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중에 진짜 남자가 있습니다.
요즘은 초고층 건물이 많아서 힘들지만, 10층 정도의 아파트와 건물들이 주류이던 시절에는 한여름에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다녔습니다.
98년도에는 프랑스 월드컵을 보러 러시아를 통해 육로로 간다고 계획을 세우기도 했고,(미국 시민권자라서라서 북한도 통과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안 된다 해서 포기)
KTX가 생기기 전 부산에 함께 놀러가는데 비행기를 타려 했더니 '남자는 기차'라 우겨 5시간 정도 기차를 탄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국민학교 때 정전이 되어 캄캄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여러 시간동안 혼자 갇혀서 바지에 오줌을 싸기까지 한 기억이 있어 엘리베이터나 비행기 등 폐쇄된 곳을 무서워하는 것이더라구요.
대학 졸업 후 해외 출장 문제도 있고, 신혼여행에 대한 걱정도 있어 정신과 상담을 통해 이제는 많이 극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탈 때 가끔 '남자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라는 말도 안되는 친구의 말이 떠올라 웃곤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이야기들이지만 당시에는 그 친구의 말이 너무 설득력이 있어 친구들이 다들 말려들어갔거든요.
워낙 설득을 잘 해 정치인이 되면 잘 할 것 같은 친구입니다...ㅎㅎ
오사카에 갈 때는 01A를 타기도 했네요...
01A는 델타항공으로도 한 번 타 봤는데, 다른 자리나 별 차이는 없지만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02A가 적힌 빨간 보딩패스는 서울->도쿄->뉴욕 노선을 예약했는데, 초보로 보이는 어리버리 직원이 뉴욕 직행으로 잘못 줘서 다시 발급 받았습니다.
옛날같으면 엄청 화냈을텐데...나이가 들어서 마음이 넓어졌는지 웃고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올해 항공권부터 아래 여백 부분에 뭔가를 좀 더 써 넣었네요...
서랍을 정리하다가 비행기표가 잔뜩 나와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원래는 델타항공을 많이 타는데, 한국 노선의 표들이어서 국적기들입니다.
한국 다녀온 티켓은 그냥 버리지 않고 서랍에 놔두다 보니 많아졌네요...
항공권을 보니 한국에 가고 싶습니다...
한국에는 추석에 놀러 가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네요...
댓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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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정
2012.09.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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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06:12
고생은요 뭘...ㅎㅎ
30대 후반인데, 혹시 제 친구의 친구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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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man
2012.09.22 06:12
남자는 도보라면서 광화문에서 압구정까지 걸어갔다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알고보니 차비가 없었다고... 전화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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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06:14
아....술마시고 새벽1시에 한남동 꼭대기에서 도곡동까지 자전거타고 가는 제 친구가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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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man
2012.09.22 06:40
글만 읽고 사진을 잘 안봤는데 진짜 보딩패스 보니까 한국이 너무너무 그립네요. 사정상 내년 여름까진 방문조차 못할 것 같은데.. 이럴때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가족들 친구들 다 떨어져서 살고있나 이런생각 많이 합니다. 가을 타나봐요. (어렸을땐 봄타다가 조금 들어서는 가을 타다가 이젠 둘다 탑니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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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06:56
여자친구분이랑 결혼 안하세요?
여름, 겨울까지 타기 전에 결혼하심이 좋을 듯 한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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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man
2012.09.22 14:47
장가 두번 가야하나요? ㅋㅋ -
Jason456
2012.09.22 22:39
아...결혼 하셨군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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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hemian77
2012.09.22 13:49
ㅎㅎ 저는 화요일날 2년 반만에 한국들어 갑니다 ㅋ 외국에 산다는게 쉬운게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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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22:40
좋으시겠어요..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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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오빠
2012.09.22 09:55
저도 약간의 공황장애가 있습니다. 교통사고 후유증때문인지 작은 탈것 택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머리가 아파오거든요.
그래서 대중교통중 지하철을 제일 좋아합니다. 흔들림이 제일 덜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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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22:43
지하철은 막혀서 늦는 일이 없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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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자
2012.09.22 10:55
유니폼 입은 스튜어디스가 생각나는 밤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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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22:45
대체로 예쁘지는 않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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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2.09.22 11:10
정말 비행기 안타고 세계일주하신 미국분이 책 내신것을 사서 읽은적이 있습니다.
책 제목은 " 단 한번도 비행기를타지않은 150일간의 세계일주"로 지은이는 세스 스티븐슨(Seth Stevenson)입니다.
그런데 비행기 안타고 셰계일주가 쉬운건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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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22:48
떨어져있는 곳은 배로 가나요? 한국에도 왔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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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2.09.23 12:03
예.
화물선(이것도 예약이 되나봅니다.)이나 정기선, 크루저(이것도 편도가 되는지 처음 알았습니다.)를 이용하더군요.
한국은 안오고 일본만 왔다가 중국으로 가더군요.
그런데 전 세계 각국을 일일이 다돈게 아니라 띄엄띄엄 돌아 다녔는데 세계일주로 쳐 주나 봅니다.
세계일주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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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3 12:36
하긴 모든 나라를 다 돌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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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2012.09.22 11:32
제게는 지긋지긋한 해외출장.......
국내보다 밖에서 더 긴 시간 보내던 때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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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22:44
저도 중남미 가끔 가는데 멀지 않은 곳도 출장은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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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k
2012.09.22 12:02
비행기에서 거의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로서 딱81회 탑승했습니다. 반전은 평생이 아니라 1년간 탑승 횟수라는거... 남는건 항공사와 호텔 마일리지 밖에 없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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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12:39
헉! 놀랍네요...정말 힘드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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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텤
2012.09.22 14:09
재밌는 친구분을 두셨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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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22:46
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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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다
2012.09.22 16:27
저도 2007년 08년 비행기 지겹토록 타봤습니다. 평생탈 비행기를 아마 2년에 다 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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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2 22:47
다행히 지금은 많이 안타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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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다
2012.09.23 20:11
네 다행히 지금은 그다지 많이 타지는 않습니다. 2년동안 거의 200회넘게 타본 것 같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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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STA
2012.09.22 22:13
외람되지만, 제이슨님 리플은 어떤댓글엔 달리고 어떤댓글엔 안달려있네요
제이슨님 댓글이 안 달린 글 작성자분들이 섭섭해하실지도 모릅니다^^; -
Jason456
2012.09.22 22:41
아...그럴 수도 있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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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STA
2012.09.22 22:15
저는 국내용이라 비행기는 이때까지 2번 타봤네요ㅋㅋ
어떤분은 1년에 80번이 넘으시던데 저는 30여년간 2번이네요;; -
FIESTA
2012.09.22 23:50
제 댓글보셨군요~기분 나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Jason456
2012.09.23 02:55
전혀요~이정도로 기분 나쁠거였다면 지금쯤 탈퇴했겠지요~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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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라지
2012.09.23 01:57
저도 비행기를 극도로 무서워하는데... 탈때마다 무섭습니다..
처음 장기비행할때 체를해서 정말 개고생을 한지라... 그 기억이 잊혀지지않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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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3 02:55
추락할까봐 못 타는 사람도 있는데요 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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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2012.09.23 15:55
저도 승무원이 생각 납니다. -
Jason456
2012.09.24 01:49
비행기를 많이 타다 보니 승무원은 그저 승무원일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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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상
2012.09.23 18:14
추석때 어디 놀러가는게 아니라,
추석이나 되야 비행기타고 집에 갑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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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4 01:50
아..어디신진 모르나 고생하시네요...
그래도 추석에라도 가시는 것이 부럽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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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B
2012.09.23 22:02
sky priority 다셨네요~ 비행기 탈일이 많지 않는 저로서는 많이 타시는 분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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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4 02:04
원래 수하물에만 프라이어티 택을 붙여줬는데, 올해는 보딩패스에도 찍혀 나오네요...
저는 비행기 안 타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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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벌뜨
2012.09.24 00:45
흠흠~ 전 그 친구분이 이해가 됩니다..
저도 폐쇄공포증이 있고 생긴것과 다르게 비행기, 자동차를 매우 무서워합니다;;;ㅋㅋㅋ
예전엔 혼자 엘리베이터 타는게 무서워서 10층 이상되는 아파트도 그냥 걸어서 다녔었네요..
아버지 차 말고 지인의 차라든지 택시 같은것도 앞에 타는걸 무서워합니다..;;;ㅠ_ㅠ
비행기는 제주도 갈때도 덜덜 떨면서 탔었네요..
저도 정신과 다녀야겠어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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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4 02:05
아...제 친구처럼 극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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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ng
2012.09.25 14:02
아 정말 같이 외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공감합니다. 저도 30대 중반에 들어서고 그러니 그냥 한국이 그립네요. (전 답글 안다셔도 돼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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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09.25 15:12
답글 진짜 안 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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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추리닝
2012.09.26 15:51
전 한국, 특히 이 이 놈의 항구-공항이 지겹습니다~~~~ 저도 좀 글로벌해 지고 시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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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조
2012.10.13 23:32
일년에 비행기 약 80회 이상 탑니다..
정말로 지겹습니다.공항대기시간과 비행기안의 비행은...
저도 언젠가는 그런말을 할날이 오겠죠.
남자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큰 요트사면 그때 그런말 할렵니다.ktx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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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ㅇ이나
2012.10.28 00:34
지겨운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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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알리미
2013.02.23 13:15
저도 비행기가 지겨워져봤으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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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분이 잼있네요 기지도 있으신것 같습니다. 단점을 남성스러움으로 ㅎㅎ 상담도 잘 받으시고 극복이 많이 되셨다 하시니 다행이십니다. 제 친구 중에도 그런 녀석이 있었습니다. ^^ 항공표 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나네요 ^^ 국민학교란 말씀을 쓰시니 30대 초나 그 이상이신듯 하네요
글쓴이 한마디가 인상 깊군요.. 자유 게시판 글들 좀 봤는데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