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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63빌딩 58층에 위치한 일식당 슈치쿠는 제가 꽤 좋아하는 곳이었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전망좋고 맛있는 초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요. 코우지 셰프가 계셨을 때에는 회식도 이곳에서 진행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곳인데, 코우지 셰프가 떠난 이후로는 안가보고 있다가 얼마 전에 다카시마 야스노리 셰프 영입기념으로, "에도마에 스시의 4대 시대별 변천에 따른 재미난 스토리텔링으로 그때의 모양과 맛을 즐기는 오마카세"를 준비한다고 하여서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우선, 저는 바로 저 "다카시마 야스노리 셰프의 에도마에 스시의 4대 시대별 변천에 따른 재미난 스토리텔링으로 그때의 모양과 맛을 즐기는 오마카세"를 원해서 토요일 점심에 예약을 하고 간 것인데,


다카시마 셰프가 없었습니다.


조금 당황스럽더라고요. 아니 새 셰프를 영입했다고 해서 일부러 찾았는데, 본인이 안계신다? 그럼 최소한 예약전화를 했을 때, 이 분이 그날은 안계신다고 이야기했어야 했을텐데 그런 말 없이 가보니 다른 분이 계시더군요.


뭐 그래도 일단은 그냥 앉았습니다. 다른 분이 하시더라도 충분히 맛이 있고, 다른 분께서도 "스시의 4대 시대별 변천에 따른 재미난 스토리텔링으로 그때의 모양과 맛을 즐기는 오마카세"를 해주실 수 있다면 괜찮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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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시에서 그때의 모양과 맛은 전혀 모르겠었습니다. 그냥 스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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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재로를 많이 사용한 만큼 물론 맛은 있습니다만.. 제가 막입이라 그다지 표현을 잘 하지 못하겠지만, 이정도 레벨의 스시야에서 먹는것 치고는 조금 떨어집니다. 맛있긴 하지만, 뭐랄까.. 아..! 맛있다.! 하는 느낌이 아니고.. 그냥 덤덤히 주워먹으며.. 뭐.. 맛있네.. 하는 정도랄까요?


그리고 매우 조용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어디갔는지.. 뭐 저는 아이를 데리고 가서, 저희 아이가 열심히 떠들며 먹고 하는 통에 먹는 도중엔 그런걸 전혀 신경을 못썼지만, 와서 생각해보니 스토리텔링이라곤 전혀 없었네요.


아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하나 좋았던 점은, 아이와 함께 가도 이렇게 잘 먹고 나올 수 있는 스시야는 좀 드물지 싶습니다. 아이에 대해서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원래 슈치쿠가 친절하긴 했지만, 이날은 아이 음식도 많이 배려해주시고 여러모로 신경 많이 써줘서 특히 감사했습니다.


맛있는 초밥이 먹고 싶은데 아이와 같이 가기가 겁이 난다, 혹은 어른들 모시고 가야해서 분위기 좋고 친절한 장소가 필요하다.. 할 때에는 슈치쿠만한 곳은 확실히 없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날은 초밥에 있어서만큼은 좀 실망을 금할 수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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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끼 내준걸 보고 깜짝 놀라서 얼른 사진 찍어뒀습니다.


친절한 서비스에 여러가지로 참 고맙긴 했고, 식사도 뭐 잘 하긴 했지만,

이런 마끼를 내준다는건.. 적어도 fine dining은 아니지 않나.. 지금 식사하고 있는 장소나 가격에 참 안어울리지 않나.. 싶었습니다.


 

이날만 다른 셰프분께서 좀 컨디션이 안좋아셨던 걸로 일단은 생각하려 합니다. 다카시마 셰프는 좀 다르실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앞으로 아이와 함께 어른들 모시고 일식을 먹고 싶을 때가 아니고

초밥 맛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먹으러 가고 싶다면

슈치쿠보다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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