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매력6 :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평가기준 (완결후 교정중)
시계의 매력 6 :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평가기준
프롤로그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함정'이라는 테마를 통해 무브먼트의 태생이 프레스티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회원님들의 일부는 링고의 시각에 동의하실 것이고, 일부는 링고의 생각에 거부감을 느끼실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지속되어온 ETA논란은 링고가 보기에는 오로지 태생의 문제였지, 품질에 대한 논란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파텍 필립의 무브먼트가 ETA 무브먼트보다 무브먼트 품질판단요건의 하나인 정확성에서 ETA보다 우수했다는 어떠한 자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정확성 이외에도 무브먼트의 품질을 판단하는 다양한 요건들이 있습니다. 무브먼트의 재질, 규모, 피니싱 등등.... 그런데, 2000년대 이후 매니아들의 잘못된 시각이 브랜드에 전달되어 제품에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가 '무브먼트의 피니싱'이 아닌가 싶습니다. 솔리드 케이스백으로 케이스의 뒷백이 꽉 막혀 있던 시대에 무브먼트에 페를라쥐며 앵글라쥐같은 피니싱을 하던 브랜드는 빅 3이외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매니아들이 그런 빈티지 무브먼트들을 구경하면서 고급 무브먼트와 중하급 무브먼트를 피니싱으로 구분하기 시작하자, 제네바 스트라입과 페를라쥐를 도입하는 브랜드들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완벽한 앵글라쥐까지 도입한 브랜드는 아직까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현대의 금속가공기술로 페를라쥐에 비해 앵글라쥐가 자동화하기에 특별히 어려운 기술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2010년대에 페를라쥐와 앵글라쥐로 무브먼트의 등급을 판단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판단기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기준은 1960년대 이전의 빈티지 무브먼트의 품질판단에나 적용가능한 낡은 판단규범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럼 피니싱 외에 하이엔드 무브먼트와 그 외의 무브먼트를 구분할 수 있는 다른 규범이 있나요?
물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링고의 대답이 이번글의 주제입니다.
그 대답은 링고의 개인적인 답변이 아니라 시계의 역사가 제시하는 해답이기도 합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는 소비자 여러분들의 권리입니다...
1. 오메가 Cal. 8500
이 이야기의 시작을 오메가의 Cal. 2500과 Cal. 8500으로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메가의 Cal. 2500은 ETA 2892-A2를 가장 잘 수정한 무브먼트이고, Cal. 8500은 오메가의 새로운 인하우스 자동무브먼트입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ETA 2892-A2 베이스의 Cal. 2500은 얇은 무브먼트이고, Cal. 8500은 두껍지만 정말 화려한 기술들과 코스매틱 피니싱으로 F. Piguet의 무브먼트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무브먼트입니다.
이 글을 쓰기전 몇 일간 타임포럼의 오메가 브랜드 포럼의 글들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과연 실제 사용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물론 해외 사이트도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국내와 해외 매니아들의 느낌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이 글을 씁니다.
오메가의 Cal. 2500(ETA 2892 + 코엑시얼)과 Cal. 8500(오메가의 오랜만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 코엑시얼)에 대한 매니아들의 평가도 매우 선명합니다. 자사무브먼트라서 너무 매력적이다. 피니싱은 거의 빅 3급이다. 테크니컬한 구성도 코엑시얼 이스케이프먼트와 프리스프렁 밸런스 등 파텍 필립이나 랑게 수준을 넘어서는 완전체에 가까운 무브먼트이다. 다만, 오메가의 내부 기술진이 아니라 Swatch그룹의 F. Piguet와 ETA의 기술에 의존하였으므로 완벽한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아닌 태생이 불만스러운 무브먼트.... 쩝...ㅠ.ㅠ
무브먼트의 태생에 엄청나게 높은(?) 점수를 주는 링고의 시각으로도 해외 매니아들의 평가중 인하우스 논쟁은 조금 지나친 억지에 가깝게 들렸습니다. 그런 식으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논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가진 회사는 몇 개 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브먼트가 아닌 시계 자체(오메가 씨마스터 등)에 대한 평가들로부터 무브먼트에 대한 오래된 하나의 평가기준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GO에 대한 링고의 평가에 조금 불만이셨던 분들도 이 글을 통해 하이엔드 무브먼트와 보통의 무브먼트에 대한 '링고의 판단 기준'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물론, 링고의 생각과 다른 분들의 보다 합리적인 근거를 가진 댓글이나 답글들도 기대하며 언제나 환영합니다. 다만, 코스매틱 피니싱으로 무브먼트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평가방법은 아닙니다. 무브먼트를 평가하는 방법에는 정확성, 피니싱 외에도 다양한 조건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자체 개발 무브먼트를 넘어 전용 무브먼트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조건에 어떠한 문제도 없는 오메가 Cal. 8500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타임포럼의 오메가 매니아들은 이미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오메가 매니아가 아닌 분들은 이 글이 완성되기 전에 오메가 브래드 포럼을 방문해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증보다 더 가치있는 비평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비평은 현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하나일 뿐입니다.
1970년대까지 롤렉스와 함께 스위스 중고급 시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오메가가 ETA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1년 도산하여 은행관리를 받다가 ETA와 통합되어 Swatch 그룹으로 편입된 다음부터입니다. 그 당시 오메가의 주력 자동 무브먼트였던 Omega Cal. 1010 패밀리는 두께 4.25mm의 하이비트(28,800 bph) 무브먼트였습니다. 그리고, 이 때 ETA의 2892는 3.6mm의 하이비트(28,800bph)의 무브먼트였습니다. 즉, ETA 2824(두께 4.6mm)였다면 오메가의 Cal. 1010패밀리는 조금 더 생산되었겠지만, ETA 2892보다 두꺼웠기 때문에 오메가의 Cal. 1010이 은퇴하게 되고, 오메가는 쿼츠 무브먼트에 전념하면서 기계식 시계는 대량생산형 중고급 브랜드에서 더 이상 얇게 만들기 쉽지 않으며 안정성이 검증된 ETA 2892 베이스로 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2000년대에 새롭게 등장한 오메가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Omega Cal. 8500의 두께는 5.5mm였습니다. 물론, 더블배럴의 도입, 프리스프렁 밸런스, 코엑시얼 이스케이프먼트, 화려한 코스매틱 피니싱 등 Cal. 8500은 2mm의 두께가 늘어난 만큼의 매력도 가진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아직도 롤렉스 3135의 6mm보다는 얇은 무브먼트입니다. 오메가가 플레닛 오션 등 롤렉스, IWC, 율리스 나르당, 자라드 페레고, 브라이틀링 등의 스포츠 시계들과 경쟁할 시계를 만드는 것을 브랜드의 미래로 설정했다면 그다지 나쁜 두께는 아닙니다. 하지만, 롤렉스의 섭마리너에 비해 슬림하고 플랫한 케이스백의 디자인과 착용성에 매력을 느끼던 매니아라면 아름다운 무브먼트 Cal. 8500을 사용한 오메가는 그 이전의 Cal. 2500(두께 3.9mm)을 사용한 시계에 비해 시계가 두툼해지고, 케이스백은 돌출되어 오메가 씨마스터만의 매력이었던 착용감이 반감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데이트 조정방식의 문제도 자주 거론됩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부분이라서 딱히 Cal. 8500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는 어렵지만, ETA 2892기반의 Cal.1120이나 2500에 익숙해 있던 소비자들을 생각한다면 테크니컬한 점에 과도하게 집중하느라 소비자의 편의성을 도외시한 나쁜 선택이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향후, Cal. 8500의 수정판에서는 이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계의 역사에서 같은 넘버를 가진 무브먼트들이라도 여러번의 수정을 거쳐서 완벽한 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무브먼트의 숙명이기도 하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무브먼트에 이런 저런 문제들이 생기는 것은 필연입니다.
이 글에서 주목하려는 점은 오메가 씨마스터에 익숙했던 매니아들의 불만은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사용한 오메가의 시계들이 두꺼워졌다는 불만이며, 이 불만은 상당부분 Cal. 8500이 Cal. 1120보다 두꺼웠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점입니다. 즉, 무브먼트의 두께는 시계의 디자인과 착용감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이며 하이엔드 무브먼트와 중상급 무브먼트의 경계선을 형성하는 하이엔드 무브먼트 판단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메가의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Cal. 8500과 Swatch의 향후 전략에 대한 링고의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더 이야기하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오메가라는 브랜드에서 볼 것 같지 않았던 F. Piguet 설계로 보이는 아름다운 Cal. 8500에 대한 인하우스 무브먼트 논쟁의 숨겨진 본심은 다른 브랜드에 대한 논쟁과 달리 오메가의 탁월한 역사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매니아들의 아쉬움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위스의 시계가 다른 나라의 시계들과 무엇이 다른가?하고 묻는다면, 오메가의 역사책 한 권을 던져주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중시계 시절부터 1970년대까지 오메가의 역사는 스위스 시계의 표상과도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메가는 그리스 알파벳의 마지막 문자이고, 오메가는 자신들의 시계가 스위스 궁극의 시계가 될 것임을 자부하며 그리스의 마지막 알파벳을 자신들의 브랜드로 채용한 브랜드입니다. 일본의 세이코가 그들의 목표로 삼았을 브랜드 역시 오메가였을 것입니다. 시계에 관해서라면 자신들의 기술로 무엇이든 다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유일한 브랜드. 그야말로 수십년간 시계 업계의 유일무이한 대기업이었던 브랜드... 100만개의 시계를 만들어서 아무렇게나 골라서 혹은 그 수량을 전부 COSC로 보내도 크로노미터 인증 같은 것은 쉽게 받아 낼 수 있었던 회사... 오메가는 매우 오랫동안 그런 브랜드였습니다. 물론, 오메가는 파텍 필립은 아닙니다. 스위스 전통의 에보슈 시스템이 아니라, 미국의 대량생산기술에 스위스의 기술을 접목하여 탄생한 회사였고, 처음부터 대량생산할 수 있는 최고급의 시계를 목표로 회사를 운영해온 엄청난 규모의 대형 브랜드입니다.
영국군에서 대량의 파일럿 시계를 만들려고 하자, 이런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회사는 스위스의 오메가밖에 없었으며, 오메가의 1953은 튼튼하고 정확한 30 mm 칼리버를 이용하여 영국군의 요구에 부응했던 군용시계의 전설중의 하나입니다. 회중시계시절 크로노미터에서 당시 대량생산형 크로노미터의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의 해밀턴, 엘진, 월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스위스 브랜드, 자동 손목 시계와 다이버 시계가 등장하던 시절에 롤렉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고, 군용시계에서는 대량생산을 하면서도 소규모 업체였던 IWC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브랜드가 오메가입니다. 크로노미터 경연,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자동시계, 크로노그래프, 쿼츠 등 시계에 관한 역사를 기술하려면 거의 전분야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오메가입니다. 빼놓는 것은 고사하고, 오메가를 중심으로 그 분야의 역사를 서술하는 것이 도리어 옳바른 방향입니다. 즉, 파텍 필립의 역사가 손목시계 시대의 스위스 최고봉이라면, 오메가의 역사는 고급 스위스 시계의 표준이었던 것입니다. 와인처럼 브라인드 테스트로 시계를 고른다면 20세기에 만들어진 모든 시계들중 시계 전문가들의 시선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오메가의 시계가 놓여 있을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리고, 시계의 역사에서 거의 유일한 브라인드 테스트였던 NASA의 테스트에서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는 이를 실증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메가 빈티지 가격이 잘 오르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스위스 최대의 대기업 브랜드 답게 너무 많은 시계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잘 오르지 않아도 빈티지 매니아가 된 이상 오메가에 가장 오랫동안 머물 수밖에 없는 것도 시계매니아들의 숙명입니다. 가성비로 따져서 빈티지 오메가와 비견될 품질의 빈티지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따라서, 오메가의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 Cal. 8500과 9300에 대한 매니아들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논쟁에는 그런 역사를 가진 오메가인데, F. Piguet에서 설계한 것으로 보이는 무브먼트의 디자인과 그것을 실제로 만들고 있을 ETA에 대한 비난, 즉 Swatch 그룹에 대한 비난인 셈입니다. 하지만, 오메가는 롤렉스와 달리 독립된 브랜드가 아니라, Swatch의 자회사이며 Swatch의 전략에 따라 고급시계 분야에서 리치몬트의 카르티에, 독립 대기업인 롤렉스 등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있으며 현재 Swatch로서는 Omega에게 Rolex급의 공장을 만들어줄 여유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과거의 오메가를 좋아하는 매니아들도 향후에도 상당기간 1970년대 이전의 오메가를 만나기는 어렵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Omega는 Swatch에서는 가장 중요한 브랜드입니다. 지난 40년간 만들어진 ETA 2892중 오메가에서 사용한 Cal. 1120보다 잘 수정된 무브먼트를 찾기 어려운 것도 오메가가 스와치의 대표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즉, Swatch그룹 소속으로서의 오메가는 예전의 스위스 최고의 오메가는 아닐지라도 결코 싸구려 ETA를 사용한 브랜드가 아니라, 최상으로 수정된 ETA를 사용한 고급 브랜드라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Swatch로서는 현재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브레게, 블랑팡 등에 투입될 자금을 오메가로부터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입징인 것입니다. 그래서, 중고급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오메가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설계에는 Swatch 그룹의 가장 탁월한 무브먼트 회사인 F. Piguet의 기술진이 투입되었던 것입니다. 즉, 현행 오메가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는 F. Piguet의 대량생산 버전이라고 보아도 좋을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1970년대 이전의 오메가의 독특한 색체와는 많이 다르지만, 현재 동급 가격의 시계들 혹은 그 이상의 가격을 받는 시계들에서 과연 오메가 Cal. 8500과 9300 이상의 무브먼트를 찾을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오메가 Cal. 2500시리즈(A~D 버전)에서 나타났던 코엑시얼의 적용문제, Cal. 3303에서 나타났던 F. Piguet의 고급기술을 ETA의 공장에서 만들었을 때 생겨나는 안정성의 문제 등은 오메가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입니다. 이중 코엑시얼 적용의 문제는 오메가의 코엑시얼의 역사를 통해 한 번 자세히 다루어보고 싶은 주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독립된 이야기로 써야할 이 방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일단 접어두고, 이번 글의 주제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메가는 시계에 대한 글을 쓰려는 필자들에게는 언제나 쓸거리가 가장 풍부한 브랜드입니다. 워낙 탁월한 역사를 써왔던 회사이기 때문에 미래의 언젠가 롤렉스를 넘어서는 브랜드가 혹시라도 등장한다면 그 브랜드는 오메가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난 30년간 그 이전의 프레스티지로부터 많이 하락해 있지만, 그 이전의 100년간의 화려한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오메가이며, 시계 브랜드에서 역사보다 더 큰 자산은 없기 때문입니다.
2. Omega Cal. 8500으로부터 본 Swatch의 향후전략
이 처럼, 오메가 씨마스터의 플랫한 케이스백과 롤렉스 섭마리너보다 얇은 시계의 매력을 좋아했던 매니아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럽다고 해도, 오메가 Cal. 8500와 크로그래프 버전인 Cal. 9300은 스와치가 오메가를 통해 던진 스위스의 하이엔드 브랜드들에 대한 엉청난 도발임에는 분명합니다. 오메가 Cal. 8500의 두께인 5.5mm의 조건을 설정하고서 오메가와 경쟁하는 브랜드들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들중에서 이 보다 얇고 이 보다 고급한 기술들과 코스매틱 피니싱이 채용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찾는 것은 당분간 해답을 찾기 어려운 난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Swatch의 ETA에보슈 공급중단에 이어 오메가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발표된 Cal. 8500과 Cal. 9300은 스와치가 경쟁 브랜드들에 던진 무시무시한 경고장처럼 느껴집니다.
링고로서는 오메가에서 Cal. 3303을 처음 발표할 때 조금 의아해 했었고, Cal. 8500과 Cal. 9300의 발표를 보면서 느낀 점은 Swatch 그룹에서 ETA 공급을 중단하여 리치몬트 등 Swatch의 경쟁 시계들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을 유도하면서, 오메가급 혹은 그 이상으로 대접받는 고급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 스와치를 넘어 스위스 최고의 고급 무브먼트 회사인 F. Piguet라는 무시무시한 칼을 꺼내들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번 언급했지만, F. Piguet는 파텍 필립급의 무브먼트를 만들어내는 소규모 회사입니다. 따라서, F. Piguet로서는 브레게와 블랑팡 등의 무브먼트를 제조할 수는 있지만 오메가급의 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는 소규모 공방인 셈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Swatch에서 선택한 전략은 F. Piguet의 설계, ETA 제조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Cal. 3303시리즈, Cal. 8500 시리즈 및 Cal. 9300시리즈입니다. F. Piguet의 설계이므로, 오메가의 최근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들은 자주 F. Piguet의 오리지날 무브먼트인 F. Piguet Cal. 1120과 Cal. 1185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브먼트의 두께와 피니싱입니다. 브레게와 블랑팡 등 Swatch의 최상급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F. Piguet 1150은 3.25mm임에 비해 오메가 Cal. 8500은 5.5mm이고, 자동 크로노그래프인 F. Piguet Cal. 1185는 5.4mm임에 비해 오메가 Cal. 9300은 7.7mm로 이전의 Cal. 3303의 6.85mm보다 약간 더 두꺼워졌습니다.
즉, 향후 스와치는 F. Piguet 전용의 브레게, 블랑팡 등의 하이엔드 그룹, F. Piguet설계 - ETA 제조의 오메가, ETA의 기존 무브먼트들을 고급화한 론진, ETA의 기존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Tissot과 Hamilton 으로 등급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ETA클론을 사용하거나 저렴한 자사 무브먼트를 개발하려는 회사들은 Tissot과 Hamilton에서 일단 막히게 됩니다. ETA 2824의 두께로 ETA 2824급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성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난제를 해결하고 이제 론진급으로 올라가면 ETA 2892와 ETA 7750의 고급화 버전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ETA 2892의 두께를 넘어서기 쉽지 않은데다가 ETA 7750의 개량버전들의 탁월한 성능과 애프터 서비스에 버티어 낼 무브먼트를 개발한다는 것은 새롭게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브랜드들로서도 한숨이 나올만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두께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테크니컬 해보이는 각종 기술을 도입하여 고급 무브므트라고 주장하고 싶은데.... 두께를 포기하는 대신 현존하는 거의 모든 첨단 기술을 죄다 투입한 오메가의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버티고 있으니,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으므로 파텍 필립의 가격을 받아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오메가 무브먼트와 비교하면 거품논란이 생기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보입니다. Cal. 8500이 발표된 후 상당수의 매니아들의 의문은 '오메가의 Cal. 8500에 대한 롤렉스의 대답은 무엇인가?'라는 것입니다. 이미 쌓아온 프레스티지만으로도 100년은 버틸 것 같은 롤렉스는 차치하고라도, GO, 율리스 나르당, 쇼파드, 브라이틀링, 태그 호이어 같은 곳은 답변은 무엇일까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여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개발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젠 파텍 필립이나 롤렉스의 길을 가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길을 가려면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개발보다는 타임머신이 더 필요하겠지요... 쩝....ㅜ.ㅡ
타임머신 없이 오메가를 넘어서는 방법은 다른 제품들로 만든 프레스티지를 이용하는 마케팅수법 외에는 없으며,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이를 시도 하고 있고, 일부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일정한 성공도 거두고 있습니다. 결국, Swatch 그룹의 시계들과 경쟁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다른 분야에서 확립한 프레스티지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일 것입니다.
3. 하이엔드 무브먼트와 ETA의 경계선 : 무브먼트의 두께
JLC, F. Piguet를 고급무브먼트로, ETA를 염가의 무브먼트로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무브먼트의 두께입니다. ETA 2892가 3.6mm임에 비해, JLC 889는 3,25mm, JLC 920(AP 2120, VC 1120, Patek 28-255)는 2.45mm였고, F. Piguet 1150은 3.25mm, Cal. 9.51도 3.25mm, Cal. 71은 2.4mm였습니다. F. Piguet의 자동 크로노그래프인 Cal. 1185의 두께조차 5.4mm였습니다. 즉, JLC와 F. Piguet가 고급무브먼트인 것은 기본적으로 두께 때문입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중에서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파텍 필립입니다. 파틱 필립의 풀로터 자동인 Cal. 315가 3.22mm, 마이크로 로터 자동인 Cal. 240은 2.4mm입니다. 엘프리메로로 유명한 Zenith의 Cal. 670은 3.28mm이고, Girard Perregaux의 Cal. 3300도 3.28mm로 ETA 2892미만의 두께를 실현했었습니다. 론진이 오메가처럼 무브먼트 생산을 중단했을 때, 레마니아가 생산설비와 함께 구입한 론진의 마지막 무브먼트였던 Cal. 990(Lemania 8815)은 풀로터 자동이면서 2.95mm의 울트라슬림급 자동무브먼트였습니다.
이 처럼 2000년대 이전에 개발된 고급 무브먼트들은 ETA 2892보다 슬림해야 한다는 조건을 만족하는 무브먼트들이었던 셈입니다. 고급 무브먼트가 얇아야 하는 것은 이를 사용하여 고급한 시계인 슬림한 시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데마 피게의 로열오크, 파텍 필립의 노틸러스가 등장했을 때 롤렉스나 오메가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은 스포츠 시계가 그렇게 얇게, 또한 플랫한 케이스백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역시 빅 3!'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것이 하이엔드의 표상 같은 것이 아니었을지. 그리고, 실제로 1990년대의 시계 매니아들은 무브먼트의 두께야 말로 하이엔드 무브먼트와 중고급 무브먼트의 명확한 경계선이라고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수동 무브먼트에서 2~3mm, 자동 무브먼트에서 3~4mm의 두께는 무브먼트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만들 수 있는 최저치의 슬림한 두께라는 것은 1970년대까지의 시계의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온 사실입니다. 수동의 2mm 이내, 자동에서 3mm이내의 울트라 슬림은 최고의 기술적 성취이기는 하지만 신뢰성이나 정확성에서 상당 부분 포기를 해야하는 '슬림을 위한 슬림'이라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2mm이내의 수동, 3mm 이내의 자동에서 '크로노미터'를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공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한 현대라면 이제 그 한계를 조금이라도 더 낮추려는 노력이 진행되었어야 할 것인데... 2000년 이후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들은 큰 시계에 적합한 회중시계급 무브먼트 개발에만 열중인 듯합니다. 마케팅에 유리한 가장 간단한(?) 고급화 기법으로 무브먼트를 두껍게 만들고, 메인스프링 배럴을 2개, 4개씩 설치하면서 엄청난 파워리저브를 특징으로 내세우고, 어차피 분해한 무브먼트 사진만 몇 장 올라오면 처참한 속살이 다 들어날 톱플레이트와 로터만 코스매틱 피니싱으로 완벽하게 화장한 무브먼트들을 디스플레이백을 통해 자랑스럽게 보여주면서 바젤페어에서 엄청난 물량의 신제품들을 쏟아내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ETA의 손목시계용 수동인 Peseux 7001과 자동인 ETA 2892는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제조하는 시계 브랜드들에게 참으로 부담스러운 기준입니다. Peseux 7001의 두께인 2.5mm와 ETA 2892의 두께인 3.6mm는 적어도 1970년대까지 크로노미터로 조정이 가능한 최저의 슬림 무브먼트의 두께를 구현했으며, 모두 1970년대에 개발되어 이미 40년간의 경험을 통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완벽한 상태에 도달한 무브먼트들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급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두께와 경쟁할 수 있어야 하며, 여기에 고급한 기술(프리스프렁이나 고급 레귤레이터, 50시간 이상의 파워리저브, 기능적 피니싱)이 부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성공한 브랜드는 실상 거의 없습니다. 파텍 필립, JLC, F. Piguet 정도가 ETA의 기준과 고급한 설계라는 조건을 만족시켰던 것입니다. 여기에 골드 로터, 고급 레귤레이터, 기능적 피니싱, 제네바씰을 추가함으로써 ETA 2892와 모든 면에서 구분되는 고급 무브먼트를 실현했던 것입니다.
반면, 2000년대 이후 개발되는 소위 '하이엔드 자사 무브먼트'들을 보면, ''그 시계가 비싸야하는 이유를 둘러대는 것 외에 뭘 추구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F. Piguet가 현대의 유행을 선도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론진 990과 파베로우바로부터 심플자동과 수동에 더블배럴에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F. Piguet가 Cal. 1150을 통해 더블배럴을 도입하자, 왠 일인지 너도 나도 더블배럴을 채택하기 시작했습니다. F. Piguet가 버티컬 클러치를 도입하자, 그 후 발표되는 대부분의 인하우스 자동 크로노그래프는 너도 나도 버티컬 클러치입니다. 한편으로는 '전부 F. Piguet의 설계를 컨닝한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F. Piguet가 비싼 무브먼트이니, "나도 더블배럴에 버티컬 클러치이니 비싼 값을 받아도 되겠네~~~" <--- 이 생각일까요? 이럴 때 고려해야 할 것이 무브먼트의 두께입니다. F. Piguet보다 많이 두꺼우면서 더블배럴이거나 버티컬 클러치이면 하이엔드 무브먼트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오메가 8500 /9300과 블랑팡의 1150/1185의 두께를 염두에 두시고, 새롭게 개발되는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수준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최근의 대표적인 트렌드는 자동 무브먼트와 자동 크로노그래프를 세트로 개발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자동 무브먼트와 크로노그래프는 베이스 무브먼트부터 달랐지만, ETA 2894(ETA 2892에 D-D의 크로노그래프 모듈을 적용한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성공후에는 새롭게 톱플레이트에 장착하는 '크로노그래프 모듈'이 개발된 것인지, 오메가 8500/9300, 카르티에 1904, 쇼파드 슈퍼패스트 시리즈 등 새롭게 개발되는 자동무브/자동크로노그래프는 대충 세트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메가 8500 세트는 최첨단 기술들을 적용한 하이엔드 무브먼트들의 기술적 수준을 판단하는 데 매우 좋은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아무리 '인하우스 무브먼트'라지만 그 기술적 수준이 ETA나 다름 없는(대신에 신뢰성은 떨어지는...) 무브먼트들이 오로지 '인하우스 무브먼트'라는 이유만으로 비싸지는 것은 인하우스 무브먼트라면 무조건 높은 점수를 주는 매니아들(혹은 잡지 시계글들)의 허상을 이용하는 마케팅 전략의 성공사례 외에 다른 가치를 인정할 어떤 이유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던 차에 오메가가 발표한 8500 패밀리는 매력적인 무브먼트 가치 판별식을 하나 제공해 준 것입니다. 물론, '기술이고 신뢰성이고 난 그냥 저 무브먼트가 이뻐요!'라는 시계 무브먼트에 대해서도 디자인중시의 썬글라스를 선택하시고 시계를 고르시는 분들이라면 사실 이런 지식들은 그냥 머리만 아픈 '쓸모 없는 지식'들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이거 하나는 기억해 두셔야 할 것입니다. 10년 후에 혹은 30년 후에 내 시계가 고장나면 어떻게 고치지??? 시계 역사에서 30년 이면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가 사라지고 새롭게 등장합니다. 브랜드가 사라지고 나면 AS센터도 같이 없어집니다.... 하나, 분명한 것은 롤렉스, 오메가 같은 역사를 가진 브랜드는 주인이 바뀌어도 브랜드가 사라질 확률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신생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할 예정이라면 AS센터 없어도 부품구하기 쉽고, 누가 수리해도 잘 고치는 ETA 2824, 2892, 7750이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하고 만 개도 생산하지 못하고 사라질 브랜드도 많아 보이는 시대입니다. 그럴 경우,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던 그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ETA 6498이나 밸쥬 7750 베이스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행인 일이 될지 혹은 불행한 일이 될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요즘 무브먼트 사이즈 요상(ETA 2892도 아닌 것이, 유니타스 6498도 아닌 것이??)하고 처음보는 디자인인데 그 브랜드의 역사로 보아 자사 무브먼트 개발하기 어려워 보이는 회사들이 즐겨 찾는 것이 밸쥬 7750입니다. 크로노그래프 모듈 제거해 버리고 밸런스콕과 로터 디자인만 바꾸어 놓으면 그 무브먼트 분해해 보기 전까지는 베이스가 뭔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4. 무브먼트에 대한 나만의 썬글라스 만들기
이 글의 마무리를 구상하면서 하필 롤렉스 하나만 적어 놓아서 댓글들은 풍년이 들었습니다...^^*
링고의 의도하지 않은 공성계(?)가 가져온 풍성한 댓글들입니다. 덕분에 링고의 글이 엄청 길게 느껴져서 뿌듯합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없으면 링고의 글이 아닙니다..'라는 링고의 '컬럼글쓰기 전통'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신 댓글러들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꾸벅...
롤렉스와 오메가, 매니아분들의 개성도 뚜렷하지만 충성도도 매우 높은 브랜드들이라서 잘못 입놀렸다가는 맞아 죽기 쉽상인 브랜드들입니다....ㅋㅋㅋ
레퍼런스 넘버 하나 대면서 "이건 알고나 입놀리냐?" 뭐 이러면 등골에 땀 흘러내립니다....ㅋㅋㅋ
역시 이들 브랜드가 오랜 역사를 통해 만들어온 개성 넘치는 시계들과 그 시계들에 대해서 러그에 파인 스프링바아 구멍의 위치와 직경까지 탐구하시는 시계 매니아들의 사랑때문이겠지요. 링고가 롤렉스와 오메가에 대한 글을 잘 안쓰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책도 많고 글도 많고.... 전문작가나 전문매니아층이 탄탄해서 아는 척 하기 쉽지 않은 브랜드들이기 때문입니다....^^ㅋ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최상의 무브먼트는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얇으면서, 가장 정확하고, 테크니컬적으로 수준이 높으며, 고장도 없고, 수리도 쉽고, 기왕이면 저렴한.... 등등등....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무브먼트는 아직 없습니다....^^ㅋ
결국 내게 필요한 혹은 좋아보이는 조건들을 설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에서, 혹은 '무브먼트 전문업체의 에보슈나 조립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시계들 중에서 '내 취향에 맞는 무브먼트'를 찾는 것이 '내게 좋은 무브먼트'를 찾는 조건입니다.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레마니아 5100이라는 유명한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가 있었습니다. 조금 과장하면 플라스틱이 절반 정도 섞인 무브먼트였는데... 레마니아가 이 무브먼트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이 무브먼트가 들어간 시계들을 서둘러 구입하면서... "레마니아 5100이야 말로 최고의 크로노그래프 "라고 그 기능의 우수함을 주장하던 매니아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링고와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진 매니아들이었지만, 그분들의 '좋은 무브먼트에 대한 판단기준'은 그 자체로 한 없이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링고와는 전혀 상이한 가치관에 따른 판단이었으므로, 링고는 레마니아 5100의 시계를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하나 구입해 두었다면 중고가격은 상승해서 돈은 좀 벌 수 있었겠지만 별로 갖고 싶은 시계는 아니었습니다. 링고의 생각들도 딱 이 정도로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링고는 시계의 교과서를 작성하는 중이 아니라, 시계에 대한 링고의 생각들을 그저 주절거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비싼 것이 최고인 분들은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에서 찾으시면되고, 얇은 것이 좋으면 F. Piguet, JLC의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 혹은 빅 3, Piaget에서 고르시면 거의 적수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촐랑촐랑 바뀌는 디자인이 아닌 유행을 덜타며, 시계 두께 10mm 이상의 튼튼해 보이는 시계, 인지도도 중요하고, 리세일가도 좋은 시계에 끌리신다면 2000년대에 롤렉스에 필적할 시계와 무브먼트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빈티지라면 역시 오메가와 롤렉스입니다....^^*
같은 기능과 성능을 가진 것이면 얇은 것이 고급 무브먼트라는 것은 매우 합당한 판단기준입니다. 그러나, 롤렉스는 이 방면에서는 정말 믿어지지 않을 수준의 '예외적인 존재'입니다. ETA 2824보다도 한 참 두꺼운 6mm급의 자동 무브먼트를 사용하면서도 '오이스터 케이스'라는 방수 케이스와 그에 어울리는 단순한 디자인을 통해 파텍 필립에 버금가는 프레스티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유일한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일년에 100만개의 시계를 만들어 팔면서 4만개 정도 만드는 파텍 필립 정도의 프레스티지를 만들어낸 것은 아마도 시계 역사에서 다시는 등장하기 어려운 성취일 것입니다. 그래서, 링고처럼 슬림한 시계를 선호하는 매니아들에게 시계를 고를 때 롤렉스는 일단 제껴놓아야 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링고 같은 '슬림한 것을 사랑하는' 매니아들'에게 롤렉스의 무브먼트는 사랑하기엔 너무 두껍습니다... 물론, 100년 동안 오로지 한 우물만 파는 집중력과 그들의 상업적인 성취, 매년 신제품을 발매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현대의 대부분의 기업들의 행태와 정반대의 길을 걸으면서도 점점 더 대기업이 되어가는 그들의 역사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정말 다른 분야의 어떤 기업과도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석세스 스토리를 가진 기업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무브먼트에 대해서는 그만한 감탄을 자주 느끼지 못합니다. ETA 다음으로 많이 만들어진 무브트는 롤렉스 아닐까요???? 수십년전부터 흔하디 흔한 ETA에 새롭다거나 감탄할 것이 없듯이, 롤렉스의 무브먼트는 무브먼트 매니아들에게는 너무 심심한 당신입니다....^^ㅋ 3130 시리즈를 대체할 새로운 무브먼트가 등장하려면 아직도 10년은 더 기다려야겠지요??? 물론, 그 새롭게 발표된 롤렉스 무브먼트에 대해 감탄해 하며 몇 편의 글을 쓰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직 본 적이 없으므로 마음에 들면 글을 쓰겠지만, 마음에 안들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독설을 왕창 풀어놓을 지도 모릅니다....^^ㅋ
5. 링고가 좋아하는 무브먼트들
링고가 좋아하는 무브먼트는 이런 것들입니다. 좋아하는 순서로는 파텍 필립의 Cal. 23-300,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 바쉐론 콘스탄틴의 1950년대 LeCoultre 수정 무브먼트들, Zenith 135 등 천문대 크로노미터 설계의 무브먼트, JLC 920 자동 무브먼트, 현행으로는 최근에 남의 손으로 넘어간 이 글의 처음에 올린 H.Moser & Cie의 모든 무브먼트(엄청 두껍지만...), 랑게의 심플수동, 수동 크로노그래프와 랑게마틱 무브먼트, JLC와 F. Piguet의 대부분의 무브먼트(전부는 아닙니다...), 오메가의 모든 로우비트의 빈티지 무브먼트, 롤렉스의 빈티지 천문대경연 수동 무브먼트 등등.... 이것만 열거해도 글 한 편 되겠습니다....^^ㅋ
어쨌든 현행 제품으로는 파텍 필립의 대부분의 무브먼트들, 불멸의 VC와 AP의 울트라슬림 무브먼트들, 랑게, H. Moser & Cie의 무브먼트들을 좋아합니다.
AP와 VC의 울트라슬림 무브먼트 외에는 울트라슬림 무브먼트는 얇은 것 외에는 별로 볼 것(?)이 없어서 싫고, 너무 두꺼운 것은 손목에 올리기 부담스러운 무브먼트들이라서 싫고.... 뭐, 여자 각선미에 대한 남성들의 시각도 다 다르지 않습니까??? 울트라슬림이 예뻐 보이시는 분들(2000년대에는 대세인듯....),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것이 예뻐 보이시는 분들(시계에 대해서는 요즘 큰 것이 대세...ㅋㅋㅋ).... 적당한 근육으로 균형잡힌 것이 예뻐보이시는 분들.... 링고는 무브먼트에 대해서 후자에 가깝습니다....
앞서 파텍 필립의 23-300의 사진을 올려놓았고, 파텍 필립 23-300을 위해 '균형과 조화의 세계'라는 글을 쓰면서 '제네바씰'을 인터넷상에서는 처음으로 제대로 한 번 설명해 보려고 제네바씰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무브먼트 사진을 찾다가 찾다가 지쳐서 작성을 중단해 버렸지만, '테크니컬한 면에서 완벽을 추구하면서 아름다운 전통도 지켜낸 합리적인 두께와 구성을 가진 무브먼트'의 표상이 링고에게는 파텍 필립 Cal. 23-300이었기 때문에 링고는 새로운 수동 무브먼트가 등장하면 언제든 23-300의 사진을 꺼내놓고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가 등장해서 링고를 비롯한 '피니싱의 예술'(?)을 숭배하는 매니아들의 혼을 뒤흔들어 놓았을 때도 그랬습니다. 필립 듀포는 고급무브먼트의 기술들을 거의 전부 심플리시티에 적용했었지만, 역시 테크니컬한 면에서 40년전의 파텍 필립 23-300의 성취를 능가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둘 다 매우 클래식한 섭세컨드의 윤열을 가진 무브먼트입니다만, 파텍 필립의 휠들이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 보다 더 큽니다. 그야말로 23mm의 무브먼트를 에인스프링배럴과 각종 휠, 그리고 큼직한 밸런스가 꽉 채우고 있는 빈틈이라고는 0.1mm도 없어 보이는 꽉 찬 무브먼트였습니다. 더구나, 파텍 필립의 오리지날 자이로맥스는 프리스프렁을 구현하면서 밸런스의 직경을 가장 크게 할 수 있는 그 당시로서는 엄청난 혁신이었습니다. 더구나, 링고가 아는 범위에서 오버코일 헤어스프링까지 적용한 최소의 크기였습니다. 즉, 무브먼트의 두께 3mm는 오버코일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할 수 있는 최소의 두께였던 셈입니다. 무브먼트의 두께가 더 작아지면 오버코일부터 포기하게 됩니다. 즉, 슬림을 위한 슬림이 시작되는 셈입니다. 더구나, 파텍 필립이 F. Piguet Cal. 21을 수정(patek Cal. 175)하면서 프리스프렁 밸런스의 머슬롯도 23-300의 8개로부터 4개로 줄어들게 됩니다. 즉, 3mm이하로 슬림화되면 슬림화의 대가로 너무 매력적인 많은 것들이 희생되게 되므로, 그런 슬림을 위한 슬림보다는 3mm 두게의 파텍 필립 23-300이 더 좋아 보이는 것입니다. 더구나, 조금 얇아지고 작아진 Cal. 215의 간략화된 4 브릿지 스타일보다는 회중시계시대부터의 파텍 필립 무브먼트의 개성이있던 5 브릿지가 그대로 사용된 것도 23-300의 매력입니다. 크기가 작아지고 두께는 얇아졌지만 파텍 필립의 모든 기술적 성취들와 전통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파텍 필립의 마지막 심플 수동 무브먼트였다는 생각에서 링고는 개인적으로 이 무브먼트가 역대 최고의 손목시계용 수동 무브먼트라는 평가를 하게 됩니다. 물론, 피니싱도 그 당시의 바쉐론 콘스탄틴을 제외한다면 가장 우수했으므로 무브먼트의 설계, 테크니컬한 구성, 각종 피니싱, 5브릿지의 톱플레이트 디자인 등 비록 작지만 그 속에는 그 당시의 최고의 기술들로 한가득한 보면 볼수록 매력들로 가득찬 그런 무브먼트였던 것입니다.
뇌샤텔, 제네바 등에서 개최된 크로노미터 컨테스트를 통해서 발전된 기술이 시계 무브먼트에 적용된 가장 보편적인 기술은 하이비트화였습니다. 36000bph와 28800bph는 그 당시의 경험이 무브먼트에 적용된 대표적인 기술입니다. 그 외에 Zenith Cal. 135는 크로노미터 경연 참가를 위해 개발된 무브먼트가 시판되었던 거의 유일한 케이스입니다. 많은 매니아들이 잊고 지나가는 대표적인 기술의 하나가 프리 스프렁 밸런스입니다. 물론, 프리스프렁 밸런스는 마린 크로노미터 시절의 유물이지만, 이를 손목시계에 최초로 적용한 것이 파텍 필립의 자이로맥스였습니다.
더구나, 이 기술을 개발한 사람이 당시 파텍 필립의 크로노미터 컨테스트 전용 무브먼트들을 개발하고 조정을 담당하던 유명한 시계기술자 Andre Zibach였습니다. 제네바에서 개최된 크로노미터 컨테스트에 참가하며 정밀 조정 기술에 대해 연구하던 Zibach는 정말 엄청나게 큰 대형 밸런스를 가진 34S와 34T의 프리스프렁 방식의 크로노미터 컨테스트 전용 무브먼트도 직접 개발했습니다만, 그가 개발한 기술로 시판용 시계에 적용된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자이로맥스입니다. 즉, 그냥 멋으로 만든 기술이 아닌 무브먼트의 정확성을 향상시키며 레귤레이션에 따른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이었던 것이고, 1949~1952년에 개발되어 그 후 파텍 필립의 무브먼트들에 적용된 이 기술이야 말로 파텍 필립이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한 기술입니다. 이런 점들로부터 1950년대의 하이엔드 무브먼트를 평가한다면 파텍 필립은 테크니컬한 점에서 가장 진보된 무브먼트였고, 당시 바쉐론 콘스탄틴의 수동 무브먼트들은 피니싱에서 최상급의 무브먼트였습니다. 즉, 기술의 파텍 필립, 피니싱의 바쉐론 콘스탄틴이라고 할 정도로 대표적인 2 하이엔드 브랜드는 프리미엄 하이엔드 무브먼트의 전형을 만들었던 브랜드들이었던 것입니다. 파텍 필립이 피니싱보다는 테크니컬한 점에 더 집중했다면, 바쉐론 콘스탄틴은 오랫동안 세계 최고였던 제네바의 장인적인 전통에 더 무게를 둔 그런 브랜드였던 셈입니다. 그런 이유로, 링고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어정쩡한 피니싱에 대해서는 아주 지독한 독설을 퍼붓게 됩니다. 그것이 파텍 필립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가장 큰 매력이었으므로... 이를 포기하는 것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전통과 매력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장점중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것은 적어도 프리미엄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브랜드가 결코 취해서는 안되는 최후의 덕목입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완벽한 피니싱으로도 점차 파텍 필립에서 밀려나던 시대에, 필립 듀포는 피니싱을 극대화하면 피니싱 자체가 무브먼트를 예술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정말 많은 매니아들을 감동시켰엇습니다. 그의 무브먼트 확대 사진을 보는 순간.... 테크닉이고 뭐고 그 피니싱만으로 숨이 멈출 지경이니 말입니다... 시계가 내일 당장 멈추어 선다고 해도 그냥 그림처럼 감상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무브먼트였던 것입니다. 30mm에 4mm의 두께를 가진 큰 무브먼트였지만.... 정말 하나 가지고 싶어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파텍 필립 23-300과 자동무브먼트의 최고봉으로 여겨지는 AP 2120(자이로맥스 버전)은 어렵게 어렵게 하나씩 구했는데.... 바쉐론 콘스탄틴의 빈티지 로얄크로노미터와 듀포옹의 심플리시티는 감히 쳐다볼 수 없는 '안타까운 당신'에 대한 오랜 짝사랑으로 끝이 날 것 같습니다.
비싼 시계 갖고 싶은 데 쩐이 딸려서 고민하시는 분들은 그 비싼 시계 가진 분들 별로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계 매니아들중 누구도 가지고 싶은 시계를 다 가진 사람은 없을 듯합니다. 초고급 시계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파텍 필립의 퍼페츄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를 가지신 분들중에서도 파텍 필립의 투루비용이나 미니츠리피터를 사지 못해서 안타까운 시간들을 보내고 계긴 분들이 많으실테니 말입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위를 올라다보면서 입맛 다시거나 한숨 쉬는 것.... 모든 중생들의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나무아미타불....
5. 결론
시계의 매력 시리즈를 통해 하이엔드 무브먼트란 무엇일까?에 대한 링고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만....
하이엔드 무브먼트들의 비교평가에 고려해야할 사항들중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한가지는 무브먼트의 두께라는 점입니다. 무브먼트의 두께는 완성된 시계의 두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인자이며, 얇은 무브먼트는 슬림한 시계의 필수요건입니다. 하지만, 하이엔드 무브먼트에서 두께가 최고의 덕목인 것은 아닙니다. 무브먼트에 새로운 기술(크로노미터, 복잡 기능, 최근의 입체적인 무브먼트 등)을 적용하기 위해 슬림함을 포기하고 두터움을 선택하고 그것으로 무브먼트의 어떤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면 그 무브먼트는 비록 조금 더 두껍더라도 하이엔드 무브먼트로 부르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심플리시티는 화려한 피니싱의 정수를 보여주기 위해 30mm의 직경과 4mm의 두께를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완벽하게 구현했으므로 그 자체로 빅 3 이상의 프리미엄 하이엔드 무브먼트라고 부르기에 주저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링고는 슬림화를 위해 포기되는 것들 이상으로 롱파워리저브를 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것은 매우 싫어하는 입장입니다만, 매니아에 따라서는 롱파워리저브야 말로 가장 가치 있는 기술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하이엔드 무브먼트란 보통의 무브먼트들과는 다른 경지의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기술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그 기술의 구현을 위해 슬림화에 대한 요구와 일정한 타협을 이루었을 때 비로서 하이엔드 무브먼트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특별히 추구하는 것이 없다면 두께가 얇은 무브먼트는 두께가 두꺼운 무브먼트보다 고급한 무브먼트이다. 이것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브랜드가 하이엔드 브랜드다라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이 글의 마지막으로 파텍 필립의 새로운 CEO인 티에리 스턴과의 인터뷰중 스턴의 말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물론 CEO의 말들이 모두 진리는 아니지만 링고에게는 언제나 세겨들을만 한 이야기이기에 인용합니다...^^*)
" What was important at the time, and remains today, is that Patek Philippe makes the smallest and the thinnest movements in the world. That helps us create beautiful design.
That’s why at Patek we’re always aiming to have small movements. First of all, it’s fantastic in terms of technology because they are a challenge. But secondly, it allows us to create the perfect shape of a case that’s very flat on the wrist and not big and thick. We cannot create a great design if a movement is too big. The watch will simply be big. With Patek, the movements are so thin that we’re able to realize beautiful designs. Even since I was a child, we have always made a thin movement. We need the thinnest movement because that allows us to create beautiful watches. "
"파텍 필립은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장 슬림한 무브먼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아름다운 케이스 디자인을 만들수 있게 도와주니까요.
그것이 파텍 필립이 항상 작은 무브먼트를 만들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첫번째로 슬림한 무브먼트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테크니컬한 도전입니다. 두번째로 슬림한 무브먼트는 손목 위에서 평탄하고 과도하게 크지 않으면서도 두껍지 않은 완벽한 케이스의 형상을 만을 수 있게 해줍니다. 무브먼트가 너무 크면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없습니다. 크기만 큰 시계는 그냥 클뿐입니다. 파텍 필립의 무브먼트들은 얇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슬림한 무브먼트들을 만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슬림한 무브먼트가 필요합니다."
( 링고의 반론 - 직경 27mm에 두께 3mm의 수동 무브먼트 하나 만들어주세요~~^^*)
참조 : http://www.timezone.com/2012/09/28/a-conversation-with-thierry-stern-president-of-patek-philippe/
(계속) - 최종 교정중
2012년 12월 29일 05:50에 시작하여
2012년 1월 3일 새벽에 완성합니다.
링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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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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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s Lacroix
2013.01.29 09:40
저도 동의하고 갑니다 -
강철물고기
2013.02.10 22:28
저도 오늘 봤는데...토론이 점점 이상한곳으로 가더군요.
제가 봐도 롤렉 찬향자처럼 보이고, 어디에 봐도 하이엔드가 롤렉스를 항상 무시하는 태도는 없다고 봅니다.
시계생활하면서 끝은 결국엔 롤렉스로 돌아온다 라는 말도 있지요.
띰스님이 다 적어주신 내용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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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Pan
2013.01.03 11:28
저는 모더레이터지만...
"링고" 님을 뵌적도 일면식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저번에 링고님께서 자유게시판에 써놓은 글을 보고나서...시계에 대해서 다른 의견 제시나 토론을 좋아하신다는 느낌은 받을수 있었습니다.
시계에 대해서 소위 말하는 고수가 있을까요? 물론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서는 깊이의 차이가 있지만 절대적인 펙트를 제외하고는 아마도 서로의 취향과 의견이 존중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링고님의 이야기 중에서 "다른 매니아분들이 여러분들의 댓글들을 읽으며 각자 마음 속으로 자신만의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15회전 풀라운드까지 싸우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저는 서로의 의견을 어느선에서 그냥 종결짓지말고 자유롭게 토론 하자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언제나 시계를 좋아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중에 하나가 "롤렉스" 가 아닐까 합니다...
롤렉스의 장점은 너무나도 큽니다...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위치를 오랫동안 견고하게 지켜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장점이 누구에게나 어필이 된다고 하면 아마도 그 다른 마켓이 존재하지 않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이앤드 시계들이 가진 거품은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롤렉스라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 (제가 리뷰를 하기 위해서 혹은 개인적인 소장을 했던 롤렉스 리테일의 절반 이하의 시계들만 보더라도 결코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롤렉스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오히려 어느측면에서는 더 좋은 점도 있기도 합니다.) 또한 어떠한 측면에서는 럭셔리 마켓의 거품으로도 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쪽이 거품이 크냐는 다른 논쟁거리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언제나 열린 결말입니다.
수학처럼 답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드라마처럼 결론이 있는것도 (심지어 드라마도 열린결말이 ㅎㅎㅎㅎ) 아닙니다.
서로의 생각의 차이가 있고 여러가지 다른 생각이 있지만...그걸 한쪽에게 강요할수도 없고 의견을 나누는 공간 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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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개인적인 취향을 말씀드리자면..
특정브랜드를 좋아하고 특정브랜드는 싫어 합니다...
이유는...
특정브랜드는 이쁘고 제 손목에 제가 보기엔 잘어울리는데 특정브랜드는 이쁘지도 않고 제손목에 어울리지도 않습니다...ㅎㅎㅎ
그래서 좋아하고 싫어하고가 길립니다...참 단순하죠???
싸우고 결론을 내자고 의견을 나누는것이 아니라 다름과 치이를 알고자 의견을 나누는것이 아닐까요? 꼭 한방향의 결론을 지어야 한다는 생각은 조금 접어주심이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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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텍
2013.01.03 11:51
싸우고 결론을 내자고 의견을 나누는것이 아니라 다름과 치이를 알고자 의견을 나누는것이 아닐까요?
링고님이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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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꽃미남
2013.10.21 18:03
글이 써진지 1년이 다 지나서야 이런 글을 읽게 되었네요. 읽으면서 되게 당황스러웠는데
그래도 생각이 같은 분이 있다니 다행입니다. 본문을 읽는 내내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다행히 롤텍님 댓글을 읽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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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dy
2013.01.03 14:00
링고님의 글을 읽고 막연하게 한번쯤은 생각했던 내용(?)이 정리된 느낌이라 상쾌함을 느끼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많은분들이 저와 비슷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만의 정의에 도움을 주시어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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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3.01.03 14:02
아...좋은 글에 아쉬운 댓글들이 달리는군요...
롤텍님이 과하게 반응을 보이시는 관계로 많은 다른 분들이 댓글을 달지 못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미있는 글을 잘 읽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어 클릭을 할 때마다 롤텍님의 새로운 댓글들이 보이네요...ㅠㅠ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차라리 롤텍님의 의견을 개진하시는 포스팅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무의미한 소모전으로 링고님의 아름다운 포스팅이 묻혀버릴까봐 안타깝습니다...ㅠㅠ
주제넘는 말씀이지만 앞으로 더이상 이런 댓글은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공감: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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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Pan
2013.01.03 14:26
ㅎㅎㅎㅎ
분위기 전환상...Jason456님 글에 댓글을 답니다..ㅎㅎㅎ
저는 뭐...
이런 저런 이유로..연관성이 있을지나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파네라이중에서 Unitas 무브먼트가 들어간 모델들을 제일 좋아라 합니다...^^
뭐...
파네라이에서 앙헬러스나 롤렉스 무브먼트가 들어간것이 제일 좋기는 하나...그쪽은 넘사벽이라서요...ㅎㅎㅎ
주제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업기도한 아래송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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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3.01.03 14:35
파네라이에 롤렉스 무브가 들어간 것도 있나요?
워낙에 파네라이에 대해 무지하긴 하지만 참으로 신기하네요...
가격도 궁금한데, 역시 넘사벽이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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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oeherb
2013.01.03 14:38
파네라이 초창기 라디오미르형 시계는 로렉스에서 납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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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s Lacroix
2013.01.29 09:44
동의합니다~ 특정인의 욕심이 소모적인 논쟁으로 만들고 있는것 같습니다. -
아이린양
2013.01.03 14:47
덧글때문에 좋은 칼럼이 묻히는군요.. 암튼 덧글은 쓰고 가겠습니다..
안쓰면 -1 포인트라;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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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개
2013.01.03 16:15
저도 작고 얇은 시계를 좋아하는 부류입니다. 스포츠시계를 구입하려고 할 때 오메가가 3135보다 얇은 8500을 발표했을 때는 정말 좋았죠 이 무브먼트를 po에 집어넣는 것인가! 꼭 구매해야지 하고 생각 했지만 막상나온 po는 더 두껍고 커진 모습이었습니다.. ㅠ 그리고 자연스럽게 눈길은 롤렉스로 갔습니다. 비록 신형모델들은 크기가 커져서 실망했지만 두께는 그리 두껍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작은 무브를 만들어도 큰 케이스에 집어 넣는 비율을 탄생 시키면 !! 실망하는 소비자도 있다는거 시계 회사들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 600m 방수 포기하고 8500 집어넣은 작은 po 만들어 달라는 넋두리 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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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2013.01.03 17:52
오메가는 예전부터 다른 브랜드들보다 서둘러 제품을 만드는 경향이 강해 보입니다. 예전에 롤렉스에 근무했었던 어떤 시계 디자이너의 추억에 따르면, 몇 년간 수백장의 디자인을 그렸는데... 하나도 채택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어치우고 나와서 자신의 시계들을 디자인헀하고 하더군요. 극도로 보수적인 디자인 철학을 가진 브랜드가 롤렉스입니다.
반면, 오메가는 '요거 괜찮네!' 싶으면 일단 만들고 보는 스타일이라서 제품의 완성된 디자인이나 소비자들의 예상 반응을 천천히 생각해 보기 보다는...
"이거 만들면 아마 좋아할걸?"하는 식으로 시계를 덤벙덤벙 만드는 스타일이 아닐까 상상해 보게 됩니다...
머리가 조금 까진 덤벙대는 디자인팀 실장님을 상상하게 됩니다....ㅋㅋ
Cal. 8500은 롤렉스 3135 보다 약간 더 슬림하고, Cal. 9300도 밸쥬 7750(7.9mm)보다는 슬림한 무브먼트입니다.
8500과 9300의 후속 무브먼트들은 4.5mm와 6.5mm 정도로 얇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상태로 개발한 후에 발표해도 좋았을 것을 역시 서둘러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출시하고 싶은 욕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첫출시의 무브먼트가 조금 두꺼웠으므로, 기왕이면 조금 더 얇은 케이스 혹은 균형잡힌 케이스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욕심을 많이 부린게 아닌가 싶네요...
저도 PO를 방수 깊이 100m 정도로 설정하고 훨씬 슬림하게 만들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예쁜 디자인인데... 케이스 다이어트가 좀 필요해 보입니다...ㅋㅋㅋ
오메가이니 만큼, 소비자들의 의견이 머지 않아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언제나 소비자들의 요구나 반응에는 엄청나게 빠르게 대응하는 오메가이니 말입니다...
내년 바젤페어에서 나올지도 모르지요... SPO(small PO)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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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mk
2013.01.03 23:21
600미터 방수에 씨스루를 채용해서(8500자랑용) 두께가 무식해진 것도 있습니다ㅋ 아마 신신형 피오가 나오면 해결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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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Pan
2013.01.03 16:55
빅사이즈 워치라는 트랜드가...
여기저기 각종 기능을 탑재한 IHM 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대빵만한 시계들에...무브먼트 만들면서...배럴 더 넣고...모듈 더 넣고.....기능적으로 훌륭해 보일지는 몰라도 결코 동의하기 힘든 부분 입니다....
늘 그렇지만..절대적인 결론도 없지만..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어떻게 평가하는냐는 기준에 따라서 많이 다를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링고님의 맥락과 함께하는 이야기 이지만...
45mm 의 시계에 투르비용 기능을 탑재한 무브먼트와 38mm 의 시계에 같은 기능을 넣었다면 같은 선상으로 보는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무브먼트의 설계적인 측면에서도 (특정 시계 브랜드를 거론하지 않지만....이따시만한 무브먼트에 요따시만한 밸런스휠이 자리잡는 무브먼트도 있습니다..ㅎㅎㅎ) 무브먼트의 크기와 안정성은 일반적으로 같이 갈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다면..
그리고...
과거 시계 메이커들이 무브먼트를 가지고 경쟁을 할때에도 큰 기준이 무브먼트의 크기 였던것을 고려 한다면...링고님의 말씀에 많은부분 동의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글을 통해서 배우고 느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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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코
2013.01.03 17:01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조금만 알고 있는 것을 더해볼까 합니다.
1) 항자성이 중요한가?
중요했던 가치지만 현대에 들어 많이 희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시계에서 무브의 항자성을 광고하는 일은 흔한 일이 되었지만 실제로 이에 신경을 쓰는 브랜드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될 듯 합니다. 이미 1900년대 IWC 에서 포르쉐디자인으로 antimagnetic 이 아닌 amagnetic, 즉 전혀 자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케이스에 시계를 담음으로 항자성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밀가우스같은 faraday cage 가 아닌 이상 이스케이프먼트에 대한 완벽한 항자기는 불가능하고, 따라서 로렉스의 파라크롬이나 오메가의 si14 밸런스 둘 다 항자기성 면에선 실제적인 효과가 있는 기술적 향상이라기보단 마케팅거리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것이지요. 만약에 정말 항자기를 감안하였더라면 로렉스는 케이스백 아래에 소프트코어를 넣고, 오메가는 플래닛오션에 솔리드 케이스백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2) 특정 시계들의 견고성이 넘사벽인 것인가?
현대 시계기술에 있어서 견고함은 무브의 크기, 두께에 비례하여 거의 평준화가 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획기적인 쇽옵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데다가 오버코일 스프링이 탈장(?) 하는 경우 외에도 심한 충격에 피니온들이 구부러지는 경우가 충격으로 인한 기계식 시계의 사망이유로 손에 꼽히기 때문이지요. 이런 경우 "견고함" 이란 결국 무브의 마운트 즉 케이스의 견고함이나 피니온의 견고함에 따르게 됩니다. 말 그대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단순한 시분초만 있는 시계보단 얇고 구부러지기 쉬운 부품들이 많이 들어간 복잡시계가 더 고장나기 쉽겠죠? 일례로 파텍의 타임온니 금통 시계가 바닷속을 뒹굴다가 물고기 뱃속에서 나왔는데, 감아주니 잘만 가더라는 해외에서도 유명한 일화가 있었지요. 만약 견고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일부 브랜드들이 대체적으로 타임온니, 좀 복잡한 시계는 데이데이트 정도로 편향된 제품군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똑같은 단단하고 견고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을지는 모르는 일이죠.
3) 군용 시계로의 잠수시계가 "혁신" 을 이뤄냈는가?
곧 여기에 대해 짧은 글을 쓸 계획이긴 한데 여기서 잠시 소개해 보고 싶네요. 잠수시계의 발전에서 크게 사람들의 시각은 두개로 나눠지는데, SCUBA 로 대중화된 민간인 전용으로 양산된 시계들에 의한 시계산업의 발전이 잠수시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고전주의"적 시각, 그리고 군만을 위해 만들어진 군용시계들이 잠수시계계의 혁신을 대부분 발현시켰다는 "신학파"적 시각이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두 효과가 섞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초기 1920년대부터 시작하여 소위 밀스펙이라 불리는 시계들이 실제 "혁신" 을 불러오는 경우는 많지 않고, 오히려 양산형 시계가 최초로 소개되는 기술을 가지고 나타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1940년대 블랑팡과 로렉스 서브마리너가 나오게 된 시점에서 두 시계는 이미 대중에게 제시된 기술들을 군의 요구사항에 맞게 잘 버무려놓은, 스마트폰으로 치자면 아이폰5와 갤럭시 s3 정도의 짬뽕(?)이었던 것입니다.
4) 오메가의 8500은 진정한 인하우스가 아닌가?
사람마다 시각이 틀리지만 오메가 대변인은 "진정한 의미의 인하우스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 라고 했었죠. 오메가 산하에서 피게와 ETA 의 기술자들이 협력, 이를 통해 8500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니 어떻게 보자면 인하우스고 어떻게 보자면 ETA 에서 공급해주는 무브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프레드릭 피게와 에타가 내부에서 디자인을 해서 오메가에 공급한 것도 아니고, 오메가의 통합 아래 코엑시얼에 맞춘 무브를 생산해낸 것이니 그 근본에 있어서 인하우스라고 하기에 부족함은 없다고도 생각해 봅니다. 최근 오메가에서는 소비자의 불만을 알았는지 빠른시일내로 모든 자사무브의 생산-조립을 오메가 내부로 옮기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공표했습니다. 앞으로도 8500을 보면서 진정한 인하우스가 아닌 점 때문에 구매를 망설인다던가, 이미 구매하신 제품에 애정이 떨어지시는 분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링고님 칼럼은 계속 잘 보고 있습니다. 추천 꾸욱! 하고 갑니다. 저도 인하우스의 허와 실에 대해 언제 한번 꼭 글을 써 보고 싶은데 내공이 떨어져서 ^^;;
공감: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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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2013.01.03 17:34
인하우스 무브먼트 논쟁은 항상 골치 아픈 논쟁입니다. 아마도 'in house'라는 말 때문에 "너네 집 안에서 만든거니?"하는 시비에 휘말리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집 없는 사람 서러운 건 시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오메가 돈 많이 벌어서 어서 집 한 칸 마련했으면 좋겠네요...^^ㅋ
오메가에서 공장 하나 크게 만들고, F. Piguet의 기술자와 ETA의 기계들을 들여다 놓으면 보다 완벽한 인하우스가 되는 것인지 의아스럽습니다.
VC/AP의 JLC 920은 비록 JLC가 설계(이부분에 PP는 자이로맥스를 제공하고 AP가 설계에 참여했다는 설도 있습니다.)에 JLC제조였지만, 저는 당연히 VC와 AP의 전용 무브먼트이므로, VC와 AP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라고 생각합니다.... LeCoultre 889 혹은 F. Piguet의 1150이나 1185와는 많이 다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JLC제조라고 해서, 현재 AP에서 제조된 것들보다 모자람이 조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JLC는 빅 3에 못지 않게(혹은 더 잘만드나?) 무브먼트를 정말 잘 만드는 회사라는 것을 보여준 샘플이었지요....
1) ~ 3)번까지에 대해서는 링고로서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은 테마라서... 로로코님이 멋진 글 올려주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 때 '추천' 꼭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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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코
2013.01.03 20:46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위의 논쟁이 너무 길어져서 댓글을 달기가 뭐해서 그냥 새로 달았는데...마치 1~3번이 링고님께 드리는 말씀같이 되버렸네요 ㅎㅎ
사실 그룹의 영향이 막강한 현대 시계시장에선 아무래도 그룹 내부의 타 브랜드들을 논하지 않기 쉽지 않죠. 그 덕분에 파텍, 로렉스 등의 완전한 "인 하우스" 가 더 주목받는 것이겠지만, 저는 그룹 내부에서의 영향과 합작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경향이라고 봅니다. 물론 발 플뤼에르가 없었으면 파네라이의 "인하우스" 기계가 다른 방향으로 발전되었을 지도 모르고, 에타와 프레드릭 피게가 없었다면 오메가도 옛 시절 30T2 나 286 등의 디자인을 계승하지 않았을까, 또 르노 & 파피가 없었으면 에드워드 피게 라인이 유니크 컴필리케이션 위주로 편향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은 아쉬움으로 남죠^^ 그런 면에서 예거는 디자인에선 호불호가 갈릴지 몰라도 무브면트 기술 면에서 참으로 대단한 브랜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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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1.04 16:30
로로코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는 일인 +1 입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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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fenómeno
2013.01.11 21:33
무브먼트 측면만으로 본다면 그 어느 빅3, 빅5를 갖다 대더라도 JLC가 그들의 아래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사람입니다.
제아무리 파텍, 랑에라고 해도 무브먼트 한 가지만 봐서 JLC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사견입니다만, JLC가 없었다면... 지금의 빅3가 존재할 수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물론 프레드릭 피게라는 걸출한 곳이 있지만,
그들만으로 가능했을 거라곤 안 보이네요.
멋진 의견이 많아 너무 흐뭇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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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달팽이
2013.01.03 18:35
잘읽었어요~
다 읽지도 못했는데..
눈이 아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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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2013.01.03 19:06
링고도 스크롤의 압박이 너무 심해서, 댓글 하나 달기도 힘드네요...^^*
한 번에 다 읽기 힘드시면, 대충 훑어보시고 나중에 '이거 어디서 봤는데..' 싶을 때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어 보시는 것도 링고의 지루한 글들을 활욯하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번 '이번에는 잡소리 줄이고 필요한 내용만 써야지~~~'하고 글을 쓰는 데, 결국은 이 모양이 되고 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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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세
2013.01.03 22:58
글과 특히 댓글들 잘 읽었습니다. 많은 공부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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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틀링은블링블링해
2013.01.03 23:28
글쓴이의 깊은 지식에 감탄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다음세기
2013.01.03 23:45
펑가라는게 주관적 의견이 들어가다보니..
잘봤습니다~ -
장두리소
2013.01.03 23:49
저는 시계의 두께에 관해서는 관대한 편입니다. 하지만 무브먼트가 두껍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시계의 두께와 무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형 po에 대해 아쉬웠던 것은 스펙을 조금 다운그레이드하거나 스펙은 유지하면서 다른 기술들의 적용으로 조금 더 얇은 두께를 갖추는 게 아닐까 합니다. -
forza
2013.01.04 00:11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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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n
2013.01.04 00:26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
눈괴물
2013.01.04 00:34
롤텍님은 롤렉스와 기계식 시계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인정을 안하려 하시네요. 링고님의 글귀들에 뼈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롤텍님은 그걸 대놓고 표현하시니 댓글들을 보기 상당히 거북하네요. 좀더 성숙한 마음으로 댓글을 다시죠... -
띰스
2013.01.04 01:14
아까 롤텍님의 글에 댓글을 다느냐 이 말을 못드렸네요 링고님 칼럼 정말 잘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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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가콘스탄틴
2013.01.04 01:31
자동차와의 비유가 재밌네요.ㅋ 전 롤렉스를 벤츠, 파텍은 롤스로이스 라고 생각했는데..ㅋ -
Questlove
2013.01.04 04:13
링고님의 글을통해서 언제나 많이 배웁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실 예전부터 오메가의 코액시얼 무브쪽을 썩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예전에 처음 나왔을때의 문제때문에 그런거같은데요.
하지만 이글을 통해 8500을 다시 보게된거 같습니다. 막상 쓰다보니 8500 들어간 시계 하나 사보고싶은 욕구가 강하게 드네요^^;;;
하지만 정말 가지고싶은건 조지 다니엘옹의 코엑시얼이긴합니다 ㅠㅠ 단지 넘사 벽이에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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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andra
2013.01.04 09:09
좋은 글입니다..
다만 한번 읽었는데, 다시 여러번 봐야 할 정도로 내용이 많네요..
다시 한번 정독 해봐야 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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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인
2013.01.04 12:06
링고님의 글부터 댓글까지 하나하나 배울게 너무 많네요, 또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좋은 글 써주신 링고님, 여러좋은 댓글써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
치우천황
2013.01.04 12:43
이제 댓글 과열이 진정되었으니 저도 내용에 대한 댓글을 달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링고님의 수준 높고 유익한 글을 읽는 재미가 무엇보다 큰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몇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첫번째)인하우스무브먼트(IHM)의 붐은 시계회사들이 가격만 올리는 목적에 편승한 것인가? 에 대한 것입니다.
소위 하이엔드에 속하는 브랜드가 아니면서 실제 럭셔리시장에 대세인 롤렉스 오메가 까르띠에를 제외한 소위 마이너그룹에서 IHM을
개발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스와치그룹이 ETA무브의 에보슈형태 판매를 자사그룹회사로 제한한 것은 사실 시계회사입장에선
소비자들이 느끼는 것과는 수준이 다른 절대절명의 문제인 것입니다.
ETA의 완성된 무브를 사거나 셀리타같은 복제회사의무브로 교체하는 것으로만 대응하기엔 앞으로의 장기적인 생산전략을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스와치가 어떤 더 어려운 조건을 내새울지 모르고 가격도 완전히 무브먼트셀러스마켓으로 바뀌기 때문에 그들은 자칫 노예로 전락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브라이틀링처럼 자금력이 있거나 노모스처럼 통찰력이 있는 브랜드들은 그나마 빨리 IHM을 대응한 편이나 다른 중소회사들은 그저 스와치그룹의
처분만 기다리거나 어떻게든 IHM의 모양세라도 갖출 수 밖에 없습니다. 태그호이어의 1887이 바로 전형적 예겠죠. 독일계 다마스코도 그런 경우에
속할 겁니다.
IHM을 개발한 신생회사들은 세계적인 경기 호황과 기계식시계붐의 덕으로 가격 인상을 통해 개발비용을 뽑으려고 하게 되었고 ETA보다 기능상이나 정확성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은 IHM을 탑재한 시계를 소비자들은 울며겨자 먹기로 사고 있는 것이죠.다시말해 시계회사들의 생존게임과 경제적 측면이 어우러져
과다한 가격인상이 발생했지만 반대로 경기가 침체로 이어진다면 개발바용을 가격에 전가할 수있는 소수의 회사를 제외하고는 아마 스와치에 병합되거나
파산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공론화는 안되었지만 스와치에선 그룹 소속인 니바록스헤어스프링의 판매도 제한할지 모른다는 내용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실현된다면 기존의 IHM이 있는 매뉴팩쳐들에게도 엄청난 파장으로 다가 올겁니다. 헤어스프링을 100% 자급자족 할 수 있는
브랜드는 브레게, 브랑팡,오메가 등이 속한 스와치그룹내 회사를 제외하면 JLC와 세이코,롤렉스,파르미지아니 그리고 파텍(100% ?)정도
로만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관심도 없고 선악을 판단하긴 어려운 사안이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마이너브랜드들이 메이저그룹들의 시장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 남았으면 하는 측면에서 귀추가 주목됩니다 ^^.
두번째)하이엔드 무브(브랜드)의 현재 갖고 있는 역사적 프레스티지는 항구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인가? 다른 측면에서 프레스티지가 없는 브랜드는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가?
링고님이 여러번의 시리즈를 통해 주장하신 하이엔드무브와 브랜드의 연관성은 충분이 납득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론 일말의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시계라는 분야가 프레스티지의 감성이 높게 인정 받는다고 하여도 현재의 기준이 영구적으로 이어질까? 귀족의 신분에 있는 매뉴펙처들은
대대로 그들의 신분을 세습할 수 있을까?
두가지 측면에서 개인 의견을 개진해 보고자 합니다.
하나는 하이엔드무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무브먼트의 두께에 관한 것입니다.
과거의 심플 타임온리 수동시계가 대세였던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최소한 크로노그라프,GMT(투타임존/UTC),문페이스,롱파워리저브의 탑재가
필요한 컴플리케이션이 트렌드인 시대가 되었습니다.물론 2개 이상의 기능이 있는 복잡시계도 많구요.
다시말해 하이엔드무브도 수동은 2~3mm 자동은 3~4mm라는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시대가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물론 베이스무브먼트에 모듈의
형태로 대부분 탑재하다 보니 기본 베이스무브의 두께가 전체 무브의 두께를 결정하겠죠.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그들의 무브의 프레스티지를 입증하려면 모듈형태가 아닌 별개의 THIN한 컴플리케이션 무브를 그때 그때 개발 할 수 있고 개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매우 어려울 겁니다. 최근에야 자사무브다운 IHM을 개발한 몇몇 빅5브랜드로서도 급변하는 트렌드와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무브를
수시로 개발하는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기존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겠지만 새로운 브랜드로서도 새로운 프레스티지를 부여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매우 한정된 수의 브랜드간의 각축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요.
또하나는 새로운 패러다임 등장의 향후 발전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까르띠에에서 완전히 새로운 컨셉의 시계인 ID컨셉이 등장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까르띠에의 쇼잉"이란 견해를 보였지만
아직 까르띠에에 대한 편견(보석시계&여자용 시계)이 강한 저로서도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물론 JLC를 중심으로 리치몬드그룹의
기술적 지원이 핵심이고 그룹내에서 가장 자금력이 좋은 까르띠에를 통해서 발표한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만 말이죠.
가끔 시계에 대한 진보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면 현재의 패러다임에서는 소재의 발전외엔 특별히 진화할게 없다는 기계식 시계 업계의 딜레마
입장에서 당장은 꿈같은 시계이지만 일종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란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기념비적인 시계라 생각합니다.마치 범용 모바일폰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폰의 충격과 같다고 할까요? 물론 아이폰과 달리 실용화 된게 아니라 많은 난제가 있죠. 생각해 보니 내연기관엔진에서 배터리엔진의
등장과 같다고 하는 것이 비슷한 예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전기차의 상용화는 아직도 ING로 갈 길이 머니까요.
당장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고급시계의 미래는 전통적인 기계식시계의 감수성을 유지할 수 있고 두터운 매니아층을 갖고 있는 일부 소수 하이엔드매뉴팩처와
럭셔리시계의 메이저급회사 일부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동참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극소수의 회사로만 생존 할 것 같습니다.너무 극단적이고 먼 미래의
얘기일지는 모르지만요.
끝으로 당분간 현재의 시계업계 판도의 특별한 변화는 없겠지만...미래의 모습은 분명 많이 바뀌어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하이엔드의 프레스티지가
정립될 수도 있구요. 분명한 것은 시대적 요청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과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창의적 기술력이 있는 회사가 앞으로의
챰피온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독립회사가 아니라 메이저그룹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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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3.01.04 13:39
치우천황님의 댓글을 보며 예전부터 가졌던 몇 가지 의문이 떠오르는데...IMH 의 개발이 군소 회사들에게 생존의 문제라고는 하나,
1. 에타의 공급을 정말로 끊을 것인가?(이것도 스와치에겐 꽤 큰 수입원일텐데요..)
2. 셀리타 무브를 쓰면 될텐데 성능에 큰 차이가 있는가?
3. 일본제 무브먼트로 대체하는 회사는 안 생길까?
라는 의문인데요...이 중 2번이 제일 궁금하네요.
그리고 중간에 망했을지라도 빅5의 프레스티지는 수백년을 이어져왔고(랑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빅5 수준에 있다가 몰락한 회사도 없는 것을 보면 갑작스런 삽질이 있지 않는 한 그 명맥은 이어질 것 같습니다.
브레게를 보면 한 번 망하더라도 누군가 사들여 공을 들이면 프레스티지를 업고 화려한 부활도 가능한 것 같구요...
하지만 그보다 빅5라 불리는 회사들의 세그먼트에 더이상 추가될, 혹은 그 세그먼트에 진입하고 싶어하는 브랜드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빅5의 세그먼트는 이제 기술의 상징이라기보다 '비싼 것'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도 있으니...
맘먹고 하려면 할 수도 있겠지만(랑에가 그런 것 같네요..) 롤렉스가 빅5의 길에 절대 들어서지 않는 것처럼 굳이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적고 리스크도 있는 빅5의 길(명분, 이름값)을 택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롤렉스의 길(명성+실속)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수익도 크며 확장도 쉬울테니까요...
신흥 브랜드라면 모를까 기존에 잘 되고 있는 브랜드라면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라인업을 정리해 빅5 세그먼트로 올라갈 이유도 없겠지요..
제가 너무 '이윤'에만 초점을 맞춰서 그런진 몰라도 제가 시계회사 사장이라면 빅5 시장에 발을 담그고 싶진 않을 것 같습니다.
빅5 역시 하위 라인업을 확장해 더 많이 팔고 싶지만 정체성과 이미지만 잃어버리고 수익이 줄어들까봐 그 길을 고수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잘 팔린다는 '보장'만 있다면 뭔들 만들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리치몬드와 스와치같은 공룡이 생겨났고, 고급 브랜드로 싼 제품을 만들기보다 안전하게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거나 인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진정 가치있는 브랜드는 롤렉스, 오메가, JLC, IWC, 까르띠에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엔드 시계들의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위의 기술력과 다양한 세그먼트를 고루 갖추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값싼 시계도 팔지만 동시에 수천만원의 시계를 판매할 수 있는 고객층을 가졌다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테니까요...ㅎㅎ
제 눈에 빅5는 역동적인 선두주자가 아니라 느긋하게 앉아있는 품격있는 원로의 느낌이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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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3.01.04 15:14
일부 신선한 시각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먼저 ETA문제는 얘기하자면 스와치에서 ETA라는 절대의 무브먼트 공급자를 이용해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고 그 전쟁은 아마 쉽게 끊나지
않을게 뻔합니다.에보슈가 아닌 완성품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에보슈를 구입해 각종 수정을 통해 각회사의 아이덴터티를 심어 시장에 내놓던
회사들로서는 어떤 의미일까요?...그리고 가격을 마음대로 올려도 울며겨자 먹기로 사야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헤어스프링을 갖고 공급을 통제하는 시늉을 한다는 것은 ETA문제가 여기가 끝이 아니란 반증 아닐까요?
결국 IHM을 할 능력이 안되면 스와치의 그늘로 들어가면 되겠죠.즉 ETA무브를 중단해 죽이자는건 아니고 장기적으로 시장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셀리타가 ETA와 비교해 어느정도 대체가능한 실력과 규모를 갖고있는 지는 저도 모르지만 ETA무브의 고급수정을 하던 회사들의 니즈를 만족
시켜줄수 있는 퀄러티와 수량은 단기에 좀 떨어지지 않을까요? 이부분은 다른 분이 말씀해 주시면 좋겠군요^^
일본세이코의 능력은 충분해 보이지만 자존심으로 먹고사는 업체들이 손을 내밀지는 미지수 같습니다.
빅5에 대한 제이슨님의 의견은 사실 제의견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만...
앞으로의 세상은 과거의 수백년이 10년내에 비견할 정도로 급변하는 세상이라...일부 극단적인 시각을 두고 의견을 개진해 본 겁니다.
님의 말처럼 원로로서 새로운 노력없이 방구석에 처박혀 있다면 언제 쫒겨날지 모르지요.그들의 신선한 분발을 기대하는 바람도 있고요^^.
시계 애호가들에게 하이엔드라는 말은 가슴 떨리는 단어이자 혼란스럽고 요망(개인적인 생각임)하기까지 한 용어라고 생각하지만...
하이엔드는 아무나 들을 수 있는 호칭은 아니며 매뉴팩처라 자부하는 회사들(스와치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에게는 반드시
듣고 싶은 훈장같은 것일거고 부자들이 존재하는한 자기들만의 소비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없어지기 어려운 용어이기도 합니다.
끝으로 그룹간의 산업전쟁을 극적으로 표현하다보니 스와치그룹을 나쁜 에일리언처럼 표현한 것처럼 느끼셨다면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능력이 있는데 안하면 바보라는 말을 듣는 세상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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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3.01.04 15:31
전 컴퓨터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인텔이 참 좋은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몰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만요...)
인텔은 완성품 제조업체도 아니고(맞나요?), 경우가 좀 다르긴 하지만 인텔이 공급을 중단한다면 컴퓨터 시장에 일대 혼란이...ㄷㄷㄷ
스와치를 나쁘게 표현하셨다고 느낀 것이 아니라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다만 그런 행동이 회사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을 뿐이지요..ㅎㅎ
스와치가 독점적 지배력을 이용해 가혹한 행동을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뭐 전혀 근거없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뭔가 숨은 의도가 있음은 확실한 듯 보이는데..시간이 좀 지나야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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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fenómeno
2013.01.11 21:53
인텔이 공급을 끊을 일은 없습니다. ^^ 이건 제가 꽤나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야이고,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분야이다 보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인텔은 전자, IT기기 등의 완성품도 만들며, 컴퓨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리테일, OEM 시장에 공급합니다.
인텔이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것은 X86 특허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계로 따지면, 무브먼트라는 것을 최초로 만들고 그것이 오직 한 회사만의 전유물이 된 것입니다.
물론 AMD가 있긴 하지만 이 이야기는 길어지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ETA라는 오직 한 회사만 기계식 무브먼트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쿼츠를 제외한 기계식은 ETA만이 만들 수 있으며 설사 ETA의 특허를 피할 수 있다고 해도 ETA의 무브먼트와는 비교하기 부끄러운
무브먼트들만 탄생된다면 어떨까요? ETA가 크로노미터 급의 정확성을 갖는데 반해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진 무브먼트는 오차율이 형편없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즐거운 시계 생활을 하고 있지 못할 겁니다. ^^
컴퓨터 관련 쪽은 오직 인텔만이 진리라(한 5년 전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말이죠. ㅠㅠ) 재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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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1.04 16:48
치우천황님 이 수많은 댓글 속에 묻혀있기 참 아까운 멋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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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코
2013.01.05 01:13
멋진 댓글입니다. 추천 드립니다. "럭셔리시계의 메이저급회사 일부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동참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극소수의 회사로만 생존 할 것 같습니다." 라는 말씀은 저도 평소에 많이 느끼고 있던 부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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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13등급
2013.01.04 13:18
이거 ...롤텍님 비추만 몇개여...ㅎㄷㄷㄷ 롤텍님 추천 몇개 드리고 갈께여^^
공감: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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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1.04 16:34
역시 훈훈한 타포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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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
2013.01.04 13:57
제가 시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와 타임포럼에 가입했던 때는 같습니다.ㅎ
아직은 어떤 녀석으로 기계식 시계 생활을 시작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단계여서
선배님들의 글을 보며 무조건 배우는 입장입니다.ㅎㅎㅎ
배우다 보면 언젠가는 저만의 썬글이 생기겠지요~^^
링고님의 글을 읽고 (아직 한 번 읽은 터라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ㅠㅠ)
시계의 가치를 따지는 기준에 '무브먼트의 얇음'이 장착? 되어 즐겁고 기쁘기도 하지만
얇음의 미학과 현실과의 괴리감에 한동안 괴로울듯 싶습니다.ㅎㅎㅎ
링고님~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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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ybenz
2013.01.04 14:10
오메가 8500에 관심 없었는데 한번 관심 가져봐야겠는데요. 훌룡한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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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팡
2013.01.04 16:32
훌륭한 글 잘 읽었습니다 8500 에 대해선 세월의 검증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
마스크
2013.01.04 16:33
링고닝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논쟁도.............항상 느끼지만, 이래서 제가 인터넷에서의 논쟁을 피하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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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1.04 16:58
수많은 댓글들을 다 읽고 나니 링고님의 칼럼을 읽으면서 머리속에서 떠올랐던 생각들은 이미 다 사라져버렸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롤텍님께서는 롤렉스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높으신 것 같은데 앞으로 로렉당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하시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링고님께서 저도 많은 궁금증을 가졌던 "무엇이 무브먼트의 우수함을 결정하는 기준인가" 에 대한 질문에 "슬림하고 얇은 두깨" 라는 새로운 요소를 지적해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울트라 슬림이라던가 두깨가 너무 얇은 시계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착용했을 때 어느 정도의 두깨감이 있는 시계를 선호합니다만, 인용해주신 파텍 CEO 의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슬림한 무브먼트가 필요합니다" 라는 말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갑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특별히 추구하는 것이 없다면 두께가 얇은 무브먼트는 두께가 두꺼운 무브먼트보다 고급한 무브먼트이다" 라는 "고급 무브먼트"의 일종의 정의에 동의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칼럼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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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3.01.05 11:06
얇은 무브먼트가 고급한 무브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