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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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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무척이나 깁니다. 기능을 전부 모델 이름에 넣어서 그런데요. 긴 모델명만큼이나 리뷰가 기대되실 겁니다.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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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의 상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로고에 사용되는 별과 자동 크로노그래프인 엘 프리메로죠. 로고의 별은 제니스라는 천정(天頂)이라는 뜻을 지닌 메이커 이름에서


기인합니다. 엘 프리메로는 ETA의 칼리버 7750과 함께 매우 잘 알려진 자동 크로노그래프로 1969년에 발표되었습니다. 1969년에는 세이코, 브라이틀링&호이어 연합에서도


자동 크로노그래프가 나왔는데 가장 먼저 나왔다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습니다만) 알려진 것은 브라이틀링&호이어 연합의 칼리버 11입니다. 칼리버 11이 모듈식


이었던 것에 반해 제니스는 일체형 자동 크로노그래프였기 때문에 완성도 측면에서는 좀 더 높은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엘 프리메로는 40년이 지난 현재에


서도 짱짱한 현역이니까요. 제니스는 엘 프리메로를 중심에 두고 자동 무브먼트인 ‘엘리트’와 NOS로 추정되는 헤리티지 포트 로얄에 탑재된 칼리버 2572PC를 보유한 매뉴


팩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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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크로노그래프가 라인업을 이끌고 있는 형태라 심플 워치는 엘리트가 주로 담당하게 되고 엘 프리메로라인은 복합 기능을 통한 베리에이션이 전개됩니다. 리뷰의 모델


은 크로노그래프가 기본에 그랜드 데이트와 문&썬 페이즈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엘 프리메로의 카운터 배치는 3, 6, 9의 트리컴팩스입니다. 하지만 앞의 기능


을 갖추기 위해 6시 방향의 12시간 카운터가 삭제되지만 기능상으로는 크게 지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측정용으로 기계식 크로노그래프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측면과 많은 측정은 3시 방향의 30분 카운터로 충분하니까요. 9시에서 11시 방향에 이르는 부분은 오픈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다이얼을 잘라내서 무브먼트의 속살


중에서 가장 동적인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를 드러냅니다. 오픈 기법을 사용하기 위해 단순히 다이얼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무브먼트도 그 부분을 스켈레톤 가공하고 있


습니다. 잘라내기만 하면 매커니즘의 내부까지 훤히 보이지 않거니와 시각적 효과도 크지 않으니까요. 원래 이 오픈과 같은 기법의 원조는 프레드릭 콘스탄트였는데 의장등


록을 하지 않는 초보적인 실수로 제니스를 비롯한 에포스 등의 메이커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응용할 수 있게 된 일화는 유명합니다. 제니스는 원조의 아이디어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픈된 부분에서는 세 갈래로 뻗은 영구초침도 발견됩니다. 크로노그래프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이 올라가면서 케이스의 두


께가 더해졌고 그로 인해 오픈 다이얼에서는 제법 깊이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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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K님 제작의 위 Gif를 보시면 확실히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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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자리와 1자리를 담당하는 두 장의 디스크를 사용한 2시 방향의 그랜드 데이트의 위치는 절묘합니다. 그로 인해 로고가 자기 위치를 못 찾고 있는 것 처럼도 보입니다. 6


방향은 문&썬 페이즈입니다. 문 페이즈면 문 페이즈지 문&썬 페이즈는 무엇일까요? 이미지를 통해 변화를 보여드리는 게 가장 좋은데 제 불찰로 촬영을 못했습니다. 아쉬운


대로 글로 설명을 드리죠. 문 페이즈는 익히 아시는 그 문 페이즈로 달의 현재 위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능입니다. 한 장의 원 형 디스크에는 대칭하는 두 개의 달이 올


라가 있습니다. 이 디스크는 59일주기로 일회전(29 1/2주기로 반회전)하면서 달라지는 달의 형태를 만들어 냅니다. 제니스는 이 문 페이즈에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를


추가하고 이것을 썬 페이즈라고 새롭게 이름 짓습니다. 하나의 공간에 두 개의 기능을 보여주기 위해서 간단한 트릭을 쓰게 되는데요. 문 페이즈 디스크를 투명하게 만들고


낮과 밤을 보여주는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를 그 아래에 배치합니다. 그러면 둘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게 되죠. 이렇게 만든 문&썬 페이즈는 기능성에서도 미적으로도 완


성도가 높다고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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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프리메로는 에보슈로 공급되던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하나였지만 제니스의 LVMH의 가세로 그룹외 메이커로의 공급이 중지됩니다


 

엘 프리메로 특징의 하나는 클래식 한 설계입니다. 1969년 데뷔했으니 당연한 건데 이것은 설계가 좀 오래되었다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최신 자동 크로노그래프들이


매우 말끔한 디자인인 것에 반해 노출되고 있는 부분이 많죠. 크로노그래프 구동을 위한 레버나 각종 기어 같은 것들 말인데요. 클래식하지만 조금 번잡하다고 느낄 수도 있


습니다. 전반적인 피니싱은 비교적 괜찮은 편입니다. 메인 플레이트에 주로 사용되는 페를라쥬 가공이 밸런스 콕, 브리지에서 발견됩니다. 모서리 가공인 앵글라쥬는 전체가


아닌 부분적으로 가공이 이뤄졌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쉽네요. 또 다른 특징은 36,000vph로 구동하는 하이비트 머신의 대표로 오랜 기간 활약했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세


상이 변해서 36,000vph가 평범해 보이기 까지 되었지만, 고속 진동을 하는 무브먼트로서 최적화된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긴 기간에 걸친 현역 생활이 그 토


대가 되었겠죠



엘 프리메로는 몇 개의 모델을 접해봤습니다. 생산 시기도 각기 다르고 컨디션도 다른 엘 프리메로죠. 제 기억에 의존하는 부분이라 정확하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리뷰의 모


델이 가장 조작감이 좋았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쾌합니다. 수동 와인딩을 할 때 크라운의 무게감이나 저항감. 와인딩을 하면서의 사각거리는 소리도 거슬림이 없습니


. 간혹 사각거림을 넘어 쇠가 갈리는 것 같은 불쾌한 소리를 내는 엘 프리메로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시계의 컨디션을 알 수가 없어 원래의 엘 프리메로가 이랬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이 부분에서 향상이 있었다고 추측 가능할 것 같습니다. 크로노그래프 버튼의 느낌도 경쾌합니다. 가볍게 스타트되고 스톱됩니다. 리셋도 마찬가지고요. 엘 프


리메로 조작에서 가장 큰 특징은 시간 조정과 날짜 조정의 포지션이 서로 바뀌어 있다는 점이죠. 거의 대부분의 모델이 크라운을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 날짜, 한 칸 더 당


긴 포지션 2에서 시간 조정인데 반해 엘 프리메로는 포지션 1에서 시간, 포지션 2에서 날짜를 조정합니다. 날짜 조정시의 크라운 조작 반응도 경쾌하다고 하겠습니다. 날짜


조정은 보통의 날짜 조정하듯 크라운을 돌리면 두 자리 방식의 그랜드 데이트의 날짜가 변경됩니다. 문 페이즈는 케이스 왼쪽 하단의 푸시버튼을 눌러서 조정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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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다이얼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서 본다면 심플합니다. 측면에서 보면 45mm 지름을 고려하더라도 두께가 느껴집니다. 독특한 러그 디자인의 영향이 없다


고도 하기 어려운데요. 대부분의 러그는 끝으로 향할수록 얇아지는데 이것은 그렇지 않죠. 정면에서는 모서리를 두껍게 쳐내고 폴리시와 헤어라인 가공을 병행해서 날렵해


보이지만, 측면에서 보면 투박하다고 느낄 만큼의 두께가 계속됩니다. 개성있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짧아보이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큰 크라운과 라인을 넣어 살짝 멋


을 낸 크라운은 클래식 한 케이스 디자인에 잘 녹아 들어 있습니다. 케이스에서 가장 화려하다고 할 수 있는 스크류 고정 시스루 케이스 백을 포함 케이스 피니시는 수준급입


니다. ( 10년 전의 제니스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기능 설명이 길어지면서 다이얼 가공에 대한 인상을 여기서 함께 말하자면 은은한 방사형 패턴


의 실버 다이얼의 컬러나 톤, 입체 인덱스와 프린트 한 인덱스, 바늘의 가공은 케이스와 함께 수준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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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달린 크로노그래프 핸드의 끝 단을 살짝 구부려 클래식 포인트를 하나 더 만들어 냈습니다. 한가지 눈에 거슬리는 게 있다면 시침이 지나치게 길거나 분과 초의 인덱스


의 위치 선정에 미스가 있는 거죠. 끝이 뽀족한 모양의 시침이거나 폭이 좁다면 조금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죠. , 초 인덱스를 제법 가리게 되고, 측정시 공교롭게도


크로노그래프 핸드가 시침의 위에 멈추게 되면 정확한 측정값을 즉시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시침이 그곳을 지나기를 기다려야 할 테니까요. 요즘 실제로 기계식 크로노그


래프를 측정용으로 쓰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기계식 밖에 없던 예전이라면 문제가 되었을 겁니다. 베젤보다 많이 솟아 있는 돔 형태의 글라스는 디테일로서는 매력입니다.


히 클래식 스타일의 디자인라면 더욱 그렇죠. 두께가 좀 더 두꺼워지는 것은 감안해야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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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스트랩 부분을 보시죠. 스트랩은 두껍습니다. 케이스가 두꺼우니까 스트랩도 두꺼워져야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두꺼운 편이 착용감도


더 좋은데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네요. 악어 가죽으로 패턴도 괜찮고 다이얼 컬러와도 잘 어울리는 스트랩 컬러입니다. 버클은 좌우 펼쳐지는 D버클입니다. 손목에 닿


는 길이가 긴 편인데 손목 형태에 따라 착용감이 좀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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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의 많은 자동 크로노그래프가 등장하면서 엘 프리메로가 예전만큼의 확고한 위상이 아니라는 건 사실입니다. 예전에만 해도 자동 크로노그래프하면 선택의 폭이 극히


좁았고 컬럼휠을 쓰는 고급형은 더 적었던 환경요인의 덕을 보기도 했지만요. 이 부분에서 엘 프리메로를 구입하는데 고민이 되실 텐데 LVMH에 합류한 제니스에서 계속 엘


프리메로의 고급화, 기능의 확장으로 대항하고 있습니다. 혹시 엘 프리메로가 불혹을 넘긴 기계라고 너무 오래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기계식 시계에서


40년은 사람처럼 한창 일할 때 입니다. 그리고 역시 사람처럼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을 보여줄 수 있죠. 엘 프리메로의 매력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뷰의 모델처럼의 기


능이라면 더욱 매력적일 테고요.




사진촬영과 GIF제작은 Picus-K님이 해주셨습니다. 손&손목모델 티아라 지연 알라롱(손모델 문의 010-325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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