메가에는 끝이라는 뜻과 함께 완벽함이라는 뜻이 함께 들어있어 19 라인 칼리버의 이름으로 제격이었습니다. 19 라인 칼리버의 성공에 고무된 루이 브란트의 두 형제는 회사의 이름을 오메가로 변경했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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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 오메가의 본사가 위치한 스위스 비엘에서는 19 라인 칼리버 125주년 행사가 열렸습니다. 보통 행사에서 무브먼트가 주인공이 되는 일은 이례적이지만, 19 라인 칼리버가 차지하는 역사적인 가치와 비중을 고려한다면 크게 이상할 게 없습니다. 즉 19 라인 칼리버를 통해 오메가의 원점을 기리는 행사인 셈입니다. 행사장은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메가 뮤지엄이었습니다. 현재를 대변하는 새로운 매뉴팩처의 건너편에서 소박하게 불을 밝히고 행사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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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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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의 에나멜 다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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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의 케이스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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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8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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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의 케이스 백. 스월링 패턴과 에나멜을 혼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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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는 19 라인 칼리버의 의의를 알림과 함께 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 현대적인 기술로 부활시킨 19 라인 칼리버 그리고 뉴스를 통해 소개한 칼리버 321이 공개되었습니다. 125주년을 기념한 로고는 과거에서 가져왔고 로고나 행사장 전체의 색상과 톤은 붉은색으로 통일되었습니다. 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에 사용한 붉은 톤 역시 같은 의도로 확인됩니다. 우선 다이얼은 어두운 붉은색으로 에나멜 소재를 이용해 완성했습니다. 뮤지엄 이층 입구에 마련한 디스플레이는 새롭게 선보이는 두 모델의 제작 단계별로 전시해 이해를 도왔습니다. 스트랩 역시 다이얼과 비슷한 색상을 택했고, 케이스 색상의 선택지 중 옐로우 골드로 결정한 이유는 다이얼과 스트랩 색상의 조화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화려한 케이스 백은 스월링(Swirling) 인그레이빙과 에나멜 기법을 혼용해 125주년을 기념합니다. 스웰링 인그레이빙은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삼았던 19 라인 칼리버의 무브먼트 표면에서 가져왔습니다. 미국에서 생산했던 혹은 미국 시장을 위해 만들었던 회중시계의 표면에서 더욱 도드라지게 확인되는 패턴입니다. 무브먼트는 수동의 칼리버 8929를 탑재하며 럭셔리 버전에 해당합니다. 밸런스 브릿지에 세드나 골드를 사용해 로듐 도금한 다른 브릿지와 뚜렷한 구분을 짓는 디테일로 럭셔리 버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의 국내입고는 아직 예정에 없다고 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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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 19 라인 칼리버와 탑재한 회중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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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탄생한 19 라인 칼리버


공개한 또 하나의 모델은 19 라인 칼리버입니다. 과거에 생산했던 오리지날 빈티지 19 라인 칼리버를 기반으로 삼아 리빌트를 진행했습니다. 오메가 아뜰리에 투르비용에서 19 라인 칼리버에 맞춰 19개의 무브먼트를 새로 탄생시켰고, 스위스 시계 양식에서는 비교적 드문 다마스크 패턴으로 표면을 장식했습니다. 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에 투입했던 무브먼트의 양식을 재현하고자 한 듯 합니다. 새로 탄생한 19 라인 칼리버는 하프 헌터 케이스에 수납됩니다. 케이스 소재는 세드나 골드와 화이트 골드의 콤비로 3시 방향의 크라운을 돌리는 방향에 따라 전면과 후면의 커버와 케이스 백을 열 수 있도록 했습니다. 크라운을 시계 방향으로 돌린 후 크라운을 누르면 전면의 커버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린 후 크라운을 누르면 케이스 백이 열리는 식이죠. 현대의 기술로 재 탄생한 19 라인 칼리버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배려가 녹아 든 메커니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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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칼리버 321입니다. 125주년 행사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아직 칼리버 321을 탑재한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까지의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고 칼리버 321만 공개되었습니다.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문워치의 시대를 연 공로자인 칼리버 321은 칼리버 861에 자리를 넘겨준 다음,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는데요. 그 때문에 컬렉터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소유의 갈증을 더욱 깊게 만든 무브먼트이기도 합니다. 칼리버 861과 비교했을 때 크게 컬럼 휠과 캠 방식이라는 크로노그래프 구성 상에서 명확한 우위를 점했고, 베이스 무브먼트는 현재에도 고급 수동 크로노그래프로 활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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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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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예정의 칼리버 321은 2세대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에 탑재했던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삼아 완전한 부활을 위해 디지털 스캐닝 기술 등을 동원했습니다. 오메가가 생산했던 무브먼트지만 오리지날리티의 확보를 위해 세심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거쳤고, 복원이라는 관점(스위스 시계의 복원은 부품의 하자나 명확한 수정 사항이 있더라도 오리지날 유지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강합니다)보다 재탄생이라는 개념이 더 강하게 작용되었습니다. 그래서 과거 도금으로 처리했던 표면이 변색되는 단점을 보완해 이번 칼리버 321은 세드나 골드 PVD처리를 통해 변색을 방지했습니다. 또한 팔렛 포크의 세이프 핀(가드 핀)의 설계 변경을 해 작동 안정성을 꾀한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인터미디어트 휠의 브릿지는 저먼 실버로 제작했으나, 어떤 의도인지에 대해서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은빛을 띠는 크로노그래프 레버나 스프링, 세드나 골드 PVD처리를 한 플레이트, 브릿지와 다른 톤을 발하기 때문에 시선을 계속 끌어당기는 효과(?)가 있습니다. 무브먼트를 공개한 이상 곧 이것을 탑재한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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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의 현대적인 매뉴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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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남짓한 행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메가의 시작점인 19 라인 칼리버를 통한 역사의 재발견은 드 빌 트레저 125주년 기념 에디션과 같은 새로운 시계와 부활시킨 19 라인 칼리버와 칼리버 321 같은 실제적인 무브먼트로 효과적인 전달이 이뤄졌다고 생각됩니다. 오메가의 수장이 레이날드 애슐리만(Raynald Aeschlimann)으로 바뀐 이래, 감춰진 스스로의 가치를 발휘하는 장면이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19 라인 칼리버 125주년 행사가 종료되고 환하게 불을 밝힌 새로운 매뉴팩처에서의 디너로 행사의 진정한 마무리가 이어졌습니다. 길 하나를 두고 과거로 돌아갔던 뮤지엄에서 나와 다시 현재로 돌아와야 하는 동선은 의도되었건 아니건 훌륭한 연출이었습니다. 과거를 상징하는 뮤지엄과 가장 현대적인 생산 방식을 갖춰 현재를 상징하는 오메가의 새 매뉴팩처가 긴 시간을 관통해 나란히 호흡하는 광경은 아마 잊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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