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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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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guet ::

La Tradition 7027

김우측

조회 12767·댓글 217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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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uderia Ferrari F2004

 

 

위 사진은 2004년 시즌에 페라리팀의 경주용차였던 F2004입니다. 지금은 은퇴한 슈마허가 타고서 18전 중 13전을 승리하여 F1 한 시즌 최다 승리기록을 세우며 압도적으로 우승했던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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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매우 아름답다고 저는 느낍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분들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이 차는 순수하게 빠르게 달리는 것만을 추구하는 차이고, 모든 디자인은 오로지 하나, 빠르게 달리기만을 위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순수한 모습에 열광합니다.

 

하지만 이 차는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느끼게 하고자 만들어진 차는 아닙니다. 단지 빨리 달리기만을 위해서 추구한 결과가 위의 모습이고, 그 모습을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바퀴의 크기나 위치, 높낮이, 윙의 모양 하나까지도, 심지어 배기가스 배출구의 위치까지도 오로지 차가 더 빠르게 달리기만을 위한 모습입니다. 물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도장을 예쁘게 하고, 미학을 위한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이기 위한 것보다는 빠르게 달리기 위한 것이 절대적으로 우선시되는 차입니다.

 

단순히 모양만도 아닙니다. 엔진음도 마찬가지죠. 현재는 2.4리터 자연흡기 V8 엔진이 사용됩니다만, 내년 시즌부터는 1.6리터 터보 V6 엔진이 사용됩니다. FOM의 수장인 에클스톤같은 경우 V6로의 다운사이징을 매우 반대했는데 그 주된 이유는, V8의 엔진음이 V6로 바뀌면 팬들이 싫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귀를 찢는듯한 굉음 역시 사람들에게 좋게 들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음은 아닙니다. 그저 빠르게 달리는 엔진을 만들었고, 그 엔진이 내는 소리를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아름다움을 목표한 것은 아니더라도, 어떠한 한 기능이나 목표를 순수하게 추구할 때, 그것은 아름답게 비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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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Cal. 982

 

 

 

시계에 있어서는 이런 무브먼트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이 시계의 무브먼트 역시 '시간을 정확하게 재고 보여준다'라는 역활에 충실하기 위한 모습입니다.

시간을 큼직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캐논피니언이 무브먼트 중앙에 위치합니다. 그리고 시간을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 밸런스휠을 큼직하게 한쪽에 자리잡게 하고, 그 반대편에는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메인베럴을 위치합니다. 그리고 그 태엽에서 밸런스휠까지 2,3,4번휠들이 자리를 잡아 동력을 전달하고, 남는 공간에는 수동 동력을 메인 베럴에 전달하기 위한 크라운 휠과 부속품들이 달려있습니다. 대부분의 수동 무브먼트는 위와 같은 배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가 진화를 계속한 끝에 나온 가장 효율적인 배치와 구조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는 우리가 보기에 매우 아름답습니다.

 

물론 브릿지 배열 방식이라던가 하는 미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나온 것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간을 정확하게 재고 보여준다'라는 것을 달성한 이후에 추가되는 것이지 아름다움을 위해서 무브먼트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희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앵글라쥬와 같은 금속 가공 역시 초기에는 미적인 이유보다 무브먼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가공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시간의 정확성을 순수하게 추구하는 무브먼트의 정직한 모습에 저희가 매료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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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Art Car by Jeff Koons on E92 M3

 

 

그와는 반대쪽에 있는 것으로는 이런 차가 있습니다. 물론 이 차 자체 역시 M3 GT2 레이싱 카로 24시간 르망에 참가한 차량이긴 하지만 그보다 이 차가 주목받는 것은 바로 차체를 캔버스로 이용한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것입니다. BMW에서는 레이스에 참가하는 차량에 이렇게 예술가들을 초빙해 자신들이 예술에도 관여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했고, 위의 차는 17번째 아트카 이자 가장 최신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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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르망 경주에 참여중인 Art Car. 완주는 하지 못하고 53랩 만에 리타이어했습니다.

 

 

이 차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의 대부분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이며, 자동차의 성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기계적인 성능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보이기 위한 페인팅이 차체에 더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어둠에 조명을 받으며 질주하는 차의 모습은, 충분히 예술적이고 아름다워보입니다.

 

이렇게 기계적인 혹은 효율적인 것을 목표로 하여서 아름다움을 부가적으로 얻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 만을 위해 디자인된 것도 우리 눈에 아름답게 보입니다. 물론 이것은 잘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요.

 

그래도 이 아트 카의 경우에는 아름다움을 위해 기계적인 면이나 효율성을 희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레이싱카로 르망 내구레이스에 참가도 할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다음의 경우는 다릅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위해서 기계적인 완성도와 효율성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압도하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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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guet La Tradition 7027

 

 

바로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브레게 라 트래디션입니다. 기계적인 성능과 효율을 위한 모습보다는, 시계의 모습 자체가 그냥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디자인된 모습의 시계입니다.

 

그럼 이 시계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니콜라스 하이엑 회장의 퓨리스트 인터뷰를 보면, 라 트래디션은 특정한 브레게 시계의 디자인을 따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브레게 전통적인 디자인들을 모아서 현대적인 무브먼트로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하는데, 상당히 인상적임은 다음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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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CI님께서 텍사스에서 발견하신, Abraham Louis  Breguet가 직접 만든 회중시계

https://www.timeforum.co.kr/7101573

 

 

저는 이 사진을 AWCI님의 포스팅에서 보고, 밑의 글을 읽기 전에, '아.. 브레게의 디자인같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것은 브레게의 시계였지요. 그것도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직접 만든. 바로 브릿지 디자인이 라 트래디션의 정면에서 보이는 브릿지들과 닮았습니다.

 

니콜라스 하이엑 회장은 라 트래디션은 과거 브레게의 시계 어느 하나의 디자인을 차용하지는 않았으며 대신 그 안에는 브레게의 전통적인 디자인들이 많이 녹아있다고 인터뷰에서는 밝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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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브레게 회중시계 무브먼트. 다이알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라 트래디션과는 반대로 다이알이 6시에 위치하는 형태입니다.

 

 

 

 

어찌되었던 가져올 수 있는 과거의 유산이 많다는 것은, 그러한 역사가 있다는 것은, 다른 어떤 브랜드도 가질 수 없는, 브레게만의 특권일런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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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알과 각 톱니바퀴들이 단차를 보여주며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라 트래디션이 목표하고자 했던 방향은, 하이엑 회장의 인터뷰에서도 나왔지만 단 하나입니다.

 

바로 "손목 위의 예술품"이 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손목시계니까 시간을 정확하게 나타내주기는 해야겠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계가 예술적으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이 시계가 포기한 것은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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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케이스 안의 커다란 3개의 원입니다.

 

 

 

우선, 당연하게도, 다이알이 매우 작습니다.

 

시계 자체의 크기도 37mm 이기 때문에 요즘 트렌드에 비추어봤을 때, 큰 시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제 다이알의 직경은 케이스의 50%도 되지 않습니다. 시계에서 시간을 표시해부는 부분이 작은 이유 역시 무브먼트를 전면에 드러냄으로서 시계의 "풍경"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시간을 읽는 것은 오히려 부차적인 일이 되어버렸죠.

 

참고로, 이 시계를 저도 실제 착용하고 생활을 해보았습니다. 다이알과 바늘들이 작아서 시간이 한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사이즈에 비해서는 의외로 셔츠 손목 아래에서 쉽게 시간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읽는데 아주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만큼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시계를 얻는다면, 그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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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봐도 아래에서 봐도 입체적인 모습. 다른 시계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두번째로, 무브먼트의 효율 같은 것은 저 멀리 내던져 버린 것입니다.

 

위의 IWC Cal. 982에서 보이는 그러한 효율성이란 이 무브먼트에 없습니다.

메인 베럴이 가운데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왼쪽으로 2번휠,3번,4번횔이 돌아서 배럴의 오른쪽에 밸런스휠이 위치해있습니다. IWC Cal. 982 같은 경우에는 배럴이 무브먼트 위쪽에 위치함으로써 각 톱니들이 돌아나가는 공간들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확보하여 큰 톱니들을 여유있게 사용할 수 있었던 반면에 라 트래디션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2번휠과 밸런스휠이 같은 크기로 대칭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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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을 보자!  

 

 

무브먼트의 효율성이라는 점은 뒤를 뒤집어보면 더욱더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무브먼트라면, 용두를 감아서 메인베럴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해 크라운 다음에 바로 크라운휠을 연결하여 메인베럴로 연결할텐데, 용두와 메인 베럴간의 거리가 매우 짧기 때문에 크라운휠의 크기가 매우 작아져버렸고 여러개를 겹쳐서 놓아야 했기 때문에 필요이상의 두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은 다이알이 12시 쪽 위에 위치함에 따라 밸런스휠에서 측정한 시간을 바늘들에 전달하기 위한 거리도 길어졌고, 또 용두에서 시간을 조정하기 위한 메카니즘도 복잡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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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비해서는 조금은 허전한 뒷면. 그러나 브레게 각인은 참 이뻐요.  

 

 

 

이전 사진의 위쪽에 보이는 브릿지, 그리고 바로 위 사진에 왼쪽에 보이는 브릿지가 바로 용두로 시간을 조정할 때, 바늘들을 움직여주기 위한 몇개의 톱니가 연결된 브릿지입니다. 라 트래디션의 무브먼트 구조 혹은 설계도를 구할 수는 없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구조상 아마도 밸런스휠이 측정한 시간을 이스케이프먼트를 통해 시침과 분침에 전달해주는 역활도 함께 할 것입니다.

 

일반적인 무브먼트에서는 용두에서 시간을 조정할 때, 용두에서 거의 직접적으로 각 침들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밸런스휠과 이스케이프먼트에서 캐논피니언으로 거리도 멀지 않기 때문에 금방 동력을 전달할 수 있지만, 라 트래디션의 경우, 밸런스휠과 캐논 피니언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몇개의 톱니를 연동시켜서 움직여줘야 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것에는 각 톱니마다 저항이 생기게 되고, 동력 손실로 이어집니다. 즉, 효율적인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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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저브를 반쯤 감은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계 뒷면에 있는 파워리저브 표시기입니다. 수동 시계에 파워리저브 표시기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기는 하나, 라 트래디션에는 전면에 파워리저브 표시기가 이미 있습니다. 다이알 양쪽에 어쩌면 허전할 수 있는 부분을 한쪽은 파워리저브 표시기가, 다른 한쪽은 동력을 전달하는 톱니 하나가 메우고 있지요. 그럼 이 뒷면의 파워리저브는 왜 있는걸까요?

 

이유는 그.냥. 입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없으면 허전해서. 입니다.

 

 

본래 라 트래디션은 전면만 사파이어 글래스이고 후면은 케이스백으로 막혀서 나올 예정이었습닌다. 그러나 시계 개발과정 막바지에, 양쪽 모두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것으로 디자인이 변경되었고, 그렇게 하다보니 뒷면의 넓은 공간이 너무 허전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그냥 추가된 기능입니다.

 

그래서 동일한 기능을 앞뒷면에 추가해서, 뒷면의 허전함은 메워졌지만.. 그로 인해 무브먼트와 케이스 자체가 약간 두꺼워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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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볼록한 디스플레이백

 

 

 

그리고 아마도 그렇게 추가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때문은 아닐까 싶게.. 뒷면의 사파이어 글래스는 약간 볼록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착용자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사실 뒷면의 사파이어 글래스는 오목한 편이 더 좋습니다. Moser의 퍼페추얼처럼요. 물론 저러한 볼록한 형태가 특별히 착용감을 더 나쁘게 하는 것은 없었습니다만, 이것 역시 뒷면에 미적인 것을 더하기 위해서 두께와 착용감이라는 실용적인 부분을 다소 희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을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다이알의 크기와, 무브먼트의 효율성 등을 포기하고 나온 결과물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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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굴은 좀 이쁘지

 

 

시계를 감아서 한번 움직여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찍은 사진으로도, 이 시계의 훌륭한 조화와 무브먼트 움직임이 보여주는 감동을 올바르게 전달하기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저도 몇년 전, 라 트래디션에 관심이 생겼을 때, 브레게 매장에 방문하여 실제로 구경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만져본 라 트래디션은 약간 실망이었습니다. 훌륭한 조명 아래에서 멋지게 찍혔을 때보다 손안에 들어온 작은 시계의 모습은 심하게 이야기하면 조잡해보이는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용두를 감아서 시계에 힘을 불어넣자...

 

 

 

 

 

                                                                                                            아...

 

 (HD로 보시길 권합니다)

 

 

동영상으로도 실제 시계가 보여주는 감동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것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 시계는 움직이는 것을 실제로 보아야 합니다.

사진으로도, 동영상으로도,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이 되지 않는 동(動)적인 아름다움이 안에 있습니다.

 

제가 능력이 된다면 이것이 왜 아름다운지 왜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지를 조금 더 설명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정도 능력은 되지 않아서, 그냥 사진으로 보여드리며 조금이나마 글로 표현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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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이는게 다가 아님!

 

 

 

라 트래디션은 아름다운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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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의 아름다움은 이렇게 정면에서 보았을 때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대칭적 구조와 조형미들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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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이 밸런스휠이 정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시계를 뒤집어 무브먼트를 확인할 때 가장 먼저 아무래도 눈이 가는것은 움직이는 밸런스휠입니다. 바로 그 부분이 정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매우 동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움직이는 것은 밸런스휠 뿐만이 아닙니다. 밸런스휠과 대칭을 이루고 있는 2번휠,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3,4번 휠 모두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각각의 시간으로요. 그러한 부분들도 감상하다보면 도끼자루가 썩는줄도 모릅니다.

 

밸런스휠이 전면에 있기 때문에 시계의 째깍째깍하는 소리가 일반시계보다는 약간 큰 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회중시계 무브먼트들을 가진 시계들에 비하면 일반자동차와 전기자동차 정도의 수준이므로, 소음에 대한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시계가 아름다운 또다른 이유는 전면에서 보이는 각각의 부품 하나하나까지 많은 신경을 쓴 시계인 것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내진장치인 파라슈트 장치의 선택에 있어서도 이들이 많은 고심을 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부품이면서 현대 무브먼트의 기계적 성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결국 어느정도 선에서 절충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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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브레게의 장점인 길로쉐 다이알 역시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콘과도 같은 브레게 핸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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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연히 브레게 오버코일 헤어스프링도 잊지 않았습니다. 밸런스휠의 프리스프렁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이처럼, 고급시계에 그리고 정확한 시계가 되기 위해 들어가 있어야 할 기본기들은 빠짐없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비록 무브먼트의 아름다움을 위해 효율성을 버렸을지라도, 브레게는 고급 기계식 시계가 가져야할 기본 소양에는 철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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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체적인 무브먼트 플레이트가 보여주는 질감 역시 이 시계가 일반적인 시계와 다른, 독특한 질감과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브먼트에 쓰인 톱니들과 그저 각만 져 있고 구식처럼 보이는 브릿지들 역시 모두 세심하게 마감처리 되었음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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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다이알의 양 옆은 이렇게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시간조정을 담당하는 톱니가 연결되어있습니다.

얼핏 허전해 보일 수 있는 구석을 잘 메워주면서 시선을 다이알로 집중되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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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트래디션의 전면은 이렇게 아름다운 조형미가, 그 어떤 시계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평평한 다른 시계 다이알들에 비해서, 전면에 무브먼트가 노출됨에 따라 각 휠들의 높낮이와 다이알의 높낮이로 인해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착용자만이 느낄 수 있는 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뒷면은 좀 심심한 것이 사실입니다. 뒷면이 허전한 이유는 전면의 조형미를 맞추기 위해 많은 부품들이 앞으로 이동했기 때문도 있고, 보기에 거추장스러운 부분들은 뒤로 넘겨버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본래 디자인 초기 때에는 뒤는 케이스백으로 막혀있었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럼 왜 브레게는 마지막에 뒷면 역시 볼 수 있게 사파이어 글래스로 덮었을까요? 저도 잠시 의아했습니다만, 그런 의문은 시계를 착용하고 다니면서 곧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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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조형미를 보여주는 전면도 아름답지만, 모든 부품들이 전면의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궂은 일들도 볼 수 있는 뒷면도 뒷면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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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의 브레게 마크.

이러한 드레스워치에게 37mm 라는 사이즈는 아주 조화가 잘 맞는 사이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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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 끝은 의외로 약간 날렵한 편인 18k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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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착용하다보면, 이정도 각도에서 시계를 들여다볼 일들이 종종 있게 마련이고, 그 때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라 트래디션은 너무나 독특하며, 너무나 예술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시계입니다.

 

다른 시계들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나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시계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시계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세련되고 우아하지만, understatement가 필요한 자리에 어울리지는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나는 예술적이라고!' 마구 외치는 모습은 아닐지라도, 보게 되면 시선을 뺏길만한 자태를 가지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소 한두개의 드레스워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손목 위에서 움직이는 예술품을 가지고 싶다면,

브레게 라 트래디션은 최고의 예술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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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라 트래디션의 가격 또한 예술적인긴 합니다...

 

 

 

 

 

 

리뷰를 위해 시계와 사진을 제공해주신 엑시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시계제공: 엑시

사진촬영: 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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