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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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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율리스 나르당(Ulysse Nardin)이 출시한 프릭(Freak)은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괴상한 디자인과 새로운 형태의 무브먼트 그리고 생소한 소재였던 실리콘 때문이었습니다. 3가지 분야에 걸친 율리스 나르당의 실험은 워치메이킹의 미래를 내다본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린 크로노미터라는 헤리티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율리스 나르당이라는 브랜드를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은 프릭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케링 그룹에서 나와 재도약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율리스 나르당은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3에서 단 하나의 신제품만 공개했습니다. 그들의 선택은 역시 프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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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ak One

프릭 원

 

프릭 원을 이해하려면 프릭의 기본 원리와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율리스 나르당은 프릭으로 하여금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를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프릭의 무브먼트는 메인스프링과 밸런스 휠을 동일한 층에 설치하는 현대적인 레핀 스타일의 무브먼트와 전혀 다른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아래쪽에는 케이스 지름만한 거대한 배럴이 자리하고 그 위로 아워 휠 축이 있습니다. 아워 휠 축은 케이스 안쪽에 새긴 나사산을 따라 움직이는 아워 휠을 회전시킵니다. 아워 휠에는 시간을 가리키는 부품이 달려 있습니다. 아워 휠은 다시 밸런스가 포함된 플라잉 까루셀 무브먼트를 통째로 회전시킵니다. 무브먼트 끝에는 분을 가리키는 포인터와 함께 케이스 내부에 설치한 톱니를 따라 움직이는 톱니바퀴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프릭은 무브먼트를 회전시켜 시간을 표시합니다. 크라운으로는 커다란 무브먼트를 회전시킬 수 없기 때문에 베젤을 돌려 시간을 설정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릭에서는 다이얼도 바늘도 크라운도 볼 수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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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에 출시한 최초의 프릭

 

 

프릭의 선지자적인 모습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프릭은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1789년에 개발한 내츄럴 이스케이프먼트(Natural escapement)를 적용한 최초의 손목시계입니다. 두 개의 톱니바퀴를 이용해 밸런스로 동력을 직접 전달하는 이 방식은 동력 전달 효율이 뛰어나고 주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율리스 나르당은 내츄럴 이스케이프먼트의 우수성을 시계에 적용하고 싶었으나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금속 소재로는 내츄럴 이스케이프먼트를 원활히 구동할 수 없었던 겁니다. 이에 율리스 나르당은 DRIE 공법을 활용해 실리콘으로 부품을 만들었고, 프릭은 실리콘을 사용한 최초의 시계라는 타이틀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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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릭 원은 많은 진화를 이뤘지만 뼈대나 설계 사상은 철저히 오리지널 프릭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의 지름은 44mm, 두께는 12mm입니다. 방수는 30m입니다. 마치 조각처럼 파낸 뒤 브러시드 가공한 로즈 골드 베젤은 검은색 몸체와 강렬한 대비를 이룹니다. 베젤 6시 방향에는 프릭의 이름을 새긴 잠금 장치가 있습니다. 무브먼트를 회전하여 시간을 조정하는 프릭의 특성상 베젤을 고정시키는 게 중요한데요. 이 잠금 장치를 들어올려야만 베젤을 돌릴 수 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 역시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베젤을 돌려 시간을 조정했듯이 케이스백을 화살표 방향으로 돌리면 태엽을 감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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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다이얼처럼 보이는 것은 배럴 커버입니다. 선레이 패턴으로 인그레이빙한 배럴 커버는 12시간에 한 바퀴 회전합니다. 슈퍼루미노바를 채운 V 모양의 포인터는 배럴 커버를 따라 움직이며 시간을 표시합니다. 분을 표시하는 미닛 브리지는 플라잉 까루셀 투르비용 칼리버 UN-240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60분에 한 바퀴 회전하며 분침의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실리콘으로 만든 커다란 밸런스 휠에는 조정을 위한 골드 블록이 달려 있습니다. 밸런스 스프링 역시 실리콘으로 제작했습니다. 이 시계는 듀얼 이스케이프먼트 대신 일반적인 레버 이스케이프먼트를 채택했습니다. 대신 이스케이프 휠과 팰릿 포크는 실리콘 표면을 다이아몬드 코팅 처리한 다이아몬실(DIAMonSIL)로 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실리콘보다도 더 강할뿐더러 윤활유도 필요 없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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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릭 원은 오리지널 프릭과 다르게 셀프와인딩 메커니즘을 추가했습니다. 일반 시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굵고 긴 메인스프링을 감으려면 큰 힘이 필요하거나 와인딩 효율이 높아야 합니다. 이에 율리스 나르당은 그라인더(Grinder®)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4개의 얇은 블레이드와 연결된 로터는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메인스프링을 감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와인딩 시스템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효율이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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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러버 스트랩은 러버나 합성 소재로 다양한 제품 및 부품을 제조하는 스위스의 비위(BIWI)가 배출한 러버를 재활용해 만들었습니다. 표면에는 직물 같은 패턴을 넣어 고급스러움도 챙겼습니다.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 폴딩 버클이 함께 제공됩니다. 블랙 앨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과도 호환이 가능합니다. 프릭 원의 가격은 6만5000스위스프랑(CHF)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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