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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비드 칸도 

 

스위스 파인 워치메이킹의 요람으로 통하는 발레드주의 작은 마을 르 솔리아(Le Solliat)의 젊은 독립 시계제작자 다비드 칸도(David Candaux)를 소개합니다. 다비드 칸도(이름 이니셜을 따 D.칸도로 표기하기도 함)는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이름이지만 오뜨 오롤로제리 씬에선 이미 명성이 높은 실력자 중의 실력자로 통합니다. 지금껏 국내에서 접할 기회가 전혀 없던 다비드 칸도의 진귀한 타임피스들을 이제 만나볼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비앙쉐(Bianchet), 샤를 지라디에(Charles Girardier), 라벨 노이어(Label Noir), 린데 베들린(Linde Werdelin), 유보트(U-Boat) 등 독특한 개성의 독립 시계브랜드를 수입하는 아티산코리아(Artisan Korea)가 다비드 칸도의 첫 한국 리테일 파트너로 나선 것입니다. 이에 타임포럼은 다비드 칸도를 한국의 시계애호가 및 컬렉터들에게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마련했습니다. 

 

 

다비드 칸도는 케이스를 제외한 시계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부품을 옛 전통 방식 그대로 핸드 메이드로 제작함으로써 컬렉션별(또는 베리에이션에 따라) 연간 3~8피스 정도만 선보일 만큼 극소량의 한정 생산을 고집합니다. 또한 주요 피스의 가격대가 기본 20만 스위스 프랑(한화로 대략 2~3억원대)을 가뿐히 넘겨 소위 말하는 '울트라 하이엔드(Ultra High-end)' 세그먼트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매우 특별하고 희소한 가치를 지닌 하이엔드 워치를 선보이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 젊고 고집 있는 워치메이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배경을 찬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다비드 칸도는? 

1979년 스위스 발레드주 르 솔리아에서 태어난 다비드 칸도는 4대째 워치메이커 가문 출신으로, 1994년 불과 15살의 나이에 발레드주 르 상티에의 유서 깊은 매뉴팩처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의 견습생을 시작으로 워치메이킹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그는 당시 회사를 이끈 수장 퀸터 블룸라인(Günter Blümlein)의 지도를 받아 4년만에 테크니컬 스쿨의 가장 어리지만 실력 있는 워치메이커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후 예거 르쿨트르의 복원 전문 부서에서 약 3년간 다수의 까다로운 빈티지 시계를 수리하며 견문을 넓히고, 엔지니어링 기술까지 별도로 수확하며 마침내 무브먼트 개발자(Movement developer)로서 매뉴팩처의 심부인 R&D 부서에서 근무하며 히브리스 메카니카(Hybris Mechanica) 시리즈와 같은 예거 르쿨트르의 굵직굵직한 그랑 컴플리케이션 제작 프로젝트를 맡게 됩니다. 

 

- 예거 르쿨트르의 히브리스 메카니카 아 그랑 소네리 

그랑/쁘띠 소네리(웨스트민스터 차임), 플라잉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등을 갖춘 그랑 컴플리케이션 모델로, 다비드 칸도가 무브먼트 개발자로 참여했으며 2009년 첫 선을 보였다. 

 

- 바돌레의 이브레쎄 

독립 후 다비드 칸도가 무브먼트 개발을 주도했다. 

 

2011년 예거 르쿨트르 퇴사 후 다비드 칸도는 2명의 파트너와 함께 '발명 탱크(Invention tank)'를 표방하는 뒤 발 데 부아(Du Val Des Bois SA)라는 이름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연구 개발에 특화된 자신만의 워크샵을 설립합니다. 그리고 이 무렵 비스포크 제작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초의 기계식 휴대폰인 셀시우스(Celsius)의 X VI II을 비롯해, 유명 시계 디자이너 에릭 지루(Eric Giroud)와 교류하며 2012년 바돌레(Badollet)의 플라잉 투르비용 모델인 이브레쎄(Ivresse), 2014년 MB&F의 HM6 스페이스 파이러트(Space Pirate), 레벨리온(Rebellion)의 T1000, 보베(Bovet)의 투르비용 및 월드타임 등 다수의 컴플리케이션 모델들, 페르디낭 베르투(Ferdinand Berthoud)의 FB1에 이르기까지 다비드 칸도는 여러 독립 시계제작자들과의 활발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스위스 워치메이킹 씬의 숨은 실력자로 널리 인정 받게 됩니다. 

 

- MB&F의 HM6 스페이스 파이러트 

다비드 칸도가 무브먼트 개발에 참여했다.

 

한편 그는 2013년 최고경영자 과정(EMBA)을 수료, 2019년 '살아있는 거장'으로 통하는 필립 듀포(Philippe Dufour)와 클락 복원 전문가로 알려진 미키 엘레타(Miki Eleta)의 추천을 받아 독립시계제작자협회(Académie Horlogère des Créateurs Indépendants, AHCI)의 정식 멤버로 선출됩니다. 

 

- 다비드 칸도의 첫 시계, DC1 1740 퍼스트 8

 

- 첫 인하우스 투르비용 칼리버 1740

 

또한 독립 16년만인 2017년 다비드 칸도는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와 함께 첫 모델인 DC1 1740 퍼스트 8(1740 First 8)을 바젤월드에서 첫 선을 보입니다. 제품명에 병기한 '1740'은 발레드주 지역에 워치메이킹 산업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연도를 뜻하는 것으로, 발레드주의 유구한 워치메이킹 전통과 정신- 브랜드식 표기로는 '심장과 영혼(Le Coeur Et L’Esprit)'- 을 계승하고자 하는 의지를 투영하고 있습니다. 

 

- 다비드 칸도의 르 솔리아 아뜰리에 전경 

 

현재 다비드 칸도는 고향 르 솔리아의 오래된 농가를 현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해 가족들이 거주하는 집과 공방으로 꾸미고 파텍필립 그랑 컴플리케이션 공방 출신의 또 다른 걸출한 워치메이커인 그의 아버지와 함께 시계 제작 과정 전체를 손수 담당하고 있습니다.  

 

# 주요 컬렉션 

 

DC1

 

첫 컬렉션 DC1은 다비드 칸도가 지향하는 하이 워치메이킹의 이상적인 경지를 보여줍니다. 크라운이 손목시계의 전통적인 위치인 3시가 아닌 6시 방향에 위치한 비대칭형 케이스가 특징적인데요. 세로로 길쭉한 케이스를 두고 브랜드는 아기용 침대에서 영감을 얻었다 해서 배씨넷(Bassinet) 형태의 케이스라 칭합니다. 총 31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일명 매직 크라운(The magic crown)은 다비드 칸도 컬렉션을 관통하는 시그니처라 할 만합니다. 일종의 시크릿 크라운으로 푸셔를 누르듯 가운데 부분을 꾹 누르면 크라운이 튕겨 나오는 식입니다. 중립, 리셋, 와인딩 3가지 포지션을 조작 가능하고요. 

 

 

옆에서 봤을 때 12시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솟은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아래 30도 가량 기울어진 채 분당 1회전하는 일명 바이-플랜 30° 투르비용(Bi-plan 30° tourbillon)이 다이얼 9시 방향에서 위용을 뽐냅니다. 언뜻 더블-액시스 이상의 다축 투르비용처럼 복잡해 보이지만, 싱글-액시스 투르비용으로, 케이지 부품은 등시성에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경량의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인클라인 가변 관성 밸런스에는 또한 필립 터미널 커브 타입을 적용한 브레게 오버코일 헤어스프링을 적용하고, 더블 배럴에서 케이지로 향하는 기어트레인 중간에 별도의 디바이스(레몽투아)를 더해 5초마다 한번씩 점핑하면서(닻 모양의 새틀라이트 휠을 통해 제어) 안정적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Constant-force mechanism)까지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다이얼 3시 방향의 오프센터 다이얼로 시와 분을, 다이얼 중앙에 커다랗게 초를, 12시 방향의 부채살 모양의 어퍼처(창)로 파워리저브를 각각 표시합니다. 

 

DC6 

 

2018년 데뷔한 DC6는 19세기 하프-헌터 타입의 포켓 워치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작 DC1과 비교하면 유선형의 비대칭 케이스 실루엣을 더욱 부각하면서 러그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로즈 골드와 스틸 같은 전통적인 소재로만 선보인 DC1과 달리 5등급 티타늄, 프로즌 카본(Frozen carbon)과 같은 하이테크 소재를 도입하고, 봄베(돔) 형태의 다이얼에 오렌지, 퍼플과 같은 통통 튀는 컬러까지 접목하는 등 전체적으로 보다 스포티한 슈퍼카의 감성을 담고자 애쓴 흔적을 드러냅니다. 방수 성능 또한 50m로 소폭 개선, 러버-벨크로 혼방 스트랩을 적용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오픈워크 다이얼의 대부분을 핸드 기요셰 장식하면서 중앙 초침을 생략한 대신 9시 방향의 30° 기울어진 투르비용 케이지에 세컨드 핸드를 통합시켜 전작 DC1과 차별화합니다. 무브먼트의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 투르비용 케이지까지 대부분의 부품들을 경량의 내구성이 우수한 5등급 티타늄으로 제작하고, 코트 뒤 솔리아(Côtes du Solliat)로 명명한 독자적인 표면 마감 처리와 앙글라주, 블랙 폴리싱 등 수작업으로만 행해지는 다양한 하이엔드 마감 기법을 총동원했습니다. 물론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고요.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는 전작 DC 1의 설계를 이어가며 총 287개의 부품과 47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밸런스는 시간당 21,600회 진동하고(3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55시간을 보장합니다. 

 

DC7

 

비교적 최근인 2021년 첫 선을 보인 DC7 컬렉션은 성공적인 전작 DC1과 DC6와는 또 다른 유형의 새로운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30° 기울인 플라잉 투르비용 설계는 이어가면서 시와 분을 따로 빼지 않고 중앙에 배치해 좀 더 기성적인 느낌을 강조합니다. DC1과 DC6에 비해 대체로 무난한 디자인에다 무브먼트의 구조도 상대적으로 단순화해 현 다비드 칸도 컬렉션에서는 그나마 접근성이 가장 좋은 엔트리(?!)에 해당합니다. 외관 및 러버와 벨크로 소재를 혼용한 스트랩만 봐도 알 수 있듯, 앞서 출시한 DC6의 연장선상으로 스포티-시크를 표방하는 컬렉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직경 44mm, 두께 14mm 크기의 티타늄 소재로 선보이며, 아노다이징(양극 산화) 처리를 통해 퓨메 그린(Fumé green) 또는 실버 컬러를 입히고 선버스트 마감한 다이얼과 레드 액센트 삼각 포인트 핸드가 특유의 경쾌한 인상을 강조합니다. 케이스 6시 방향에는 어김없이 컬렉션의 시그니처인 매직 크라운을 배치하고 D. 칸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호랑이 엠블럼을 인그레이빙해 포인트를 줬습니다. 호랑이 문양은 시스루 케이스백으로 노출한 무브먼트의 브릿지에도 골드 메달리온 형태로 추가돼 컬렉션의 DNA를 강조합니다. DC7 시리즈의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는 총 189개의 부품과 28개의 주얼로 구성돼 있으며, 시간당 21,60회 진동하고(3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3일간(72시간)으로 앞서 선보인 DC1과 DC6 보다 소폭 늘어났습니다. 

 

- DC7 케이스백

독자적인 투르비용 무브먼트의 다른 면을 확인할 수 있다.

 

다비드 칸도는 피니싱의 대가로 통하는 카리 부틸라이넨(Kari Voutilainen)이나 동향 발레드주의 선배인 로맹 고티에(Romain Gauthier), 그리고 최근 급부상한 무서운 신예 레젭 레젭피(Rexhep Rexhepi) 등과 함께 현 독립 워치메이킹 씬에서 가장 핫한 스타 중 한 명입니다. 여느 독립 브랜드들과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개성적인 컬렉션에 최상급의 피니싱까지 어우러진 다비드 칸도의 모든 시계는 10년 워런티(국제 품질 보증)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시계에 갖는 자부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다비드 칸도는 내년인 2024년 새로운 인하우스 칼리버를 탑재한 DC12를, 2025년에는 최초로 인티그레이티드 브레이슬릿을 체결한 새로운 스포츠-시크 라인을, 2026년에는 일명 듀얼리티 시스템을 적용한 완전히 또 새로운 유형의 모델을, 2028년에는 브랜드 최초의 미닛 리피터 까리용을 발표하는 등 향후 몇 년간의 플랜까지 공표한 상태입니다. 확고한 비전을 가진 독립 시계제작자의 넘치는 패기가 느껴집니다.  

 

- 다비드 칸도와 그의 파트너인 아버지

 

다비드 칸도는 현재 스위스, 북미와 멕시코, 싱가포르, 일본에 진출해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5년간의 세일즈 포인트 증대를 위하여 올해부터 서유럽 국가들과 인도, 홍콩, 중동, 튀르키에, 그리고 한국 시장을 새로운 키-마켓으로 선정해 노크하고 있습니다. 새삼 시계 업계에서 한국 시장의 달라진 위상 변화를 체감케 하는 대목입니다. 그룹 소속의 메이저 브랜드가 아닌 울트라 하이엔드 지향의 마이크로 독립 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콕 집었다는 것은 좋은 시계를 알아보는 한국 시계애호가들의 높은 수준과 열정을 알아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의 새로운 파트너인 아티산코리아를 통해 꾸준히 다비드 칸도의 진귀한 시계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다비드 칸도 제품 관련 문의는 아티산코리아(Tel. 0507-1362-8467)를 통해 할 수 있으며, 향후 서울 논현동(강남구 언주로147길 12)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예약 방문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 다비드 칸도 아뜰리에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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