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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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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는 지난 2014년 투르비용 모델을 시작으로 울트라 씬 워치 부문에 연이어 기록을 갱신하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미닛 리피터 모델을 선보인 후 올해 역시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이젠 이 부문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지위를 가지게 되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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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옥토 피니시모 미닛 리피터,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


울트라 씬 워치는 시계의 두께를 극도로 얇게 만드는 것으로, 손목시계에서 두께는 착용감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두께를 줄이는 문제는 시계사를 관통하는 과제 중의 과제였습니다. 선대 장인들의 고민과 노력은 협업을 통해 혹은 경쟁을 통해 차곡차곡 축적되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데요. 기계식 시계에서 기어와 스프링으로 구성된 매커니즘 특성상 0.01mm라도 더 얇게 제작하기 위해서는 무브먼트 자체를 재설계하고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 가공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울트라 씬 제작의 유무는 그 자체로 워치메이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물론, 시계는 8mm 정도의 얇은 두께라면 충분한 현실적으로 만족할 만한 착용감을 보장하고 최근 오버사이즈 시계가 트랜드가 되면서 시계의 두께 문제가 대중들에게 과거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계에 조금만 더 관심이 있는 시계애호가라면 웬만한 컴플리케이션 워치보다 울트라 씬 워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신기록을 달성한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Octo Finissimo Automatic)은 올해 신제품 중 가장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시계입니다. 이는 현재까지 출시된 시계 중 세계에서 가장 얇은 울트라 씬 오토매틱 시계로 케이스 두께는 불과 5.15mm, 무브먼트 두께는 2.23mm입니다. 그동안 이 부문을 선도했던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에 불가리가 참전함으로써 워치메이커간의 피말리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앞서 나온 모델보다 대중적이고 접근성이 좋은 기본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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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깨기 위한 도전이라면 당연히 시계의 무브먼트부터 다이얼, 케이스까지 새롭게 디자인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매뉴팩처의 길을 걷기 시작한 불가리는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을 위해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BVL 138을 개발했습니다. 직경 36.60mm, 두께 2.23mm의 칼리버 BVL 138은 보다 얇은 두께를 위해 플래티넘 소재의 마이크로 로터가 적용되었고, 21,600 vph, 60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집니다. 이전까지의 기록은 피아제 알피플라노의 칼리버 1208P가 가진 2.35mm였습니다. 코트 드 제네브(Côtes de Genève) 장식, 챔퍼링한 브리지와 서큘러 그레인 처리한 메인플레이트는 한계를 넘어선 시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조형미를 뽑냅니다. 그리고 이 무브먼트는 씨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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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난 2014년 선보인 투르비용 모델은 무브먼트 두께 1.95mm, 미닛 리피터 모델의 무브먼트 두께는 3.12mm에 불과합니다.

케이스는 직경 40mm로 티타늄 소재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골드 소재가 아닌 티타늄을 채택함으로써 울트라 씬의 또 하나의 장점인 무게를 더 가볍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일텐데요. 실제로 직접 체감한 시계의 무게감은 놀랍도록 가볍습니다. 케이스의 표면 처리를 샌드블라스트 방식으로 처리된 점 역시 이 시계의 유니크한 개성인데, 불가리의 진취성이 담겨있다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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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역시 케이스와 같은 티타늄 소재를 적용되었습니다. 단순히 두께를 줄이고 기존 요소의 크기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디자인 단계부터 아주 작은 요소들까지 검토되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높은 가독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모던한 느낌을 선사하는 대비 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핸즈와 아워마커는 블랙 PVD 코팅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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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에서 벗어난 오프셋(offset) 스몰 세컨즈 핸드는 울트라 씬 무브먼트의 디자인을 위한 설계가 먼저 고려되었겠지만, 불가리의 시그니처인 6, 12 숫자 배치를 손상시키지 않고 시계에 한층 세련된 느낌을 주는 부분입니다. 

극도로 얇은 두께를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들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미니멀리즘의 구현은 오히려 강렬하고 혁신적인 인상을 받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옥토 컬렉션만의 디테일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중요 포인트입니다. 세라믹을 삽입한 티타늄 크라운은 마치 보석을 삽입해 더욱 화려함을 추구했던 주얼리 브랜드의 시계에서 많이 봤었는데요. 불가리 역시 최상급 주얼리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소소하게 드러낸 것 같아 위트가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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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블랙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버전과 폴딩 클래스프를 갖춘 티타늄 브레이슬릿 버전으로 함께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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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케이스 특유의 스트랩 매칭으로 케이스에서 스트랩으로 연결되는 라인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트랩 버전은 핀 버클이 적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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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슬릿 버전은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티타늄 소재가 적용되어 그 가벼움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불가리의 여성시계를 대표하는 세르펜티의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브레이슬릿의 연결 구조는 이미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해온 불가리의 수준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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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는 이제 불가리를 대표하는 남성 컬렉션입니다. 지난 2000년 본격적인 워치메이킹에 나서며 제랄드 젠타 SA와 다니엘 로스 SA를 인수한 후 거침없이 달려온 불가리인데요. 시계사에 두 거장의 자취는 불가리 특유의 이탈리안 감성이 더해져 옥토 컬렉션을 통해 완성되고 있습니다. 옥토만의 아이코닉한 케이스는 강렬하면서 과감한 디자인과 함께 형태와 소재 사이의 이상적인 조화를 추구하며, 여기에 기술적인 정점을 표출하는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제 울트라 씬 워치에서까지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불가리이기에 내년, 그리고 그 이후에 어떤 제품들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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