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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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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Hamilton) 지난 9월 19일 스위스 체르마트에서 올해 하반기 야심작 카키 필드 익스페디션(Khaki Field Expedition)을 공개하는 글로벌 론칭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온라인 미디어 및 유튜버를 대상으로 열린 행사에 타임포럼 역시 참석해 직접 제품을 보고 왔습니다. 제품명에 힌트가 있듯, 이번 신제품은 해밀턴의 근본인 카키 필드를 베이스로 탐험(Expedition)이라는 새로운 테마를 덧씌웠습니다. 

 

-스위스 체르마트, 마터호른

 

-리펠알프 리조트 2222m

 

 

신작의 모태인 카키 컬렉션은 군용시계를 제작한 브랜드 역사와 궤를 함께합니다. 해밀턴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미군의 공식 공급업체로 군인들에게 시계를 제공해 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말미(1942~1945년)에는 마린 크로노미터를 비롯해 무려 100만개가 넘는 시계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해밀턴은 일반 고객을 위한 시계 제작을 중단하기까지 할 정도로 군수품 공급에 집중했다고 하는데요. 군을 중시하는 미국의 시대정신이 브랜드 곳곳에 베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군은 그에 대한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해밀턴에 “E” 어워드라는 상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때 생산된 다양한 손목시계가 카키 필드를 비롯한 오늘날 카키 컬렉션의 전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독성을 고려한 커다란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뱀의 머리처럼 생긴 커시드럴(Cathedral) 핸즈, 군더더기 없는 케이스 등 과거 해밀턴의 군용시계에서 볼 수 있던 디자인 코드가 카키 컬렉션으로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38mm 다운사이즈로 출시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카키 필드 머피에 특히 1940년대 해밀턴 군용시계의 향수가 짙게 남아 있습니다. 

 

-미군이 해밀턴에게 수여한 "E" 어워드 문서

 

-해밀턴이 제조한 1940년대 미군 군용시계

 

-해밀턴의 1940년대 군용시계에서 모티프를 얻은 카키 필드 머피

 

해밀턴은 1950년대 이후로도 미군의 든든한 파트너로 활약했습니다. 물론, 미군은 해밀턴 외 다른 시계제조사에게도 군용시계를 공급 받긴했습니다. 계속되는 크고 작은 전쟁으로 더 많은 군수 물자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미군은 각 군용시계의 사양을 일정하게 맞추기 위해 MIL-W-6433와 MIL-W-3818B 같은 규격을 내걸었습니다. 당시 규격에 따르면, 미군의 군용시계는 일오차 ±30초 이내, 물과 자성으로부터 충분히 안전한 케이스에 해킹(Hacking, 스톱 세컨드) 기능을 지원해야 했습니다. 다이얼도 정해진 규격이 있었습니다. 가독성을 고려한 검은색 배경에 흰색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5분 단위마다 삼각형 마커가 포함된 미니트 트랙, 그리고 다이얼 안쪽에 24시간을 구분하는 별도의 또 다른 인덱스가 있어야 했는데요. 그에 따라 완성한 대표적인 시계가 A-17, 흔히 알려진 미군 필드 워치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밀턴의 카키 필드 역시 그에서 비롯했습니다. 오늘날 제품에서도 오리지널 필드 워치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카키 필드 메커니컬’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2018년 첫선을 보인 해당 모델은 충실한 복각을 통해 애호가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며 브랜드 대표 스테디셀러로 확실하게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습니다.

 

-1960년대 카키 필드

 

-카키 필드 메커니컬

 

-카키 필드 티타늄 오토

 

현재 카키 필드는 1950~1960년대 필드 워치를 계승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라인업을 확장중입니다. 37mm부터 42mm에 이르는 다양한 사이즈에 수동/자동 기계식 무브먼트는 물론 보다 접근이 용이한 쿼츠 제품까지 마련하는가 하면, 데이-데이트나 크로노그래프와 같은 별도의 기능을 추가한 상위 라인까지 선보입니다. 최근에는 소재에서도 티타늄을 도입하며 또 한번 업그레이드를 거쳤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 카키 필드는 이제 탐험이라는 새로운 테마까지 섭렵하며 세계관마저 과감히 넓히고자 합니다. 

 

-카키 필드 익스페디션 론칭 현장

 

-해밀턴 CEO 비비안 슈타우퍼(Vivian Stauffer)

 

-카키 필드 익스페디션

 

카키 필드 익스페디션은 기존 제품과는 결이 다릅니다. 흔히 알려진 필드 워치 보다는 1940년대 군용시계에 더 가깝습니다. 카키 필드 머피와 마찬가지로 다이얼 안쪽에 24시간 표시 인덱스를 생략했기 때문입니다. 날짜 창을 뺀 건 애호가들에게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다이얼 배경과 강한 대비를 이루는 큼지막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는 여전합니다. 5분 단위마다 마커를 표시한 미니트 트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단, 마커의 모양이 역삼각형이 아닌 직사각형입니다. 트랙의 스케일과 모양을 맞춘 덕분에 좀더 통일감이 느껴지긴 합니다. 핸즈도 이전과 차이가 있습니다. 분침은 카키 필드 특유의 시린지(Syringe, 주사기) 스타일이지만, 시침은 전에 볼 수 없던 화살표 모양입니다. 핸즈 및 5분 단위 마커에는 빛바랜 듯한 오렌지색 슈퍼루미노바 야광물질을 칠했습니다. 덕분에 시계가 한결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옛 군용시계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참고로, 각 야광은 어둠이 내리면 초록색으로 빛납니다. 

 

 

케이스 역시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양방향 회전 베젤을 처음으로 도입함과 동시에, 각 표면에는 동서남북을 알리는 방위를 새기며 탐험이라는 취지를 살리고자 했습니다. 조작하기 편하게 측면에 홈을 새긴 이 베젤은 실제로 나침반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현재 시간을 가리키는 시침을 태양 방향에 맞추고 회전 베젤의 S(남쪽) 부분을 시침과 12시 인덱스의 중간 지점에 두면 현 위치의 동서남북 세팅이 완료됩니다. 비록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대략적인 방향은 아마 맞을 겁니다.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태양이 더 움직이면 다시 세팅해야 하긴 합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조한 케이스는 37mm와 41mm 두 가지 사이즈로 나뉩니다. 단, 각 수치보다는 시계가 작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기존 카키 필드에 없던 두툼한 베젤이 추가됨으로써 다이얼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두 사이즈의 케이스 모두 스크루 다운 방식 크라운을 적용한 덕분에 100m 방수가 가능합니다. 크라운은 기존보다 사이즈 큰 편입니다. 장갑을 끼고도 조작하기 편하게 덩치를 키운 듯합니다. 케이스 및 베젤 표면은 전체를 브러시드 가공하며 무광 처리했습니다. 탐험을 주제로 한 시계 콘셉트에는 딱 알맞은 가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듬직한 케이스 안에는 더 믿음직한 자동 칼리버 H-10이 박동합니다. 잘 알려진대로, 스와치 그룹의 코어 엔진인 파워매틱 시리즈는 근래 니바록스 밸런스 스프링에서 스와치 그룹과 오데마 피게가 공동 개발한 니바크론(Nivachron™) 밸런스 스프링으로 대체하는 추세입니다. 같은 파워매틱 베이스의 해밀턴 H-10 역시 최신 세대에서는 대부분 새로운 밸런스 스프링을 사용합니다. 티타늄 합금의 니바크론은 자성은 물론 온도 변화 및 충격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10을 비롯한 파워매틱 시리즈의 나머지 스펙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80시간으로 여전히 넉넉합니다.

스트랩은 기본적으로 다이얼 컬러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블랙 다이얼은 카키색, 블루 다이얼은 밝은 갈색, 화이트 다이얼은 짙은 갈색 소가죽 스트랩과 각각 짝을 이룹니다. 공통적으로는 스트랩 가장자리에 슈퍼루미노바 컬러와 비슷한 베이지색 스티치 장식을 더했습니다. 메탈 브레이슬릿 옵션도 있습니다. 3연 링크로 구성된 브레이슬릿 표면은 케이스와 동일하게 브러시드 가공을 통해 무광 처리했습니다. 

 

 

스텝 아웃사이드(Step Outside). 새로운 모험에 나선 카키 필드 익스페디션의 나침반이 될 슬로건입니다. 군용시계에서 유래한 카키 필드의 또 다른 방향성은 다름아닌 ‘아웃도어’에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존 해밀턴에서 볼 수 없던 툴 워치로 활약할 신제품의 가격은 사이즈 및 다이얼 컬러에 상관 없이 스트랩 옵션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가죽 스트랩 모델은 148만원, 메탈 브레이슬릿 버전은 161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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