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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350여년 전 네덜란드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크리스티앙 호이겐스(Christiaan Huygens)는 추를 스프링에 매달아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왕복 운동하는 장치인 펜듈럼(Pendulum, 진자)과 이를 통해 시간을 규제하는 메커니즘을 발명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등시 운동의 원리를 기반으로 진자 시계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차츰 소형화한 밸런스와 밸런스 스프링이 고안되어 현재까지 거의 모든 기계식 시계의 기본 구성 부품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밸런스와 밸런스 스프링, 그리고 18세기 중엽부터 영국 및 스위스에서 유행한 레버 이스케이프먼트(Lever escapement)는 현 기계식 무브먼트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자 하나의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오실레이터(Oscillator, 밸런스와 밸런스 스프링) 및 이스케이프먼트 소재와 형태를 벗어난 창의적인 시도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지라드 페리고의 콘스탄트 이스케이프먼트 L.M., 율리스 나르당의 플라잉 실리콘 앵커 이스케이프먼트 등이 그 대표적인 예). 그리고 올해 스위스 르로끌의 매뉴팩처 브랜드 제니스(Zenith)는 기존의 오실레이터와 레버 이스케이프먼트 설계를 완전히 탈피한 혁신적인 단일 구조의 오실레이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보고 계신 데피 랩(Defy Lab)이 바로 새로운 오실레이터 부품을 적용한 첫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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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니스 데피 랩에 사용된 단일 구조의 모노크리스탈 실리콘 오실레이터 부품 

기계식 무브먼트의 작동을 관장하는 메인스프링, 기어트레인, 이스케이프먼트로 이어지는 기본적인 구성은 데피 랩에서도 물론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밸런스와 밸런스 스프링을 완전히 제거하고, 기존의 스프링 밸런스의 원리를 대체하는 단일 구조의 오실레이터 형태를 고안해 얇은 부품 안에 전통적인 이스케이프먼트까지도 하나로 통합시켜버렸습니다. 2016년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가 ‘센피네(Senfine)’로 명명한 독창적인 구조의 무브먼트를 통해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컨셉 프로젝트로 유보된 센피네와 달리 제니스의 데피 랩은 소리소문없이 개발되어 한방에 상용화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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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밸런스 스프링, 팔렛 포크, 이스케이프 휠, 그리고 이를 연결, 고정하는 부품들까지도 단일체로 통합시켜버림으로써 약 30개 이상의 예민한(?!) 부품들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연결하는 피봇조차 생략해 버렸기 때문에 기계식 무브먼트의 영원한 딜레마이자 화두인 마찰, 윤활 문제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더불어 유지 관리 및 수리의 용이함도!). 

그리고 단일 구조 오실레이터의 소재 자체를 모노크리스탈 실리콘(Monocrystalline Silicon)으로 제작함으로써 매우 가볍고(이는 또한 등시성 유지에 유리함), 단단하면서도 온도변화 및 자기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 특별한 오실레이터 부품은 직경 32.8mm, 두께 8.13mm의 새로운 인하우스 칼리버 ZO 342에 장착되어 오픈워크 가공한 다이얼면으로도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소재 베이스가 실리콘이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컬러를 입힐 수도 있고 이 때문에 다양한 컬러 베리에이션으로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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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적인 단일체 오실레이터 부품을 적용한 새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ZO 342

단일 구조의 오실레이터는 시간당 15헤르츠(108,000회 진동)의 진동수를 자랑합니다. 이는 제니스를 대표하는 하이비트 자동 칼리버의 대명사 엘 프리메로의 그것보다 3배 높은 수치이며, 기존 밸런스 휠의 진폭이 300도를 넘는데 비해, ZO 342의 오실레이터는 +/- 6도의 진폭을 유지합니다. 이로써 일오차가 48시간 기준으로 단 +/- 0.5초에 불과해 기계식 무브먼트로는 믿기 힘들 정도로 고도의 정확성을 자랑합니다. 관련해 프랑스의 브장송 천문대(Besancon Observatory)에서 크게 세 부문에 걸쳐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더불어 항자 성능 역시 추가적인 이너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88,000 암페어(1,100 가우스)까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ZO 342 칼리버의 파워리저브는 약 60시간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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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피 랩은 케이스 소재 또한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알루미늄계 신소재(Alu 6082)를 가열 단계에서 특수한 폴리머와 함께 배합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에어로니쓰(Aeronith)라는 완전히 새로운 합성 메탈 소재를 케이스에 사용했는데, 케이스 제조에는 제니스와 같은 LVMH 그룹 산하 매뉴팩처인 위블로와의 협업을 통해 위블로의 R&D 부서 총괄 디렉터인 마티아스 뷔테(Mathias Buttet)의 지휘 하에 결실을 맺었습니다(이로써 자연스럽게 향후 위블로의 케이스 소재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론적으로 에어로니쓰는 티타늄보다 약 2.7배, 알루미늄 보다 약 1.7배, 카본 파이버(탄소 섬유) 계열 보다 약 10% 정도 더 가볍지만, 매우 단단하고, 산 화학물에 부식되지 않으며, 알러지도 유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데피 랩의 케이스 직경은 44mm, 두께는 14.5mm이며, 방수 사양은 5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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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의 야심찬 신작, 데피 랩은 조금씩 다른 컬러 베리에이션으로 총 10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이미 사전 판매가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해당 시계를 주문한 컬렉터들에게는 얼마 전 일본 도쿄에서 있었던 런칭 기념 프레스 컨퍼런스 행사에 참가할 수 있는 개인 초대장과 함께, LVMH 그룹 워치 부문 수장인 장 클로드 비버(Jean-Claude Biver) 회장과 제니스 CEO 줄리앙 토르나르(Julien Tornare), 그리고 데피 랩 개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LVMH 사이언스 인스티튜트 대표인 기 시몽 (Guy Sémon)과 함께 제니스 매뉴팩처를 견학할 수 있는 초대권이 스페셜 박스와 함께 제공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데피 랩은 곧 국내에서도 프레젠테이션 행사가 있을 예정이오니 관련 후속 소식 계속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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