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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al7 4145  공감:4 2013.09.13 13:33

간만에 여기에 글을 씁니다. 다름 아닌 연필 득템기입니다. 


고등학교때 화실에 다니며 석고상 등을 그리느라 한참 연필을 많이 썼었습니다.

당시에는 주로 일본산 톰보우가 대세였고 한국산 더존도 많이 썼었습니다. 파버 카스텔 등은 수입되지도 않았던 시절입니다.  


석고상을 그릴때는 연필심 소모가 유난히도 많아서 심을 길게 깎아야 하기 때문에 자동연필깎기보다는 손과 칼로 무조건 연필을 깎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연필심만 2~3cm로 길게 깎아내기도 했는데 누가 더 길게 깎나 친구들과 경쟁도 했었네요. 


그때의 실력이 아직도 녹슬진 않아서 연필 깎는 건 자신 있습니다. 


아무튼 대학, 직장 생활 후에 연필은 좀 멀어진 듯 합니다. 간간히 쓰긴 했지만 결코 지워지면 안되는 메모가 많아져서 

주로 방수도 되고 지워지지 않는 볼펜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행사에 가서 그 자리에 연필을 만나거나 

호텔방 전화기 옆 메모지에 연필이 놓여 있거나 그리고 선물을 받거나 하면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최근에 다시 연필에 빠졌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내세우며 만나는 사람마다 한자루씩 선물 주기도 하고...


보자마자 반해 버린 연필은 그라폰 파버 카스텔 퍼펙트 펜슬입니다. 바로 가족 것까지 득템해 선물로 전해줬습니다. 


DSCF8157.JPG


연필은 주로 제일 저렴한 필기구라 여기는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 넘는 연필입니다. 

한국어로 초등학생들은 깍지라고도 부르는 익스텐더는 순은 또는 백금도금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건 백금도금 버전으로 이니셜을 새길 수 있습니다. 


DSCF8151.JPG


익스텐더에는 연필깎기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DSCF8152.JPG


전용 연필은 두 가지 색으로 지우개가 달려 있습니다. 지우개 리필 따로 됩니다만 연필 하나의 가격도 상당한데..지우개 너 마저도..ㅠ ㅠ 

자연도태될때까지 지우개는 그냥 안 쓰려구요. 


DSCF8153.JPG


아무튼 지우개를 달 수 없지만 갈색 데스크펜슬도 하나 더 득템. 


DSCF8154.JPG


이런 케이스에 담아 줍니다. 


DSCF8155.JPG


간만에 다시 연필을 바라보니 연필에 관한 책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연필 스케치 교본과 같은 드로잉에 관한 책은 많으나 정작 '연필'을 주제로 한 책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나마 전설적인 연필책은 헨리 페트로스키 교수가 쓴 <the Pencil> 입니다. 


DSCF8162.JPG


연필이 어떻게 개발되었고 발전했나에 관한 심도 깊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페트로스키 교수의 다른 책도 무척 재밌습니다. 

이 책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는데...현재는 절판되어 구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 중고책은 너무 고가! 영문 원작이 더 저렴하다는 안타까운 진실. 

최근 몇몇 외국책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어서 가슴이 쓰라렸던 기억이 있는데 그나마 이 책은 원작이라도 구할 수 있는 것도 다행입니다.


다행인지 저는 지인이 예전에 사둔 책이 있어서...


그리고 최근에 나온 연필에 관한 책으로 번역 출간된 <연필 깎기의 정석>이 있습니다. 


DSCF8158.JPG


아주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연필을 깎아주는 것이 직업인 사람의 자전적 책입니다. 

현재는 연필 1개 깎아 주는데 35 달러 받는다고 합니다. 

이를 주문할 수 있는 자체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고 주문을 하면 연필, 연필 깎고 남은 연필밥, 인증서까지 동봉해서 보내준다는군요. 아래 사진처럼요. 


professional-pencil-sharpener3.jpg


저도 깎는 거라면 자신 있는데 이 분 연필도 꼭 경험하고 싶더군요. 뉴욕에 계신 분은 가능하십니다. 


작가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의외로 내용이 무척 재미있는데, 아래처럼 이렇게 전문적인 연구도 합니다. 


DSCF8159.JPG


그리고 이런 연필밥 사용처처럼 위트있는 서술도 있습니다. 


DSCF8160.JPG


이 책을 보노라면 연필보다는 오히려 다른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을 사랑하라라는 메세지를 주는 것처럼요. 

데이비드 리스 씨는 전혀 없던 직업을 만들어내고 이야기를 담는 재주를 다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 자신의 직업에 얼마나 전문적인가,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은 했었나를 되짚어 보게 되더군요. 


마지막으로 어제 득템한 연필꽂이... 연필의 손상 없이 담을 수 있어서 제 완소 아이템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가 뿅뿅 나올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꽂이입니다. 



DSCF8181.JPG


가을에 책에 연필로 주욱 죽 줄이나 그으면서 독서를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멋진 가을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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