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물시계, HYT

TF컬럼

댓글작성 +2 Points

SPECIAL ::

알라롱

조회 4142·댓글 82

고대의 물시계, 클랩사이드라의 예시

인류는 예로부터 정확한 시간을 가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고대시대에서는 해를 이용해 시간을 가늠했지만 밤이 되거나 해가 보이지 않는 날에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시계를 찾아야 했죠. 우연히 물이든 그릇의 작은 구멍에서 물이 빠져나가고 남은 물의 높이를 재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고 이것을 물시계의 기원이라고 일컫습니다. 기원전 270년경 그리스의 크테시비우스(Ctesibius)가 발명한 물시계, 즉 클렙사이드라(Clepsydra)는 이 원리를 이용해 제법 정확한 시간을 표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체 동력인 태엽을 이용한 기계식 시계는 14세기에 등장합니다. 이후 시계는 소형화가 거듭되어 휴대할 수 있게 진화했고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시간을 확인하는 행위는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캐필러리 튜브와 벨로즈를 결합한 모듈

캐필러리 튜브내에 사용하는 특수액체를 주입중인 모습

벨로즈

HYT는 2012년 스위스 뉴샤텔에서 문을 연 브랜드입니다. 특화된 기능과 디자인을 내세워 소수의 하이엔드 유저의 취향을 공략하는 타겟 프로덕션 브랜드가 포화에 이를 무렵, HYT와 같은 신생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은 물론 콘셉트와 아이디어에서 확실하게 달라야 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21세기의 클렙사이드를 들고 나옵니다. 기계식 시계는 물론 쿼츠와 스마트 기기에서 금기로 여기는 물을 시계에 끌어들인 것이죠. 물론 클렙사이드처럼 물과 마주하되 직접 접하지는 않았습니다. HYT는 지름 0.8mm의 미세 캐필러리 튜브(Capillary Tube)에 투명과 색을 넣은 두 가지 액체를 넣고, 액체를 움직이기 위해 벨로즈(Bellows, 일종의 풀무)를 장착했습니다. 벨로즈가 제어하는 캐필러리 튜브 속 액체는 시침 역할을 했고 이들의 기반은 당연히 기계식 무브먼트였습니다. 즉 기계식 무브먼트에 앞서 설명한 액체(Micro Fluidic)모듈을 더한 시계가 HYT의 핵심이었습니다.

HYT 첫번째 모델인 H1

이질적인 액체의 사용은 타겟 프로덕션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시계 애호가의 호기심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2년 발표한 그들의 첫 시계인 H1은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물론 H1을 완성하기까지 고충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액체의 특성상 온도와 기압 변화에 반응하게 되는데, 시침 역할을 하는 액체가 환경 요소에 반응해 부피가 달라지면 정확한 시간을 표시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HYT는 온도상승시에 액체 일부를 벨로즈가 수용해 부피 팽창에 따른 보정을 가합니다. 캐필러리 튜브 내에 액체가 이동한 뒤, 일부가 남거나 들러붙는다면 또 문제가 되겠죠. 역시 이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튜브 내부에 겹겹의 코팅처리를 합니다. 투명한 액체와 색을 넣은 액체의 경계가 무너지거나 섞이는 것 또한 큰 문제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분자의 반발력을 활용해 해결해 냅니다. 이 크렙사이드의 마법과도 같은 액체는 HYT의 자회사로 볼 수 있는 프레시플렉스(Preciflex)에서 개발했고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것을 시계 이외의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고 하죠.

두번째 모델인 H2

리니어 디스플레이를 택한 H3

H4와 H4 다이얼이 불이 들어온 모습

현재의 HYT 라인업은 H와 숫자 조합으로 이뤄지는 여섯 개의 라인과 순나우(Soonow)로 구성됩니다. 첫 모델인 H1은 시간 표시인 캐필러리 튜브와 벨로즈를 다이얼 중심에 배치하고 분침과 다른 인디케이터를 나머지 영역에 두어 특유의 다이얼 구성을 이뤄냈습니다. 다음 해 발표한 H2는 HYT의 핵심적인 기능 배치에 변형을 두어 밸로즈를 V자 모양으로 배치했고, 밸런스 포함한 주요부품을 다이얼 사이드로 가져왔습니다. 무브먼트를 일부 반전시켰다고도 할 수 있는 변화를 꾀했고 굉장히 기계적인 느낌을 주는 특징을 갖췄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5년에 H3와 H4를 발표합니다. H3는 기존 원형 시간 디스플레이를 지닌 H1과 H2와 달리 직선의 시간 디스플레이를 지닙니다. 원형에 비해 길이가 짧은 직선 시간 디스플레이 구조이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 아래에 로테이팅 시간 인덱스를 두었습니다. 시간 디스플레이의 진행에 맞춰 시간 인덱스도 4시간에 한번씩 돌게 됩니다. 벨로즈도 위치를 달리해 디스플레이 좌우에 배치했고, H2처럼 밸런스를 포함한 주요부품을 다이얼 사이드에 두어 다이얼에서 거의 모든 요소를 즐길 수 있습니다. H3와 함께 선보인 H4는 기본적으로 H1을 베이스로 삼지만, 4시 방향에 추가한 버튼이 다른 시계로 바꾸어 줍니다. 이것을 수동 감기 하는 것처럼 돌려 전력을 축적하고 버튼을 누르면 다이얼에 불이 들어옵니다. 캐필러리 튜브 속 네온 컬러의 액체와 빛이 만나 화려한 다이얼을 연출합니다.

2017년 HYT는 리셋을 의도한 H0 라인업을 내놓습니다. H0은 일반적인 러그 구조대신 케이스에서 바로 스트랩을 연결하는 구조를 지녔고, 돔 글라스를 채택해 모던한 디자인을 내세웁니다. 여느 시계에 사용한 돔 글라스가 돔 모양 글라스라고 한다면 이것은 완전한 돔입니다. 케이스 측면의 대부분을 글라스가 차지할 만큼 지분이 크죠. 덕분에 디자인에서도 더욱 HYT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H0은 이러한 돔 글라스의 라인과 맞춰 다이얼의 라인도 궤를 함께해 마치 병뚜껑과 같은 형태를 띱니다. 측면까지 영역을 확대한 다이얼 덕분에 다양한 컬러와 기법을 수용할 수 있어 가장 다양한 모델을 보유합니다. H0의 등장에 따라 기존 H1과 H2는 H0의 케이스 디자인으로 변경했고 라인업 명도 H1.0과 H²0으로 리네임되며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최신작인 H5는 2019년 선보인 라인으로 액체 모듈을 이용한 시간 표시를 기본으로 하되, 새로운 무브먼트인 칼리버 501을 통해 구동합니다. 새 무브먼트 칼리버 501은 벨로즈를 보다 정교하게 제어하기 위해, 제어부에 해당하는 캠과 레버를 더욱 크게 만들어 냅니다. 확대된 제어 부품은 가동 범위가 커지면서 벨로즈를 더욱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더욱 정밀한 시간 조정이 가능해 집니다. 케이스 측면에는 반투명 소재의 인덱스를 고안해 냅니다. 슈퍼 루미노바를 채운 일체형 부품으로 입체적이면서 야광의 발광 시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벨로즈를 배치한 부분에는 침식에 의한 지층의 단면을 떠올리는 디테일을 넣어 HYT가 주창하는 ‘Time is fluid’를 드러내며, 21세기의 물시계를 계속 진화시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전글 - 디지털 손목시계의 전설 ‘펄사’를 계승한 해밀턴 PSR 미드레인지 다이버 워치 최강자, 미도 오션 스타 컬렉션 - 다음글

이전글 - 디지털 손목시계의 전설 ‘펄사’를 계승한 해밀턴 PSR 다음글 - 미드레인지 다이버 워치 최강자, 미도 오션 스타 컬렉션

6 추천

돌아가기

네버루즈

2020.02.19 20:54

정말 특이한 시계네요~~

댓글
네버루즈

2020.02.19 20:55

참 장영실님이 꼭 보셔야할듯~~

댓글
zesty

2020.02.19 20:58

오랜 시간 사용한 후에 그대로 유지될지 궁금하네요

댓글
포럼이

2020.02.19 21:01

와 신박합니다

댓글
믓시엘

2020.02.19 23:13

HYT 신박하죠 ㅎㅎ

댓글
Ruledes

2020.02.20 00:22

우와 예술입니다

댓글
유딩이

2020.02.20 08:48

우와..말이안나오네요ㅎ이런생각을ㅎ

댓글
kendric

2020.02.20 10:44

한번 꼭 경험해보고 싶네요.

댓글
환장군

2020.02.20 10:49

정말 멋지다고생각합니다

댓글
Zeed

2020.02.20 12:49

벨로즈는 소모품이라 주기적으로 교체 안해주면 터져서 액체가 누출됩니다.

댓글
판에나이

2020.02.20 14:35

한번쯤 소유해보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시계이긴 하지만, 가격이 넘사라 ㅎㅎ

댓글
Eno

2020.02.20 14:42

댓글
은빛무지개

2020.02.20 15:17

진짜 멋집니다

댓글
soldier™

2020.02.20 15:47

멋져요^^

댓글
경환이

2020.02.20 19:15

역시 관상용으로...

댓글
와치메다

2020.02.20 20:35

시대를 역행하는듯 ,, 혹은 시대를 앞서는듯 . 한시계네요

댓글
뿌뿡이

2020.02.21 02:02

메인터넌스비용이 어마할꺼같은 불길한 예감이드네요ㄷㄷ

댓글
리얼리스트가되자

2020.02.21 07:35

21세기의 물시계라는게 참 잘어울리는거같아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댓글
Aidenn82

2020.02.21 15:56

국내에 HYT매장이 있나요?

댓글
Eno

2020.02.26 15:18

타임팰리스라고 정식 디스트리뷰터가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매장도 신규 오픈했고요. :-)

댓글
kkamchi76

2020.02.22 12:35

wow~예술이네요

댓글
AlexC

2020.02.22 13:33

처음엔 그저 디자인이 괴상하다 느끼다가 글을 다 읽고 신기하다 못해 존경스럽기까지 하네요 ㅎㅎ

댓글
럽와치

2020.02.22 18:51

톡특한걸로는 최고네요.. 멋집니다~!!

댓글
JG정군

2020.02.23 01:22

예술작품이네요 너무 멋집니다

댓글
박라호

2020.02.24 12:19

아직은 좀 '용기'가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언젠가는 꼭 경험해보고 싶은 시계네요!

댓글
몰래뀐방귀

2020.02.25 16:37

와 진짜 신기한거 잘만드네요

댓글
TheCollector

2020.02.25 23:02

멋진 도전정신입니다. 이런 독특한 시계메이커가 지속적으로 나와줘야 시계산업이 발전합니다... 물론 구매자도 있어야하구요 ㅎ

댓글
휘원

2020.02.26 10:51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시계 같습니다.

댓글
Aidenn82

2020.02.27 13:15

어디서도 눈에 띄는 시계네요~

댓글
기흥역세권

2020.02.27 13:27

이거 차고 다니면 질문은 엄청나게 받을듯 하네요. 물시계라니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을듯한데.. 비싸겠죠?

댓글
오르테가

2020.02.27 17:44

Wow 멋집니다

댓글
닥섭이

2020.02.29 12:21

정말 독특하네요 잘봤습니다

댓글
엡대

2020.02.29 18:25

가격이 얼마일까요

댓글
zesty

2020.02.29 20:40

저는 시계 모양 자체가 기본을 지키면서 이쁜게 좋은데.... 힘들겠죠?? 후발주자로는???

댓글
kokiri85

2020.03.01 00:10

신박합니다
인간의한계란 ㅎㅎ

댓글
Doo

2020.03.01 14:42

멋지네요.

댓글
닥섭이

2020.03.01 23:18

말이 안나오네요 ㄷㄷㄷ...

댓글
WOODENCOCK

2020.03.01 23:37

진짜 멋지네여!!

댓글
뜬구름4

2020.03.04 21:17

특성상 두께가 장난이 아닐것 같은데 얇은 제 손목엔 어려울것 같네요..

댓글
seobx2

2020.03.05 12:57

H0는 살짝 심플한가? 생각했었는데 역시 H5가 나왔네요ㅋ

댓글
퀴즈

2020.03.06 10:59

디자인도 특이하고 포스도 엄청난 시계네요~ 잘 보고 갑니다.

댓글
1번존야

2020.03.06 11:52

세상은 넓고 시계는 많군요~

댓글
파트너스

2020.03.06 14:23

꼭 경험해보고 싶은 시계중 하나가 되버렸네요 멋집니다

댓글
브라이트닝

2020.03.07 15:53

리차드밀스럽다? 라는 느낌이네요 잘봤습니다

댓글
Holiker

2020.03.08 18:15

정말 창의적인 시계네요..ㅋㅋ

댓글
모징

2020.03.13 09:02

정말 신기하네요!

댓글
미르비상

2020.03.13 15:49

근대의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쿼츠라면 현대는 HYT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실용성이나 상품성과는 거리가 멀겠죠.

댓글
더게임

2020.03.14 19:28

근데넘사벽 가격이에유

댓글
쿨망이

2020.03.15 23:48

와..믿기지도 않네요...

댓글
보그니

2020.03.17 17:38

와 신기하지만 기술력이 엄청난 예술품같아요

댓글
Happywatch

2020.03.19 15:40

HYT 한번 본적있는데 가격도 어마어마 하더군요

댓글
이왕석

2020.03.20 13:43

가격이 어느정도일까요? 엄청 비싸겠죠?

댓글
simplek2

2020.03.21 11:35

신기하네요 특이한 시계라 눈에 띕니다

댓글
썩소대왕

2020.03.23 02:21

정말 멋진 아이디어를 실현한 모델 같습니다.
실물로 보고 싶어 집니다.

댓글
roloveu

2020.03.24 10:12

오 독특하고 이쁘네요..^^

댓글
Callahan

2020.03.26 16:43

신기하네요. 역시 신생브랜드들이 이런 혁신적 시도를 많이하는 것 같아요

댓글
Jaeul

2020.04.02 22:27

21세기의 물시계라는 말에 정말 잘 맞는 시계인것같네요. 시계의 기술은 정말 심오하다라는걸 느끼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댓글
디건

2020.04.03 07:16

hyt 시계는 볼수록 구동 메카니즘이 독특하고 신기할 정도네요 기술력이 대단하네요

댓글
딸기맛해삼

2020.04.06 23:36

장영실이라니 댓글 재밌네요 ㅎㅎ

댓글
simplek2

2020.04.07 13:50

물시계라니 신기하네요 잘보고갑니다

댓글
산미륵

2020.04.08 09:30

청담동에 오픈한다고 하는 빌보드 차타고 가다 본것같내요 오픈하면 구경가야겠습니다.

댓글
이크리

2020.04.13 08:40

물시계 멋집니다

댓글
ssw2934

2020.04.28 03:57

와~~실물 움직이는거 한번 보고싶네요

댓글
더밥

2020.04.28 15:02

HYT 참 대단한 듯 합니다.

댓글
Psyche

2020.04.28 20:33

와 엄청나네요

댓글
인생나이스샷

2020.05.04 17:17

Good~~!!

댓글
타이론보거스

2020.05.05 14:41

와 정말 특이하네요...

댓글
평범한사업가

2020.05.07 05:38

정말 멋지게 생겼습니다. 현대적인 예술작품이 느껴지네요.

댓글
sis3on

2020.05.28 21:02

원리가 참 신기합니다

댓글
kwangik

2020.06.07 12:11

신기한 시계네요~~

댓글
현승시계

2020.06.08 22:39

시계는 과학입니다. 그런데 좀 두껍긴 하네요.

댓글
카프리T쿠마

2020.06.20 23:44

hyt 디자인 너무 신박합니다.
h0 너무 갖고싶네요~

댓글
강스

2020.06.24 17:32

이정도 기술력이면 훌륭합니다.

댓글
찬들

2020.07.05 08:46

22세기엔 모두가 차고 있을거 같은ㅎㅎ

댓글
simplek2

2020.07.09 19:04

신기하네요.. 21세기 장영실이 된 기분이겠어요

댓글
냠냠망고

2020.07.11 12:42

정말 신기한 시계들이 있네요.

댓글
리민기

2020.07.21 19:19

와 물시계 이렇게까지나 발전이 되었네요 !! 예술작품같아요 멋집니다.

댓글
ppvc

2020.07.30 18:09

물시계..ㅎㅎㅎ

댓글
도쿠가와

2020.08.21 01:09

음.. 이건 장식용..

댓글
다귀찮아

2020.09.07 09:35

호~ 충동감이 밀려오네요

댓글
castaway

2020.09.27 01:54

헐 대박... SF영화에 나올거같은 비주얼인데

댓글
gu1999

2020.11.12 02:12

뭔가 특색있고 나만의 시계를 갖고 싶은 분들에게는 참 좋은 모델이 될거 같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