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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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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혹은 오픈워크 작업은 무브먼트의 필수적인 부분만을 남기고 모두 깎아내 시계의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시계의 성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깎아내야 하기때문에 딱 '적절한' 정도를 판단해 깎아낼 수 있는 숙련된 워치메이커가 필요합니다. 심지어 여기에 장식까지 가미된다면 요구되는 능력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죠. 깎아내다 보면 처리해야 할 단면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까요. 모두 '열린 얼굴'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느낌만큼은 전혀 다른 두 개의 스켈레톤 시계의 매력을 비교합니다.   

BVLGARI, Octo Tourbillon Sapphire 
사실 '투명함'이라는 키워드는 몇 년 전부터 몇몇 브랜드에서 집중적으로 공략해오고 있는 주제입니다. 케이스 전체를 사파이어로 제작해 구석구석 속살을 엿볼 수 있도록 한 시계들이 바로 그 예입니다. 불가리는 이렇게 케이스 전체를 투명하게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11개의 브리지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이얼이 거의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매우 '투명한' 느낌의 시계를 선보였습니다. 이름은 옥토 뚜르비용 사파이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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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는 기존 옥토의 팔각 형태 비율에 변화를 가미한 새로운 케이스를 선보였습니다. 블랙 DLC 처리한 티타늄 소재의 44mm 사이즈 시계는 투명한 케이스백과 다이얼이 눈길을 끕니다. 케이스 미들 부분에는 사파이어를 사용했습니다. 시계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덕분에 11개의 블랙 DLC 코팅한 브리지가 특징적인 수동 플라잉 투르비용 무브먼트 칼리버 BVL 206의 모습을 매우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죠. 특히 그 브리지들은 그린 컬러 바(bar)로 장식했는데, 여기에는 금속과 비교해 더욱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는 탄소 나노튜브 입자를 지닌 단일 합성물 ITR2와 낮 동안 흡수한 모든 빛을 어두울 때 발산하는 최첨단 야광 물질인 SLN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무브먼트를 고정시키는 역할과 동시에 아워 마커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이 브리지가 띠는 연두빛 컬러가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장식적인 요소가 되는 것이죠. 바늘 역시 스켈레톤 디자인에 시침과 분침 끝부분에만 이 야광 물질을 도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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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뚜르비용 사파이어는 시간 세팅 방식이 조금 남다릅니다(!). 크라운을 누르면 3시 방향의 작은 창에 빨간색 점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이제 시간 조정을 해도 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다시 한번 크라운을 누르면 점이 사라지면서 시간 세팅과 관련한 메커니즘이 차단됩니다. 

케이스에 사용된 티타늄, 거의 전면을 드러낸 투명한 다이얼의 모습, 그리고 가느다란 직선 바 형태의 상당히 미니멀한 브리지, 여기에 경쾌한 야광 빛깔까지 더해지며 시계 전반적으로 상당히 가볍고 모던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6시 방향에서 매우 가벼운 자태로 회전하고 있는 플라잉 투르비용까지 가세하며 이러한 느낌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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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PATEK PHILIPPE, Calatrava "Squelette" Ref. 5180/1R-001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파텍필립의 울트라 씬 자동 '칼리버 240'이 불혹을 기념하는 특별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바로 온 몸을 깎아내 예술적인 피니싱을 가미한 특별한 스켈레톤 버전이 그것입니다. 2017년 18K 로즈 골드로 선보인 새로운 칼라트라바 "스켈레트" Ref. 5180/1R은 '진정 아름다운 스켈레톤이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주는 듯 합니다. 묵직하고도 중후한 골드 소재를 세심하게 깎아냈는데 그저 깎아내는 데서 그친 것이 아닌, 그야말로 '엄청난' 인그레이빙을 가미해 마치 일종의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스켈레톤 디자인을 통해 칼리버 240의 순수한 그대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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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트와 브리지는 무브먼트의 안정성과 기능성에 방해를 미치지 않는 한에서 최대한 깎아내고 장식을 가미해 '장관'을 연출합니다. 이를 위해 예술 부문 장인들이 투입되었지만 동시에 스켈레톤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워치메이커의 노하우 역시 필요했다고 합니다. 플레이트는 배럴까지 오픈워크 작업을 해 칼라트라바 크로스 아래로 감겨 있는 메인스프링까지 들여다보입니다. 무브먼트 세공에만 일주일 이상이 소요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제 공은 인그레이버에게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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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그레이버는 무브먼트의 남아있는 구조에 매우 선명한 아라베스크 문양과 소용돌이 문양을 장식하는데 이 과정에도 130시간 이상이 소요됩니다. 배럴의 남아 있는 부분에는 "Patek Philippe Genève" 브랜드 서명을 인그레이빙으로 새겨 그 자체로 장식적인 효과를 냅니다(22K 골드 미니로터에서는 파텍필립의 PP 로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체를 스켈레톤 처리한 무브먼트는 로즈 골드 플레이팅을 마치고 폴리싱을 거쳐 케이스, 브레이슬릿과 완전히 매치되는 모습으로 재탄생합니다. 그리고 18K 로즈 골드 소재의 무브먼트 홀더 링에 끼워지게 되는데, 링 자체도 스켈레톤 처리해 12개의 바퀴살 같은 부분이 아워 마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공들인 스켈레톤과 장식 공정이 시계의 정확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하루에 단 -3~+2초의 오차를 보여줍니다. 케이스와 동일한 소재의 18K 로즈 골드 브레이슬릿을 매치했는데, 파텍필립에서 흔하게 만날 수 없는 스켈레톤 버전의 브레이슬릿 모델이라는 희소성도 이 모델의 매력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칼라트라바 "스켈레트" Ref. 5180/1R-001은 무브먼트 두께 2.53mm, 케이스 두께 6.7mm의 얇은 자태에 필수적인 부분만을 남겨 가벼운 인상을 주기는 하지만 골드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묵직함과 중후함, 여기에 골드 브레이슬릿까지 가세하며 같은 '열린 얼굴'을 하고 있는 불가리의 옥토 뚜르비용 사파이어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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