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부끄럽습니다만 급하게 만든 아버지의 지갑이 완성되어 자랑 삼아 올려봅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마감이 좀 미흡하게 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아버지는 좋아하시겠지만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정기적으로 경찰서 앞 복개천에서 신청을 받아 일반시민들이 여는 벼룩시장이 있어서
안쓰는 혹은 작거나 안어울려 안입는 옷이나 애들 책, 가방, 신발 등을 바리바리 모아 장사를 하고 왔습니다.
애들에게도 팔만한 물건을 챙겨오게 하여 장사를 시켰더니 제법 잘하더군요.
큰애(10살)인 딸은 흥정도 하고 둘째 놈은 자기 일당 달라고 땡깡도 부리고 참 귀여웠습니다..
제가 애들을 바라보며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고 새로운 모습을 볼 때마다 신퉁하고 대견하고 귀엽습니다.
회사를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죽세공을 하는 저를 보는 아버지의 마음이 이럴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무섭던 기억 때문에 이제야 보이게 된 아버지의 모습, 이젠 제가 잔소리도 하고 아버지 고민이나 생각도
들어보며 공감되고 맞장구 쳐가며 사는 이야기를 하게 된 제 모습이 아버지는 어떻게 보실까요.
오늘 벼룩시장에서 열심히 장사하던 아이들을 보던 제 마음인가 싶습니다.
내일 친구분들과 하는 생신파티에 가서 지갑을 드리면 많이 뿌듯해 하실 것 같습니다.
"친구분들한테 꼭 자랑하세요. 아버지. 그러라고 시간 맞춰서 만들어드립니다. 헤헤"
"아버지 지갑도 비싼거라 용돈은 못넣어드렸어요. 저도 용돈받아 사는거 아시잖아요"
"차마 사랑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제맘 아시죠?"
"다음 번엔 목공 책 사 드릴 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