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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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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출신 아티스트 에린 오키프(Erin O'keefe)의 설치 예술

에르메스 컷에서 영감을 받아 곡선으로 시간의 형태를 표현.

 

에르메스(Hermès)의 워치메이킹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근래 에르메스는 상징적인 아쏘와 케이프코드부터 H아워, 슬림 데르메스, 에르메스 H08까지 전 장르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축하는 한편, 카운트 다운으로 알람을 울리는 슬림 데르메스 레흐 앙파시앙뜨(2017년), 위성 메커니즘으로 문페이즈를 표시하는 아쏘 레흐 드라룬(2019년)과 그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월드타임 기능을 지원하는 아쏘 르 땅 보야쥬(2022년) 등 메종의 창의성이 빛나는 독창적인 컴플리케이션도 꾸준히 선보여 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발, 아니 두발 이상 더 나아갑니다. 3축 투르비용에 미닛 리피터, 에르메스가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아쏘 뒥 아뜰레

Arceau Duc Attelé

 

전통의 하이엔드 워치메이커가 메인으로 내세울만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 에르메스를 통해 깜짝 등장했습니다. 에르메스에서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가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아쏘 리프트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가 먼저 나와 한 차례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올해 아쏘 뒥 아뜰레는 이전과는 차원을 달리합니다. 3차원을 구현하는 3축 투르비용에 완전히 새로운 설계를 바탕으로 진화한 에르메스 워치메이킹의 위상을 드높입니다. 참고로,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를 선보이는 시계제조사는 제법 있지만, 다축 투르비용에 미닛 리피터까지 지원하는 시계를 보유한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에르메스는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보쉐(Vaucher)라는 든든한 매뉴팩처가 있지만, 특정 컴플리케이션을 제작할 때는 다른 워치메이커와 협업을 하기도 합니다. 가령, 2017년 슬림 데르메스 레흐 앙파시앙뜨는 장-마크 비더레이트(Jean-Marc Wiederrecht)가 이끄는 아장호(Agenhor)와 함께 만들었고, 아쏘 레흐 드라룬(2019년)과 아쏘 르 땅 보야쥬(2022년)는 장-프랑수아 모종(Jean-François Mojon)이 설립한 크로노드(Chronode SA)가 컴플리케이션 모듈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올해 아쏘 뒥 아뜰레도 배후에 어떤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 예상은 됩니다만, 아직까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3축 투르비용에 걸맞게 다이얼도 상당히 입체적입니다. 투르비용을 품은 메인 다이얼을 봉긋 솟아 있는 구조로 설계한 덕분입니다. 전면 글라스 역시 그에 맞춰 볼록한 돔 형태를 그립니다. 투르비용은 총 99개의 부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장 바깥쪽 케이지는 5분(300초), 중간은 60초, 밸런스를 수납하는 맨 안쪽은 25초에 각각 1회전하며 관객을 3차원으로 인도합니다. 각 케이지는 모두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덕분에 투르비용의 무게가 0.449g에 불과합니다. 색다른 투르비용 디자인도 주목할 만합니다. 바깥쪽 케이지가 알파벳 H 두 개를 겹쳐 놓은 듯한 모양입니다. 브랜드에 따르면, 에르메스 파리 부티크가 위치한 포부르 생토노레 24번가에 있는 리프트 장식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합니다. 두 개의 H는 또 1900년 창립자의 3대손 에밀 에르메스(Émile Hermès)와 줄리 올랑드(Julie Hollande)의 결혼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투르비용 주위로는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표시한 챕터 링이 위치합니다. 시/분침은 따로 없습니다. 투르비용에 집중하기 위해 감상을 조금이라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했습니다. 챕터 링 가장자리를 회전하는 두 개의 갈고리 모양 포인터가 시간을 알려줍니다. 오픈 워크 처리한 포인터가 시, 나머지가 분을 가리킵니다. 

 

 

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미닛 리피터는 6시 방향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아래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해머가 다이얼을 둘러싼 공을 치며 1시간, 15분, 1분 단위의 시간을 알립니다. 가만히 보니, 해머가 또 평범하지 않습니다. 에르메스의 상징인 말을 모티프로 디자인했습니다. 양쪽에 하나씩 설치한 공의 형태 또한 새롭습니다. 각각 U자 형태의 소리굽쇠를 길게 늘어뜨려 원형으로 둥글린 듯합니다. 독특한 이 구조는 소리의 공명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에르메스는 이를 통해 무브먼트를 두 번 휘감는 커씨드럴 공(Cathedral Gong)에서 나오는 깊고 풍부한 소리를 구현했다고 합니다. 미닛 리피터는 케이스 왼쪽 레버를 당기면 작동합니다. 케이스는 티타늄 또는 로즈 골드로 제작합니다. 사이즈는 지름 43mm, 두께 22mm(돔형 글라스 포함). 말의 등자에서 영감을 얻은 아쏘 특유의 비대칭 디자인은 여전합니다. 방수 사양은 30m입니다.  

 

 

뒷면은 새롭게 개발한 수동 매뉴팩처 칼리버 H1926이 가득 채웁니다. 각종 휠과 부품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덕분에 볼거리도 풍부합니다. 에르메스는 그와 관련해 메커니즘을 최대한 여과없이 드러내기 위해 어퍼 브릿지를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제작했습니다. 배럴 및 기어트레인을 구성하는 휠도 색다릅니다. 에르메스 로고에서도 볼 수 있는 마차 뒥 아뜰레(Duc Attelé)의 바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제품명도 이 모티프에서 비롯한 셈입니다. 작은 부품 하나하나에도 스토리를 부여해 디자인하는 에르메스의 참신한 발상이 과연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답습니다. 무릎을 탁 칠만한 포인트는 또 있습니다. 맨 아래쪽에 미닛 리피터에서 15분 단위를 담당하는 쿼터 랙(Rack)이 있는데, 이것조차 말을 형상화했습니다. 갈기 부분을 휠 형태로 디자인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설계한 것 역시 신선합니다. 무브먼트 스펙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시간당 진동수가 36,000vph(5Hz)입니다. 보통 이러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은 안정성과 파워리저브를 고려해 진동수를 4Hz 이상으로 올리지 않는 편인데, 더블 배럴을 장착한 칼리버 H1926은 하이 비트임에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치고는 준수한 48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합니다. 

아쏘 뒥 아뜰레는 제품에 따라 디테일이 조금씩 다릅니다. 티타늄 모델은 다이얼 배경에 음파가 퍼지는 듯한 기요셰 인그레이빙을 더했고, 로즈 골드 버전은 별이 떠있는 밤하늘을 연상케 하는 미드나잇 블루 컬러로 다이얼을 장식했습니다. 각각 24개 한정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에르메스 컷

Hermès Cut

 

에르메스 H08을 잇는 새로운 스포츠 워치 컬렉션입니다. 전 모델 36mm 사이즈로 선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여성을 겨냥하지만, 작은 시계를 좋아하는 남성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도 딱 그렇습니다. 여성적인 측면과 중성적인 면을 묘하게 넘나듭니다. 아담하고 소소한 디테일을 즐기는 남성들이라면 충분히 혹할만합니다. 

 

 

케이스는 둥그스름한 조약돌 모양에 측면 아래쪽을 길쭉한 타원형 형태로 한번 깎아냈습니다. ‘에르메스 컷’이라는 이름이 이 지점에서 비롯했습니다. 커팅 면은 브러시드 가공한 다른 부분과 달리 반짝이게 폴리시드 가공하며 이름의 의미를 또 한번 부각합니다. 크라운은 독특하게 1시 30분 방향에 자리합니다. 표면에는 H 로고를 새기고 오렌지색 래커로 포인트를 더했습니다. 케이스 방수성은 100m. 스포츠 워치를 지향하는 시계 컨셉트에 딱 맞습니다. 

 

 

다이얼은 오팔린 실버가 기본입니다. 미니트 트랙이 안쪽을 한번 감싸고, 그 주위로 입체적인 아라비아 숫자 아워 마커가 줄지어 자리합니다. 귀여운 숫자 폰트는 역시나 에르메스답습니다. 롤리팝 초침과도 잘 어울리고요. 부드러운 인상을 위해 시/분침도 바톤 핸즈 스타일에 모서리를 둥글렸습니다. 분침은 시침과 구분하기 위해 끝부분을 가늘게 표시하고 안쪽 면을 오픈워크 가공했습니다. 핸즈 및 아워 마커 표면에는 스포츠 워치의 정석대로 슈퍼루미노바 야광물질을 도포했습니다. 

 

 

탑재한 무브먼트는 보쉐 매뉴팩처에서 제조한 자동 칼리버 H1912입니다. 현재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워크호스로 여러 모델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약 50시간입니다. 브릿지 및 로터 표면에는 역시나 H로고를 반복적으로 새기는 하나의 패턴을 장식했습니다. 

 

 

스트랩은 크게 메탈 브레이슬릿과 러버 밴드 두가지 옵션으로 구분합니다. 물론, 러버 밴드는 오렌지, 화이트, 블루, 그린, 핑크 등 다양한 선택지로 나뉩니다. 각 스트랩은 인터체인져블 시스템을 통해 별다른 도구 없이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에르메스 컷은 케이스 장식을 달리해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합니다. 가령, 스틸 케이스를 기준으로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하거나 베젤을 로즈 골드로 교체하는 식입니다. 골드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모델도 있습니다. 각 제품은 러버 스트랩 및 메탈 브레이슬릿으로 옵션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909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Arceau Chorus Stellarum

 

에르메스 스카프 속 프린팅이 또 한번 워치메이킹의 세계로 넘어옵니다. 이번에는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다이스케 노무라(Daiske Nomura)가 디자인한 코러스 스텔라룸(Chorus Stellarum)을 밀리미터의 공간으로 소환했습니다. 작품은 그의 상상력을 투영한 결과물답게 판타지물 느낌이 물씬 납니다. 해골 기수가 해골 말을 타는 역동적인 장면을 하나의 예술로 표현했습니다. 스카프에서는 한 프레임 안에 남녀가 각각 자신의 해골 말을 타고 있지만, 시계에서는 둘을 분리해 서로 다른 다이얼에 나타냈습니다. 

 

 

각 다이얼은 각종 기법을 활용해 제작합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해골 기수와 말은 옐로우 골드를 일일이 조각해 형상을 만들고 미니어치 페인팅으로 색을 입힙니다. 4시 방향의 독특한 메달리온 장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별자리가 가득한 배경은 샹르베 에나멜링으로 정교하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은 이걸로도 충분한 작품이 되지만 진짜 킬링 포인트는 따로 있습니다. 수상한 9시 방향 푸시 버튼을 누르면 답이 나옵니다. 온 디멘드(On demand) 방식으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말이 몸과 다리를 움직이며 실제로 달려나갈 것 같은 생동감을 만들어냅니다. 

 

 

아쏘 특유의 케이스는 둘 다 화이트 골드로 제작합니다. 베젤에는 다이아몬드 70개를 촘촘히 장식했습니다. 케이스 사이즈는 지름 41mm. 방수 사양은 30m입니다. 무브먼트는 자동 매뉴팩처 칼리버 H1837을 베이스로 온 디멘드 애니메이션 메커니즘을 추가했습니다. 주요 스펙은 베이스와 동일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약 50시간입니다.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은 다이얼 배경과 짝을 맞춘 악어가죽 스트랩을 기본 옵션으로 선보입니다. 각각 6개만 한정 생산할 예정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역시나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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