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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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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MB&F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andF



시계 업계에서 우르베르크(Urwerk)의 펠릭스 바움가트너(Felix Baumgartner), 그뢰벨 포지(Greubel Forsey)의 로버트 그뢰벨, 

그리고 MB&F의 막시밀리앙 뷰세(Maximilian Büsser) 같은 인물들은 그야말로 혁신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막시밀리앙 뷰세와 친구들(MB&F라는 브랜드명 자체가 이런 뜻임)이 이번에도 또 한 차례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바로 어제(3일) 공개된 레거시 머신 투(Legacy Machine No.2)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위 사진속의 플래티넘 시계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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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속의 시계는 전작인, 레거시 머신 원(Legacy Machine No.1)의 화이트골드 버전입니다. 


레거시 머신 원은 투타임존 디스플레이 다이얼에 보시다시피 라지 밸런스휠을 포함한 이스케이프먼트를 다이얼 정중앙에 배열하고 

건축학적 모티브(에펠 타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의 밸런스 브릿지를 다이얼 상단에 고정시킨 그 형태부터 매우 독특한 시계였습니다. 


레거시(legacy, 유산)라는 뜻과 컬렉션 탄생의 취지에 걸맞게 해당 시계는 19세기 초반의 회중시계 디자인에서 그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막시밀리앙 뷰세는 이렇듯 전통의 유산에 그가 평소 다른 컬렉션(HM 시리즈나 퍼포먼스 아트 시계들)에서 선보였던 전위적인 컨셉을 접목, 조화시키고자 했습니다. 

차후 인터뷰를 보면, 어린시절 타임 트래블(시간 여행) 판타지를 시계로 구현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하더군요. LM1은 3년의 시간이나 걸려 완성됐습니다.   


레거시 머신 원은 2011년 말에 처음 공개된 후 상당한 반응을 얻었습니다.(몇달 안에 전 시계 다 솔드아웃 됐음)

기존 HM(Horological Machine)시리즈의 MB&F에 선입견을 갖고 있던 보수적인 평론가들이나 워치메이커들조차도 

레거시 머신 원의 등장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보였지요.(뷰세의 테이스트가 여기까지 미칠 거라고는 예상 못했을 겁니다. 저 역시도 그랬구요...) 


실제로 레거시 머신 원(LM1)은 지난해 11월 개최된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Grand Prix de l’Horlogerie de Genève(GPHG)'에서도 

인기상 격인 Public prize와 베스트 남성시계(Best men's watch) 상 두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례가 드문 경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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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레거시 머신 원의 성공에 한껏 고무됐던지, MB&F는 1년 여 만에 또 다른 레거시 머신을 추가로 발표했습니다. 


공개를 앞둔 얼마 전부터 흡사 무슨 007 작전처럼 철저히 시계 관련한 사항들을 감췄고, 티저격으로 감질나게 공개 일자만 언급했었는데, 

막상 공개한 결과물을 보니 가히 놀랍기만 합니다. LM2는 총 3버전의 케이스와 다이얼로 선보였는데,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블랙 다이얼) 모델과 레드 골드(화이트 다이얼) 모델, 플래티넘 케이스(블루 다이얼) 모델로, 플래티넘 모델은 18개 한정 제작된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LM1과 케이스 형태나 크기도 같고 다이얼이나 크라운, 글라스 형태 같은 디테일도 동일합니다. 다만 시계의 기능이나 컨셉 자체는 차이가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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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브레게의 라 트레디션을 연상케도 하는데(위 사진 참조)...

브레게의 그것이 이스케이프먼트 및 기어트레인을 단순히 전복해 전면으로 노출시킨 형태에 그친다면, 

MB&F는 2개의 이스케이프먼트와 역시나 2개의 밸런스휠만 전면으로 빼서 완성한 독특한 구조입니다. 


막시밀리앙 뷰셰 역시 제작노트에서 시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Abraham-Louis Breguet, 1747– 1823)의 전설적인 회중시계를 비롯해,  

18세기 시계의 거장들인 페르디낭드 베르두트(Ferdinand Berthoud, 1727– 1807)와 앙티드 장비에르(Antide Janvier, 1751– 1835)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사진만 봐선 어떤 식으로 작동되는지 감이 잘 안 오실 테니 관련 영상 하나 첨부합니다. 보시면 좀더 이해가 빨리 되실 듯요... 



영상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두개의 밸런스휠은 서로 다른 템포(?)로 회전합니다. 

그리고 LM1에서도 선보인 에펠탑 모티브의 아치형태의 브릿지에 밸런스를 고정시키고 

플레이트 하단의 피니언을 통해서 마치 밸런스휠 전체가 공중부양한 듯한 인상을 줍니다. 

MB&F는 플라잉 투르비용은 아니고 플라잉 밸런스휠이라고 명명하고 있네요. ㅋㅋ 


듀얼 밸런스휠 자체는 90년대 파텍 필립이나 독립시계장인 중엔 필립 듀포(Duality)도 선보인 적이 있고, 

최근에는 로저 드뷔에서 총 4개까지 전면에 노출한 Excalibur Quatuor도 선보여 크게 특별할 건 없지만, 

그럼에도 제가 궁금한 건 두개의 밸런스휠로 어떤 식으로 등시성을 유지하는 건지... 

어차피 싱글 배럴이라서 동력은 한 곳에서 각각 분리돼 공급되는데, 양 이스케이프먼트로 어떻게 분할되고 서로 길항하는지... 

또한 각각의 프리스프렁 밸런스에는 4개의 레귤레이팅 스크류가 달려 있어(마치 롤렉스의 마이크로 스텔라의 다른 버전? ㅎ)

관성 모멘텀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그렇다면 이 레귤레이팅 방식도 어떤 원리로 인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건지;;;


지식이 딸려 테크니컬한 궁금증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암튼 결론은 그 설계부터 흥미롭고 보는 재미가 있는 시계임엔 틀림없습니다. 


참고로 밸런스휠도 MB&F가 자체 개발한 것이며, 헤어스프링은 두툼한 브레게 오버코일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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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구요. <관련 공홈 상세 페이지: http://www.mbandf.com/machines/legacy-machines/lm2/#/specsandmanual


ENGINE

Three-dimensional horological movement developed exclusively for MB&F by Jean-François Mojon at Chronode, and Kari Voutilainen

Manual winding with single mainspring barrel

Power reserve: 45 hours

Differential: Planetary differential comprising 3 gears and 5 pinions

Balance wheels: Two bespoke 11mm balance wheels with four traditional regulating screws floating above the movement and dials

Balance spring: traditional Breguet curve terminating with stud holder

Balance frequency: 18,000bph/2.5Hz

Number of components: 241

Number of jewels: 44

Chatons: gold chatons with polished countersinks

Fine finishing: superlative hand finishing throughout, respecting 19th century style; polished internal bevel angles highlighting handcraft; polished bevels; Geneva waves; hand-made engravings

FUNCTIONS

Hours and minutes

Planetary differential transmits the average rate of the two regulators to the single gear train.

CASE

Available in 18k red gold, 18k white gold, or platinum 950 in a limited edition of 18 pieces

Dimensions: 44mm wide x 20mm high

Number of components: 45

SAPPHIRE CRYSTALS

High domed sapphire crystal on top and sapphire crystal on back with anti-reflective coating on both sides

STRAP & BUCKLE

Black or brown hand-stitched alligator strap with 18k gold tang buckle to match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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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머신 시리즈의 주역인 드림팀, 좌측부터 장-프랑소와 모종(Jean-François Mojon), 막시밀리앙 뷰세(Maximilian Büsser), 카리 보틸라이넨(Kari Voutilainen).>



스펙 상에도 고시됐듯, 이번 레거시 머신 2 프로젝트에는 막스 뷰세 외에도 전작 LM1 때도 참여한 장 프랑소와 모종과 카리 보틸라이넨이 공동 참여했습니다. 


장 프랑소와 모종은 우리에겐 해리 윈스턴의 오퍼스(Opus) 10으로도 친숙한 독립 시계제작자이지요.

뷰세와도 개인적으로 절친인 장 프랑소와 모종은 LM1 때도 최초 드로잉 단계서부터 함께한 사람입니다. 

LM1과 LM2의 전반적인 기획에서부터 설계, 무브먼트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종의 공이 크다는 군요... 


반면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딴 독립브랜드로도 근래 잘 나가는(?) 카리 보틸라이넨(Kari Voutilainen)은 무브먼트의 전체 피니싱 작업을 도맡았다고 합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심 아시겠지만 LM2는 무브먼트의 피니싱 수준도 가히 수준급입니다. 골드샤통이나 미러폴리싱한 엥글라쥐 상태만 대충 봐도 감이 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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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가격까지 공개 됐는데, 화이트골드랑 로즈골드 모델은 156,000 달러(한화로 약 1억 8천만원), 

플래티넘 모델은 190,000 달러(약 2억 2천만원)라고 하네요. 예상은 했지만 역시 후덜덜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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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머신 Music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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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와인드 Megawind> 올해 바젤월드 출품 시계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수동칠(manual7) 님의 리포트(https://www.timeforum.co.kr/7846647)도 참조하시길.>



위에 보시는 것처럼 항상 유니크하다 못해 마치 미래에서 온 듯한 시계들만 제작해온 MB&F... 

하지만 새로 선보이는 레거시 머신(Legacy Machine) 컬렉션은 MB&F의 창의력과 넘치는 재기의 근간도 

결국은 스위스의 유구한 워치메이킹 전통에 있음을 우회적으로나마 효과적으로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HM시리즈의 성취에도 물론 열럴한 박수를 보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LM시리즈가 보다 더 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ㅋ

항상 도전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막시밀리앙 뷰세와 그의 친구들을 멀리서나마 마음으로나마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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