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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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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갤러리 :  손목시계 디자인의 역사

 

제 1 부 손목시계의 피카소 :  모바도의 폴리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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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a Leube의 Ari

 

 

프롤로그

 

시계탐험 5는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수동 무브먼트에 대한 글로 계속될 것이지만, 시계갤러리 시리즈 1로 손목시계의 역사에 등장했으며

 

현대의 시계에 큰 영향을 미쳤거나 혹은 미래의 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 거의 분명한 역사적인 시계 디자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테마로 하여 

 

새로운 시계갤러리 시리즈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따라서, 시계의 무브먼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시계탐험 시리즈를 순서에 따라 읽으시고, 무브먼트 보다는 시계디자인의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시계갤러리 시리즈를 읽으시면 좋을 듯합니다.

 

물론 시계갤러리 시리즈에도 시계의 역사에 등장했던  매력적인 무브먼트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무브먼트는 시계의 바늘들이나 숫자판을 움직이는 기능적인 요소일 뿐이니라 시계의 디자인을 제한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의 테마는 초창기 손목시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레게가 네이플스(Naples)의 여왕에게 납품한 손목시계, 파텍 필립 최초의 손목시계 등 1900년 이전에도 특별히 제작된 손목시계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손목시계가 시계의 역사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세기 말의 보어 전쟁과 세계 1 차대전이라는 전쟁터였습니다.

 

즉, 손목시계 대중화의 출발점은 군용시계였던 셈입니다. 손목시계에서 군용시계가 매우 중요한 테마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셈입니다.

 

 

1. 초창기 손목시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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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의 손목시계를 통상 '장교의 시계'(officer's watch) 혹은 '참호시계'(trench watch)라고 부릅니다.

 

본격적으로 시계의 역사에 등장한 손목시계가 전쟁터(그들이 머무는 곳에는 안전을 위해 참호가 준비되었을 것입니다)에서 장교들이 사용하던 시계였기 때문입니다.

 

19세기말 혹은 20세기 초에 시계는 매우 비싼 물건이자 거의 유일한 정밀 계측기였습니다.

 

군대라고 해도 사병들까지 그런 비씬 물건을 소지핧 필요는 없었을 것이므로, 소대장급 이상의 장교들에게만 배급되거나

 

그 당시 장교들의 신분이었을 귀족들이나 구입가능한 럭셔리한 물건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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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tek Philippe Officer's Watch CA 1910s                                                Patek Philippe Ref. 3960 (1989)

 

좌측의 시계는 파텍 필립에서 1910년대에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초창기 손목시계입니다.

 

그리고, 우측의 시계가 파텍 필립에서 1989년 150 주년 기념 시계의 하나로서 2,200 개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발매한 시계로 유명한 Ref. 3960입니다.

 

2,000개는 YG로, 150개는 WG,  50개는 PT로 제조되었으며, 현재는 Ref. 5053과 Ref. 5153으로 발매되고 있는 파텍 필립의 대표적인 모델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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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시계형태의 크라운 디자인, 회중시계 스타일의 케이스백 구조는 물론, 러그도 스프링 바아 대신 나사식 바아를 채용하여 1900년대 초창기의

 

손목시계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매력적인 모델입니다.

 

이 시계의 이름인 Officer's Watch가 '손목시계의 초창기 모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1920년대 이전의 손목시계와 그 이후의 손목시계를 구분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스프링 바아(혹은 러그로부터 분리가능한 바아)입니다.

 

스프링 바아가 언제 발명되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 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다만, 링고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스프링 바아는 미국에서 1910년대 말이나 1920년대 초에 처음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빈티지 시계를 구경하다가, 스프링 바아가 사용되지 않은 앤틱급의 손목시계라면 1910년대의 시계, 초창기 손목시계로 보이지만 스프링 바아를

 

사용한 시계라면 1920년대의 시계라고 보면 대충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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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월쌈의 손목시계도 당연히 1910년대의 시계입니다. 초창기 손목시계의 특징은 회중시계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시계 케이스와 다이얼 그리고

 

크라운이며, 앞서 설명한 러그 디자인입니다. 사진 속의 러그를 '고정 러그'(fixed lug)라고 부릅니다. 현대의 손목시계 처럼 러그와 스프링 핀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러그는 하나의 단일 부재로 회중시계의 상, 하에 용접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스프링 바아가 아닌 삽입바아로 구성되어 러그로부터 바아를 분리할 수 없는

 

군용시계처럼 나토 스트랩 같은 시계의 케이스백으로 러그에 고정된 고정바아를 관통하여 삽입되는 스타일의 스트랩(시계줄)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스트랩으로는 가죽이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초창기 손목시계의 구성으로부터 남성용 손목시계란 기본적으로 가죽줄이 기본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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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시계줄을 의미하는 브라슬렛은 영어의 의미처럼 '팔찌'이며 여성용 손목시계의 특징이었습니다.

 

브레게가 네이플스의 여왕에게 납품한 손목시계, 파텍 필립의 최초의 손목시계는 여성을 위해 만들어졌고

 

가죽줄이 아닌 금속(골드)줄이었던 것이며, 19세기말 20세기 초에 등장하는 여성용 손목시계들도 처음에는 오로지 팔찌의 디자인을 활용한 금속줄이었습니다.

 

따라서, 초창기 손목시계에서 스트랩(가죽줄)은 남성용 시계의 상징이며, 브라슬렛(금속줄)은 여성용 시계의 특징이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남성용의 브라슬렛이 처음 등장했을 때, 여자시계 같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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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러그의 간격입니다. 현대의 기준이라면 18mm 이상은 남성용이고, 16mm 이하는 여성용입니다만....

 

초창기 손목시계들을 조사하다 보면, 초창기 손목시계들의 러그의 간격은 통상 10mm 정도였고, 어떤 이유에서 인지 이것이 12mm, 14mm, 16mm, 18mm 등으로

 

러그의 간격이 증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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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를 위의 사진으로부터 확인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시계의 케이스는 금속입니다. 더구나, 회중시계이다 보니 케이스백이 둥근 모양이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예상되는 결과이지만 회중시계에 익숙했던 그 시대의 손목시계를 처음 착용하게 된 남자들(당연히 군인들)에게 손목시계를 손목에 착용할 때 느끼는

 

불편함은 차가움이었을 것입니다. (군대에 다녀온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군인들은 어딜가나 이상하게 일반인들의 세상보다 훨씬 춥습니다.... 여름과 겨울뿐인 세상?)

 

자, 여러분이라면 그 차가운 시계의 촉감을 완전히 차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진처럼 시계의 케이스백과 손목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는 큼지막한 스트랩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스트랩을 케이스백에 부착할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시계 케이스에 좁은 러그를 달아서 가는 스트랩을 나토스트랩 방식으로 끼워서 부착한 후 다시금 이를 조금 더 큰 스트랩에 삽입하여 케이스백과 손목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발상은 아주 혁명적인 것이 아니라, 실은 그 이전의 역사로부터 발전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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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의 진정한 초창기의 손목시계란 사진에서 보듯이 회중시계를 손목에 두를 수 있도록 만든 스트랩으로 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디자인으로부터 회중시계에 러그를 달아 폭이 큰 스트랩에 작은 스트랩을 끼운다는 방식으로 기존의 스트랩을 2개로 분리한 것이 앞서 보여드린

 

2중 스트랩 방식입니다. 이를 최근의 시계 매니아들은 로마의 노예전사들이 손목에 찬 스트랩에 빗대어 '스팔타쿠스 스트랩'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시계의 역사와는 무관한 현대의 시각으로 과거의 시계를 구경한 소감이라고 할만한 명명법인 셈입니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그냥 '시계 스트랩'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종류의 스트랩은 시계 스트랩이 처음이었을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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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손목시계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따라가면, 초창기의 러그 간격과 스트랩의 폭이 10mm부터 출발한 이유도 분명해 집니다.

 

손목과 닿을 큼직한 스트랩의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쉽게 삽입될 수 있는 사이즈는 10mm 정도였을 것입니다.

 

이어, 금속제의 손목시계가 손목에 닿아도 그다지 차갑지 않은 온대기후 지역(혹은 사제 세상..ㅋㅋ)에서 손목시계가 사용되면서,

 

또 손목시계가 회중시계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손목 위에서 붕 뜨는 디자인이 아닌 손목과 밀착하는 손목시계형 디자인이 개발되면서 비로서 스트랩은

 

시계와 사람의 손목의 접촉을 거부하는 보온용 스트랩에서 벗어나 시계의 케이스와 손목을 연결하는 스트랩으로서 발전되었을 것이며, 그 시기가 1920년대였을 것입니다.

 

이번 글의 주요 소재인 Movado의 Polyplan은 시계의 케이스를 손목의 곡선에 딱 맞는 곡선으로 제조한다는 생각에서 1912년에 처음 탄생한 진정한 의미의

 

최초의 손목시계이기도 합니다. 1912년은 앞서 설명드린 아직 스프링 바아가 출현하기도 전의 시기이며, 아직 회중시계가 스트랩으로 포장되어 남자들의

 

손목에 억지로 올라오던 그런 시대에 등장했다는 것이야 말로 놀라운 점입니다.

 

더구나, 회중시계형 손목시계로부터 현대의 손목시계로의 발전과정을 따라가면 손목에 착용하기 편안한 구조의 기능적 디자인의 발전과정이야말로 손목시계 디자인의

 

변천과정이기도 한 것입니다.

 

 

2. Movado의 Poly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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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브랜드의 하나인 Movado에서 1912년에 발표한 Polyplan이라는 시계의 구조를 잘 보여주는 특허출원서류에 포함된 도면입니다.

 

이 시계의 무부먼트는 무브먼트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평면의 무브먼트가 아닌 3차원 구조의 3 평면으로 구성된 3평면 무브먼트입니다.

 

이 시계의 이름인 폴리플랜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 무브먼트의 구성을 의미하며, '3개의 평면' 이를 조금 과장하여 '다수의 평면'(polyplan)으로 구성되는 무브먼트가

 

사용된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시계의 외관은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완만한 곡선이지 '다수의 평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계에서 무브먼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고 할지....

 

Movado Polyplan의 무브먼트인 Movado Cal. 400의 스펙은 6.75 - 16.5'''입니다. 이를 MKS로 바꾸 면 15.2mm - 36.7mm 입니다.

 

즉, 가로는 여성용 무브먼트의 직경인 15mm의 무브먼트이지만, 세로는 회중시계 무브먼트인 36.7mm의 무브먼트인 것입니다.

 

이를 현대의 시계 언어로 표현한다면, 여성용 무브먼트와 회중시계 무브먼트의 조합이라는 매우 기묘한 조합인 셈입니다.

 

그 결과 시계 케이스의 크기도 가로 20 ~ 22mm ~ 세로 44 ~ 55mm의 시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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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로는 이런 디자인의 시계입니다.  고정러그를 사용한 시계이므로, 폴리플랜 모델 중에서 1910년대에 발표된 초창기 폴리플랜입니다.

 

당시 유행하던 토노 타입의 케이스 디자인을 채용했기 때문에, 무브먼트의 굽혀진 플레이트들은 사각형이 아닌 사다리꼴로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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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첫 사진으로 올린 사진입니다만....

 

모바도의 폴리 플랜에 대해 알고 있는 시계 매니아라면 사진의 시계는 폴리플랜의 첫 등장으로부터 100년후인 21세기에 재등장한 모바도 폴리플랜의 디자인인 셈입니다.

 

위대한 디자인의 힘은 이런 것입니다. 대개 그런 멋진 디자인은 역사에 처음 등장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사라집니다.

 

그러나, 결국은 디자인의 역사에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그 디자인을 처음 보자마자 그것에 매료된 후세의 디자이너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디자인은 그 당시의 일반인들을 매혹시키기 보다는 후세의 디자이너를 매혹시키는 디자인입니다.

 

따라서, 위대한 디자인이란 그 당시 많이 팔린 인기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후세의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디자인일 것입니다.

 

우측의 사진의 여자는 2010년에 처음 등장한 여성 독립시계제작자로 좌측 사진의 시계(Ari)를 디자인하고 그 무브먼트를 개발한 EVA LEUBE라는 시계제작자입니다.

 

 다시 현대로 돌아와서 2010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Ari는 Eva의 아들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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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는 가로 21.6mm, 세로 52.44mm, 높이 8.45mm의 매우 긴 시계입니다.

 

Ari,의 설계는  Movado Polyplan의 규격인 가로 22mm, 세로 55mm의 규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독특한 원호형의 무브먼트는 Record 302의 기어트레인을 사용하며, 18석에 파워리저브 40 시간, 박동수 18000 bph입니다.

 

시계의 페이스와 양 측면이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제조되어 무브먼트의 전체적인 구조를 볼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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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Leube는 1972년에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16살 때인 1988년에 시계기술을 배우기 시작하여 1995년에 시계마스터 자격을 획득하고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스위스 루체른의 앤틱 시계 수리점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그리고, 1998년 Rolex에서 서비스 기술자로서 교육을 받아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과

 

호주의 시드니의  Rolex서비스 센터에 근무하게 됩니다. 2004년에는 다시 스위스로 돌아가 율리스 나르당에서 교육을 받은 후 토마스 프레숴와 함께 작업도 하게 됩니다.

 

이 때 호주에서 알게 된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2007년 아들 Ari를 낳은 후 남편의 고향인 시드니로 돌아와 거기서 자신의 아틀리에를 시작하게 됩니다.

 

Ari는 이 때부터 그녀가 개발하기 시작하여 2011년 바젤페어에서 발표한 그녀의 첫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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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Leube의 Ari의 무브먼트는 원호형이지만 그 구조는 1912년에 발표되어 1936년까지 약 1500 정도가 생산된 것으로 알려진 모바도 폴리플랜의

 

무브먼트인 Movado Cal. 400과 매우 유사합니다. 다만, Movado의 폴리플랜이 12시 방향에 세팅휠과 크라운이 배치된 구조임에 비해

 

Eva Leube의 Ari는 6시 방향에 세팅휠과 크라운이 배치된 점이 다른 점입니다. 그 때문에 Ari는 다이얼의 배치에서 초침이 시침과 분침의 상부에

 

배치된 것이 다이얼 상의 특징입니다.

 

1910년대는 이제 막 손목시계가 등장하던 손목시계의 초창기였으며, 소형의 원형 무브먼트를 사용하여 아르 데코풍의 토노형 시계가 막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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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4각형 토노형 혹은 배럴 형태 등의 각형 무브먼트가 개발되기도 전의 시대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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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대에 비원형의 각형 무브먼트로서 중앙의 트레인 플레이트의 양 쪽으로 밸런스 플레이트와 세팅휠과 크라운 스템이 배치된 플레이트를 25도 정도의 각도로

 

경사지게 배치한 시계 역사상 최초의 입체적인 무브먼트가 개발되었던 것입니다.  세팅휠이 라체트휠과 직선적으로 배치된 것도 폴리플랜만의 특징입니다.

 

더우기,  폴리플팬의 특징은 톱플레이트가 다이얼 밑에 매치되고, 베이스 플레이트가 케이스백에 배치된다는 점입니다.

 

즉, 일반적인 무브먼트와 정반대의 배치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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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의 백플레이트에는 세팅휠에 대응하는 위치에 크라운휠이 배치되어, 중앙 플레이트에 일단에 배치된 메인스프링 배럴의 라체트휠과 맞물려 있는

 

구조입니다. 결과 폴리플랜은 다이얼을 고정하는 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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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좌측의 사진처럼 일반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무브먼트의 다이얼측에 다이얼을 배치하게 되지만, 무브먼트의 구조상 이런 형태로는

 

다이얼의 고정에 어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추가의 특허를 신청하여 우측과 같이 무브먼트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박스 형태의 다이얼을 만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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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시계는 폴리플랜의 1910년대 시계로 폴리플랜의 초창기 모델입니다. 1910년대이 모델처럼 아직 스프링 바아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케이스백에

 

회전식의 고정러그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토노 타입의 초창기 모델들은 케이스 사이즈 45mm*20mm로 제조되었습니다.

 

 사진의 시계는 시침과 분침만을 가진 전형적인 여성용 시계 스타일입니다.

 

폴리플랜은 디자인 단계에서는 여성용 시계로 제조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1912년이라는 시기는 군인들과 여성들만이 손목시계를 착용하던 시기였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설명하겟지만, 폴리플랜은 시계폭이 20mm급의 시걔로서 그야말로 스트랩의 폭과 비슷한 크기의 시계였습니다.

 

시간을 보기 위한 시계라기 보다는 여성들의 패션아이템인 팔찌의 개념에 근접한 디자인의 시계였던 셈입니다.

 

 1910년대의 모바도 선전물의 일부입니다만, 고정러그 형태의 시계들과 폴리플랜의 무브먼트 사진이 함께 제시되어 있습니다.

 

모바도의 폴리플랜은 센터 플레이트로부터 25도 경사진 사이드 플레이트를 사용하여 케이스를 꽉 채우는 형태의 무브먼트를 가진

 

전체적으로 원형을 이루어 손목의 곡선에 따라 손목에 밀착하는 형태의 시계가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케이스의 전체를 꽉 채우는 무브먼트가 장착되어 케이스의 폭에 대응하는 원형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매우 정확한 시계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당시의 시계로서는 드물게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크로노미터도 발매되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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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yplan은 시침과 분침만을 가진 모델과 섭세컨드 모델 2가지가 존재합니다. 시침과 분침만을 가진 모델은 토노형 디자인에서만 발견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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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폴리플랜은 1920년대 이후의 폴리플랜으로 스프링 바아를 사용하는 폴리플랜들입니다.

 

 타임온리의 심플한 시계였지만, 3평면 형태의 무브먼트는 당시의 기술로서는 컴플리케이션 시계 수준의 제조와 조립이 쉽지 않은 무브먼트였으며

 

매우 고가의 시계였습니다. 그 결과 약 25년간이나 제조되면서도 총 제조수량은 약 1500 여개의 불과하여 현재 빈티지 시장에서 5천달러에서 1 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가의 빈티지 중의 하나입니다. 케이스는 55mm*22mm와 48mm*20mm의 두가지 형태로 제조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의 모바도로서는 드물게 대부분의 Polyplan은 14K와 18K로 제조되었습니다. 모바도의 최상급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3. Cartier Tank Cin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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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9 Tank                                                              Louis Cartier

 

Cartier가문의 중흥조인  Louis Cairtier는 1919년에 Tank를 발매하여 손목 시계 역사에서 사각시계의 대표적인 모델을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2년 후인 1921년에 가로길이는 줄이고, 세로 길이는 늘리면서 케이스백에 곡면을 도입한 Tank Cintree 모델을 2번째 탱크모델을 발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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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의 사진은 루이 카르티에의 스케치 도면이며, 우측의 시계는 루이 카르티에의 스케치에 따라 제조된 Tank Cintree 시계입니다.

 

모바도의 폴리플랜에 익숙한 매니아라면, Cartier의 Tank Cintree는 모바도 폴리플랜의 디자인을 탱크 디자인에 적용한 Polyplan디자인입니다.

 

이와 같이, Movado의 Polyplan은 소비자들보다는 디자이너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시계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Movado Polyplan에 가장 먼저 매료된 디자이너가 시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디자이너의 한 사람인 Louis Cartier였던 것입니다.

 

Louis Cartier는 1919년 첫 탱크 모델을 발매한 2년후인 1921년에 2번째 탱크모델로 케이스의 폭이 20mm에 불과한 Tank Cintree를 발표하게 됩니다.

 

시계 케이스 20mm라는 것은 시계의 스트랩의 폭과도 비슷한 사이즈였던 것입니다.

 

시계 스트랩과 비슷한 사이즈의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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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JLC의 무브먼트는 사용하던 Cartier에는 곡선형 무브먼트는 물론 각형 무브먼트조차 없었으므로, 카르티에는 여성용의 소형 원형 무브먼트를

 

사용하여 Polyplan의 디자인을 Cartier Cintree모델로 발표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1912년 이후 다양한 브랜드에서 곡선형 케이스를 가진 다양한 시계들을 연이어 발표하게 됩니다.

 

1935년에는 Gruen이 Curvex라는 모델을 발표하여, Movado의 Poilyplan의 개념을 계승하는 손목시계를 발표하게 되며 모바도의 폴리플랜보다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시계갤러리 2로 다루어질 것입니다.

 

 

4. Movado Polyplan이 현대 시계에 미친 영향

 

 한편, Movado의 Polyplan의 디자인은 1987년에 일본의 유명한 애니매니이션 Final Fantasy에 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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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의 여주인공인 Dr. Arki의 손목에서 빛나던 특벌한 시계 Hol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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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의 시계가 파이널 판타지에서 Arki 박사가 착용하고 있던 Holo라는 시계입니다.

 

그리고, 좌측의 시계는 이 시계가 엄청난 인기를 끌자, 세이코에서 2010년에 발매한 'Seiko Holo'입니다.

 

시계갤러리 2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Movado의 Polyplan이 꿈꾸었던 디자인은 기계식 시대에는 현대까지도 기술적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었던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모바도의 폴리플랜이 처음으로 창조했던 시계와 스트랩이 하나의 통일적인 디자인을 구성하는 시계디자인은

 

1980년대 이후의 만화가나 영화제작자들에게서 재발견되기도 합니다.

 

파이널 판타지에 등장하여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었던 Dr. Arki의 Wrist Holo라는 시계는 시계 전체가 원형을 이루는 시계입니다.

 

미래의 시계답게 많은 버튼들과 디지탈 스타일의 디스플레이를 특징으로 하지만, 결국 모바도의 Polyplan이 꿈꾸었던 시계의 스트랩과

 

통일적인 디자인을 형성하는 케이스 디자인을 구현한 것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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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ado의 폴리플랜과 파이널 판타지의 Dr. Arki의 시계는 현대의 시계 디자이너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진의 시계는 Movado의 Polyplan이 꿈꾸던 스트랩과 일체화된 케이스를 가진 손목시계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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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이코의 Ink 시계들도 Movado의 Polyplan과 파이널 판타지의 Holo Watch의 후계자들인 셈입니다.

 

Wrist Holo는 현대의 시계 매니아들에게도 신기하기도 매우 낮선 디자인입니다.

 

하물며, 그런 디자인의 선조였던 Movado의 Polyplan이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준 느낌은 현대보다도 더 강렬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폴리플랜의 디자인에 신기함과 놀라움을 느꼈을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이 시계를 손목에 올려놓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1912년에 등장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상업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Movado의 Polyplan은 1920년대에 Louis Cartier를 시작으로

 

현대에까지 수 많은 시계 디자이너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손목시계 유일의 디자인입니다.

 

 

4.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과 Movado의 Poly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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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에서 1907년에 피카소가 발표한 '아비뇽의 여인들'은 근대와 현대를 가르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평면 예술인 회화에 입체주의를 도입한 첫번째 작품이며

 

아직 '입체파'라는 이름조차 붙여지기 전에 등장한 현대 미술의 태초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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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가 아비뇽의 여인들을 발표한 지 5년 후인 1912년에 발표된 모바도의 폴리플랜은 링고의 눈에는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처럼 회중시계와 손목시계를

 

개념적으로 구분한 역사상 최초의 손목시계입니다. 아직 회중시계를 스트랩을 통해 손목에 올려놓던 회중시계의 시대에 모바도의 폴리플랜은

 

손목시계가 회중시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것임을 보여준 대표적인 손목시계 디자인이었습니다.

 

시대를 100년 이상 앞서간 이 시계는 25년 동안이나 생산되었지만,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과는 달리 쉽게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곡선형 시계를 모바도의 폴래플랜이 사라질 무렵에 등장한 1935년의 Gruen의 Curvex로 기억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모바도의 폴리플랜이 창조한 근대와 현대를 가르는 새로운 시계 디자인은 그 아류작에 불과한 그루엔의 '커백스'로 불리우게 되었던 것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로 많은 사학자들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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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에서는 모르겠지만, 시계의 역사에서는 과거에 대한 공부가 미래를 예측하는 준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샘플이 바로

 

모바도의 폴리플랜인 것입니다.

 

1990년대에 Franck Muller를 통해 1910년대의 곡선형 케이스백을 가진 시계가 재등장하여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를 통해 곡선형 디자인은 45mm 급의 큰 손목시계를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케이스 디자인으로서 채용되었고,

 

2010년대에는 무브먼트까지 곡선형으로 설계하는 케이스와 무브먼트 일체의 디자인이 재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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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2013년 이후의 바젤페어에서 우리가 더 자주 발견하게 될 시계와 무브먼트는 곡선형의 케이스와 다이얼 및 곡선형의 무브먼트를 가진 시계들일 것입니다.

 

물론, 그 시계들이 모바도의 폴리플랜처럼 쉽게 잊혀질 것인지, 혹은 Gruen의 Curvex처럼 큰 성공을 거둘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시 100 년 혹은 1000년이 지난 후에 그 시대의 시계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에게 모바도의 폴리플랜이 큰 영감을 주는 시계로 남을 것이라는 것은

 

거의 분명합니다. 모바도의 폴리플랜은 그런 의미에서 1912년에 등장했던 2112년의 시계였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2012년에조차 Movado의 Polyplan의 직접적인 후손인 Eva Leube의 Ari가 여전히 낮설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하지만, 시대를 100 년 이상 앞서간 손목시계 디자인이었던 Polyplan은 손목시계의 디자인에 대해 글을 쓰려는 모든 작가들이 다루어야할

 

손목시계의 가장 중요하며 또한 가장 먼저 등장한 획기적인 디자인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링고가 시계갤러리1의 테마로 모바도의 폴리플랜을 선정한 이유나, 시계탐험에 대한 글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시계갤러리에 대한 글을 시작한

 

이유도 링고는 지난 몇 년 동안 마음 속으로 그려온 이 글을 누군가 먼저 쓰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2012년 5월 4일

 

링고

 

P.S. 이글은 링고로서는 처음 써보는 시계 디자인에 대한 글입니다.

 

디자인이란 무브먼트와 달리 누구나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구도 모르는 기묘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마치 처름 시계글을 쓰는 매니아처럼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시계갤러리 2부터는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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