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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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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 매뉴팩처 방문기

 

라 코토페, 피아제의 심장...

 

변함없이 럭셔리한 아침을 즐기... “고”가 적혀야 할 자리에 “고 싶었지만...”이 자리했습니다.

전날 제네바에서도 유명하다는 퐁듀 식당에서(클린턴이 왔다던가 했음) 과하게 마신 와인의 뒤 끝으로 무거운 머리를 겨우 이끌고 라 코토페로 향했습니다.

굽이치는 산길을 꼬불꼬불 달리는 차 속에서 비몽사몽 하다 보니 어느덧 분지처럼 포근하게 감싸진 라 코토페에 이르렀습니다.

드디어 저를 이곳으로 이끌어 준 울트라 씬 무브먼트의 고향에 도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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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 보다 더 수수하고 평범한 건물의 모습에서 군더더기 없는 피아제 무브먼트의 심플함이 느껴졌다고 한다면 너무 앞서나간 것인가요 ^^

아무튼 입구에서부터 보여지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던 제네바의 매뉴팩처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차 한 잔 마시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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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왼쪽 귀퉁이에 보일랑 말랑 하는 작은 건물로 우리를 안내 했는데, 그곳은 바로 직원 식당이었습니다.

마침 점심시간도 되고 해서 피아제의 전속 쉐프(ㅋㅋ 거창하지만 한국말로 하자면 식당 아줌마)가 제공하는 맛있는 특별식으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전날 제네바에서와 마찬가지로 식당 내에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아래 사진에 있는 에피타이저의 맛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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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후 지붕의 경사가 그대로 살아 있는 옥탑방, 하지만 천창이 있어 더 없이 운치가 있는 인사담당 임원이신 이브 보르낭(라 코토페의 안내를 담당하신 분) 부서장님의 방에서 특수한 종이로 만들어진 크린 가운으로 갈아입고 본격적인 피아제 무브먼트 매뉴팩처의 견학을 시작하였습니다.

 

피아제 하면 하이엔드 라인의 대명사로 보석이 줄줄이 박힌 주얼리 시계 전문업체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테지만 사실 피아제는 시계 매뉴팩처들에게 무브먼트를 만들어 공급하던 조그마한 공방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874년에 조르주 에두와르 피아제가 이제 막 성년이 되던 19세의 어린 나이에 가족 농장의 한 귀퉁이에 공방을 차리고 무브먼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 현존하는 피아제의 시초였습니다.

 

유라 산맥의 한 작은 마을인 라 코토페에서 피아제가 시작된 것에는 나름대로의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데요, 당시 코토페가 속한 뉴샤텔주(州)는 프랑스인인 루터파 종교개혁 주의자 기욤 파렐(Guillaume Farel)이 정복하여 지배하던 곳이었고 그 중심지가 바로 제네바였습니다.

원래부터 부지런하던 스위스인들 이었지만, 종교개혁에 합류된 이후 그들의 금욕주의적인 생활양식은 더 엄격해졌고 당연히 나태함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눈이 많고 추운 겨울이라 해도 나태할 수 없었던 그들이 긴 겨울동안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일로 찾은 것 중 하나가 시계의 제작이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 지역에 작은 공방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1874년도에 제1대 피아제의 오너인 조르주 에두와르 피아제가 피아제라는 이름으로 공방을 시작하기 전에도(1820~1836년도 사이) 피아제란 이름의 서명을 새겨 만든 시계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어린 조르주 피아제가 워치메이커로서의 수련을 쌓던 공방에서 일하던 그의 친척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조르주 피아제는 그의 친척이 운영하던 공방에서 시계제작 기술을 배웠고 시계제작과 관련된 많은 기술 중에서도 레버 이스케이프먼트를 자신의 전문 분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피아제가 무브먼트 제작공방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지만, 피아제가 울트라씬 무브먼트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기초가 되어 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피아제라고 하는 세계적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하이엔드 워치 메이커가 자신들이 제작하는 시계의 심장인 무브먼트를 제작하는 매뉴팩처라고 소개하기에는 어떻게 보면 초라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건물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 100년이 훌쩍 넘는 살아있는 역사가 숨쉬고 있으며,

고집스럽게 그들의 초심을 계승하고 이어가는 피아제의 의지가 그 속에 깃들어 있다는 생각하니 오히려 화려하고 깨끗하게 새로 지어진 여타 브랜드의 매뉴팩처보다 더 신뢰감 드는 곳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제가 가장 보고 싶었고 만나보고 싶었던 무브먼트의 부품을 제작하는 공방과 엔지니어들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들은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라 코토페의 매뉴팩처에서 6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4년 전에 옮겼다고 합니다.

최소 두께가 0.12mm 밖에 되지 않는 극한의 박판으로 만들어진 기어 배열을 가지고도 43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는 강한 태엽의 힘을 응축시켜둘 수 있는 테크닉, 또한 그 힘이 발란스 움직임이 통제하는 대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발산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이러한 무브먼트의 구조를 과연 어떤 식으로 설계하고 제작하는지 눈으로 보고 그리고 귀로 들어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일정관계상 그곳을 방문하지는 못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는 했습니다.

 

라 코토페의 매뉴팩처에서는 35가지의 피아제 현행 무브먼트가 생산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25가지가 울트라씬 무브먼트라고 하며, 그 중에서도 430P가 가장 내구성이 뛰어나고 우수한 무브먼트라고 합니다.

당연히 생산량 및 소비량이 가장 많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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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를 조립하는 곳입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일괄적으로 돌아가는 컨베이어에 맞추어 자기가 세팅해야할 부품을 하나씩 조립하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무척 많이 놀라워했겠지만,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았다 해도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약간 놀라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금방 이해가 되더군요, 무브먼트 조립의 시작부터 오차조정을 완료하여 제작을 끝내는 모든 과정을 한사람이 다 수행하는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충분한 기술을 가진 장인이 필요한데 이런 장인이 결코 많을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제네바 매뉴팩처를 방문했을 때 시계를 제작할 때 허용하는 오차에 대해 질문했던 것을 기억 하시나요 ?

무브먼트 조립부서에 도착하자마자 제가 하였던 첫 번째 질문이 바로 무브먼트 제작에 적용되는 허용 오차가 얼마인지였습니다.

가장 얇은 기어의 두께가 0.12mm이며 가장 좁은 기어 사이의 간격이 0.1mm인 울트라씬 무브먼트를 제작하기 위해 그들이 적용하는 허용오차는 0.001mm 이었습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무브먼트 조립 부서의 한쪽 방향만 찍은 사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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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위의 사진의 반대 방향 모습입니다.

사진의 가장 안쪽에 앉아서 열심히 무브먼트를 조립하고 있는 엔지니어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정말 영화배우 같이 잘 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제네바를 들렀을 때 자행(^^)되었던 저의 우문(愚問)에 대한 피아제 엔지니어의 현답(賢答) 시리즈 2편입니다.

 

우문 : 지금 하고 계신 무브먼트 조립 일에 만족하시는지요 ?”

현답 : 당연히 만족하고 있으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문 : 무브먼트 제작을 분업화 한다면 더욱 더 많은 무브먼트를 생산할 수 있을텐데 왜 분업화 하지 않는 건가요 ?

현답 : 무브먼트의 제작은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입니다. 당연히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제 손으로 다 수행하여야 완성된 작품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사의 운영상 어쩔 수 없이 무브먼트만 조립하고 있지만, 회사만 허락한다면 시계 전체의 제작을 모두 제 힘으로 수행하고 싶은 것이 바로 저의 바램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하~ 앙트완 프레지우조, 필립 듀포, 폴 쥬른 같은 사람들이 브랜드 업체에서 일할 때 이런 꿈을 꾸고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문 : 무브먼트 하나를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되나요 ?

현답 : 무브먼트에 따라 다른데 제가 조립하는 폴로 크로노그래프의 경우 5시간 정도 걸립니다.


(피아제는 엔지니어마다 전문적으로 조립하는 무브먼트가 따로 있어 고도로 숙련된 스킬을 통하여 제품의 완성도와 신뢰성을 더욱 더 높이고 있었습니다.)


우문 : 무브먼트의 조립을 완성한 후 오차조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

현답 : 무브먼트의 조정에는 약 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우문 : 근무 시간 및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

현답 : 근무 시간은 아침 6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이고 주5일 근무에 일년에 4주씩의 휴가가 있습니다.


우문 : 근무시간을 따져보면 한명의 엔지니어가 일년간 생산할 수 있는 무브먼트의 숫자가 나올 터인데 개인의 생산량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

현답 : (이 대답은 안내를 맡으신 인사담당 임원인 이브 보르낭 부서장님이 하셨습니다.) 우리는 개인의 작업량에 대한 관리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분이나 컨디션이 항상 같지 않는데 언제나 똑같은 생산목표량을 주고 이를 달성하라고 한다면 엔지니어는 늘상 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고 제품을 만들게 되고, 그러한 제품은 최상의 품질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각자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하나의 무브먼트를 조립하는데 3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어떤 때는 그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다들 자신들이 알아서 조율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피아제는 분업화된 일괄생산라인을 통해 제품의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이곳 라 코토페에서 작은 공방으로 처음 시작할 때의 그 체계를 꿋꿋하게 지켜나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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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 부품에 앵글라쥬, 패를라쥬, 제네바 스트라이프 등을 가공하는 피니싱 라인입니다.

CNC 기계를 응용하여 기계로 쓱싹~ 할 수도 있지만, 피아제는 이 모든 작업을 장인이 손으로 직접 하고 있었습니다.

피니싱 가공을 하고 루페로 자세히 마감도를 확인한 후 다시 가공하곤 하는 모습에서 장인의 스킬을 느낄 수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이러한 피니싱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투입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피니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제품의 가격도 비싸지겠죠^^

 

하이엔드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제작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시계의 마감에 투입하는 정성이 남달라야 한다는 것은 고수님들로부터 각인될 정도로 많이 들어왔습니다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무브먼트 마감의 정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씨쓰루백을 통해 속을 보여주기만 하면 우~와 하고 만족해하는 막눈이였죠...

하지만 시계를 조립하고 나면 잘 보이지도 않는 무브먼트의 작은 부품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정성껏 깎고 다듬고 문양을 넣는(그것도 값비싼 장인의 손길을 통해서...) 이유를 듣고 나니 “피니싱”이라는 단어에 대한 의미가 마음에 확~ 와 닿았습니다.

 

예를 들어 앵글라쥬 가공을 하는 경우 기계로 그냥 각지게 모따기를 해버린다면 부품생산과정에서 일괄처리가 될 수 있어 제품생산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하는 것보다 더 깔끔한 피니싱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시계의 씨쓰루백을 통해 보이는 시계의 무브먼트에 빠져드는 것은 무브먼트이 미적인 조화가 아름답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속에서 풍겨져 나오는 인간적인 냄새, 즉 무브먼트를 만든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므로 이를 아는 피아제는 지금도 고집스럽게 일부 엔트리모델에 사용되는 무브먼트를 제외하고는 모든 부품의 피니싱을 장인이 직접 수행하는 방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피니싱 중인 무브먼트의 베이스 플레이트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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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의 무브먼트 사진을 몇 점 담아봤습니다.

 

몇 가지 무브먼트를 이름과 제작연도를 표시하여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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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각형으로 생긴 건 1940년까지의 무브먼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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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보다 좀 더 오래전인 1926년도에 제작된 무브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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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무브먼트의 생긴 형태로 봐서는 주얼리 워치에 사용되던 무브먼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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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도에 발표된 그 유명한 울트라씬 수동 무브먼트인 9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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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도에 제작된 마이크로로터를 적용한 울트라씬 자동 무브먼트인 12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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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도에 제작한 쿼츠 무브먼트인 7P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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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도에 제작한 극소형 무브먼트 4P입니다.

피아제는 특유의 초박형, 초소형 무브먼트를 이용하여 제작한 주얼리 워치를 통해 쿼츠파동 시에도 기계식 시계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제 손톱을 보시면 무브먼트의 크기를 가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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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도에 제작한 20P2 무브먼트의 수동 버전 및 자동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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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도에 제작한 1874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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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준비된 조그마한 방에서 단 두 사람이 선반 같이 생긴 기계를 두고 일을 하고 있는 곳을 방문했는데요, 안내를 맡은 이브 보르낭 부서장님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최대한의 예를 갖추어 대했던 사람이 이곳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서서 일하고 계신 분입니다.


이분은 투어빌론 무브먼트 등에 들어가는 나사와 같은 아주 작은 부품을 선반으로 깎아서 만드는 엔지니어라고 합니다.

현재 피아제에는 이분과 같은 장인이 이분을 포함하여 딱 두 분 계시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분의 아들은 이 분의 뒤를 이어 선반으로 정밀부품을 만드는 일을 피아제에서 배우고 있으며 지금은 6Km 떨어져 있는 무브먼트 부품제작 매뉴팩처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회사를 위해 평생을 바친 훌륭한 장인들에게 본인의 후손을 그 회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고 예우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의 이곳은 제가 라 코토페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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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요 ?

그 해답은 벽에 걸린 그림에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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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습니다......

 

 

 

이곳은 바로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제작하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총8명의 시계 장인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관련학과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엔지니어를 4년간 시계학교에서 교육한 후 최소 4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통해 엄선해서 뽑는다고 합니다.

 

컴플리케이션 워치의 제작에는 4~6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며, 다른 시계들과는 달리 무브먼트의 제작은 물론 케이스의 제작, 조립까지 모든 작업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제네바에서는 완성된 케이스를 받아 브레이슬릿만 제작, 체결한다고 합니다.

사진은 없지만, 이곳에서 투어빌론을 포함한 피아제의 컴플리케이션 워치들이 조립되고 있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피아제 라 코토페 매뉴팩처 방문을 마치고 이브 보르낭 부서장님의 방에서 간단한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딱 한가지 이슈를 질문했는데요, 바로 무브먼트의 개발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피아제에는 무브먼트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부서가 따로 있으며 그 부서에는 모두 10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 3명은 새로운 무브먼트 개발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매년 2개씩의 새로운 무브먼트를 개발, 제작하여 품평을 통해 사업성을 분석, 상용화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이 샘플용 무브먼트를 제작할 때에도 실제로 판매하는 무브먼트의 제작과 동일하게 무브먼트 제작용 소도구까지 설계, 제작하여 제작을 하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러 피니싱을 포함한 모든 피니싱 작업도 수행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무브먼트 개발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년간 약 12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렇게 제작된 샘플들 중에서 상용화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시제품은 최소 3년 이상의 내구성 및 기능성 시험을 거쳐 상용화된다고 합니다.

 

기대했던 만큼이나 유익하고 즐거웠던 라 코토페 방문을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이 끝났습니다.

다시 한 번 저에게 이렇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주신 타임포럼과 피아제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그리고,

글재주가 없어 두서없이 마구잡이로 쓴 방문기를 끝까지 읽어주시고 친히 댓글과 추천까지 해주신 많은 타임포럼 회원님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네바 공항 라운지에서 보았던 반가운 이름 “PIAGET" 사진을 한 장 투척하고 끝맺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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