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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만년필 구입 루트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하고 제가 직접 방문 경험이 있는 공식 수입사 위주로

국내 만년필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수입된 정품을 구하는 방법은 2가지이지요. 시계처럼 직영점과 대리점이 있습니다. 백화점 및

대형 문구점(교보문고 핫트랙스 등) 에 입점해 있는 매장이 직영점이고 여러 팬 브랜드를 모아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대부분 펜샵들이 대리점입니다. 물론 대리점 쪽이 약간의 할인율과 함께 자체적인 덤

(잉크 등)을 끼워줘서 조건이 좋은 편입니다. 할인율은 브랜드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체로 정가 기준 10~15%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이런거 언급해도 되나요? 문제 된다면 수정하겠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펜 구입하시는 분들은

직영점보다는 펜샵 위주로 많이 다니시죠. 단골로 눈도장 찍으면 조금 더 할인폭도 커지니까요~

비공식루트로는 병행수입품과 중고 시장이 있습니다. 뭐 시계에도 있으니 잘 아실듯 합니다. 주로 남대문 수입상가 등지에

많이 자리를 잡고 있고 모 펜샵에서 파카와 워터맨 위주 병행수입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는 정품과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만 파카와 워터맨의 경우 국내 정식수입품과 병행수입품간 가격 격차가 워낙 커서 인기가 좋지요.

 

국내 만년필 수입사 중에서 가장 큰 놈을 꼽으라면 몽블랑 수입사인 유로통상과 파카/워터맨 수입사인 항소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방문해본 회사도 유로통상, 항소, 그리고 라미/까렌다쉬 수입사인 화모스이죠. 제가 방문해본 경험과

주변 만년필 사용자분들 이야기를 들어봤을때 만년필 회사 서비스는 크게 몽블랑과 비몽블랑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ㅎ

유로통상에 방문했을 때지요. 당시 사용하던 P146 모델 촉이 살짝 틀어져서 교정을 받아보려고 압구정에 있는 유로통상을

방문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명품' (솔직히 저는 명품이란 단어는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런 물건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런데 사용하는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수입사, 그것도 만년필 쪽에서는 국내 최고 인지도를 자랑하는 몽블랑 수입사답게

깔끔한 건물 한채를 통째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깔끔한 A/S실 내부에 (대부분 고가품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어딘지 모르게 살짝 까칠한 느낌의 젊은 여직원이 맞아주더군요. 잠시 기다리니 교정이 완료된 물건을 가지고 나왔는데

간단한 교정이라 특별히 흠잡을만한 곳은 없었습니다. 수리비가 2만원 조금 넘게 청구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만년필 때문에 수입사를 방문한 곳은 라미/까렌다쉬 수입사인 화모스입니다. 7호선 학동역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구입한지 1년 넘게 사용중이던 까렌다쉬 레만의 촉과 피더를 제외한 그립부분에 이상이 생겨 까렌다쉬 매장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직접 방문을 했습니다. 유로통상과는 달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도의 건물 4층, 그것도

일부만 사용하는 유로통상에 비하면 영세업체(?) 였습니다. 또한 A/S 만 전문으로 하는 직원은 따로 없고 한 부장님과

대리님께서 다른 일을 겸업 하면서 틈틈히 펜수리도 하시더군요. 바로 그 부장님이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데리고간 곳은 그 건물 1층에 창고로 쓰이는 공간인데 그 한쪽에 수리공간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비록 허름한 공간이긴 했지만

바쁘신 와중에 직접 맞아주고 까렌다쉬는 평생 보증을 기본으로 한다면서 촉과 피더를 제외한 프론트섹션 전체를 교체해주는데도

돈 한푼 받지 않고 오히려 메모지 한뭉치와 펜파우치 (비록 판촉용 정도로 쓰이는 저렴한 것이지만요)를 안겨주더군요.

솔직히 처음 보았을때 유로통상에 비해 허름해보이는 건물에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만 서비스를 받아보니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곳은 바로 파카/워터맨 수입사인 항소입니다. 항소는 원래 모나미 특판사업부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회사라 기본 자금력이 탄탄합니다. 거기다 취급 브랜드 자체도 국내 인지도가 있는 편이고요. 위치는 청담사거리입니다.

건물 한층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사무실 입구쪽에 '고객지원실' 해서 A/S실을 만들어 뒀습니다.

펜 업계에서는 대기업답게 깔끔한 내부에 남직원 두분이 펜을 수리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듀오폴드 캡톱에 장식이 떨어져 잃어버려 그걸 처리하러 갔는데 물어보니 별도 수리비는 없지만 부품비는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에 당장 찾아갈 수는 없고 택배로 발송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부품비를 지불하고 맡겼는데 이틀 뒤 택배가 집으로 왔습니다. 택배 비용은 항소 측에서 부담을 해주고

포장도 꼼꼼히 해서 날아왔습니다. 항소도 서비스면에서는 참 좋은 인상을 받았지요.

기타 펠리칸/로트링 수입업체인 신한커머스 등지도 서비스를 받아본 주변 사람들 말에 따르면 사측에서 택배 비용을

부담해 발송해주는 등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제가 곰곰히 생각해봤을때 유로통상 서비스도 다른 '고가품'회사 서비스에 비해 특별히 떨어진다 할만한 건덕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다른 수입사들 서비스가 워낙 좋아서 상대적으로 비교가 많이 되는 듯 하네요.

 

뭐.. 수입사들 서비스에 비해 개인 경험과 생각을 주절주절 써봤습니다만 서비스 품질을 떠나 어느 회사나 실력이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정확한 구조와 부품 위치가 있는 시계와는 달리 만년필 펜촉은 수리자의 '감' 과 주관적인 요소도

들어가게 됩니다. 눈으로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펜촉과 슬릿의 벌어짐, 휘는 각도에 따라 필감 차이가 달라지거든요.

이 촉에 관해서는 대부분 회사들이 그냥 '나오게만' 교정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필기의 즐거움을 떠나서요.

그래서 만년필 사용자들은 다른 경로를 많이 이용하게 됩니다. 바로 동호회마다 몇분씩 계시는 일명 '신의손' 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특히 유명한 분도 계시는데 일단 이분들은 펜으로 밥을 먹고 사시는 분이 아닌 펜 애호가입니다. 그래서 사용자 시각으로

수리를 하지요. 되도록이면 손상이 없도록, 필기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그래서 촉에 관해서라면 공식수입사보다는

그런 분들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ㅎ

 

이상으로 잡소리를 마치겠습니다. 잉크에 대해서도 써볼까 생각했는데 잉크도 종류와 특성이 다양한지라 분량이 꽤 될 것 같아

고민중이 되는군요. 대표적인 몇종만 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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