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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조회 12526·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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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쇼파드(Chopard)가 최근 새로운 리미티드 에디션, L.U.C 1963 The Quintessential Chronometer를 발표했습니다. 

퀸터셍셜(Quintessential)이 '정수의' '본질적인' 같은 뜻이 있으니, 퀸터셍셜 크로노미터 그 이름부터 자못 의미심장한 시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L.U.C은 쇼파드의 최고급 매뉴팩처 라인이지요. 그리고 여기에 연도를 붙였습니다.(근래 제품명에 연도를 병기하는 브랜드가 몇몇 있지요. 론진이라든지...^^)

기존의 매뉴팩처 클래식 라인 중에 L.U.C 1937이 있는데, 1937은 쇼파드가 제네바에 시계 전문 워크샵을 세우고 시계 제조 분야에 본격적으로 매진하기 시작한 해입니다.

그렇다면 새로 발표한 L.U.C 1963 퀸터셍셜 크로노미터의 1963은 쇼파드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해일까요?! 쇼파드 시계에 관심 있는 분이시라면 아마 바로 눈치채셨을 듯. 



그렇습니다. 1963년은 쇼파드가 창립자의 쇼파드 가문에서 독일의 슈펠레(Scheufele) 가문으로 경영권이 인수된 해입니다. 칼 슈펠레를 시작으로 대를 이어, 

그 손자인 칼-프리디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가 아내인 카롤리네 슈펠레(Caroline Scheufele)와 함께 현 쇼파드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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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드는 이렇듯 파텍 필립이나 오데마 피게처럼 대를 이은 가족 경영 체제와 독립 브랜드 형태를 고수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매뉴팩처입니다. 


2013년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쇼파드가 1963년부터 이어져 내려온 슈펠레 패밀리의 가족경영 역사를 한정판으로 기념하기로 한데는, 

바로 2013년이 슈펠레 패밀리가 쇼파드를 이끌어온지 딱 50주년이 되는, 현 쇼파드의 경영진 입장에서는 꽤 기념할 만한 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연초가 아닌 세밑 끝자락에서야(그것도 딱 크리스마스 즈음에) 공개했을까요?! 연말 가문의 자축 파티 의미도 있지 않았나 싶네요. 


어찌됐든, 새로 공개한 L.U.C 1963 The Quintessential Chronometer(퀸터셍셜 크로노미터)는 기존의 쇼파드 시계들과도 좀 차이점이 느껴집니다. 

도톰한 블랙 로만 인덱스와 쇼파드 중에서도 L.U.C 라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도피네 퓨제(Dauphine fusée) 타입 핸즈 같은 디테일은 여전하지만,  

미닛 트랙(챕터링)이 기존의 인덱스 외곽이 아닌 안쪽으로 배치된 것하며, 6시 방향이 아닌 9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 다이얼이 위치하는 것도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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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다이얼은 포슬린(Porcelain) 타입으로 제작되었다네요. 세라믹계 래커를 바르고 구워낸 뒤 프린팅 작업을 거쳤습니다. 

프레스 이미지로 공개된 사진으로는 위에 보시는 바와 같이 18K 로즈 골드 케이스만 있지만, 플래티넘 케이스로도 제작되었구요. 


로즈 골드 모델(Ref.161963-5001)과 플래티넘 모델(Ref.161963-9001) 각각 50개 씩만 한정 제작되었습니다. 

케이스 직경은 44mm, 두께는 11.5mm로 드레스 워치로는 제법 크기와 두께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회중시계 칼리버를 계승한 클래식한 레이아웃과 직경의 무브먼트 때문에라도 이 정도 사이즈와 두께가 타협점이 된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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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실 분이 계시겠지만, 지난 2010년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창립자 루이-율리스 쇼파드 트리뷰트 에디션은 

케이스 지름이 무려 49.6mm에 달했습니다. 두께도 별도의 고정 케이스백을 감안하더라도 15mm 정도로 두꺼웠구요.    


흥미로운 점은 베이스 칼리버인데요. 150주년 루이-율리스 쇼파드 트리뷰트 에디션에 탑재된 L.U.C 06.01-L 칼리버가 

이번에 발표된 L.U.C 1963 더 퀸터셍셜 크로노미터의 베이스가 된 것입니다. 다만, 기존 L.U.C 06.01-L 칼리버가 직경 43.2mm에 두께 5.5mm 였다면, 

이번에 공개된 퀸터셍셜 크로노미터의 L.U.C 63.01-L 칼리버는 38mm로 직경이 줄었습니다. 두께는 5.5mm로 같구요. 


그리고 파워리저브 시간도 L.U.C 06.01-L 칼리버가 80시간이었다면, 새로 추가된  L.U.C 63.01-L 칼리버는 60시간으로 줄었습니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두 칼리버 모두 제네바 시계 학교(Ecole d’Horlogerie de Genève, EHG)와의 기술 협약으로 완성되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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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 공개된 L.U.C 63.01-L 칼리버입니다. 

베이스가 된  L.U.C 06.01-L 칼리버와 마찬가지로,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COSC)은 물론, 제네바 홀마크(Poinçon de Genève)까지 받았습니다. 


쇼파드는 자체 시계 공방이 두 군데가 있습니다. 1937년부터 유지되온 제네바의 메이린(Meyrin) 공방이 있고, 

1996년에는 플러리에 지방에 대형 매뉴팩처를 건립했지요. 그래서 같은 L.U.C 라인이라고 해도 일부는 제네바 홀마크를 받고, 

다른 일부는 플러리에 품질 재단(Fleurier Quality Foundation, FQF)의 퀄리테 플러리에 인증을 받기도 합니다. 

퀄리테 플러리에 인증은 근래 보베나 파르미지아니 같은 플러리에 지방의 매뉴팩처들 사이서 이제 주요한 한 규격으로 자리잡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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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 1963 The Quintessential Chronometer의 케이스백 모습입니다. 

정말이지 20세기 초 회중시계 칼리버를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레이아웃이 멋스럽네요.


근래 보면 파텍 필립과 바쉐론 콘스탄틴을 비롯해, 프랭크 뮬러, 카리 보틸라이넨 같은 독립 시계제작자들의 시계에 이르기까지

신형 무브먼트에도 클래식한 브릿지 구성의 무브먼트를 다수 선보이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참 반갑습니다.


위에 사진으로나마 보시다시피, 각 브릿지 모서리는 눈에 띄게 베벨링 + 미러폴리싱 처리되었고, 

스크류 헤드나 스완넥 레귤레이터, 팔렛 같은 부품들도 다 수공으로 폴리시드 처리를 했으며, 

제네바 스트라이프와 페를라주는 뭐 기본... 5 자세차 조정 등... 제네바 홀마크 규격에도 충실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쇼파드의 인하우스 매뉴팩처서 설계, 제작, 피니싱, 조립에 이르기까지 100% 자체적으로 소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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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격대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구요.  

쇼파드의 오뜨 오를로제리(Haute Horlogerie) 제조 기술과 저력을 엿볼 수 있는 근사한 모델을 보게 되어 모처럼 안구정화된 기분입니다.^^  

2014년 새해에 국내에도 몇 점 들어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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