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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에서 베일을 벗은 몽블랑(Montblanc)의 주요 신제품을 소개합니다. 몽블랑은 2022년 첫 선을 보인 브랜드 최초의 본격 다이버 워치인 아이스드 씨(Iced Sea) 컬렉션을 2년만에 더욱 확장하며 다채로운 신제품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1858 컬렉션의 일부처럼 소개됐지만 '산악 탐험의 정신'을 강조하며 마운티어링 타임피스(Mountaineering timepiece, 등산용 시계)를 표방해온 1858 컬렉션의 캐릭터와는 다소 상충한다고 여겼는지 올해부터는 1858을 떼버리고 아이스드 씨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Montblanc Iced Sea 0 Oxygen Deep 4810 

몽블랑 아이스드 씨 제로 옥시전 딥 4810

 

1858 컬렉션에서 분리해 아이스드 씨를 2024년 전문 다이버 워치 컬렉션으로 재정비하면서 몽블랑은 기존의 300m 방수 성능에 안주하지 않고 수심 4,81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포화잠수(Saturation Diving)용 다이버 워치를 내놓았습니다. 몽블랑이 이 정도의 엄청난 방수 성능을 자랑하는 손목시계를 선보이는 것은 브랜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요. 그만큼 올해 가장 하이라이트 노벨티임에 틀림없습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몽블랑산의 고도 4,810m에서 착안해 몽블랑은 이제는 산이 아닌 바다로 뛰어들어 4,810m(15,780피트)를 내려갑니다. 4,000m, 6,000m 보통 이런 식으로 명료하게 끊어서 방수 성능을 표시하는 타 메종과 비교해 몽블랑만의 위트가 느껴집니다. 물론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커머셜한 수치만은 아닙니다. ISO 6425 국제 다이빙 장비 표준에 부합함은 물론, 몽블랑 매뉴팩처 자체적인 랩 500시간 테스트(Montblanc Laboratory Test 500H) 코스에 충격, 자기, 온도, 수압 등에 관한 별도의 항목을 추가해 엄격한 절차를 통과한 것입니다. 

 

 

4,810m라는 숫자에 익숙해지기에 앞서 이 정도의 깊이와 수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사양의 타 브랜드의 선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메가가 2019년 미국 출신의 탐험가 빅터 베스코브와 손잡고 마리아나 해구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으로 통하는 '챌린저 딥'을 10,935m(35,876피트)까지 잠수하는데 성공할 때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울트라 딥 프로페셔널이 실제 수심 보다 더 깊은 15,000m(49,212피트)까지 방수와 압력에도 견뎌 큰 화제를 모았고, 이를 계승한 상용 모델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울트라 딥이 수심 6,000m(20,000피트)까지 방수를 보장합니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3월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과 손잡은 롤렉스가 딥씨 챌린지와 함께 마리나 해구의 10,908m(35,787피트)까지 잠수에 성공했고, 상용 모델인 오이스터 퍼페츄얼 딥씨 챌린지는 수심 11,000m(36,090피트)의 수압에도 견딜 수 있는 방수 기능을 갖춰 현존하는 가장 깊은 수심까지 내려간 포화잠수용 다이버 워치로 명성을 자랑합니다. 이보다 사이즈가 작은(44mm) 딥씨 제품군은 수심 3,900m(12,800피트)까지 방수를 보장하고요. 이 정도면 몽블랑의 새 다이버 워치가 내세운 4,810m(15,780피트) 방수가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헤아리는데 도움이 될 줄 압니다.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 컬렉션으로 유명한 몽블랑에서 전통의 다이버 워치 명가 롤렉스의 딥씨 보다 방수 성능이 높은 시계를 보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몽블랑 아이스드 씨 제로 옥시전 딥 4810은 스틸에 비해 30% 이상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우수하고 해수 및 화학물 등의 부식에도 강한 티타늄 합금으로 선보입니다(등급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5등급 티타늄이 유력합니다). '괴물 다이버' 워치의 대명사인 롤렉스의 딥씨 챌린지나 오메가의 울트라 딥이 티타늄으로 제작된 것을 떠올리면 소재 선택은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다만 이들에 비해 사이즈는 훨씬 작고 나름 웨어러블합니다. 직경 43mm, 두께 19.4mm로, 위로 블룩하게 솟은 박스 형태에 가까운 돔형의 양면 반사 방지 코팅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한층 두툼하고 견고하게 제작된 티타늄 케이스백까지 감안하면 이 정도의 두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더 얇아진다면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방수 성능을 많이 포기해야 했을 겁니다. 여러 겹의 O-링과 함께 밀폐 처리한 스크류-다운 크라운, 두툼한 크라운 가드(실드)가 방수 성능을 더욱 믿음직스럽게 합니다. 특이하게도(?) 헬륨 방출 밸브 설계는 생략했는데요. 이는 앞서 언급한 롤렉스와 또 차별화하는 지점입니다. 6,000m(20,000피트) 방수 성능을 앞세운 오메가의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울트라 딥 역시 헬륨 방출 밸브를 생략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긍할 만한 부분입니다. 

 

 

테두리 플루티드(널) 가공한 단방향 회전 베젤에는 세라믹이 아닌 블랙 아노다이징(양극산화) 처리한 알루미늄 인서트를 사용했습니다. 앞서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300m 방수 모델에 유광의 쨍한 세라믹 인서트를 사용했던 것을 떠올리면 다소 의아한 선택입니다. 기술적인 이유라기 보다는 심미적인 이유로 좀 더 터프하고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알루미늄 소재를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이스드 씨라는 이름에서 착안한 듯 심해를 떠올리게 하는 딥 블루 컬러 다이얼에도 빙하의 느낌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몽블랑 산의 가장 큰 빙하 중 하나인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의 얼음에서 영감을 받아 수천 년 동안 얼어붙은 얼음 결정체가 서로 엉겨 붙은 듯한 남다른 깊이감과 빛깔을 지닌 다이얼을 완성하기 위해 불어로 그라테 부아제(Gratté boisé)로 불리는 생소한 마감 기법이 적용됐습니다. 전작 1858 지오스피어 크로노그래프 0 옥시전과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모델을 통해 먼저 소개된 독창적인 마감 기법으로, 다이얼 플레이트를 특수한 끌을 이용해 살살 긁어내고 다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래커 처리 과정에서 특유의 번짐 효과를 부여해 입체감을 살리는 식으로 제작합니다. 몽블랑에 따르면 일반적인 유형의 다이얼보다 제작시간이 4배 가량 더 소요된다고 하네요. 여기에 스푸마토(Sfumato)로 명명한 몽블랑의 가죽 스트랩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번짐(또는 파티나) 효과의 마감 기법까지 추가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블루 그라데이션 다이얼을 완성했습니다. 특별한 다이얼만 봐도 이 시계가 꽤나 공을 들인 전문 다이버 워치임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플리케 타입의 로듐 도금 처리한 아워 마커 및 핸즈에는 어김없이 화이트 컬러 슈퍼루미노바를 도포해 실제 심해 다이빙 환경에서도 충분한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아이스드 씨 제로 옥시전 딥 4810은 '제로 옥시전(무산소)'를 강조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케이징 단계에서 케이스 내부에 산소를 완전히 제거한 상태에서 무브먼트를 완조립했습니다. 몽블랑 프렌드인 라인홀트 메스너가 1978년 세계 최초로 혼자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한 일화에서 제품 컨셉의 영감을 받아 앞서 출시한 1858 지오스피어 크로노그래프 0 옥시전 등 일련의 스페셜 에디션에 해당 컨셉을 먼저 적용한 바 있습니다. 아무래도 케이스 내부에 산소가 없기 때문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온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김 서림과 산화 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이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브먼트는 날짜 표시 기능을 갖춘 다소 생소한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MB 29.29가 사용됐습니다. 자세한 스펙이나 무브먼트 분해도 내지 랜더링 이미지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완전한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아닌 같은 리치몬트 그룹 내 에보슈 공급사인 발 플러리에(Val Fleurier)가 제조한 5일(120시간) 파워리저브 자동 무브먼트를 부분 수정해 사용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덧붙여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까지 받고요. 논-COSC 버전으로는 보메 메르시에 보매틱이나 IWC의 32111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듯 합니다. 그룹사 내 애초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겠지만, 작동 안정성 및 정확성 측면에서는 이미 충분히 검증된 무브먼트인 만큼 몽블랑 최초의 포화잠수용 다이버 워치의 엔진으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스트랩은 케이스 형태 및 길쭉한 러그 디자인에 딱 들어맞게 V자형으로 테이퍼링된 블랙 러버 스트랩을 스틸 소재의 폴딩 버클과 함께 장착했습니다.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적용해 도구 없이 쉽게 교체 가능하며 여분의 스트랩 옵션도 추후 선보일 듯 합니다. 또한 스트랩 조절이 쉬운 만큼 일상에서나 두툼한 잠수복 위에 착용할 때도 손쉽게 길이를 조정해 착용할 수 있습니다. 몽블랑 아이스드 씨 제로 옥시전 딥 4810(Ref. 133268)은 예상을 깨고(?!) 한정판이 아닌 정규 모델로 출시합니다. 정확한 리테일가는 아직 미정. 

 

Montblanc Iced Sea Automatic Date 

몽블랑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2종 

 

아이스드 씨 컬렉션 신제품 소개 이어갑니다. 기존의 300m 다이버 모델을 기반으로 케이스 소재 및 다이얼 컬러를 변주해 트렌디한 감성을 더하면서 고객들로 하여금 선택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처음 보실 모델은 브론즈 에디션으로 케이스 컬러부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몽블랑은 구리와 주석을 결합한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청동(CuSn)계 브론즈 합금이 아닌 구리와 알루미늄을 주로 결합한 일명 쿠프로 알루미늄(Cupro aluminium)을 사용했습니다. 브랜드에 따르면 일반 브론즈 보다 쿠프로 알루미늄이 1.5배 더 강하고 부식과 파티나(녹청)에도 내성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브론즈 케이스의 직경은 41mm, 두께는 12.9mm로 사이즈는 이전 스틸 버전과 같습니다. 

 

 

단방향 회전 베젤에는 15분 구간은 라이트 브라운, 나머지는 블랙에 가까운 모카 브라운으로 구획한 양극산화 처리한 바이-컬러 알루미늄 인서트를 사용했습니다. 산화지르코늄(지르코니아) 파우더 기반의 세라믹으로는 이러한 브라운 계열의 바이-컬러 조합의 링을 만들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기술적인 이유로 타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반짝반짝한 세라믹 보다는 매트하게 무광으로 마감한 알루미늄 인서트 쪽이 빈티지한 느낌의 브론즈 케이스와 더 잘 어울립니다. 

 

 

양면 반사 방지 코팅 처리한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아래 다른 아이스드 씨 모델처럼 그라테 부아제로 명명한 전통 기반의 특수한 마감 기법을 적용해 몽블랑의 메르 드 글라스 빙하를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글래시어 패턴을 블랙 바탕에 채웠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컬러와 어울리도록 로즈 골드 도금 처리한 아워 마커 및 핸즈를 사용하고 화이트 컬러 슈퍼루미노바를 채웠습니다. 

 

 

또 다른 신제품은 버건디 컬러 다이얼이 돋보입니다. 석양이 내려앉은 빙하의 어슴푸레하게 짙은 레드 컬러에서 착안해 역시나 그라테 부아제로 명명한 독특한 기법을 활용해 특유의 버건디 글래시어 패턴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약간의 스푸마토 효과를 더해 오묘한 그라데이션 느낌도 납니다. 로듐 도금 처리한 아라비아 및 바형의 인덱스와 핸즈에는 화이트 슈퍼루미노바를 채워 어느 환경에서나 충분한 가독성을 보장하고요. 단방향 회전 베젤에는 다이빙 스케일을 새긴 유광의 블랙 세라믹 인서트를 사용해 쨍한 느낌도 연출합니다. 

 

 

버건디 에디션은 브러시드 및 일부 폴리시드 마감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형태로 선보입니다. 케이스의 직경은 41mm, 두께는 12.9mm로 이전 스틸 버전과 동일합니다. 무브먼트 역시 전작들과 동일한 셀리타의 자동 베이스(SW200)를 수정한 MB 24.17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38시간). 앞서 소개한 브론즈 에디션도 같은 무브먼트를 사용했고요. 솔리드 스틸 케이스백 형태로 무브먼트를 노출하지 않는 대신, 케이스백 중앙에 커다란 빙하와 함께 바다 속에 잠수한 다이버의 모습을 3D 레이저 인그레이빙으로 세심하게 새겨 누가 봐도 한눈에 다이버 워치임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스크류-다운 크라운과 함께 300m 방수를 보장하는 전문 다이버 워치인 만큼 ISO 6425 국제 표준에 부합하도록 충격, 자성, 온도, 수압에 관한 광범위하고 까다로운 몽블랑 랩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블랙 러버 또는 스틸 브레이슬릿 관계 없이 모두 도구 없이 쉽게 교체 가능한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공통적으로 스틸 소재의 미세 조정이 가능한 더블 폴딩 버클을 갖추고 있어 다이버 워치로서의 활용도를 높입니다. 몽블랑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신제품 2종은 브론즈 에디션(Ref. 133300)과 버건디 에디션(Ref. 132291) 모두 한정판이 아닌 정규 모델로 출시하며,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미정입니다. 

 

올해 몽블랑은 컬렉션 별로 정말이지 어느 해보다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이스드 씨 외 다른 컬렉션 신제품들도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오니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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