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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까르띠에 파인 워치메이킹 클럽이 열렸고, 올 해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수동칠님(manual7, 일설에는 수동이 아니라 설명서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ㄷㄷ)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참석했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해당하는 국가는 물론 프랑스에서도 싸이의 열풍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피부로 체험했는데요. (순전히 까르띠에 대만 지사장의 취향에 따라)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노래방 기기를 가져다 놓고 한국팀(?)은 그들의 요청에 의해 강남스타일을 불러야 했었습니다. 더불어 평소에 잘 마시지 않은 와인의 숙취가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된 값진 체험이었습니다.

 

SIHH에서 공개될 예정의 모델을 미리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파인 워치메이킹 클럽의 목적인데요. 현재 SIHH에서 공개하기로 해 엠바고가 걸린 몇 제품을 제외하고 먼저 두 모델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사실상 SIHH 2014 까르띠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애스트로캘린더(Rotonde de Cartier Astrocalend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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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트로캘린더라는 이름은 이전 선보였던 애스트로 레귤레이터나 애스트로투르비용의 연장선에 있을 듯 한데, 그 보다는 카운터를 중앙으로 배치한 센트럴 크로노그래프나 애뉴얼캘린더의 배치처럼 기능을 중앙으로 모은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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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의 주위로 요일, , 날짜가 계단처럼 단차를 두고 배치되어 있고 이것은 각각 파란색 윈도우를 통해 해당일의 정보를 표시합니다. 내부를 보면 위 이미지와 같은 대형 톱니바퀴를 사용해 표시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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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트로캘린더의 특징은 전통적인 퍼패추얼 캘린더의 구조에서 탈피했다는 점입니다. 메커니즘의 특성상 스프링이 다용되는데 까르띠에에 따르면 이것이 메커니즘 측면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민감하다는 의미일텐데요. 애스트로캘린더는 퍼페추얼 캘린더 메커니즘의 대부분을 기어로 구성합니다. 사실 이 같은 방식은 타임존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날짜를 앞, 뒤로 조정할 수 있어 퍼페추얼 캘린더의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한 율리스 나르덴의 GMT± 퍼페추얼에서 구사된 바 있는데요. 애스트로캘린더는 이 새로운 메커니즘에서 두 가지를 원했습니다. 하나는 앞서 말한 신뢰도 높은 퍼페추얼 캘린더 메커니즘과 하나는 안정된 토크 활용입니다. 랑에가 랑에 1 퍼페츄얼 캘린더를 선보이면서 랑에 1 특유의 디자인에 적합하면서 퍼페추얼 캘린더의 핵심은 토크 제어를 위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선보인 것과 마찬가지죠. 애스트로캘린더가 원한 두 개는 궁극적으로 크로노미터의 도달일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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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구현하기 위해 까르띠에는 브레인 휠이라는 19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유닛을 만들어 냅니다. 퍼페츄얼 캐린더 메커니즘의 본질은 한 달의 길이가 4년에 한번씩 29일이 되는 2월과 한 달이 30일인 달을 구분해 표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하는 것인데, 브레인 휠이 이것의 중추가 됩니다. 브레인 휠을 구성하는 부품 중 12개가 니켈인 이유는 가공의 정밀성이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인 메커니즘에 비해 복잡한 만큼 제대로 된 작동을 하기 위해서는 정밀 가공이 필수적이죠. (니켈을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니켈의 가격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애스트로캘린더는 브레인 휠을 중심으로 67개의 휠과 2개의 점퍼만 사용됩니다. 전통적인 퍼페추얼 캘린더라면 적지 않은 숫자의 스프링이 사용되었겠지만, 스프링이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메커니즘의 덕분에(?) 데이트 전환에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35분이며, 2 28일에서 3 1일까지의 데이트 전환에는 4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데이트 전환의 소요시간은 짧을수록 좋은데 그 이유는 여러 데이트 관련 정보를 바꾸기 위해 동력 소모가 커지면서 토크가 줄어들면 진동각이 떨어지고 그것은 아무래도 정확성에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이 메커니즘은 조작체계가 단순하고 퍼페추얼 캘린더에게 치명적인 레드존(날짜 조정 금지 시간. 사실 풀 캘린더만 해도 레드존이 거의 하루 종일이나 마찬가지인데)의 조작에는 안전장치가 걸리게 되며 메커니즘을 보호합니다. 크라운을 한번 돌리는 것으로 약 9일 정도의 데이트를 바꿀 수 있고, 측면에 오목한 푸시버튼을 넣어 이것으로도 조정이 가능합니다. 케이스 백에서 윤년 인디케이터가 보이는데, 일년에 몇 번 정도 밖에 보지 않기 때문에 케이스 백에 배치된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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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은 케이스가 크고 두꺼워져서 울트라 슬림 형태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건데요. 케이스 지름이 45mm, 두께가 15mm로 적지 않고, 무브먼트인 칼리버 9459 MC 역시 32mm 지름에 8mm의 두께입니다. 트윈배럴을 사용한 50시간 파워리저브가 가능하고 케이스는 플래티넘으로만 예정되어 있는 100개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어스 앤 문 투르비용(Rotonde de Cartier Earth and Moon watch Tourb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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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 한 방식의 문 페이즈, GMT 기능의 투르비용입니다. 기능적인 부분은 앞의 애스트로캘린더에서 비해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좀 적습니다. 다이벌 배치를 보면 스몰 다이얼에 시, 분을 넣었고 그 주위에 24시간 표시의 링이 있습니다. 6시 방향에는 투르비용 케이지가 보이는군요. 문페이즈가 어디 있나 싶은데요. 케이스 4시 방향 푸시버튼을 누르면 디스크가 케이지 부분에 나타납니다. 디스크가 케이지의 공간을 가리는 면적이 곧 달의 위상을 표시하게 되는 것이죠. 푸른색을 밤 하늘이라고 생각하면 달의 위상을 그리는 게 더 쉬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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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의 버튼 때문에 크로노그래프처럼 보이지만 2시 버튼은 24시간 표시링을 조작하기 위해 사용되고, 문페이즈는 크라운이 없는 쪽 오목한 푸시버튼을 이용해 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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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금석을 사용한 빈티지 탁상시계


기능적인 부분도 부분인데 이 모델의 포인트는 청금석(Lapiz-Lazuli)이라는 광물을 아낌없이 사용해 만들어 낸 투명하면서도 진한 푸른입니다. 청금석은 이 모델처럼 문페이즈나 메띠에다르 다이얼에 가끔 사용되는데요. 여기서는 문페이즈 뿐 아니라 스몰 다이얼을 둘러싼 공간에도 사용되어 다이얼 아래의 메커니즘을 은근히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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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의 입체적인 로만 인덱스는 18k 화이트 골드로 이전 모델에 비해 더욱 섬세해졌습니다. 케이스 백에서 보이는 브릿지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습니다. 케이스가 47mm로 이보다 좀 더 작았으면 어땠을까 하는데요. 두께도 16mm가 넘어 다소 두껍습니다. 애스트로캘린더와 마찬가지로 플래티넘 케이스가 예정되어 있고 파워리저브는 3, 50개의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