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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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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SIHH 2013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IWC의 인제니어 컬렉션은 기존의 컬렉션에서 180도 환골탈태한 모습이었습니다. 디자인의 변화 뿐 만 아니라 컨셉 자체를 바꾸는 큰 혁신이 함께 이루어졌는데 '레이싱' 컨셉의 도입으로 좀 더 인제니어(독일어로 '엔지니어'라는 뜻) 라는 이름에 걸맞는 컬렉션으로 재탄생한 모습이었습니다. 컴플리케이션 기능의 플래그쉽 모델로 부터 기능과 디자인에서 더욱 세련되어진 개별 모델들까지 이제 인제니어 컬렉션이 IWC의 여느 컬렉션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당당함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했던 모델은 오늘 리뷰를 통해 소개할 인제니어 오토매틱 40mm (Ref. 3239) 모델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그 존재감이 많이 퇴색되었지만 여전히 인제니어의 상징과도 같은 연철 이너 케이스. 고 제랄드 젠타의 손길이 살아 숨쉬는 일체형 케이스 디자인. 오버사이즈의 시계가 대세가 된 IWC에서 그나마 왜소한 동양인의 손목을 가진 나에게 잘 어울리는 40mm 사이즈. 엔트리급 모델로 가격이 비교적 착하다는 점 등이 그 이유입니다.


1955년 시작된 인제니어의 역사는 시계의 연대기에 굵은 글씨로 기록될 만 한 큰 진보였으며, 시대의 변화에 인간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여주는 산물입니다. 그 이전 세대까지 자기장이라는 것은 시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었고 시계제작자들이 고심할 필요가 없었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촉발된 기술의 발전은 본격적인 전기의 시대를 탄생시켰고, 전쟁에 필요한 레이더나 각종 장비는 강력한 자기장을 일으켜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 작동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파일럿은 물론 민간 연구소 및 발전소, 공장, 병원에서 각종 첨단 장비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자기장으로부터 안전한 시계가 요구되었고 IWC에서는 마크 시리즈에 이어 인제니어 컬렉션에 '연철 인너 케이스(soft-iron inner case)'를 장착한 항자기성 시계를 연이어 선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초창기의 인제니어 모델들을 보면 외형적으로는 평범한 드레스 워치에 가까운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제니어 컬렉션에 새로운 아이코닉 디자인을 부여한 것은 고 제랄드 젠타(Gerald Genta)입니다. 이미 파텍 필립의 노틸러스와 오데마 피게의 로얄 오크의 디자인을 총괄한 경험이 있던 제랄드 젠타는 1976년 인제니어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입힙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세 시계를 비교해보면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제랄드 젠타의 손에서 재탄생한 '인제니어 SL (Ref. 1832)' 은 40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날까지 인제니어 컬렉션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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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제랄드 젠타의 인제니어 SL 모델 >


고 제랄드 젠타의 위대한 점은 오늘날 가장 인기있는 럭셔리 스포츠 시계의 전형을 만들었다는데 있을텐데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하나된 일체형 케이스에 튼튼하고 두꺼운 베젤이 특징입니다. 제랄드 젠타는 이와 같은 컨셉 하에 브랜드마다 베젤의 모양을 원형, 사각형, 8각형 등으로 변화를 줌으로써 고유의 독자성을 부여했습니다. 베젤의 모양만으로 이것이 노틸러스인지 로얄 오크인지 구분해 낼 수 있는데, IWC의 인제니어는 두꺼운 원형 베젤에 5개의 홈을 판 모양으로 인제니어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제랄드 젠타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위블로는 6개의 홈으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만...)


시대가 변하면서 인제니어 역시 대중이 좀 더 선호하는 방향으로 스타일의 변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더 커지고 새로운 신소재를 접목하기 시작하면서 화려해지고 고급스러워졌습니다. 기능 면에서도 크로노그래프 기능은 물론 투르비용 케이지와 각종 컴플리케이션 기능으로 무장한 모델들이 출시되었습니다. 무브먼트 또한 새로운 소재의 적용으로 항자기성 성능을 어느정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제니어 모델 중에서는 연철 이너 케이스가 없는 씨스루 타입의 케이스백을 한 모델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오히려 인제니어의 오랜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나 과거의 전통과 향수를 오래도록 유지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있으니까요.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인제니어 컬렉션의 가장 엔트리 모델인 인제니어 오토매틱 40mm (Ref. 3239) 모델이 가장 IWC 인제니어의 역사적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 받은 모델이 되었습니다.


올해 SIHH 2013을 통해 선보인 새로운 인제니어 오토매틱 40mm (Ref. 3239) 모델은 다이얼 형태에 따라 3가지 버전으로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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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실제 판매용 제품이 국내에 입고되었습니다. 그 중 가운데 모델(IW323904)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남성적인 직선이 강조된 일체형 케이스와 두꺼운 베젤이 주는 신뢰감은 탁월합니다. 필드에서의 어떤 난관에서도 견뎌낼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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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의 매력 포인트를 몇가지 집어 보자면 40mm 케이스 사이즈도 좋거니와 두께가 10mm 로 얇다는 것입니다. 오토매틱 무브먼트에 연철 이너 케이스가 장착되었음에도 매우 얇은 두께를 구현해 냈습니다. 케이스의 직경과 두께는 착용감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당연히 케이스백은 솔리드백 타입으로 케이스백을 열지 않고서는 무브먼트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참아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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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백 안으로 장착된 무브먼트는 Cal. 30110 로 IWC의 엔트리 모델들에 대부분 장착되고 있습니다. 이 무브먼트는 익히 아는 것처럼 ETA 2892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IWC의 그것과 일반적인 ETA 2892를 비교한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21석, 4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고 있으며 IWC의 무브먼트 수정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브랜드에 장착되는 동종 무브먼트보다 우월하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0단은 수동감기, 1단은 날짜창 조정, 2단은 핵기능에 시간 조정을 합니다.


방수 성능 또한 12기압(120m) 로 어느 장소나 상황에서도 불안하지 않을 필드워치를 원하는 사람에게 제격입니다. 방수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스크류 방식의 크라운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터프하게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세세한 가공 상태는 매우 훌륭합니다. 모든 모서리면에 폴리싱 가공을 통해 고급감을 더했으며 직선적인 강인한 인상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접촉하는 느낌은 부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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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위로 보이는 핸즈와 인덱스는 이번 인제니어 정비 과정을 통해 인제니어 전 라인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패밀리룩입니다. 기존 라인의 아라비아 인덱스가 없어지면서 심플하고 강인한 형태의 핸즈와 인덱스로 변화했습니다. 인제니어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이나믹한 입체적 디자인에 로듐 도금으로 고광택 및 가운데 야광 도료는 낮과 밤 모두 기능적으로 우월한 시인성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여기에 양면 무반사 코팅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 역시 시인성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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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은 단방향 디플로이언트 버클입니다. 일반적인 스포츠 모델에서 많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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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감은 일체형 케이스의 최고 장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인제니어 컬렉션에서는 독특한 크라운 가드로 크라운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손목 부분에서의 케이스 라인을 부드럽게 만들어 손목 피부에 손상을 주는 것을 방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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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크기에 얇은 두께, 안심할 수 있는 방수 성능은 매일매일 편안하게 다목적으로 착용할 시계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조건입니다. 복각모델은 아니지만 과거의 오리지날리티를 잘 간직하고 있으며 디자인적으로 크게 눈에 띄는 것도 없지만 오래도록 착용해도 질리지 않은 스타일이라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시계협조 : 드로어써클

사진촬영 :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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