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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주얼리 & 워치 메종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이 지난 1월 17일과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 세계 소수의 프레스를 대상으로 한 프리-워치스앤원더스(Pre-Watches and Wonders)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타임포럼 역시 공식 초청되어 현장에 함께 했는데요. 2024년 새롭게 공개 예정인 주요 노벨티 중에서 가장 먼저 엠바고가 풀린 레이디 아펠 까스 누아제트(Lady Arpels Casse-Noisette) 워치를 소개합니다. 

 

- 1944년 제작된 발레리나 클립 

옐로우 골드,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세팅.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 1946년 제작된 파우더 케이스 

차이코프스키의 걸작 '백조의 호수(Le Lac des Cygnes)'에서 영감을 얻은 여성용 분(파우더) 보관 케이스로, 옐로우 골드 소재 바디에 루비, 사파이어를 비롯해 중앙의 발레리나 장식은 화이트 골드 바탕에 다이아몬드로 장식했다.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에게 발레는 오랜 영감의 원천입니다. 발레리나의 복식인 튀튀(스커트)부터 세심한 표정, 연기력까지 묘사한 정교한 디테일과 주얼러로서의 역량이 빛나는 화려한 젬 세팅으로 발레리나 클립은 1940년대 초 탄생 이래 빠르게 메종을 대표하는 시그니처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발레 및 발레리나 테마는 비단 주얼리의 영역에만 그치지 않고 21세기 들어서 '포에트리 오브 타임(Poetry of Time, 시간의 서사시)'을 표방하는 포에틱 컴플리케이션(Poetic Complications)과 각종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 공예예술) 기법의 결정체인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Extraordinary Dials) 컬렉션을 통해 타임피스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어 한층 더욱 풍성하게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2024년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 컬렉션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레이디 아펠 까스 누아제트 워치는 올해 출시될 몇 종의 발레 테마 타임피스들- 메종은 이를 레이디 아펠 발레(Lady Arpels Ballets)로 통칭한다- 중에서도 단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레이디 아펠 까스 누아제트 워치는 41mm 직경의 화이트 골드 소재로 선보입니다. 레이디 아펠 특유의 케이스에 통합된 우아한 러그 디자인을 엿볼 수 있으며, 베젤과 크라운에도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화려함을 뽐냅니다. 

 

 

무엇보다 형형색색의 컬러와 한눈에 보기에도 여러 종류의 에나멜링 기법이 적용된 예술적인 다이얼이 인상적인데요. 제품명에서 어림할 수 있듯, 1892년 무용가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가 최초로 막을 올린 발레극 까스 누아제트(Casse-Noisette)의 한 장면을 다이얼 위에 추상적으로 재현한 것입니다. 여주인공인 발레리나와 왕자인 발레리노가 연출하는 로맨틱한 무드를 중심으로 비정형의 크고 작은 캔디가 어우러진 꿈 같은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는데요. 까스 누아제트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 작가이자 작곡가인 에른스트 테오도어 빌헬름 호프만(E.T.A. Hoffmann)의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발레 작품 '호두까기 인형(Nutcracker)'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우아한 로즈 컷 다이아몬드로 얼굴을 감싼 한 쌍의 댄서 피겨린은 화이트 골드 바탕에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정교하게 겨울 풍경에 어울리는 알록달록한 의상을 입혔습니다. 한편 라피스 라줄리를 사용한 다이얼 하부 댄싱홀 바탕에는 방사형의 풍성한 미러볼을 연상시키는 화이트 골드 프레임에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파스텔톤의 성형 가공한 에나멜 비즈까지 여러 개 나열해 경쾌한 느낌마저 더합니다.

 

 

그리고 로즈 골드 바탕에 수공으로 일정하게 파도형의 핸드 기요셰 패턴 장식한 플레이트 위에 말발굽 또는 댄싱홀의 관객석을 떠올리게 하는 골드 프레임을 겹겹이 추가하면서 컬러 사파이어, 블루 투어말린, 수길라이트, 오닉스 등 각종 컬러 젬스톤으로 장식해 꿈의 서정적인 장면을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특히 여러 겹의 에나멜 디스크로 양각으로 표현한 캔디 모티프는 반클리프 아펠이 개발한 일명 실링 에나멜 기법을 통해 쉐입을 다듬고 디스크 내부에 고정시켰습니다. 이러한 기법을 메종은 파소네(Façonné)로 칭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한 독자적인 에나멜링 기법으로 추후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풍선 형태로 부풀린 듯한 발로네(Ballonnet) 에나멜링 기법 역시 처음으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밖에 샹르베(Champlevé), 플리크-아-주르(Plique-à-jour)와 같은 전통 에나멜링 기법까지 하나의 피스 안에 총동원돼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화려하면서 눈을 뗄 수 없는 다이얼을 완성했습니다. 그야말로 비범하기 짝이 없는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은 수년 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반클리프 아펠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Van Cleef & Arpels’ Creation Studio)에서 디자인한 원안을 바탕으로 인하우스 에나멜 워크샵에서 숙련된 장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하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이번 프레스 트립을 계기로 스위스 제네바주 메헝(Meyrin)에 위치한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 워크샵(Les Ateliers Horlogers de Van Cleef & Arpels)과 에나멜 워크샵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나비 장식 위에 실리카 분말에 소량의 안료를 배합한 에나멜 도료를 정제수와 함께 적정한 농도로 일정하게 도포하고, 표면의 수분찌꺼기를 증발시키는 저온 소성 과정을 거쳐 500도씨 이상으로 달궈진 가마에서 수 차례 굽는 과정까지의 에나멜링 공정을 반클리프 아펠 전속 에나멜러의 지도 하에 익힐 수 있었습니다. 프레임 안에 컬러 에나멜 도료를 채우는 가장 기본적인 에나멜링 기법인 샹르베를 비롯해, 오픈워크 가공된 날개 위에 얇은 에나멜 층을 올려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나비의 섬세하고 투명한 날개를 연출하는 플리크-아-주르와 같은 다소 난위도가 있는 에나멜링 기법까지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반복적인 일련의 에나멜 도포와 소성, 건조 과정을 거친 미니어처 조각은 세밀한 폴리싱 공정을 거쳐서야 매끈한 광택을 발하게 됩니다. 비교적 큰 조각에 초심자도 도전할 수 있는 에나멜링 기법을 시도했음에도 하나의 피스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지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니 상대적으로 더 직경이 작은 시계의 다이얼 안에 각종 에나멜과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 나아가 젬세팅까지 적용한 반클리프 아펠의 타임피스들이 얼마나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정교한 작업의 산물인지를 헤아리게 됩니다.   

 

 

무려 70여 가지에 달하는 컬러, 마감, 에나멜링 기법이 총동원된 레이디 아펠 까스 누아제트의 공예예술적인 다이얼은 사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한 그 가치를 진정으로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이얼을 관통하는 로맨틱한 겨울 테마는 화이트 골드 케이스백에 새긴 정교한 인그레이빙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새긴 눈송이와 전나무 패턴이 눈꽃 및 해와 달 같은 서정적인 아이콘과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한편 솔리드 케이스백 안에는 다이얼상에 시와 분을 표시하는 40시간 파워리저브의 심플한 매뉴팩처 수동 칼리버가 박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브먼트 관련해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베이스 무브먼트를 헤아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겨울 발레극의 대명사인 ‘호두까기 인형’ 테마를 바탕으로 반클리프 아펠의 장기인 메티에 다르로 화려하게 재해석한 레이디 아펠 까스 누아제트 워치는 단 3피스 한정 제작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정확한 리테일가는 미정. 발레극의 달달한 유혹을 손목 위에 오롯이 담은 반클리프 아펠의 색다른 타임피스 신작을 여러분들은 과연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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