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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글을 못올릴 것 같아서 오늘 후다닥 써봅니다.

 

1. Faber-Castell, Graf von Faber-Castell (파버카스텔, 그라폰 파버카스텔)

1761년에 설립된 파버카스텔은 미술용 수채 색연필과 연필 등으로 아주 유명한 회사로 한 가문에 대물림되어 경영되고

있는 회사입니다. 현재는 설립자로부터 8대인 안톤 볼프강 그라폰 파버카스텔이라는군요. 이 회사는 연필계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역사와 전통만큼 좋은 품질의 연필을 만들어 왔고 그간 유명화가와 작가들이 (괴테, 헤르만 헤세, 고흐 등...) 이 회사 제품을

애용해왔다고 하네요. 현 파버카스텔 연필의 얼굴마담은 1905년에 출시된 카스텔 9000 연필로 연필 매니아들이 꼽는

소위 '세계 3대 연필(카스텔 9000, 독일 STAEDRLER Mars-Lumograph, 일본 TOMBOW MONO J)' 중 본좌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수성페인트로 칠한 특유의 녹색 몸통으로 출시된지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심 밀도도 고르고 탄탄해서 잘 부러지지 않고 연필에 사용된 목재도 결이 고르고 괜찮았습니다.

어쨌든 이 파버카스텔이 만년필 제조에 뛰어든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10년이 조금 넘은 것으로 아는데

이 때 파버카스텔에서는 고급형 브랜드인 Graf von Faber-Castell(그리폰 파버카스텔 : 파버카스텔 백작이라는 뜻으로

설립자 작위가 백작이었다고 하네요) 을 같이 런칭하면서 고급화도 동시에 꾀했습니다. 도요타 - 렉서스 관계랄까요.

(위는 파버카스텔네 성이고 아래는 파버카스텔 공장이랍니다)

파버카스텔에서는 스틸촉을 사용한 저가 모델들이 나오고 그라폰에서는 18K 금촉을 사용한 고가 모델들이 나오는데

두 브랜드 모두 공통적인 느낌은 '따뜻한 느낌' 입니다. 특히 연필에 일가견이 있는 회사답게 목재를 사용한 펜들이

볼만하지요. 나무가 세월을 타며 은근히 변색되는게 참 멋지더군요.

파버카스텔에서는 2종의 라인이 있는데 배나무, 코코넛 나무를 사용한 앰비션 라인과 배나무를 사용한

이모션 라인이 있는데 앰비션은 슬림한 편이고 이모션은 통통한 편이니 취향에 맞게 고르시면 되고 둘 다 스틸촉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부드러운 필감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모션이 더 부드럽더군요.

 

(위에 한장은 앰비션, 아래 두장은 이모션)

그라폰 파버카스텔에서도 역시 나무 재질의 펜이 등장을 하는데 그 중에서 꽃이라고 할 수 있는건 클래식 라인입니다.

 

(클래식 라인 중에서 '그레나딜라'입니다)

클래식 라인은 몸통 재질로 에보니(흑단 : 고급 가구재료), 그레나딜라(주로 목관악기 재료), 퍼남부코(바이올린 활 재료) 등을

사용한 모델들이 있는데 실제로 보시면 '예쁘다' 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거기다 나무가 주는 느낌 탓인지 타 회사보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뿜어내지요. 비록 타 업체보다 만년필 제조 역사는 짧지만 촉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서 필감도 처음부터

부드러운 편입니다. 소문에 만년필 제조를 위해 몽블랑과 펠리칸 닙 장인들을 대거 영입했다던데 어찌되었건 촉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단점이라면 그라폰 저가라인인 기로쉐나 고가라인인 클래식이나 촉 차이가 별로 없다는거...

(바꿔말하면 저가라인 촉도 그만큼 좋다는게 될까요?) 캡이 금속재질인지라 무거워서 뒤에 꽂아쓰기 힘들고 밸런스가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겁니다. 뽀다구에 무게를 조금 더 둔 느낌이랄까요. (당연히 그럭저럭 쓸정도는 됩니다)

 

2. LAMY(라미)

독일 실용펜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회사로 입문자용 만년필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시계 쪽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이어받았는데 타 회사들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과 편차가 거의 없는 고른 품질로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진이 입문자용으로 최고로 꼽히는 라미 Safari 입니다. 촉은 스틸 재질인데 보시다시피 별 장식없이 단순하지만 기능적으로 충실하고

품질도 균일해 관리도 철저한듯 합니다. 거기에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정가 기준 4만9천원) 필감은 절대 저렴하지 않지요.

카트리지/컨버터 겸용 방식에 가격대비 성능으로는 최고가 아닐까합니다. 기본색상 외에 다양한 색상이 특별판 형식으로

출시되고 (사진처럼 색깔별로 수집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투명버전인 비스타(두번째 사진 맨 오른쪽)도 있으니 입맛에 맞게

마음껏 고를 수 있지요. 손석희씨가 100분 토론에 들고 나오신 모습이 종종 보였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부담없이

굴릴 수 있으니 만년필계의 G-Shock 이랄까요?

다른 모델로는 라미2000이 있습니다. 14K 금촉을 사용한, 현 라미 중에서는 고급기에 들어가는데 각종 실용성으로 무장을

했습니다.

 

현대적인 외모와는 달리 1966년에 출시되었는데 바우하우스 디자이너인 겔트 허르트 뮤라가 21세기를 내다보고

디자인했다는군요. 특징은 후디드닙(Hooded Nib)인데 저렇게 촉 대부분이 가려져 있는 형태를 말합니다.

파카45, 워터맨 까렌 등에서도 볼 수 있는데 저런 형태의 장점은 잉크마름에 굉장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캡을 열어둬도

꽤 오래가지요. 몸통재질은 아스피린 개발사인 바이어사에서 만든 Makrolon 이라고 하는 유리섬유로 강화된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느낌이 묘했습니다. 나무와 플라스틱 중간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경도가 높고 흠집에 강하며, 가볍고 내구성이 좋다고 합니다.

잉크 충전방식은 피스톤 필러라 잉크 저장량도 많고요. 단, 촉은 라미 치고는 굵고 흐름이 좋은 편입니다.

라미가 분명 실용적이고 좋은 펜은 맞습니다만 그게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저처럼 번쩍이는 촉을 보며 흐뭇해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이 감소하더군요. ㅎㅎ 그래도 어쨌든 본격적인 만년필 지름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에 '만년필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맛을 보기에, 부담없이 사용하기에는 확실히 좋은 브랜드입니다.

 

독일브랜드 살펴보기는 이정도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이 만년필 쪽에서는 인기제품도 많고

다른 나라보다 회사도 많은게 마치 시계 쪽에서 스위스를 보는 것 같네요. 다음에는 영국의 파카, 스위스의 까랑다슈를

묶어서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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