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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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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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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태어난 스위스 시계제조사 미도(Mido)는 세계적인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주요 컬렉션을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브랜드의 듬직한 장남 멀티포트(Multifort)는 시드니 하버 브리지, 인기 다이버 워치 오션 스타(Ocean Star)는 유럽 지브롤터 해협의 유로파 포인트 등대, 올 다이얼(All Dial)은 로마 콜로세움, 그리고 이번에 리뷰할 시계 커맨더(Commander)는 파리 에펠탑에서 각각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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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최초의 커맨더를 재현한 커맨더 1959

 

커맨더가 처음 나온 건 1959년입니다. 요즘 커맨더는 과거 원형을 계승함과 동시에 세부를 조금씩 손봤습니다. 인덱스가 대표적입니다. 아플리케 아워 인덱스의 가운데를 검게 칠한 디자인은 오리지널과 비슷하지만, 실루엣이 짜리몽땅한 직사각형에서 세로로 길게 쭉 뻗은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에펠탑처럼 말이죠. 각 인덱스 및 핸즈에는 어둠 속에서 푸른색으로 발광하는 슈퍼루미노바를 꼼꼼히 도포했습니다. 아워 인덱스 외곽으로는 5분 단위로 스케일을 나눈 미니트 트랙이 자리합니다. 현재 커멘더 컬렉션은 그처럼 맵시를 가다듬은 현대적인 라인(커맨더 크로노미터, 커맨더 빅데이트, 커맨더 크로노그래프 등)과 과거 원형을 재현한 뉴트로 라인(커맨더 1959)으로 나뉩니다. 리뷰의 주인공인 커맨더 그래디언트(Commander Gradient)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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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맨더 그래디언트는 다이얼을 보면 제품명에 왜 경사나 변화를 뜻하는 그래디언트(Gradient)를 수식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이얼이 살짝 반투명한 아크릴인데요. 외곽으로 갈수록 짙어지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더했습니다. 연극에서 조명을 조절해 무대를 밝게 만들고 주변을 어둡게 해서 집중하게 만드는 장면이 있는데 그와 비슷한 효과를 연출한 듯합니다. 시선이 집중되는 중심부로는 무브먼트의 속살이 드러납니다. 다이얼이 반투명 아크릴이라 그런지 약간 신비로운 분위기도 납니다. 해당 부위를 밝게 만들었다면 별다른 마감을 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무브먼트가 그대로 드러났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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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사이즈는 직경 40mm입니다. 실제로는 수치보다 좀 커보입니다. 베젤이 얇고 다이얼 면적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러그 역시 케이스 사이즈에 비해 짧아서 시계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케이스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단정합니다. 표면은 베젤, 크라운, 케이스백은 유광 가공하고, 나머지 부분은 무광 처리했습니다. 케이스가 뒤로 돌면 시스루백을 통해 무브먼트가 드러납니다. 시스루백 주위로는 방수 사양(50m 방수)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가 표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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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앞면과 뒷면을 통해 모두 드러나는 무브먼트는 미도 자동 칼리버 80입니다. 범용 무브먼트 ETA 2836을 업그레이드한 ETA C07 시리즈, 흔히 파워매틱 80으로도 잘 알려진 스와치 그룹 전용 무브먼트의 미도 버전이죠.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 파워리저브는 80시간. 베이스(28,800vph, 38시간 파워리저브)에서 진동수를 4Hz에서 3Hz로 낮추고 일부 부품을 교체하는 등의 수정을 통해 파워리저브를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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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포지션 0단에서는 와인딩, 1단에서는 날짜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반투명한 아크릴 다이얼 너머로 날짜 디스크가 움직이는 걸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크라운 포지션 2단에서는 역시나 시간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조작감은 전반적으로 평이하지만, 크라운이 케이스 대비 좀 작은 게 불편하다면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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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슬릿은 독특하게도 통으로 된 하나의 링크가 줄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각 링크가 면적이 넓고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남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표면은 전반적으로 무광 가공했으나 링크와 링크가 맞닿는 부분과 측면은 유광 처리했습니다. 마감에 어느정도 신경을 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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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맨더 그래디언트는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을 달리해 다양한 베리에이션으로 선보입니다. 핑크 골드 PVD 코팅 스틸 케이스에 가죽 스트랩을 조합하거나 블랙 PVD 코팅 스틸 케이스에 오렌지 포인트를 가미한 패브릭 스트랩을 매칭하는 식입니다. 리뷰 모델의 다이얼에 살짝 푸른빛을 가미한 모델이나 케이스는 물론 브레이슬릿까지 검정으로 뒤덮은 올-블랙 버전도 있습니다. 제품 가격은 123만원(리뷰 모델)에서 시작합니다. 제일 비싼 올-블랙 버전이 145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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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포트 스켈레톤 버티고

 

근래 미도는 새로운 오픈워크 워치로 멀티포트 스켈레톤 버티고(138만원부터)를 선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커맨더 그래디언트에게 내부 경쟁자가 생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커맨더 그래디언트가 크게 위축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격도 더 합리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둘의 매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멀티포트 스켈레톤 버티고가 대놓고 속살을 드러냈다면, 커맨더 그래디언트는 은밀하게 속살을 내비쳤습니다. 선택도 그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취향은 자유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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